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제비 절감을 위해 '약가 최저가 입찰제'를 도입하고 각 이해단체가 참여하는 '건강보험의약품보상심의위원회(가칭)'를 설치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대한의사협회지 10월호에 실린 '건강보험 약제비 절감을 위한 정책대안(임선미·박윤형 순천향의대 예방의학교실)'에 따르면 건보재정의 30%를 차지하는 약제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약가관련 제도와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이에 연구진은 약가 최저가 입철제를 시행, 약가를 대폭 낮추고 제약사를 전문화하는 방안과 '건강보험의약품보상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의약품 등재와 가격을 동시에 협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강보험의약품보상심의위원회 설치해야논문에 따르면 현행 약가협상은 심평원과 공단 두 기관의 이중적 가격 조정으로 효율성과 의사결정 과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약가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의약품을 필요로 하는 환자에 대한 접근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효과적인 해결방안이 미흡한 하다는 것이다.
또한 연구진은 약가결정에 있어 의약품과 관련된 의사, 약사, 소비자, 전문가 등 이해 관계자들의 참여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산하에 '건강보험의약품보상심의위원회(이하 의약품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위원회 구성은 보건복지부, 식약청, 공단, 심평원, 의사협회, 약사회, 제약협회, 병원협회, 전문가, 소비자단체 등으로 하고, 기존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해오던 요양급여의 적정성 및 기준 등에 대한 평가에 가격조정 협상과 가격결정 등의 역할을 추가하는 것.
연구진은 이 같은 의약품위원회 구성은 기존 이원화된 급여결정과정과 약가협상의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제약사와 협상력을 높이는 장점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종전의 보험 등재 결정 후 가격만 협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등재와 가격을 동시에 협상하고 이해 관계자가 참여하는 방식을 도입해 협상력 증대 및 사회적 합의를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약가 최저가 입찰제도 시행 건의연구진은 실거래가 상한제와 같이 정부와 공단에서 상한가를 정하고 요양기관과 제약사간 가격을 정하도록 하는 것은 시장거래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의약품을 사용하고 비용을 지불할 주체가 모여 직접 사용할 의약품을 선별하고 가격을 정해야 한다며 약가 결정방식의 개선책을 제시했다.
신약 및 신규의약품의 등재와 가격 결정방식의 경우 임상적 효용성과 경제성평가, 다른 나라의 가격을 비교해 등재와 동시에 협상해 가격(단가)을 결정하고 제네릭 의약품은 평균가가 높은 특성을 고려해 특허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과 경쟁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의약품 유통 과정에 직접 개입하지 않으면서 약가를 적절하게 결정하려면 제네릭 의약품과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은 동일품목, 동일성분, 동일제재 의약품을 분류해 '최저가 입찰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최저가 입찰제도 세부요건은 ▲입찰에 참가할 수 있는 의약품은 생물학적 동등성이 확보된 의약품에 한정 ▲최저 입찰방식에 따라 급여의약품으로 결정된 의약품의 유효기간은 1년으로 하고 매년 입찰 시행하는 것이다.
아울러 ▲의약품 선택은 사용량 등을 감안해 2∼5개 의약품을 선택하고 결정된 의약품간의 동일 가격에서 품질경쟁 유도 ▲등재와 가격이 결정된 의약품은 모든 의료기관에 통보해 등재의약품을 사용토록 하되 등재되지 않은 의약품은 환자의 동의를 얻어 환자 본인이 모두 부담하는 것도 포함된다.
제시한 방안들에 대한 보완사항으로 원료의약품 원산지 표시제를 시행하고 최저 입찰로 약가결정시 원료의약품의 원산지를 감안해 조정해야 한다.
또한 연구진은 신뢰도가 불충분한 약효동등성제도를 보완하고 KGMP(우수의약품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시설 감시 관리 강화 등도 덧붙였다.
연구진은 "논문이 제시한 정책대안 실행의 제한점으로는 제약사의 심한 반발을 들 수 있다"며 "하지만 약제비 규모에 비해 제약사가 너무 많고, 특정 품목에 전문화하기 보다는 다빈도 처방약을 많은 제약사가 경쟁 생산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이러한 제도개선은 장기적으로 제약산업의 발전적 구조조정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