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식
'상식'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특정 사회에 속한 구성원이
반복적으로 문화와 지식을 습득하면서 이것을 기본 교양
이라고 확신하게 되는 개념...이라 합니다.
각 자가 속한 사회적 환경이 다를 수 밖에 없기에 습득한
문화와 지식이 다르고, 그에 따라 기본 교양으로 믿게 되는
개념과 범주도 사람마다 다르겠죠.
사회가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기존에 우리가 상식이라
인지하고 있던 개념들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과
재해석이 이뤄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더구나 어떤 현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관점과 가치관이
다양화되면서, 다수의 사람들이 기본적 소양 혹은 마땅히
갖춰야 될 지식으로 간주하는 '보편적 상식'이란 개념도
그 '보편성'의 기준과 범주가 애매모호해질 때가 있습니다.
저는 여태껏 살아오며 습득한 문화, 지식 등을 기반으로
나름대로 기본 소양과 지식으로 간주하는 상식의 기준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급적 제 상식적 기준에 기반해 사고와 판단을
하여 그 기준에 부합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종종 그러지 못 할 때도 있었지만요.)
# 대통령의 선전포고
얼마 전,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한-일 양국 정부의 조치를 비판하는 야당과 국민들을 두고,
대통령이 여당과의 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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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가 과학이라고 하는 것을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그러는 사람들이니까, 이런 세력들하고 우리가 싸울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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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처절할 정도로 비루한 정치관과 안하무인적 태도를
거리낌없이 보였던 대통령이지만, 저건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대통령 언행의 기준을 한참 벗어난 것입니다.
정확한 영향과 그 파장을 알 수 없는 사안에 대하여
대통령은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고 규탄하는 야당 및
국민들에게 "싸울 수 밖에 없다"며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 1 + 1 = ?
대통령이 언급한 "1 더하기 1"이란 명제는 풀어서 보면
'오염수 방류의 영향'을 뜻합니다.
현재의 과학으로는 이 오염수 방류가 인류와 해양환경에
어디까지 악영향을 미칠지 가늠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조차 다들 의견이 다르니까요.
윤 대통령이 생각하는 "1 더하기 1" 명제의 정답인 "2"는
"일본 정부 및 IAEA의 검증 결과가 과학이다. 믿어라"
...입니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거에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그들 말에 따르면 '처리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에 의해 안전하게 필터링되어
처리되므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겁니다.
여태껏 무력한 대응과 은폐를 일삼았던 일본 정부 및
도쿄 전력의 말, 그리고 일본 정부의 로비를 받아 먹은
(까놓고 보면 핵사용자들의 이익 대변단체인) IAEA의
말을 '과학적 증거'로 믿고 따르라는 것이에요.
여러분은 일본 정부, 도쿄 전력 및 IAEA의 저 말들을
곧이 곧대로 믿을 수 있습니까?
인류 역사상 이런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1 더하기 1"이
대통령이 생각하는 "2(안전하다)"로 귀결될지, 아니면
"5"가 될지, "20"이 될지, 그도 아니면
대통령이 조작·선동의 상징적 숫자로 언급한 "100"이
될 지는 그 누구도 확언할 수가 없어요.
처리된 오염수의 안전성을 주장하는 전문가들만큼
위험성을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상당히 많기 때문에,
일본 정부, 도쿄 전력, IAEA의 말을 '진리'나 '정답',
'과학적 근거'로 받아들이기가 힘들다는 말입니다.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 정답은 모르겠습니다만,
전 오염수 방류의 영향이 "1 + 1 = 2" 이런 식으로 공식
풀듯이 간단히 결론내릴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 각 자의 상식으로 바라보는 대통령
제 상식적 기준에서, 이런 경우라면 대통령과 정부는
자국민 보호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미심쩍은 대응을
일삼은 국가 및 이익 대변단체의 짬짜미 결론에 대해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백 번이고 의구심을 제기하며
보다 과학적인 검증 방식 및 증거를 요구하여야 하고,
이런 요구가 관쳘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당연하게도,
또한 상식적으로 해당국의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고
규탄해야 합니다.
이게 일국의 대통령과 정부가 국민들에게 보여주어야
할 상식적인 태도입니다. 적어도 제 상식으로는요.
하지만 우리 대통령과, 여당, 그리고 그 지지자들의
상식적 기준은 제가 생각하는 '보편적 상식'의 기준에서
너무나도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 윤 대통령과 여당의 열렬한 지지자가 있습니다.
이 분, 중국과의 비즈니스가 상당히 많은 분입니다.
오염수 방류 사태를 두고, "과학적으로 다 검증되었고,
수산물 먹어도 아무 영향 없는데, 민주당 빨xx들이 국민
불안 부추기고, 국내 수산업 죽이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더해
- 윤석열 정부 정말 잘하고 있다.
- 부동산 경기 부양 위해 금리인상 최대한 자제하는 거
너무너무 고맙다.
- 은행대출 기준 더 완화해야 하고,
- 관련 세금도 더 팍팍 줄여줘야 한다.
- 윤석열 정부는 그렇게 할 거라 본다.
...라며 긍정적인 멘트와 찬사를 쏟아냈습니다.
제가 "중국쪽 매출 토막의 토막이 나고 있는 건 어때요?"
라고 물었더니,
중국 욕을 막 하면서, 그것은 "윤 정부의 탓이 아니라
세계 경제 및 중국내 여건 악화"라고 세상 따뜻해지는
관용과 포용심을 발휘합니다.
저는 뒤돌아 피식 웃으며, 얼마 전 그 분의 와이프께서
'천일염 사재기'를 하던 이유에 대해선 묻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관점이 다르니, 각 자의
상식적 기준도 다르고, 그에 따라 대통령과 정부에
바라는 상식적 기준도 다를 수 밖에 없나 봅니다.
# 싸우자니 싸우겠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오염수 방류의 영향과 관련하여
저는 "1 더하기 1"의 정답이 얼마가 될지 모릅니다.
적어도 "2"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100" 정도로
심각하게 될는지 잘 모르지만 그럴 위험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저는 "1 + 1 = 2가 과학이지"라고 떠벌리는 대통령의
말을 믿지 못 하므로 대통령의 기준으로 보면 '비상식적,
비과학적인 사람'이거나 그저 억지 이유를 만들어 정부
비판만 일삼는 세력 중 하나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저는 초등학교 3학년 첫째 딸, 이제 막 두 돌이 지난
둘째 딸에게 닥칠지 모르는 이 환경적 리스크에 대해서
크게 걱정과 우려가 되는 부모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의 "싸우자"는 말을 듣고 상당히
불쾌한 대국민 선전포고를 당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대통령이 "1 + 1 =2"를 못 믿는 사람들과는 싸울 수 밖에
없다는 식으로 나오니 어쩌겠나 싶어요.
저도 제 가족들을 위해서 제 나름의 방식으로 그들과
싸울 수 밖에요.
첫댓글 공산전체주의세력과 싸워야 한다고 말을 하던데 정작 전체주의적 사고는 본인이 제일 많이 함....
방류에 반대하는 사람이 국내에만 80~85%라고 하던데 어쩌실려고...
1 + 1 이 수학이지 과학이니?
과학이 딱 떨어지니?
답답 그 자체다 진짜
문제부터 잘 못 됐어요. 1+1에서 1이 1이란 과학적 설명부터 필요할거 같네요.
그 분들과는 과학이 다른가 봅니다;;
저렇게 대통령이란 자리와 어울리지 않는 사람 처음봅니다..언행이 너무나 안좋은데도 조용한 언론들..참;;
남다른 상식을 지니신 대통령님께서 상식 밖으로 오래사셨으면 좋겠어요.
여생 동안 내내 나라에서 밥도 챙겨드리고, 잠자리도 봐 드리고, 가족분들이랑 오순도순 다 같이 지낼 수 있도록...
아무튼 현 상황을 보면 둘째는 진짜 눈에 밟히시겠습니다.
얼굴 모를 삼촌의 바람은 그저 건강하기를, 이런 엄혹한 시간이 더 좋은 세상의 디딤판이기를 바라고 기도할 뿐입니다.
저는 모르겠습니다
상식적으로 뽑힐 사람이 아닌데 그저 이유없이 정권교체 타령으로만든 무지
조목조목 잘 이해하고 잘 읽었습니다.
요거 제가 내일 수업에 참고해도 될까요??
조심하십시오. 선생님 입장에서 상식을 가르치지만, 받아드리는 이의 입장에서는 정치적 메세지를 아이들에게 심는다고 할 겁니다.
네, 제 글은 참고하셔도 전혀 상관없어요.
다만, UnbeataBull 님의 말씀처럼 '오해'를
당하시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UnbeataBull 맞아요 염려스러워요. 하지만 이쪽 저쪽 모두 알려줘야지 보여지는대로만 보게 할 수는 없어서요.
@ΕΜΙΝΕΜ 예. 감사합니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 수업하면서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할께요
제갈량의 출사표가 이런 느낌이었겠지요? 뭔가 웅장해지는 느낌까지 받는 멋있는 글입니다.
트럼프를 대통령 감이 아닌 요상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는데, 우리 나라에 트럼프보다 더 말도 안되는 사람이 대통령을 하고 있습니다.
어휴 빡쳐요 진짜. 미치겠음요.
싸우죠 뭐 제상식은 니(윤)상식이랑 다르니깐요
아주 와닿습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