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4번째 검찰 출석 “尹정권의 무능과 실패 감추려고 저를 희생 제물 삼아” 조샛별(조갑제닷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성남FC 불법후원금 사건 및 위례·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에 이어 올해만 4번째 검찰 출석이다.
이날 오전 10시 25분경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 대표는 지지자들 앞에서 준비한 원고를 꺼내 읽었다. 그는 “벌써 네 번째 소환이다. 저를 희생 제물로 삼아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정치 실패를 감추려는 것”이라며 “없는 죄를 조작해 뒤집어씌우고,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겠다는 정치검찰의 조작수사”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을 향해 “수십 수백명이 이유 없이 목숨 빼앗겨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불안한 나라, 상상을 초월하는 폭력 통치 때문에 두려움과 공포가 만연한 나라, 자유의 이름으로 각자도생이 강요되는 벼랑 끝 사회”를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이어 “국민을 무시하고 억압하는 정권은 결코 오래갈 수 없다”며 “세계사에 유례없는 무혈촛불혁명을 완성했던 우리 국민들은 반드시 다시 떨쳐 일어나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을 다시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제 발로 출석해 심사받겠다”며 “저를 보호하기 위한 국회는 따로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국회의원의 회기 중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법원을 찾아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고 밝힌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2월 대장동·성남FC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을 부결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윤석열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와 폭정에 당당히 맞서겠다”며 “공포 통치를 종식하고 민주 정치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얼마든지 희생 제물이 되어 주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약 12분간의 입장문 발표를 마치고 오전 10시 41분쯤 서울중앙지검 로비로 향했다. 이날 조사 일정은 오전 10시 30분으로 잡혀있었는데 ‘11분 지각’ 한 것. 그는 로비 앞 대기 중이던 취재진에 “이런 무도한 일을 벌인다고 이 무능한 정권의 정치 실패, 민생 실패가 감춰지지 않는다”고만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백현동 개발 특혜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4∼2015년 분당구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민간업자에 각종 특혜를 몰아줘 성남시에 손해를 끼친 혐의다.
▲부지 용도를 4단계(자연·보전녹지→준주거지역) 상향시켜 주고, ▲임대주택 비율을 10%까지 낮춤으로써 민간업자에게 수천억원대의 개발이익을 안겨 줬으며, ▲공공성을 확보할 목적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참여하는 것이 조건이었으나 이유없이 배제시킴으로써 민간 개발업자에게 특혜를 몰아줬다는 의혹이 핵심이다.
검찰은 이 대표 등 성남시 수뇌부가 2006년 성남시장 선거 당시 선대본부장을 지냈던 김인섭(구속기소)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와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의 로비를 받아 위와 같은 특혜를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