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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두노미(藏頭露尾)
머리는 감추었는데 꼬리는 드러나 있다는 뜻으로, 진실을 숨기려 하지만 거짓의 실마리가 이미 드러나 보인다는 의미의 말이다. 무슨 일이든지 흔적 없이 감추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藏 : 감출 장(艹/14)
頭 : 머리 두(頁/7)
露 : 이슬 로(雨/13)
尾 : 꼬리 미(尸/4)
(유의어)
노두장미(露尾藏頭)
장두은미(藏頭隱尾)
장형닉영(藏形匿影)
잘못을 저질렀을 때 몸체는 감춘다고 감추었는데 꼬리는 드러난 채 발각된다면 심히 어리석다. 속담에서는 얕은 수로 남을 속이려 하는 어리석은 짓을 '눈 가리고 아웅한다'고 한다. 진실을 감추고 어설픈 짓거리로 은폐하려다 만천하에 드러나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경계하는 교훈은 많다.
신통력을 가진 원숭이 손오공(孫悟空)이 근두운(筋斗雲)을 타고 도주하려 종일 날아도 '부처님 손바닥' 안이었다든가, 불리한 상황을 임기응변으로 감추려다 드러나는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등이다. 남들이 알까 감추면서 들통이 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함께 연상된다.
산란기를 맞은 꿩이 숲속에서 스스로 울어 사냥꾼에 위치를 알려주게 되는 춘치자명(春雉自鳴)의 어리석음은 타조에게도 있다. 덩치가 큰 타조(駝鳥)가 위험에 처하게 되면 눈을 감고 머리를 수풀이나 모래 속으로 처박는데(藏頭) 당연히 꼬리는 드러난다(露尾). 실제 타조의 이런 행위는 어리석어서가 아니라 땅으로 전해져오는 소리를 듣고 주변 상황을 살피며 정보 수집하기 위한 것이라 한다.
이 말이 진실을 숨기려 하지만 거짓의 실마리는 장본인만 모르고 세상이 다 안다는 의미로 이해되는 것은 서양이나 동양이나 같다. 타조는 억울할 듯도 한데 당면한 현실의 문제 또는 위험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 정책을 타조정책(Ostrich Policy)이라 한단다.
꼬리가 드러난다는 성어가 처음 사용된 곳은 중국 원(元)나라의 산곡(散曲) 작가 장가구(張可久)의 작품이다. 산곡은 원에서 시작하여 명나라 때에 유행한 가곡이다. '점강진 번귀거래사(點絳唇 翻歸去來辭)'라는 작품에서 부분을 인용해보자.
早休官棄職(조휴관기직)
遠紅塵是非(원홍진시비)
省藏頭露尾(생장두노미)
일찌감치 관직에서 물러나 앉아, 홍진 같은 세속의 시비를 멀리 하고, 머리만 감추고 꼬리를 드러내는 일을 덜어보려네.
본의에 어긋나는 벼슬자리에서 벗어나 홀가분하게 지내고 싶다는 바람이다. 약간 후기의 희곡 작가 왕엽(王曄)의 도화녀(桃花女)나 청(淸)나라 조설근(曹雪芹)의 홍루몽(紅樓夢)에도 쓰임이 있다. 머리만 감추는 꿩 장두치(藏頭雉)와 같이 어리석은 행동은 노두장미(露尾藏頭), 장두은미(藏頭隱尾), 장형닉영(藏形匿影) 등으로 같은 뜻의 성어가 여러 가지다.
이 말이 교수신문에 의해 한 해를 상징하는 사자성어로 선정되어 널리 알려진 것이 오래됐지만 꼬집는 묘미는 가시지 않는다. 잘못된 정책이나 지도층의 비리를 감추려 아무리 애를 써도 꼬리는 드러나 있다. 불의와 부정으로 이루어진 일은 세월이 지나도 반드시 응징되는 것은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장두노미(藏頭露尾)
2010년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에 장두노미(藏頭露尾)가 선정됐었다. 당시 교수신문은 전국 각 대학 교수 2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41%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장두노미(藏頭露尾)'를 꼽았다고 밝혔다.
장두노미(藏頭露尾)란 머리는 숨겼지만 꼬리는 숨기지 못하고 드러낸 모습을 뜻하는 말로 '노두장미(露尾藏頭)'라고도 한다. 쫓기던 타조가 머리를 덤불 속에 처박고서 꼬리는 미처 숨기지 못한 채 쩔쩔매는 모습에서 생겨난 말이다.
이 말은 원래 중국 원나라의 문인 장가구(張可久)가 지은 '점강진 번귀거래사(點絳唇 翻歸去來辭)', 같은 시기 왕엽(王曄)이 지은 '도화녀(桃花女)'라는 문학 작품에 나오는 성어다.
진실을 밝히지 않고 꼭꼭 숨겨두려 하지만 그 실마리는 이미 만천하에 드러나 있다는 뜻이다. 속으로 감추는 것이 많아서 행여 들통날까봐 전전긍긍하는 태도를 뜻하기도 한다.
이 말을 작금의 우리사회의 현실에 빗대 좀 더 풀어보자면, 속으로 감추는 바가 많아서 행여 들통 날까봐 전전긍긍하는 태도를 가리키기도 한다.
사실 올해를 돌이켜보면, 정치와 행정, 사회적으로 참 어려운 한해를 보냈으면서도 정치권과 행정은 시민의 비판과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부족했다.
문제가 더 커지기전에 얼른 귀를 열고 여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했는데도, 그렇게 하질 못했다. 그 사례는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으니 말이다. 그만큼 시민과의 소통이 안됐다는 방증이다.
만약 올해의 ‘장두노미’가 내년에도 지속된다면 문제는 매우 심각해진다. 정치, 행정적으로나 시민사회적으로 우리의 상상력을 초월하는 사태가 빚어질 것이란 예상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이 같은 부정적인 세태를 꼬집는 사자성어가 공감이 되는 사회가 돼서는 안 된다.
이제 우리는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해야 할 시간 앞에 서 있다. 올 한해 우리 주변에서 발생했던 크고 작은 불미스러운 앙금을 훌훌 털어버리고 얼마 시간 남지 않은 시간을 뜻있게 갈무리하자.
세상을 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상대의 마음을 아프게 했을 수도 있다. 한 해를 보내면서 혹여 자신이 던진 말 한마디가 상대의 가슴에 대못으로 박히지나 않았는지 반추해 볼 일이다.
만약 그러한 사례가 있었다면 먼저 손을 내밀어 화해와 용서를 구하자. 그것이 사람 사는 진정한 모습이며, 우리 사회를 추동하는 동력이다. 한 해 동안 열심히 뛰어온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수는 없다
장두노미(藏頭露尾)는 맹수에게 쫓기던 꿩이나 타조가 머리를 덤불 속에 숨기지만 꼬리는 미처 숨기지 못하고 쩔쩔맨다는 말이다. 또 '장형닉영(藏形匿影)', 몸통을 감추고 그림자 마저 숨긴다는 비슷한 성어도 있다.
진실을 숨겨두려고 무척 노력하지만 이미 거짓의 실마리가 드러나 있는 상황이거나, 또 비밀이나 저질은 잘못된 일 따위가 드러날까 봐 두려워서 안절부절 하지 못하는 태도를 비유하기도 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수는 없으니 언젠가는 폭로가 되고 말 것이다.
중국 원나라의 장가구(張可久)가 지은 산곡(散曲)작품 점강순(點絳唇), 번귀거래사(翻歸去來辭)중의 "일찌감치 관직에서 물러나 세속의 시비를 멀리하고, 머리만 감추고 꼬리를 드러내는 일을 덜어보려네(早休官棄職, 遠紅塵是非, 省藏頭露尾)"라는 구절에서 유래한 것이라고도 한다.
이와 같이 흘러간 그 옛날에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어 사자성어로 표현한 것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사악한 마음들은 비슷하게 가진 것 같다.
요즘 정계, 재계, 일반에 이르기까지 교모한 방법으로 사람을 속이고 아닌척 선량해 보이려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미 언론을 통하여 밝혀진 이름있는 인간들의 추악한 진 면모를 접하면서 긴 한숨과 아픈 가슴을 여미고 있다. 또 전직 대통령들이 하나같이 퇴임후 각종 사건들로 인하여 처벌을 받고 있는 나라는 아마 대한민국 밖에 없는 것 같으니 참으로 부끄러운 처사이다.
물고 물리고 언제까지 이런 짓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 가슴이 답답하다.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은 없지만 너무 털고 나면 먼지는 고사하고 살점 마저 찟겨 나가기 마련이다. 털어내는 명칭도 참으로 많고 터는 사람들도 한때는 시원하겠지만 그 훗날이 매우 걱정이다
지금의 박수소리가 영원했으며 얼마나 좋을까. '민심이 천심이라'하여 어느날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른다. 삼킬 것과 뱉을 것을 분명히 가려내어야 하고 우선 달콤하다고 삼키면 소화불량이 반드시 따른다. 우리 정말 너 나 할 것 없이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할 때이다.
꿩은 머리만 풀숲에 감춘다
눈으로 뒤덮인 세상이 시린 순수함으로 다가옵니다. 너무도 고와 입이 절로 벌어지지요. 빛이라도 비출라치면 가히 환상적입니다. 아래 쌓이고 숨겨진 그늘, 어둠 등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황홀감에 벅차오르는 가슴, 뛰다 소리 치고, 누워보기도 하고, 발자국 찍어보기도 합니다. 바로 바람이 거두어 갈망정, 희망 담아 그림 그리고, 글씨도 써보지요.
추녀 고드름에 방울방울 물방울 떨어지면, 양지바른 공터에 하나 둘 아이가 모여들지요. 이런저런 놀이하다 때로는 꿩 몰이도 하지요. 수컷을 장끼라 하고 암컷은 까투리라 부르기도 합니다.
꿩은 날개가 짧아, 높이 날거나 오래날지 못하지요. 서너 명씩 짝지어, 마을 둘러싸고 있는 산모퉁이 몇 군데 올라 소리칩니다. 놀란 꿩이 날아오르지요. 바로 앞산으로 갑니다. 앉지 못하게 또 소리치면 꿩이 우왕좌왕 하지요. 두어 번 옮기면 날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눈 위를 종종걸음으로 달리다 그마저 몰리면 눈 속에 머리를 묻습니다. 자신이 안 보면, 세상 또한 자신을 보지 못하는 것으로 알지요. 이를 사자성어로 장두로미(藏頭露尾)라 합니다. 진실을 숨기려 하지만 거짓의 실마리가 이미 드러나 보인다는 의미랍니다.
타조도 쫓기다 다급하면 덤불 속에 머리 처박고 숨는답니다. 당연히 몸 전체 가리지 못하지요. 꼬리 드러낸 모습을 형용하는 말이랍니다. 감출 수 없는 진실을 감추려 전전긍긍하는 태도를 비유하는 말로 사용되지요. '눈 가리고 아웅(姑息之計)',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등도 비슷한 의미로 쓰입니다.
꿩은 텃새여서 우리에게 퍽 친근합니다. '까투리사냥', '장끼전'과 같은 민속음악이나 설화, 민속놀이, 문학작품 등에 많이 등장하지요.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하다는 의미로 '꿩 잡는 것이 매', 비슷한 것으로 대체한다는 뜻에 '꿩 대신 닭', 쉬운 일 놔두고 힘든 일 하려할 때 '잡은 꿩 놓아주고, 나는 꿩 잡자 한다', 아무소식이 없을 때 '꿩 구워먹은 소리', 두 가지 이익을 모두 취할 경우 '꿩 먹고, 알 먹는다', 제 허물 스스로 들어낼 때 '봄 꿩이 스스로 운다(春雉自鳴)', 당황하여 일을 그르치는 행위를 일러 '꿩은 머리만 풀숲에 감춘다', 행동이 민첩한 사람을 '꿩 병아리', 사교적으로 세련된 여자를 '서울까투리'라 한답니다.
예전엔 선비가 상전에게 받치는 예물로 꿩을 많이 사용했답니다. 이유를 볼까요? 지금은 사육법 발달로 꿩 농장이 많이 있는데요. 원래 야성이 강해, 맛은 좋으나 새장 속에 가둬놓고 길들이기 어려웠다지요.
선비는 꼭 필요한 존재지만 임금이 손아귀에 넣고 함부로 할 수는 없지요. 임금을 바르게 보필하되 굳은 지조로 길들여지지 않겠다는 정신을 담아 폐백을 전했답니다. 선조들은 매사 허투루 행동하지 않았나 봅니다.
(양동길 / 시인, 수필가)
▶️ 藏(감출 장)은 ❶형성문자로 蔵(장)은 통자(通字), 匨(장)은 고자(古字), 蔵(장)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臧(장)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臣(신)은 눈을 지그시 감은 모양으로 신하와 臧(장)은 무기로 죽이는 일로서, 臧(장)은 전쟁에 져서 잡혀 눈을 상처내거나 입묵(入墨)을 당하거나 한 노예(奴隸)를 말한다. 그러나 이 글자는 善(선; 좋다)의 뜻으로 쓴 예가 많다. 나중에 넣어두다, 감추다, 곳집의 뜻으로 쓰는 것은 음(音)이 비슷한 裝(장; 물건을 싸다, 넣어두다), 莊(장; 풀이 무성하다, 물건이 괴어서 모이다), 倉(창; 물건을 넣어두다, 곳집)과 결부되었기 때문이다. 藏(장)은 莊(장)의 영향을 받아 이루어진 속체(俗體)이다. ❷회의문자로 藏자는 '감추다'나 '숨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藏자는 艹(풀 초)자와 臧(착할 장)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臧자는 臣(신하 신)자와 戈(창 과)자가 결합해 있던 글자로 노예의 한쪽 눈을 멀게 하여 저항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뜻을 갖고 있다. 臧자에 '착하다'라는 뜻이 있는 것도 사실은 저항하지 못하는 노예를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노예를 뜻하는 臧자에 艹자를 결합한 藏자는 도망친 노예가 풀숲에 숨었다는 의미에서 '숨다'나 '감추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藏(장)은 ①감추다 ②숨다 ③곳집(곳간(庫間)으로 지은 집) ④광 ⑤서장(西藏)의 약칭 ⑥오장(五臟)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서적을 간직하여 둠 또는 그 서적을 장서(藏書), 겨울에 얼음을 떠서 곳집에 넣어 둠 또는 그 얼음을 장빙(藏氷), 넣어 둠이나 간직하여 둠을 장치(藏置), 보관하여 둔 서적을 장판(藏版), 자기의 변변하지 못한 점을 감춤을 장졸(藏拙), 감추고 숨김을 장닉(藏匿), 물건을 간직하여 지킴을 장수(藏守), 숨은 행습을 장습(藏習), 몸을 감춤을 장신(藏身), 물건을 쌓아서 간직하여 둠을 저장(貯藏), 사물을 유용한 곳에 활용하지 않고 넣어 둠을 사장(死藏), 물건을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싸서 간직함을 포장(包藏), 간직하여 둔 물건이나 물건을 간직하여 둠을 소장(所藏), 안에다 간직함을 내장(內藏), 비밀히 감추어 두거나 간직함을 비장(祕藏), 묻어서 감추는 것을 매장(埋藏), 자기 집에 보관함 또는 그 물건을 가장(家藏), 보존되도록 갈무리 함을 보장(保藏), 물러나서 자취를 감춤을 퇴장(退藏), 머리는 감추었는데 꼬리는 드러나 있다는 뜻으로 진실을 숨겨두려고 하지만 거짓의 실마리는 이미 드러나 있다는 말을 장두노미(藏頭露尾), 머리를 감추고 꼬리를 숨긴다는 뜻으로 일의 전말을 확실히 밝히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장두은미(藏頭隱尾), 종적을 아주 감춘다는 말을 장종비적(藏蹤祕迹), 공부할 때는 물론 쉴 때에도 학문을 닦는 것을 항상 마음에 두어야 한다는 말을 장수유식(藏修遊息), 웃음 속에 칼을 감춘다는 뜻으로 말은 좋게 하나 마음속으로는 해칠 뜻을 가진 것을 비유하여 일컫는 말을 소리장도(笑裏藏刀), 일자리를 얻었을 때에는 나가서 자신이 믿는 바를 행하고 버리면 물러나 몸을 숨긴다는 뜻으로 나아가고 물러섬이 깨끗하고 분명함을 이르는 말을 용행사장(用行舍藏), 지식인이 시세에 응하여 벼슬에 나아가기도 하고 물러설 줄도 아는 처신의 신중함을 이르는 말을 행장진퇴(行藏進退), 꼬리는 드러낸 채 머리만 숨긴다는 뜻으로 잘못을 숨기려 해도 결국 드러나게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노미장두(露尾藏頭), 솜 속에 바늘을 감추어 꽂는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부드러운 듯하나 속으로는 아주 흉악함을 이르는 말을 면리장침(綿裏藏針), 새를 다 잡고 나면 활은 창고에 넣는다는 뜻으로 이용 가치가 없어지면 버림을 받게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조진궁장(鳥盡弓藏), 하늘이 감추고 땅이 숨겨 준다는 뜻으로 세상에 드러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천장지비(天藏地祕) 등에 쓰인다.
▶️ 頭(머리 두)는 ❶형성문자로 头(머리 두)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머리혈(頁; 머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豆(두)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豆(두)는 고기 따위를 담는 식기로서 둥근 그릇에 높은 발이 달려 있고, 頁(혈)은 얼굴이나 머리에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頭(두)는 豆(두)라고 하는 도구가 서 있듯이 사람의 머리가 몸위에 곧게 달려 있는 모습으로 머리와, 일의 시작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頭자는 '머리'나 '꼭대기', '처음'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頭자는 豆(콩 두)자와 頁(머리 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豆자는 '콩'이라는 뜻이 있지만, 본래는 제기 그릇을 그린 것이다. 전국시대 때의 頭자를 보면 豆자 위로 頁자가 그려져 있었다. 마치 사람의 머리를 제기 그릇에 올린 것 같지만 이것은 사람의 머리를 강조한 것이다. 그러니 豆자는 발음과 함께 사람의 신체 윗부분에 있는 머리를 표현하기 위해 쓰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頭(두)는 (1)주로 마소나 양, 돼지 같은 네발 가진 짐승의 수효(數爻)를 세는 단위 (2)골치 등의 뜻으로 ①머리 ②꼭대기, 최상부(最上部) ③우두머리 ④처음, 시초(始初) ⑤첫째, 상위(上位) ⑥맨 앞, 선단(先端) ⑦근처(近處), 근방(近方) ⑧변두리 ⑨물건을 셀 때의 단위, 마리 ⑩사람을 세는 말 ⑪음식상을 세는 말 ⑫지혜(智慧), 재능(才能) ⑬어조사(語助辭)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우두머리 추(酋), 머리 수(首), 으뜸 괴(魁),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꼬리 미(尾)이다. 용례로는 머리의 존칭을 두상(頭上), 머리가 되는 차례를 두서(頭序), 머리가 아픈 증세를 두통(頭痛), 좋지 못한 집단의 우두머리를 두목(頭目), 실마리를 두서(頭緖), 짐승 따위의 머리에 있는 뿔을 두각(頭角), 머리와 낯을 두면(頭面), 머리 털을 두발(頭髮), 음절의 첫소리를 두음(頭音),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이 어떤 일에 오로지 파묻힘을 몰두(沒頭), 머리나 마음 속의 생각을 염두(念頭), 이야기의 말머리를 화두(話頭), 글이나 일의 첫머리를 벽두(劈頭), 해의 첫머리를 연두(年頭), 이야기나 글의 첫머리를 모두(冒頭), 어떠한 곳에 몸소 나감을 출두(出頭), 마주 대해 입으로 하는 말을 구두(口頭), 시가지의 길거리를 가두(街頭), 제사의 제물을 진설할 때 생선의 머리는 동쪽을 향하고 꼬리는 서쪽을 향하게 놓음을 이르는 말을 두동미서(頭東尾西), 머리가 벗어지고 이가 빠져 사이가 벌어진다는 말을 두동치활(頭童齒闊), 참형을 당하여 머리와 다리가 따로따로 됨을 이르는 말을 두족이처(頭足異處), 정신이 어찔하여 쓰러짐을 이르는 말을 두중각경(頭重脚輕), 머리는 차게 발은 따뜻하게 하면 건강에 좋음을 이르는 말을 두한족열(頭寒足熱) 등에 쓰인다.
▶️ 露(이슬 로/노)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비 우(雨; 비, 비가 오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잇닿는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路(로)로 이루어졌다. 수증기가 낱알 모양으로 잇닿아 있는 것, 이슬의 뜻이다. ❷형성문자로 露자는 ‘이슬’이나 ‘진액’, ‘좋은 술’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露자는 雨(비 우)자와 路(길 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路(길 로)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으로 ‘길’이라는 뜻이 있다. 이슬은 공기 중의 수증기가 차가워진 물체에 부딪히며 생기는 물방울을 말한다. 露자는 그 이슬을 뜻하기 위해 路자에 雨자를 결합한 것으로 길 위해 맺힌 맑고 깨끗한 이슬을 뜻하고 있다. 새벽의 이슬은 맑고 깨끗한 물을 뜻하기도 하기에 露자는 ‘좋은 술’에 비유되기도 한다. 그래서 露(이슬 로/노)는 ①이슬 ②진액(津液) ③좋은 술 ④허무함의 비유 ⑤보잘것 없음의 비유 ⑥러시아(Russia) ⑦드러나다 ⑧나타나다 ⑨은혜(恩惠)를 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⑩고달프다, 고달프게하다 ⑪적시다, 젖다(물이 배어 축축하게 되다) ⑫허물어지다, 부서지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사나울 폭(暴)이다. 용례로는 감춰지거나 가려져 있는 대상이나 사실을 보이거나 알 수 있도록 드러내는 것을 노출(露出), 예상치 못하거나 원치 않은 사실을 드러내어 알게 하는 것을 노정(露呈), 지붕 등으로 가리지 않은 바깥을 노천(露天), 비바람 등을 가릴 수 없는 집 밖의 장소에서 잠을 자는 것을 노숙(露宿), 가리우거나 덮여 있지 않은 땅을 노지(露地), 길가의 한데에 벌여 놓은 가게를 노점(露店),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냄을 노골(露骨), 곡식을 한데에 쌓아 둠을 노적(露積), 지붕이 없는 우물을 노정(露井), 겉으로 나타내거나 나타남을 노현(露見), 학을 달리 이르는 말을 노금(露禽), 24절기의 열다섯째를 백로(白露), 24절기의 열일곱째를 한로(寒露), 남의 비밀이나 비행 따위를 파헤쳐서 남들 앞에 드러내 놓는 일을 폭로(暴露), 속마음을 죄다 드러내어서 말함을 토로(吐露), 말이나 글이나 행동에 드러남 또는 자기의 죄와 허물을 여러 사람에게 고백하여 참회함을 발로(發露), 문서 같은 것을 펴 보이는 일 또는 일반에게 널리 알림을 피로(披露), 비밀이 드러남을 탄로(綻露), 드러나거나 나타남 또는 드러내거나 나타냄을 정로(呈露), 가을이 되어 처음 내린 이슬을 초로(初露), 방울지어 떨어지는 이슬을 적로(滴露), 이슬이 맺힘을 결로(結露), 해를 보면 곧 스러지는 아침 이슬로 인생의 덧없음을 아침 이슬에 비유하는 말을 조로(朝露), 썩 맑고 깨끗한 이슬을 옥로(玉露), 한데서 자고 한데서 먹는다는 뜻으로 여행하는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노숙풍찬(露宿風餐), 꼬리는 드러낸 채 머리만 숨긴다는 뜻으로 잘못을 숨기려 해도 결국 드러나게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노미장두(露尾藏頭), 이슬이 맺어 서리가 되니 밤기운이 풀잎에 물방울처럼 이슬을 이룬다는 말을 노결위상(露結爲霜), 바람에 불리면서 먹고 이슬을 맞으면서 잔다는 뜻으로 떠돌아 다니며 고생스러운 생활을 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풍찬노숙(風餐露宿), 아침 이슬은 해가 뜨면 곧 사라지듯이 위기가 임박해 있다는 말을 위여조로(危如朝露),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덧없다는 말을 인생조로(人生朝露), 말의 다리가 드러난다는 뜻으로 숨기려던 정체가 드러남을 이르는 말을 마각노출(馬脚露出), 해가 나면 없어질 풀잎에 맺힌 이슬처럼 덧없는 인생을 이르는 말을 초로인생(草露人生), 나뭇잎이 저 산 모양이 드러나 맑고 빼어나다는 뜻으로 가을 경치가 맑고 수려함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각로청수(刻露淸秀), 생명이나 지위가 아주 불확실하여 쉽사리 꺼져 버리는 상태에 있다는 말을 조로지위(朝露之危), 머리는 감추었는데 꼬리는 드러나 있다는 뜻으로 진실을 숨겨두려고 하지만 거짓의 실마리는 이미 드러나 있다는 말을 장두노미(藏頭露尾), 모자를 벗어서 정수리를 드러낸다는 뜻으로 예의에 구애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탈모노정(脫帽露頂) 등에 쓰인다.
▶️ 尾(꼬리 미)는 ❶회의문자로 엉덩이를 나타내는 尸(시)와 엉덩이에 붙어 있는 毛(모; 털)로 이루어졌다. 尾(미)는 꼬리로 전(轉)하여, 뒤, 끝의 뜻으로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尾자는 '꼬리'나 '끝'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尾자는 尸(주검 시)자와 毛(털 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尾자를 보면 尸자 아래로 긴 꼬리가 달려 있었다. 이것은 축전을 벌일 때 동물의 꼬리를 매달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尾자는 이렇게 '꼬리'를 표현한 글자이지만, 꼬리는 신체의 끝부분에 있다 하여 '끝'이나 '뒤쪽'이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尾(미)는 (1)인삼(人蔘) 뿌리의 잔 가닥 (2)미성(尾星) 등의 뜻으로 ①꼬리 ②끝 ③뒤, 뒤쪽 ④마리(물고기를 세는 단위) ⑤별자리의 이름 ⑥아름다운 모양 ⑦흘레하다, 교미하다 ⑧곱고 예쁘다 ⑨뒤다르다, 뒤를 밟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꼬리 파(巴)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머리 두(頭), 머리 수(首)이다. 용례로는 어떤 사람의 행동을 감시하려고 몰래 뒤를 밟는 일을 미행(尾行), 꼬리뼈를 미골(尾骨), 눈썹을 미모(尾毛), 꼬리나 꽁지가 되는 부분을 미부(尾部), 꼬리가 큼을 미대(尾大), 자동차 따위의 뒤에 붙은 등을 미등(尾燈), 곤충 따위의 꼬리에 실 모양으로 돋아난 것을 미사(尾絲), 원광에서 쓸모 있는 광석을 골라 내고 남은 찌꺼기를 미광(尾鑛), 군진의 행렬에 있어서 그 부대의 뒷부분을 미국(尾局), 비행기의 동체의 끝머리 부분에 달린 바퀴를 미륜(尾輪), 꼬리 모양을 미상(尾狀), 꽁지 깃털을 미우(尾羽), 꼬리 날개로 비행기의 뒤쪽 날개를 미익(尾翼), 말의 끝 부분을 어미(語尾), 한 해의 마지막 때를 역미(曆尾), 책 또는 문서에 끝부분을 말미(末尾), 암수 양성의 교접을 교미(交尾), 사물의 머리와 꼬리를 수미(首尾), 뱀의 꼬리를 사미(蛇尾), 글이나 문서 따위에서의 끝 부분을 결미(結尾), 짧은 꼬리를 궐미(厥尾), 용의 꼬리를 용미(龍尾), 곤충 따위에서 꼬리처럼 돋아난 물건을 일컫는 말을 미상돌기(尾狀突起), 미생의 믿음이란 뜻으로 우직하게 약속만을 굳게 지킴 또는 융통성이 없이 약속만을 굳게 지킴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미생지신(尾生之信), 꼬리가꼬리가 커서 흔들기 어렵다는 뜻으로 일의 끝이 크게 벌어져서 처리하기가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미대난도(尾大難掉), 제사의 제물을 진설할 때 생선의 머리는 동쪽을 향하고 꼬리는 서쪽을 향하게 놓음을 일컫는 말을 두동미서(頭東尾西), 머리와 꼬리를 잘라버린다는 뜻으로 앞뒤의 잔사설을 빼놓고 요점만을 말함 또는 앞뒤를 생략하고 본론으로 들어감을 일컫는 말을 거두절미(去頭截尾), 머리는 용이고 꼬리는 뱀이라는 뜻으로 시작은 좋았다가 갈수록 나빠짐의 비유 또는 처음 출발은 야단스러운데 끝장은 보잘것없이 흐지부지되는 것을 이르는 말을 용두사미(龍頭蛇尾), 머리에서 꼬리까지 통한다는 뜻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또는 처음부터 끝까지 방침을 바꾸지 않고 생각을 철저히 관철함을 이르는 말을 철두철미(徹頭徹尾), 머리는 있어도 꼬리가 없다는 뜻으로 일이 흐지부지 끝나 버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유두무미(有頭無尾), 꼬리를 진흙 속에 묻고 끈다는 뜻으로 벼슬을 함으로써 속박되기보다는 가난하더라도 집에서 편안히 사는 편이 나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예미도중(曳尾塗中), 개가 꼬리 치는 것처럼 남의 동정을 받으려 애걸하는 가련한 모습을 이르는 말을 요미걸련(搖尾乞憐)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