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산비호}의 결말은 의문을 남기고 끝나며, 긍정적인 결말을 맺지 못한다. 과연 호비가 그 일도를 내려쳤는지 아닌지는 독자 여러분들이 각자 상상해 보시기 바란다.
이 소설은 1959년에 발표되었다. 그 후 10년 동안 많은 친구들과 알지도 못하는 수많은 독자들로부터 긍정적인 결말을 맺어 달라는 부탁을 받아 왔다. 많은 고민을 거듭한 끝에 원래의 구성대로 놓아 두는 편이 독자들에게 상상의 여지를 남겨 둘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없는 여운과 적당한 함축 역시 하나의 묘미를 느끼게 하니까 말이다. 나 자신은 마음속으로 일곱, 여덟 가지 정도의 각각 다른 결말을 생각해 본 적이 있었음에도 그 결말들은 모두 구상에서 끝나고 말았다. 호비가 그 일도를 내려쳤든 아니든, 그것은 호비의 선택에 달린 문제이다. 모든 독자들은 각자 자신의 개성에 따라, 또 각자의 인성과 이 세상에 대한 시각에 따라 각기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