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유영으로 우주의 자유로운 새가 되다.
우주타운에는 새로운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볼거리도 많았지만, 내게는 우주유영 만큼 특별한 기분을 안겨주는 체험은 없었다고 회고할 수 있었다. 우주유영은 우주공간에서 맨몸으로 허공을 헤엄쳐 다니면서 우주산책을 즐기는 우주체험이었다. 공기가 없는 우주공간에서는 아무리 무거운 물건도 무중력상태가 되어 공중에서 떠다닌다는 상식은 미리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우주공간에 몸을 내던지고 헤엄쳐 다니는 기분은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신비한 느낌이 아닐 수 없었다.
우주유영을 즐기는 장소는 우주타운 부근의 상공에 지정되어 있었는데, 다른 공간에서는 여행객들의 안전을 고려하여 장소를 제한하고 있었다. 지정된 우주공간을 벗어나면 여러 가지 위험요소들이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주유영장에서 우주를 산책하다가 잘못해서 지정된 공간을 벗어나기라도 할 때는 유영복에 설치된 비상장치에서 신호가 울리며 안전한 장소로 유인하여 이동시켜 주기도 했다. 우주유영복에는 추진장치가 달려있어 힘들게 헤엄치지 않아도 저절로 우주상공을 비행하며 날아다닐 수도 있었다.
우주유영을 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장비와 복장이 필요했다. 우주유영 장비와 복장은 샤르별의 인류들에게 개인지급이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우주여행을 떠날 때는 반드시 우주유영 장비와 복장을 휴대하고 다녔다. 우주유영은 샤르별의 인류들에게 보편화된 레저의 한 분야였으며,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여가선용이었기 때문이다.
유영복에는 몸을 보호하고 안전에 대비한 첨단기능들이 갖추어져 있었고, 호흡기능, 통신기능, 추진기능 등이 대표적 기능이었다. 우주유영을 하면서 정해진 안전공간을 벗어나 너무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유영복의 안전장치에서 경고음이 발하며 강제적으로 안전공간으로 이동되는 비상장치도 마련되어 있었다. 우주유영에 몰두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아의 경지에 빠져서 우주의 먼 공간까지 유영하며 이동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러다 잘못되면 우주의 미아 신세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러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 유영복에는 비상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우주유영 장비나 복장은 샤르별의 인류들에게 모두 개인지급되었으면서도, 미리 준비를 하지 못하고 우주여행을 와서 우주유영을 즐기려고 할 때는 유영장 관리소에서 빌려 입을 수 있었다.
유영복에는 가까이 있는 상대방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통신장치가 있어서 샤르비네와 함께 우주유영을 즐길 때는 많은 대화를 나누고 했다. 우주유영을 즐기면서 나누는 대화는 더욱 의미가 있고 우주적인 대화가 오갈 수 있어 행복한 것 같았다.
우주유영복들은 모두 빨강, 노랑, 파랑 등 원색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그래서 우주유영장에 몰려다니는 인파는 마치 우주의 큰 어항에서 원색의 물고기들이 한가롭게 헤엄치고 노는 장면을 연상케 했다.
샤르비네의 우주유영복은 노랑색이었고 내 것은 파랑색이었다. 그래서 내가 샤르비네를 바라보면 그녀가 노랑 물고기처럼 보이고, 그녀가 나를 바라보면 파랑 물고기처럼 보였다. 이 두 물고기는 하루종일 우주의 공간을 산책하면서 수많은 이야기들을 나누며 한가한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녀와 나는 서로 다정하게 손을 잡고 우주의 상공을 한가롭게 헤엄쳐 다니면서 하늘의 별처럼 무수한 이야기들을 주고받았는데, 그때 나눈 대화는 지상에서 나누는 대화보다 훨씬 새로운 감회가 있었다. 우주의 상공을 산책하면서 우주에 대하여 논하고, 삶과 죽음에 대하여 논하고, 인연과 사랑에 대하여 논한다는 것은 확실히 새로운 의미가 있었다.
우주에서는 무한한 우주의 영감이 영혼의 눈과 귀를 뜨게 하여, 잠재의식 속에 잠들어 있는 의식들을 일깨워 새로운 생각들을 떠오르게 하는 것 같았다.
이처럼 무아경지에서 새로운 감회에 젖으며 우주유영을 즐기면서 샤르비네와 나는 이런저런 토론을 나누었다.
샤르비네가 먼저 기분이 어떤지 나에게 물었다.
"구름방석에 앉아 하늘을 날아다니는 기분이오. 또 한편으로는 푹신한 솜 방석에 누워서 무한한 안식을 즐기는 기분이기도 하오."
"그리고 다른 기분은 들지 않으세요?"
"무한한 평화를 느끼오. 고요함과 침묵의 세상, 아무 욕설도 비방도 거짓된 소리들도 들리지 않는 지극히 평안한 영혼의 안식처로 느껴지오. 샤르비네는 그렇지 않소?"
"내 마음도 지금 무한한 평화를 느껴요. 마치 우리는 영원 전부터 만나서 영원 전부터 함께 살아온 느낌도 들어요. 샤르앙의 마음도 똑같지요?"
“그렇소. 그대와 나는 영원 전부터 인연을 맺어 온 사이처럼 느껴지고, 그동안 잠시 산책을 나갔다가 우리들의 고향으로 돌아온 느낌이오.”
“지금 샤르앙의 마음속에는 지상에서 겪었던 어떤 생각들이 남아 있어요?"
"내 마음은 이미 사라지고 우주의 영감만이 나의 의식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듯 하오. 그래서 나는 지금 육신의 입과 귀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의 입과 귀를 통해 그대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듯 하오."
"무변광대한 우주에서는 누구나 그렇게 무아의 경지에서 의식의 변화가 일어나요. 그런 의식의 변화 속에서 우리들 영혼은 무한한 평화와 안식을 얻게 되지요. 우주는 온통 평화로운 물감뿐이며, 그 평화로운 물감에 물들지 않을 영혼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그러면 지금 우리는 평화의 물감이 풀어진 우주어항에서 헤엄치는 평화의 물고기들이군요?"
“그래요. 우리들과 함께 우주를 유영하는 모든 인파들이 평화의 물감으로 물들어 가는 평화의 물고기들이에요."
이런 대화들을 나누며 우리는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우주유영을 즐겼다. 우주유영장에는 우리 말고도 다른 유영객들의 인파들이 원색의 물결을 이루며 떼 지어 다니고 있었다. 우주유영을 하다가 곁으로 지나가는 다른 유영객들을 만나면 서로 반갑다고 손을 흔들어 주었다. 우주에서 만난 누구도 다 반갑고 소중하게 생각되었다. 아마 지상에서 원수처럼 살아가는 사이라도 우주에서 만나면 반가운 생각이 들기는 마찬가지일 것 같았다.
우주에서는 저절로 마음도 넓어지고 너그러워지는 것 같았다.
우주의 무변광대한 세계와 비교하면 지상의 것들은 모두가 작아 보이고 아무리 거창한 이상들도 하찮게 여겨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하찮은 것들 때문에 미워하고 갈등과 대립을 일으키고 살아가는 삶들이 참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우주를 산보하는 것은 마음을 넓히기 위한 수양이라고 생각되어지기도 했다. 샤르별의 인류들도 우주여행을 즐기는 이유 중의 하나가 우주처럼 넓고 큰 정신세계를 닮아가기 위함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했다. 한마디로 우주여행은 무한한 마음공부와 정신수양이 되는 훈련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샤르비네와 단둘이 우주여행을 떠나기도 했지만 때로는 저처를 데리고 셋이서 함께 떠나기도 했고, 가끔씩은 샤르비네의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아 단체로 떠나는 경우도 있었다. 샤르비네의 친구들 중에는 나와 낯을 익히고 가깝게 지내는 사이들도 있었다.
우리는 그 친구들과 함께 단체로 우주유영을 떠나서 각종 오락을 즐기다 돌아오곤 했다. 우주유영을 하면서 즐길 수 있는 오락은 수없이 개발되어 있었다. 우주유영을 하면서 어깨동무도 할 수 있고, 묘기행진도 할 수 있었으며, 속도경쟁도 할 수 있었다.
우주상공에서 유유자적 한가롭게 흘러 다니면서, 우정을 나누고 사랑을 나누고 때로는 우주에 심취하여 사색에 잠길 수도 있는 우주여행은, 땅에서만 발 딛고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새로운 삶을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아닐 수 없었다.
샤르별의 인류들은 그렇게 땅과 하늘을 이웃처럼 왕래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점점 우주를 닮아 가는 샤르별 인류들의 마음속에는 무한한 우주의 평화가 햇살처럼 빛나고 있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4 <빛의나라, 4차원 문명세계 샤르별> - 박천수著
첫댓글 우주유영 저도 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지금 과도기가 지나고 나중에 새 시대가 도래하면 우주유영 하실수 있으실겁니다 ^^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