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병대와 한국의 해병대를 비롯한 동맹국 해병대가 운용중인 수륙 양용 장갑차인 AAV (Assault Amphibious Vehicle : AAVP-7A1 계열 ) 는 사실 1972 년에 첫선을 보인 아주 오래된 수륙 양용 장갑차입니다. 그 동안 많은 전쟁에서 실제로 투입되어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사실 너무 오래된 무기임이 분명합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가기 위해 미 해병대는 더 빠르게 물위를 달리면서 생존성을 향상시킨 새로운 버전의 수륙 양용 장갑차를 요구했고 그 결과 EFV (Expeditionary Fighting Vehicle) 라는 차세대 수륙 양용 장갑차가 개발되었으나 개발 중간에 예상 비용이 총 150 억 달러까지 급증하면서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2011 년 당시 미국방부 장관이 로버트 게이츠 (Robert Gates) 는 결국 EFV 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는데, 당시 급격히 증가하는 미국 연방 정부의 재정적자와 공공 부채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결론이기도 했습니다.
(현재 우리 해병대를 비롯 미 해병대 역시 주력으로 사용중인 AAV Two U.S. Marine Corps Assault Amphibious Vehicles emerge from the surf onto the sand of Freshwater Beach, Australia. DoD photo by Petty Officer 1st Class Daniel E. Smith, U.S. Navy. (Released) 991001-N-6234S-005)
(2011 년 취소된 EFV 의 프로토타입 A prototype of the Expeditionary Fighting Vehicle. Credit : United States Marine Corps)
(테스트 당시 영상)
EFV 는 17 명의 해병대원을 탑승할 수 있으며 물위에서 최고 시속 46 km, 그리고 최대 120 km 거리까지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렇게 물위에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은 수륙 양용 차량이 가장 취약한 순간인 바다위에서의 노출을 최대한 짧게 하는 것은 물론 상륙함이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도 병력을 상륙시킬 수 있기 때문에 더 안전하고 융통성 있는 상륙 작전이 가능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개발비와 생산 단가가 치솟았을 뿐 아니라 미국의 재정 상태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었기 때문에 이 계획은 2011 년 취소되었습니다.
이후 미 해병대와 펜타곤은 더 저렴한 대안을 고심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수륙 양용 전투 차량 ACV (Amphibious Combat Vehicle) 계획이었습니다. 당초 EFV 의 배치 계획 연도인 2015 년 보다 훨씬 늦은 2020 - 2022 년 사이 배치될 이 신형 수륙 양용 차량은 적어도 상륙함에서 12 마일 (약 19.3 km) 떨어진 지점까지 상륙이 가능해야 하며 17 명의 해병대 병력을 수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미 해병대의 요구 조건이었습니다. 속도 역시 적어도 시속 8 노트 (14.8 km) 이상이어야 하는데 실제적으로 보면 현재의 AAV 에 비해 대폭 향샹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스펙입니다.
일단 미 해병대는 2020 - 2022 년 사이 573 대의 ACV 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EFV 를 개발하는데 이미 30 억 달러라는 거금을 들인 상태라 현재 사용할 수 있는 돈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결국 지금까지 개발한 온갖 최신 기술을 놔두고 결국은 예산이 허락하는 선에서 신무기를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되다 보니 궤도방식이 아니라 8X8 차량 형식의 ACV 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ACV 1.1 이라 불리는 이 프로토타입은 생각보다 수상에서 속도가 빠르지도 않고 먼 거리를 이동할 수도 없지만 대당 가격이 300 - 450 만 달러 수준으로 매우 저렴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 해병대는 ACV 1.2 및 고속 수상 이동 능력 (High water speed) 을 지닌 ACV 2.0 버전도 같이 고려하고 있다고 하는데 아직 실제 배치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최종적으로 어떤 모습이 되는 지는 좀 더 두고봐야 알 것 같습니다.
(ACV 1.1 의 프로토타입 Credit : USMC ?)
(동영상)
새로 공개된 ACV 초기형은 AAV 의 후계자라기 보다는 스트라이커 장갑차의 수륙 양용 버전이거나 현재 미 해병대가 사용중인 장갑차인 LAV-25 (Light Armored Vehicle) 의 후계자 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아직은 실제 배치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고 이 계획도 취소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상세하게 개발 상황을 언급할 단계는 아니지만 여기서 우리는 한가지 중대한 교훈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예산앞에 장사없다', '모든 것은 예산이 지배한다' 라는 격언입니다. 다른 격언을 빌리면 '네가 들고 있는 무기는 가장 낮은 가격을 써낸 업자가 납품한 것이다' 라는 미국 군대 격언 같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죠. 결국은 가장 강력한 무기가 아니라 가장 예산에 맞출 수 있는 무기가 채택되는 것이 순리 (?) 인 셈인데 ACV 개발은 어떻게 결론이 날지 궁금합니다.
첫댓글 EFV가 개발취소된게 너무나 가슴아팠죠... 예산이 아무리 많이들었다지만... 아니 오히려 예산이 그리 이미 사용됬으면 완성이나 시킬것이지... 나가리를;;; 전면전에서 대규모 상륙작전을 가능하게 해주는 무기인데... 아무리 전면전이 없는 시대라지만.
아무리그래도 대당 2천만달러짜리 상륙돌격장갑차는 심했죠. 뭔놈의 상륙돌격장갑차 한대가 중고 F-16 반값이나 되는건지 -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