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해롭게 하는 군주는 어찌해야 하나?
유향(劉向)(B.C. 77~B.C. 6)은 한나라 宣帝) 때의 사람으로 궁중에서 유가 이념을 교육하던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저서 설원(說苑)에 나라에 해를 끼치는 여섯 종류의 나쁜 신하, 나라에 이로운 신하에 대해 적었다.
나라에 해를 끼치는 신하로는 구신(具臣)이 있는데 이런 신하는 관직에 안주하며 사리사욕을 채우는 신하이고, 유신(諛臣)은 군주의 눈과 귀만을 즐겁게 해주는 신하이고, 간신(姦臣)은 군주로 하여금 잘못된 길을 가도록 하여 군주를 망치게 하는 신하이고 참신(讒臣)이란 말과 글로써 군주로 하여금 골육(骨肉)의 친척과 이반하게 하고 조정을 어지럽히는 신하이고, 적신(賊臣)이란 패당을 이루고 권세를 마음대로 휘두르는 신하이고, 망국신(亡國臣)이란 군주로 하여금 흑백(黑白) 시비(是非)를 제대로 가리지 못하게 하여 나라를 망하게 하는 신하를 말한다고 하였다.
그는 나라를 이롭게 하는 신하를 육정신(六正臣)이라고 하였다. 성신(聖臣)은 인격이 훌륭한 신하를 말하고, 양신(良臣)은 어진 신하를, 충신(忠臣)은 충성을 다하는 신하, 지신(智臣): 지혜로운 신하를 말한다. 정신(貞臣)은 지조가 곧고 바른 신하를 말하고, 직신(直臣)은 강직한 신하를 말한다.
유향(劉向)의 나라를 해롭게 하는 신하, 이롭게 하는 신하에 대한 글은 지금 적용해도 틀린 것이 하나도 없다. 그가 분류한 신하에 대한 설명에 따라 현재의 공직자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다.
나라에 해로운 공직자에게 공직을 맡기는 군주에게는 책임이 없는 것일까. 당연히 있다. 어떤 공직자가 나쁜 공직자인지는 군주가 다 알 수 없다. 그렇지만 군주에게 나라를 이럽게 하는 공직자를 둔다면 그런 공직자가 군주에게 해로운 공직자에 대해 보고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도 군주가 공직자의 보고에 관심을 주지 않고 나쁜 공직자의 말만 믿고 정치를 히게 된다면 해로운 공직자보다 군주가 더 해로운 존재다. 현명한 군주 아래서는 나라에 해로운 공직자는 버텨내지 못하고 도태될 것이고 나라에 해로운 공직자는 어리석은 군주 아래서 독버섯처럼 번질 것이다.
이 시대에 우리가 죽음으로 막고 해결해야 할 것은 나쁜 군주를 쫓아내는 것이더. 즉 국민과 나라를 도탄에 빠트리는 권력자는 국민이 쫓아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육정신(六正臣)이 되어야만 나쁜 권력자가 국민 위에 군림하지 못할 것이다.
권력은 유한하다. 유한한 권력도 국민의 뜻에 반하는 독재를 한다면 국민은 저항할 것이고 언제든지 권력자는 국민에 의해 선거나 대중의 저항으로 언제든지 권좌에서 쫓겨난다. 정작 유향(劉向)이 하고 싶었던 말은 나라를 해롭게 하는 신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나라를 해롭게 하는 군주에 대한 것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