붕붕 날아다닌다. 붕붕.
와, 쥑이네.
"이런 똘마니 새끼들이 왜 남에 담배피는데 와서 태클이야.
렉걸릴게. 기분 더럽네."
3학년 5반 왕따 정서우가...........왜 이렇게 싸움을 잘해.
그리고 옆에 애들은 뭐야. 잘나가게 생겼네.
왜 저기서 놀지? 저기서도 똘마지 짓 하나??
"야, 정서우. 몸이 근질근질 하지?"
"아니, 뭐. 이번 학교만 잘 졸업하면 그 새끼들 싹 다 갈아야지."
"아주, 니 머리가 장난감이라며? 아주 그냥."
"걔네들 심심할 때마다 내 머리를 찾는걸 어쩌냐."
흠.......상황을 정리하면. 정서우는...............
왕따가 아니라..........쌈닭?? 설마......어디서 놀다가 왕따 된건가?
"아악!!!!"
"뭐야."
"흡!!"
아이 씨뎅. 거미가 기어올라오고 난리야.
"누구야."
"야!!! 소리 지른 놈!!!"
"아놔....아이 씨."
모자 눌러쓰고, 신발끈 단단히 묶고, 전속력으로 뛰는거야.
지금 난 핫팬츠를 입고 있단말야!!!!!!!!!!!!
저들 무리 한가운데를 멋지게 뚫고 지나가는거야.
훅훅!!!!! 푸쳐핸즈업!!!! 헤헤헤.
"아아아아아악!!! 비켜!!!!!!!"
"뭐야."
"아아악ㅠ0ㅠ"
검은봉지에 잡혔다.
열어보지 마세요. 무좀약 들어있거든요.
"뭐야."
"하하. 안녕하세요."
"어?..........박그늘?"
"어어? 어어..........아녀엉~"
"흠흠. 야, 가라, 가."
"어어어. 그래그래. 짜식아. 다음부턴........돈......잘.....다녀라."
어슬렁어슬렁 어둠속으로 사라지는 녀석들.
들고있던 담배를 직직 비비고, 찌질이같은 표정을 짓는 정서우.
장난하니? 나한테 그게 통할거라 생각한거니?
"흐흠. 정서우. 도...돈 뺏겼냐?"
"어어...........왜........핫팬츠........."
"어어? 어어~~~ 그니까, 그게. 응........그니까. 음..........그니까...어....."
"너..........여자야?"
"어어?~~~ 장난하니? 무슨....내가 여자? 하,웃겨. 맞을래?"
"흐음."
내 가슴에 손을 얹는 정서우. 뭐하는 짓이더냐!!!!
"뭐야!!!!!!!"
본능적으로 그녀석에 뺨으로 내 손이 가는 순간 극적으로
멈춘 내 손. 씨뎅. 너 내가 이런 상황아니었음
업어치기 하고 니 얼굴 비볐다.
"오호........너 여자였어?"
"아니라니까!!!!!!!!! 너 죽을래?"
"뭐가 아냐. 아주 그냥. 야, 근데. 빈약하다. 가슴은 남자다."
"씨뎅.....저 새끼가...."
"새끼...? 어유, 무서워~"
"^^. 그러는 넌. 붕붕 날아다니던데? 왕따래메. 왜? 학교 졸업장 따고 싶었어?"
"씨....."
"붕붕~~"
"말하지 마라."
"왜? 무서워? 우리 학교 일진이랑 한판뜨고 인생 마감하러 왔냐?"
"너도 여자란거 말할까?"
"여자? 웃기네. 나 남자거든?"
"지랄."
바지 주머니에서 담배를 하나 물고 날 삐딱하게 바라보는 정서우.
아나. 하필 핫팬츠를 입고 나와서. 되는게 없어.
"자세히 보니까...여자 같긴 하다,"
"어딜봐서."
"니 가슴 봐선 남자고."
"씨!! 죽을래?!!!"
* 학교
멍- 멍- 멍- 멍- 멍- 멍-
학교 내내 멍- 어젯밤 그 녀석에게 들킨후 멍-
"야, 박그늘. 뭐야."
"어? 어...그냥."
"야, 내가 어제 내 여친 집에 갔거든?"
"어.........."
"근데."
"어."
"야."
"어."
"야."
"어."
"안궁금.."
"어."
"박그늘!!!!!!!!!!!!"
"아나!!! 뭐?!!!!!!"
"애가 정신 나갔어. 정신차려. 눈뜨면 변하는 세상이야.
너도 언제 죽을지 모르는 세상이라고. 그렇게 있다가 쥐도새도 모르게 묻힌다."
"너에게 남아있던 쥐똥만한 정나미도 떨어지기 전에 가라. 좀. 응?"
"오냐. 간다, 이 형님은."
"야, 정서우! 음료수 사와라."
"어...? 어, 그래."
어제완 다른 정서우에 모습. 정말...극과 극이다.
음료수 시키는 저 놈이 불쌍하게 보일 정도로.
"뭘 봐, 박그늘."
"아니, 그냥."
"왜. 너도 심부름 시키게?"
"어?...아니."
"시켜. 너한테도 똘마니. 3학년 5반 똘마니, 정서우. 크하하하하!"
웃는거 안습........
"어 나도 시킬까? 야,야!!! 저..정서우."
"어...."
왠지 비장한 뜻이 숨겨있는 듯한 목소리. 무섭다.
"빠..빵 좀 사와라. 초코."
"그래. 돈 줘."
"응. 오백원이.....여깄네. 자."
"그래. 사올게."
돈을 건제주는 내 손을 세게 잡고 가는 정서우.
아놔. 이런 씨. 잘못 걸린거 아냐? 나도 어제처럼
붕붕 날아다니는 발길질 속에 묻히는 거 아냐.
"아놔!!! 그 씨....아오 진짜!!!!!!!!!!"
그래. 나 혼자 이렇게 해봤자 뭐가 되겠냐.
그래. 참자.
"아줌마. 초코빵 하나랑 포카리 두개."
"이게 어디서 반말이냐, 이런 씨."
"그냥 줘."
"여기."
"여기."
"저게 언제부터 반말깠다고."
잠시후 정서우가 교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찌질이 같은 불쌍한 표정을 머금고. 무섭다.
"여기."
"어, 그래. 잘 사왔어!!"
"여깄어, 그늘아."
"어? 어어....고맙다."
"흠."
툭- 내 앞으로 떨어진 종이조각.
- 쓰레기장으로 와라.
아이씨. 이럴 줄 알았어!!!
조용조용 나가는 정서우.
어떡해. 아, 짜증나.
"흠흠."
초코빵을 들고 교실을 나섰다.
저 멀리 보이는 정서우 뒷태.
- 쓰레기장
"왜..왜 불렀냐?"
"이거 읽어봐."
쓰레기통에 적혀있는 글씨.
"읽으라고."
"......한중.........남자....고등학교."
"그래. 잘아네. 남자야, 남자. 여긴 기지배들이 오는 곳이 아니라고.
사내새끼들이 오는 곳이야. 근데 넌 여자야."
"알어.....아니....내가 왜 여자야??"
"이게. 재미없거든? 재미없게 이러지 말자."
"그래!!! 나도 재미없어. 너 이렇게 찌질이인 척!! 하는거 못 봐주겠어."
"서로에 비밀이 있으니까. 조용히 학교생활 보내자."
"너만 입 다물면 돼. 나 입 무겁거든."
"여자라는 동물은. 비밀을 못 숨겨."
터벅터벅 내 옆을 지나가는 정서우.
"아, 참. 박그늘."
"뭐."
"너 본명이 뭐냐."
"박그늘."
"본명, 이 자식아!"
"..........박햇빛."
"놀구있네."
"뭐."
"햇빛과 그늘? 야, 진짜. 감동이다."
"너도 감동이거든? 찌질이와 쌈닭!"
"쌈닭? 와. 표현 여자같네."
"야!!!! 입 조심해."
"그래. 잘 있어라, 박햇빛. 아. 너무 발음이 어렵다. 그냥 햇이라고 해도 돼?"
"맘대로 하셔. 난 너 쌈닭이라고 불러도 돼?"
"학교 빼고."
"나도 학교 빼고, 햇이라고 불러."
"그래."
비밀. 여자라는 동물은. 비밀을 못 숨겨.
나.......입이 싸긴 싼데.....어떡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