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신 예수님의 발현을 종합해서 전하는 오늘 복음은 제자들이 완고해서 주님의 부활을 믿지 않으려 했다고 증언합니다. 마리아 막달레나가 그분께서 부활하시어 살아 계시다는 소식을 전해도 믿지 않았고, 제자들 가운데 두 사람이 길을 가다가 예수님을 만난 사실을 전해 주어도 믿지 않습니다.
결국 마지막에는 열한 제자가 식탁에 앉아 있을 때 스승께서 나타나십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꾸짖으시며 가서 복음을 선포하라고 하시는 것을 보면, 그들은 그제야 비로소 믿었던 모양입니다.
“그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셨다. 되살아난 당신을 본 이들의 말을 그들이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마르 16,14). 복음서의 이 꾸짖음은 우리를 향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리아 막달레나와 사도들은 부활하신 분을 목격한 이들이고, 우리는 단지 그들이 선포하는 말씀을 전해 들었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믿음은 들음에서 온다고 선언합니다(로마 10,17 참조). 우리의 믿음은 사도들의 증언에서부터 시작하여 그 증언을 들음으로, 들음에서 믿음으로, 믿음에서 다시 증언으로 이천 년 동안 전해져 온 신앙입니다.
부활하신 분을 뵈었던 이들의 증언을 믿지 못한다면, 그래서 다른 놀라운 계시를 바라거나 신앙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무엇인가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예수님께서 나타나실 때 우리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실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우리의 주님이시라는 사실이야말로 글자 그대로 복음, 곧 기쁜 소식이며 희망의 원천입니다. 우리도 주님의 부활을 선포하면서 부활 신앙을 살아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