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여전히 기승이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서 오늘은 인천둘레길 6코스를 걷기로 한다. 인천종주길 6코스와도 상당부분 겹치는 길이다. 가깝고 가벼운 코스를 택해서 참으로 오랫만에 본격적인 장거리 트레킹에 조심스럽게 나선다.
인천둘레길 6코스는 인천대공원에서 소래습지생태공원을 거쳐 소래포구까지 장수천(長壽川)을 따라서 걷는 9Km 정도되는 편안한 평지길이다. 십여년전만 해도 악취가 나던 장수천이 이제는 깨끗하게 정화되었고, 장수천 벚꽃길은 이미 유명세를 타고있다.
대부분의 구간이 흙길로 장수천(長壽川)의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걸으면 저절로 장수할 듯 하다. 비오는 날 우산을 쓰고 걸어도 좋을 정도로 편안한 산책로로 양평물소리길 느낌도 살짝 나지만 접근성이 훨씬 더 좋고 아기자기하며 운치있는 길이다. 서울둘레길의 안양천길보다도 걷기 좋은 길인 것 같다. 가까운 곳에 이렇게 편안하고 걷기좋은 멋진 길이 있다니......
소래습지 생태공원의 드넓은 갈대습지는 굳이 멀리 순천만 갈대밭까지 가지 않아도 될 정도로 그 규모가 대단하다. 한적한 갈대밭 산책로를 걸으면 어느새 마음이 차분해진다. 마침 만조때라 갈대 습지에 바닷물이 가득차 갯벌이 드러난 때보다 훨씬 멋져 보이며, 조류관찰대는 마치 물위에 떠있는 수상가옥 느낌이 나면서 묘한 이국적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낮기온이 10도가 넘을 정도로 포근한 날씨에 산들산들 부는 봄바람이 상쾌하고 시원하게 느껴진다. 날씨도 좋고 경치도 좋으니 이런 날은 막 찍어도 사진이 잘 나온다. 길가엔 벌써 야생화가 피어있고, 늘어진 수양버들 가지엔 연두빛이 도는 노란 꽃망울 터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소래습지 생태공원의 랜드마크인 풍차가 있는 중앙부분은 현재 공사중이라 연말까지 출입금지다. 둘레길 마스코트는 그쪽으로 가라고 가리키고 있지만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은 줄이 쳐져있다. 생태공원 외곽길로 우회해서 정문 주차장까지 가야한다.
인기있어 늘 붐빈다던 해수족욕탕과 생태공원 전시관은 현재는 코로나19 여파로 일시적으로 폐쇄중이다. 소래습지 생태공원에서 나와 정문 주차장을 지나면 데크길이 나오고 조금 걸으면 소래갯골 탐방 데크가 있다. 갯골이란 갯벌에 형성된 골짜기 즉 갯벌내의 물길을 뜻한다.
지나온 소염교를 바라보고 조금 더 진행하면 염전에서 쓰던 수차가 있고 모형 목선인 소래호가 포토포인트로 자리잡고 있다. 잠시 후 막다른 길이 나오고 굴다리가 보인다. 위로는 영동고속도가 지나고 있다. 굴다리를 통과하면 소래포구 종합어시장이다. 지금까지 한적하고 조용했던 것과는 달리 다소 시끌벅적 활기가 넘치는 듯 하다.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고 사진도 찍으며 천천히 쉬엄쉬엄 걸으며 소래습지 생태공원까지 두루두루 둘러보았는데도 10시쯤에 출발해서 13시30분경에 도착했으니 약 3.5시간 정도 걸렸다.
배가 들어오는 밀물 때라 그런지 소래포구엔 갈매기 떼가 엄청나다. 어시장을 잠시 둘러보는데 광어,우럭이 1Kg에 2만원이란다. 작지만 광어,우럭이 각각 한마리씩 달리는데 둘이 먹기에 적당한 양인 것 같아서 계획에 없던 회를 뜬다.
근처 식당에서 상차림비(1인당2천원)를 내면 양념장과 채소를 내어준다. 성인음료를 곁들여서 싱싱한 회를 먹고 매운탕(1만원)에 공기밥으로 점심까지 둘이서 4만원에 해결했으니 크게 나쁘진 않은 듯 하다.
인천둘레길 6코스는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끝난다. 대개는 수인선 소래포구역에서 마무리하지만 오늘은 그동안 잠시 잊고있던 소래철교를 건너서 월곶역으로 가기로 한다.
소래철교 너머 월곶은 시흥시에 속한다. 주변에 아파트가 들어서기 이전엔 소래포구보다 차를 대기 좋아서 가끔씩 와서 차를 대놓고 소래철교를 건너 소래어시장으로 가곤 했었는데......
소래철교 부근은 많이 변해있다. 화재가 났던 시장은 현대식 건물로 재건할 채비를 하고 있고 근처엔 소공원이 조성되고 있다. 3문의 포를 갖춘 '장도포대'도 복원을 거의 마쳤다. 김포반도나 강화도에만 포대가 있던 건 아니다. 현 인천시 남동구에도 두 곳에 포대가 있었다고 한다. 매립으로 인해 내륙이 되어버린 논현동의 '논현포대'와 이 곳 소래포구의 '장도포대'다. 여기도 내륙으로 통하는 관문이었으니......
인천에 둘레길이 있다면 시흥엔 늠내길이 있다. 월곶에서 바람길이 있는 오이도까지 해안을 따라 트레킹을 할 수도 있다. 맞은편 멀리 배곧신도시 아파트들이 보인다.
'곶'은 육지가 바다로 돌출된 부분인데 월곶(月串)포구는 그 생김새가 달모양 같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말이 나온 김에 건너편 배곧신도시는 곶(串)과는 상관없다. 매립지에 신도시를 세우면서 당시 서울대 캠퍼스 이전계획과 맞물려 주시경선생의 배곧학당에서 이름을 차용한 것인데 많이들 무심코 배곶으로 착각하는 듯 하다. 나도 최근에야 제대로 알게되었으니......
소래쪽에서 월곶으로 넘어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것도 대중교통으로 인천대공원부터 걸어서...... 그러고 보니 오늘 '서울-인천-시흥' 세 개의 시를 대중교통과 도보로 하루에 다 거친 셈이다.ㅎ
요즘 상황을 고려해서 더 무리하지 않고 오늘은 월곶역에서 평소보다 조금 일찍 종료하지만 포구에 비치는 달빛을 보러 이 곳 달빛광장에 조만간 다시 오게 될 것 같다. 나는 웬지 달과 관련된 건 무엇이든 다 좋으니까. 달빛이 놀다가 머문 곳 월곶포구(月串浦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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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공원 정문 (서문에 해당) : 북문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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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씨앗 : 씨앗이 움터서 꽃을 피우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테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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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공원 호수정원 / 소래산(뒤) 관모산(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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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둘레길 안내소 (지금은 일시 폐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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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둘레길 6코스 시작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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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둘레길 마스코트 : 어른과 어린이가 길을 안내하네요. 이쪽(왼쪽)으로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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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둘레길 6코스 초입 : 이런 길로 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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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갈퀴 : 자세히 보면 예쁘다. 완연한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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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종주길 이정표 : 둘레길과 종주길이 상당부분 겹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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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깨끗하게 복원된 장수천(長壽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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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둘레길 6코스'는 '남동문화생태누리길' 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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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길 표시와 둘레길 리본 : 둘레길은 저 리본을 따라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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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만든 둘레길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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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다리마다 예쁜 벽화가...... / 당신과 함께라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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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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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체육관이 보이고 쉼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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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랴습지 생태공원 (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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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습지 생태공원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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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도 아닌데 갈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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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진 수양버들 가지에 꽃망울 터지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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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밭 한가운데 한적한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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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만조기(밀물 때)라 습지에 바닷물이 들어와 가득 차 있으니 경치가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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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습지(염수+담수) : 세월에 따른 염수 정화의 중간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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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관찰대 사이로 내다 본 모습이 액자속의 풍경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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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위에 뜬 조류관찰대가 이국적인 수상가옥 느낌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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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습지(바닷물, 소금물)》기수》담수(민물)로 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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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 조류 관찰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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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 한가운데 멀리 보이는 풍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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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 보니 소래산이 뾰족하게 솟아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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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건 눈이 아니라 소금 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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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엔 인기가 많은 해수족욕탕 : 지금은 일시 폐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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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소염교를 돌아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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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핀 능수버들 너머로 보이는 정박한 고깃배들이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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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포구 어시장으로 들어가는 굴다리 : 영동고속도로 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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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포구 어시장 : 시기가 시기인 만큼 평소보다 한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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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좋은 봄날에 좋은 길을 좋은 친구와 함께 걸었다. 소래습지 생태공원을 찬찬히 다 돌아보느라 인천둘레길 6코스보다 조금 긴 9.5Km정도 걸어서 대략 2만2천보가 나왔다. 참으로 오랫만에 나선 트레킹으로 몸과 마음을 힐링하고 돌아온 기분좋은 날이다.
그나저나 이 코로나 바이러스는 대체 언제쯤 사라질지...... 앞으로 인류는 과연 각종 바이러스를 극복해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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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걷다보면 몸만 가벼워지는게 아니라 마음도 함께 가벼워진다. - M.L 생각 !
첫댓글 달사랑님 !
인천둘레길 6코스 소래길을 다녀오셨군요 ~
모처럼 가까이에 있는 좋은 길을 걸으셔서 몸뿐 만 아니라 마음도 가벼워지는 힐링을 하신 듯 합니다~
자세한 후기와 멋진 사진들을 아주 즐감하였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늘 건강 유의하시며 행복한 발걸음 이어 가시길 바랍니다 ~
하도 답답해서 근 한달만에 트레킹을 용감하게? 시도해봤습니다.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날이 좋아서인지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간혹 있더군요.
소래습지 생태공원같은 곳이 넓고 한적해서 오히려 코로나 걱정은 덜 해도 될 것 같았습니다.
요즘 의외로 미세먼지 없는 날도 많은데 아쉬운 봄이 다 가버리기 전에 이제 조심스럽게 슬슬 다녀볼까 합니다.
여럿이 뭉쳐다니기는 아직 이르지만......
산타전님 응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