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다’는 속담은 ‘자식이 많은 어버이는 걱정이 끊일 날이 없다’는 뜻이다. 적어도 서너 명의 자녀를 둔 부모의 심정을 잘 대변해 주는 말이다.
지난 97년 1월에 결혼식을 올려 아들 정후(4)와 딸 가현(3)을 둔 어엿한 아빠 이종범(31)도 요즘 이 속담을 인용해가며 하소연을 한다. 자식이 남매 두명으로 부인 정정민씨와 함께 단출한 가정을 꾸리고 있지만 오프시즌을 맞아 그간 누리지 못했던 사랑을 만끽하려는 남매의 줄기찬 아우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오붓한 남매지만 집안을 뒤집는 데는 가히 서너 명의 장난꾸러기 몫을 하고 있다.
더욱이 요즘은 각종 시상식과 결혼식이 잇따라 열려 외출이 잦았던 터라 집안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남매의 애정공세가 시작된다. 무작정 품으로 뛰어드는 정후·가현 남매의 육탄 공세에 몸을 피하기가 힘들 정도다.
결국 다치기까지 했다. 아이들의 장난기를 당해낼 수가 없었는지 최근 아이들과 놀다 뒷목을 삐끗해 제대로 목을 가눌 수가 없다. 이 때문에 8일 두산 심재학의 결혼식을 찾았던 이종범은 내내 근엄한 자세로 묵직한 모습을 보였다.
시즌 중 공에 맞아 얼굴을 다치고 허리 통증에 시달려 온 그이기에 작은 부상이라도 예민한 촉수를 갖다댈 만하지만 “그래도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다”며 기분 좋게 웃었다. 하루하루 진이 빠지지만 살갑게 구는 아이들의 재롱을 보노라면 요즘 같은 아빠 대접은 전혀 귀찮게 느껴지지 않는 이종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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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변화시키는 인터넷①』
(≫≪) 미군 희생 여중생들의 죽음을 애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