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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장; ※※※이상한 나라, 사이보그
사이보그[cyborg]
그곳은 그들의 기쁨, 슬픔, 고통, 분노 등을 함께 나누는 곳이었다.
자장가 삼아 노래를, 사랑 대신 우정을.
갖가지의 슬픔을 안고 세상의 보이지 않는 끝을 향해 그들은 외쳤다.
‘우리는 사이보그입니다!’
모든 걸 갖지 못했지만 음악이란 보이지 않는 틀에서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마음.
노래를 부르면서, 악기를 다루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들은 모든 마음을,
음악을 받칠 인조인간이라고 당당하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정말이야, 정말! 이번엔 내 눈이 확실해! 절대 틀림없다니까!"
아침부터 요란스레 등장하기에 또 무슨 말을 할까 싶었는데 역시나.
한 달 정도는 잠잠하다했더니 어느 새 또 쏙 마음에 드는 녀석을 찾았다는
호월의 말을 그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으려 했다.
그게 당연한 결과 일지도 몰랐다. 적어도 다섯 번은 찾아갔다 낭패 보기를 반복했으니까.
“그만 해, 이호월. 우리도 이제 지친다.”
“전학생인데 엄청 예쁘게 생겼고, 포스가 장난 아니야!”
“그게 대체 음악이랑 무슨 연관이 있다는 건데?”
“그것도 그거지만 정말 내가 들은 그 목소린......아아, 정말 환상적이었어.”
대체 목소리가 어떠하기에 저러는 걸까 싶어 드럼 스틱을 닦던 세원이
호월의 표정을 신기하다는 듯 쳐다봤다. 저 빛나는 눈동자, 진짜 우리가 찾던 보컬이 아닐까.
“좀 있으면 1교시 시작하겠다, 그만 가자.”
“우린 보컬이 필요하잖아!”
“......”
자신의 악기를 놓고 일어서던 그들이 일제히 호월을 응시했다.
“빨리 보컬을 구하지 못하면 영영 우리 밴드는 사라져야한다고.
너희들도 잘 알잖아?”
어째서인지 이 학교 내에선 그들의 기대를 모두 감쌀만한 보컬을 할 학생이 없었다.
조금 노래를 잘 한다 싶을 정도뿐이었지, 음악에 큰 열정을 쏟아 붇는 그런 학생은 단 한명도 있지 않았다.
보컬을 맡고 있던 3학년 선배가 졸업한 후로 열심히 학교 전체를 뛰어다니며 보컬을 찾아 헤맸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그들이 찾는 보컬은 있지 않았다.
그리고 한 달이 흐른 지금,
빨리 보컬을 구하지 않으면 밴드 부는 없애라는 선생님들의 명령 아닌 명령 또한 떨어졌다.
한 시가 급한 상황에서 이것, 저것 따져봤자 좋을 건 없었지만
많은 추억이 담겨있는 사이보그에 아무나 넣을 수 없다는 그들의 주장은 단단하게 벽을 쌓고 있어서
그런지 처음부터 보컬 찾기란 정말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와 맞먹을 정도였다.
“이제 우리가 나설 차례야. 우리가 사이보그를 지킬 차례라고.”
“호현이는 잘하고 있을까.”
뜻하지 않게 이곳, 저곳 전학을 다니면서 오게 된 온한 고교.
하지만 이제부터 자신이 지내게 될 반의 아이들이라던가,
아니면 학교 내의 풍경에 음파는 전혀 관심이 없어보였다.
단지 휴대폰 액정에 떠있는 꼬마 아이의 사진을 보며 매혹적이게 입 꼬릴 올려 웃고만 있을 뿐.
단 몇 초도 다른 곳엔 신경을 쓰지 않았다.
처음 반에 들어온 음파는 뚱한 표정으로 학생들과 눈도 마주치지 않고
짧게 인사를 하곤 빨리 자리에 앉길 원해했다.
다른 사람들보다 특히 연한 갈색 머리칼처럼 얼핏 보인 연한 눈동자는
절대 단 한 번도 반 아이들을 향하지 않았다.
“아, 그만 좀 들어가자니까?”
“안 돼, 안 돼. 기도하고 들어가야지!”
처음으로 딱 한 곳만 응시하던 음파의 눈동자가 뒷문을 향했다.
시끄러워, 분명 그리 말하는 듯 했다, 뒷문에 콕 박힌 음파의 눈동자가.
일렁이며 춤출 것 같던 맑은 눈을 곧 감으며 음파는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학교를 다니는 건 그다지 그의 취미가 아니다.
그저 고등학교는 졸업해야한다는 한 사람의 애달픈 말 때문에
이런 곳에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지만 그의 본마음은 다른 곳에 있었다.
학교를 당장이라도 때려치우는 거야 간단했지만 그럴 수 없는 것 그게 사정이리라.
“우왓!”
문이 열리며 누군가 퍽하고 바닥에 넘어지는 소리가 정확히 귀에 파고 들어왔지만
음파는 전혀 관심 따위 두지 않았다. 어느 한 번호에 전화를 할까, 말까 망설이기만 할 뿐.
“전학생아.”
세 명의 따가운 눈총에 음파의 앞에 선 호월이 힘겹게 그를 불렀다.
이 정도의 거리에, 이 정도 크기의 목소리라면 분명 들었을 만도 한데
대체 무슨 이유에선지 음파는 눈길조차, 그리고 짧은 대답조차 남기지 않았다. 한 마디로 말해 철저 무시였다.
“할 얘기가 있어서 말이야.”
“......”
“음, 이렇게 염치불구하고 혼자 말해서 미안한데 우리 같이 음악하지 않을래?”
“......”
“우리같이 노래하자.”
질기다. 딱 한 단어가 음파의 머릿속을 맴맴 맴돌았다.
대꾸도 안 해주는데 대체 뭐가 이리 질긴지 싶다.
“우리 사이보그에 들어와서 우리랑 같이 생활하자, 응?”
통화버튼을 꾹 눌렀던 손이 급히 플립을 닫아버린다.
갑작스런 음파의 돌발행동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는 호월.
눈이 감긴 채로 보이는 눈썹은 곱게 올라가 있는 게 그렇게 여자보다 예쁠 수 없다.
“싫어.”
교복에 이름표 달려있으니까 내 이름 부르면서 뭐라 대답해주겠지 하고
생각했던 호월의 모든 생각이 산산조각 나버렸다. 딱 한 마디인 그 강력함에 눌려.
음파의 한 마디에도 그들은 호월이 아까 한 말이 거짓말이 아니란 걸 새삼 깨달았다.
탁 까놓고 말하면 황홀할 정도로 매력적인 목소리.
뭐라 해석할 수 없을 정도로 그 목소린 환상적이었다.
아주 얇아서 투명한 실이 온 몸을 챙챙 휘감고 있는 듯 그들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했다.
적막함이 흐르는 그 사이를 뚫고 지난 간 사람은 바로 비현이었다.
이미 얼대로 얼어버려 입조차 떼지 못하는 호월을 약간은 거칠게 옆으로
밀치곤 한숨 아닌 한숨을 내쉬는 비현. 여자 못지않게 긴 손가락이 자연스레 자신의 머릴 쓸어 넘긴다.
“한 마디만 더 해봐.”
비현의 말에 그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다짜고짜 한 마디만 더 해보라니. 마치 저건 한 마디만 더 하면 죽여 버린다는 말이 아닌가.
그렇게 말하면 당연히 말할 리 없잖아 하고 그 다부진 어깰 잡고 흔들고 싶었지만
그걸 억지로 참은 태빈은 깊게 호흡을 해보였다.
그런 상황에서도 참 희한하게 음파의 표정은 아무 변화가 없었다.
“니가 한 마디만 해도 운명이 확 뒤바뀌니까 한 마디만 해봐.”
꾹 닫힌 입술은 도통 열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정말 비현을 보고 있는 게 맞는 가 의심될 정도로 저 깊기만 한 농도는
당최 어떻게 해석해보려 해도 할 수가 없다.
눈을 잠시 내리깔았다 감은 음파는 곧 힘겹게 입술을 뗐다.
아무 소리도 새어나오진 않았지만 입술이 떨어졌단 사실만으로 벅차 있는 그들.
무슨 말이 나올까 내심 기대하며 꿀꺽 마른 침을 삼켜본다.
“울지 마.”
눈을 뜸과 동시에 음파는 공허한 시선을 저 멀리 어딘가에 두며 중얼거렸다.
참 매혹적이지만 슬프게. 마음이 아플 정도로 구슬프게 중얼거렸다.
졸졸졸, 졸졸졸.
대체 이 예의 바르지 못한 소릴 어쩌면 좋을지.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쉬는 시간마다 자신을 쫓는 발소리에 이미 진저리가 나있는 음파이다.
그렇다고 크게 신경 쓰는 건 아니지만 안 쓰는 것 또한 아니다.
자신이 뚝 멈춰서면 뒤에 쫓아오던 호월 또한 뚝 멈춰서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대체 뭐 하자는 심보인지, 무겁게 음파의 입에서 짧은 한숨이 튀어나왔다.
“귀찮게 하지 말랬다.”
“난 신경 쓰지 말고 계속 가던 길 가.”
안 봐도 호월의 얼굴은 뻔했다. 싱글벙글 웃는 얼굴에 철판을 탁 깔고 앉아있겠지.
쉬는 시간이면 이렇게 쫓아다니고,
수업 시간이면 자는 사람 깨워서 사이보그에 들라고 귀에 못 박히도록 말해대고.
이 끈질긴 녀석을 어떻게든 처리해보고 싶었지만 도저히 마땅한 방법이 이번만큼은 생각나질 않는다.
머리가 쇠퇴하고 있다는 증거일까.
“그러니까 우리랑 친구 먹자, 응?”
“......너.”
“왜, 왜?”
“나 남자가 계집애 같은 거 진짜 싫어해,
특히 너같이 사람 기분 전혀 생각 안 하고 쫓아다니는 놈들은 더욱 더.
아, 그리고 넌 내가 한가해 보이냐?”
“......”
“내가 그렇게 한가해 보였다면 너의 착각이었다는 걸 알아둬라.
학교 때려치울 만큼 나 바쁜 새끼니까 한 번만 더 내 눈에 거슬리는 짓 했다간......”
몇 번을 들어도 푹 빠져드는 목소리에 금방이라도 달려들어
안길 것만 같은 표정을 하고 있던 호월이 살짝 웃던 얼굴을 지워버렸다.
점점 싸늘해지는 음파의 표정에.
말꼬릴 늘이던 음파는 그 다음부터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귀찮단 표정을 다시 지으며 끝이 보이지 않는 복도를 다시 거닐 뿐.
“아, 이를 어쩌면 좋아.”
이마를 짚으며 호월이 긴 한숨을 내뱉었다.
비틀거리다 겨우 벽에 기댄 후 다시 음파가 지나간 곳을 바라보았지만 그 곳엔 아무도 있지 않았다.
마치 처음부터 여기엔 아무도 없었다는 듯.
“무슨 방법이 없을까, 방법이, 방법이......”
“오빠! 왜 여기 있어, 한참 찾았잖아!”
“아, 호연아.”
“오늘 오빠 반에 무지하게 잘생긴 오빠 전학 왔다면서, 진짜야?!”
‘바로 내가 그것 때문에 이렇게 고민을 하고 있잖아.’
아무리 머릴 굴려 봐도 무슨 방도가 생각나지 않았다.
싫다는 사람을 억지로 잡아와 음악을 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응. 근데 내가 걔 목소리에 홀딱 반해서 우리 사이보그에 넣으려고 했는데 실패했어.”
“우와, 정말? 그렇게 목소리가 좋아? 나도 들어보고 싶어!”
“나도 겨우 몇 번 말을 나눠봤는데 니가 어떻게 걔랑 말을 해?”
쓸 때 없는 짓 말라며 호월이 크게 손을 내저었다.
“그럼 나 이름만이라도 알려 줘, 응?”
“음파.”
“음파?”
“그래, 하 음파.”
‘잘근잘근 자기 이름을 씹어 먹듯이 걘 그렇게 말하더라. 자신은 하 음파라고.’
막 음파가 담배에 불을 붙였을 때 익숙한 번호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의 휴식 시간을 방해했다는 것 때문에 잠시 미간을 좁혔던 그가
곧 순수한 웃음을 띠며 전화에 대고 ‘호현아!’ 하고 작지만 크게 소릴 쳤다.
[음파 형, 음파 형!]
“왜 이렇게 오랜만에 전화한 거야, 걱정 했잖아.”
[엄마가 하지 말랬어. 이제 음파 형이랑 전화하면 혼낸다고 했어.]
울먹이며 그리 말하는 호현.
씁쓸했지만 그게 당연할지도 몰랐다. 처음 본 아들이 걱정될 테니까.
“우리 호현이 잘 지내고 있지? 밥은 꼬박꼬박 잘 챙겨먹고, 일찍 자고.”
[응! 근데, 왜 아빠랑 형은 안 와? 우리 같이 살기로 했잖아!]
“음, 그건 우리 호현이가 엄마 말 잘 듣고 훌륭하게 자라면 약속 지킬게.”
[진짜? 진짜지? 호현이가 엄마 말 잘 들으면 진짜 아빠랑 형 여기로 올 거지?]
“그래, 진짜로 약속할게.”
이 약속이란 것이 언제부터 거짓말이 돼버린 건지.
새삼 아무렇지도 않게 호현을 향해 거짓말을 늘여놓고 있는 자신이 원망스럽기만 한 음파이다.
어린 아이의 행복이 자신으로 인해 산산조각이 나버렸다는 사실에.
[우와, 나 이제 엄마 말씀 잘 듣고 밥 많이 먹어서 얼른 클 거야!]
“어, 안 되는데. 우리 호현이가 형보다 더 커지면 어떡하지?”
[나 형보다 더 커서 엄마랑 아빠랑 형이랑 같이 살 거야!]
호현의 확신에 찬 목소리에 그만 음파는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그러지 못하는데,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데
대체 언제까지 이 어린아이에게 거짓말을 해야 하나 싶어 가슴이 욱신거린다.
“호현아. 형 이제 수업해야겠다, 그러니까 형이랑 만날 때까지 그 약속 꼭 지켜야해, 알았지?”
[벌써? 치. 알았어, 형! 자지 말고 수업 들어야 해!]
“그래, 호현이 안녕.”
[응, 음파 형 안녕!]
뚜뚜뚜 상대방이 전화를 끊었다는 신호가 들려왔지만 음파는
멍하니 하늘을 보며 아직 못 다한 이야기를 계속 이었다.
“아저씬 돌아오지 않아, 절대로. 그러니까 이제 우린 아주 남남이라고.”
알 수 없는 며칠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음파는 사이보그에 들어갈 의향이 전혀 없어 보였다.
학교에 왔다 그냥 시간만 때우고 가는 정도랄까.
“음파야, 배고프지 않아? 우리 뭐 사먹으러 가자.”
“너 혼자 가.”
“안 돼, 안 돼. 내가 배고프다는 건 음파도 배고프다는 거니까 같이 가야 돼.”
호월과는 이리저리 말만 제대로 나누는 사이가 되긴 했지만
가끔 가다 이런 억지는 정말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음파다.
아니, 왜 자기가 배고픈데 다른 사람까지 끌어들이는 건지.
“배 안 고프니까 혼자 갔다 와.”
“싫어, 꼭 같이 가야 돼! 죽어도 같이 가야 돼! 가자, 가자, 응?”
‘뭐 이런 거머리보다 더 끈질긴 놈이 다 있어, 살다 살다 이런 놈은 또 처음보네.’
귀찮다는 표정을 한껏 지으며 어쩔 수 없다는 듯 의자를 밀고 일어나는 음파.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재빨리 음파의 팔을 잡아당긴다.
몇 번이고 음파가 손을 떼 냄에도 불구하고 호월은 전혀 기죽지 않고 다시 팔을 잡는다.
이런 날이 계속 되다 보니 이젠 조금이나마 이런 호월이 익숙해 졌는지
그리 음파에게도 표정 변화가 많지 않았다.
“뭐야, 매점 가는 거 아니냐?”
“매점 말고도 더 달콤하고, 새콤하고, 매콤하고 맛있는 곳이 있어.”
“죽을래, 난 그 딴 미묘한 맛 안 좋아한다.”
“괜찮아, 처음엔 다들 그래도 익숙해지면 항상 찾거든.”
‘대체 무슨 음식을 팔기에 저렇게 기쁜 표정으로 말하는 걸까.’
그다지 믿고 싶진 않았지만 저 표정으로 봐선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니다 싶었는지
순순히 호월의 옆에 붙어 일정한 발소리를 내며 걷는 음파이다.
“잠깐! 눈 감아봐!”
“뭐?”
“빨리 눈 감아봐! 이건 눈 감아야지 더 확실하단 말이야.”
“아, 됐어. 음식 먹는데 어떤 놈이 눈을 감아?”
단호하게 거절하는 음파 덕분에 시무룩해지는 호월의 표정.
누군가 저런 표정을 짓는 걸 좋아하지 않는 음파로선 할 수 없이 눈을 감는다.
“이번이 마지막이니까 알아서 해.”
“응, 절대 실망 시키지 않을 테니까 걱정 마.”
‘우리가 마음을 담아 준비했으니까 절대 실망 시키지 않을게.’
스륵 굳게 닫혀 열릴 것 같지 않던 문이 열림과 동시 시원한 바람을 느꼈지만
음파는 감고 있는 눈을 절대 뜨지 않았다, 호월과의 약속대로.
“우리 사이보그 세상에 온 걸 환영해, 음파야.”
아마 호월의 말이 끝난 잠시 후에 여러 악기가 하나가 되어 음악을 이루었지 싶다.
처음으로 느끼는 설렘에 어느새 음파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뜨고 있었다.
가장 음파와 잘 맞는 태빈은 키보드를, 항상 엇갈리는 말로 사람을 혼란시키는 비현은 베이스를,
장난 끼 가득한 눈동자를 가진 세원은 드럼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옆에 있던 호월은 일렉 기타를.
이들을 보고 음파가 생각한 것은 아주 단순하지만 당연한 말이었다.
완벽하다, 하지만 허전하다.
“음파 너도 느꼈겠지.”
“......”
“우리에겐 무언가 없다는 걸. 맞아, 우리한텐 중심이 될 나무 기둥이 없어.
나무 기둥이 없으면 언젠가 우린 쓰러지고 말지. 같이 하자.
이 공간에서, 사이보그에서 우리랑 같이 노래하자.”
“이호월.”
“우리에겐 니가 필요해, 하음파라는 인간 자체가.”
처음엔 우연일지 몰라도 그 후엔 인연이래.
너를 만난 것도, 우리가 너를 지목한 것도, 그리고 니가 하음파 일 수 밖에 없는 이 모든 것들이 인연.
그러니 우리같이 조금씩 걸어 나가자, 사이보그에서 조금씩.
안녕하세요, 한꺼번에 3편 올리고 갑니다.
원래 소설나라에서만 연재했는데 처음으로 여기서도 연재하네요.
음, 어쨌든 잘 부탁드립니다 ^^
첫댓글 재밌어요!
재밌어요~~~~
우왕!!! 혹시 음파가 여잔가요?? ㅇ_+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