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외과에서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직접적으로 전담한 수업을 들어본 적은 없고 때때로 외교정책 배우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과 그 이유를 적으시오라는 식의 문제가 나오긴 하죠.
외교정책에는 대충 밴드웨거닝, 세력균형이 있습니다. 이 두가지 방법은 어느 한쪽에 붙는 방식으로 '중립'이나 '나혼자 잘나'식의 혼자살기 방법은 아예 옵션에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사실 그렇게 엄청난 국가가 아니기땜시롱 외교정책 구사에 있어선 누구에게든 붙어야겠죠. 사실 엄청난 국가도 패거리를 마련합니다. 혼자는 어렵지요.
밴드웨거닝은 포장마차를 의미하는 영어단어 밴드웨건에선 나온 말로 강자에게 붙는 겁니다. 우리나라나 일본, 프랑스, 독일, 영국 등이 2차대전후 미국에 붙은 것과 같지요. 많은 분들이 프랑스나 독일을 도립적인 세력으로 생각하실런지 몰라도 사실은 전혀 아닙니다. 가끔 장난도 치고 칭얼도 거리지만 기본적으로 유럽안보를 지키는 것은 '나토'고 나토사령관은 미국인 모든 작전체제도 미국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태평양 전쟁이 끝나고 대한민국은 미국이라는 포장마차의 조그만 빈자리를 꿰찰려고 했지요. 근데 사실 당시 우리나라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약간 방치되다가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확실히 미국주도의 국제체제에 합류했습니다.
밴드웨거닝은 일단 좋습니다. 잘만 풀리면 별 고생없이 이익이 많습니다. 집단생활하면 소속된 이들이 보통 강한 애들편에 서려고 하는 이유와 똑같죠. 근데 밴드웨건에 그냥 무조건 태워줍니까 무슨 이유가 있어야지요. 한국, 일본, 독일 등은 미국이 냉전하에서 공산주의와 싸우기 위해 지원한 대표적인 국가로 당시엔 반공세력에 대한 방패막이라는 밴드웨건에 탈만한 좋은 이유가 있었죠. 당시엔 공산주의 소련 주위를 빙둘러 강한 반공국가를 세운다는봉쇄이론이 인기였답니다. 전 뭐 잘 모르겠지만 남미에서 벌어진 좌익혁명수출을 보면 이해가 될듯도..
세력균형은 절대지존을 막는다는 모토로 어중간한 세력이 자기들끼리 모여 강자를 막는 방식입니다. 사실 유럽은 잘 아시다시피 세력균형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계몽시대 이후의 영국이 유럽에서의 세력균형을 맞추려고 하였고, 그 전에도 이런 움직임은 많았습니다. 세력균형을 하려는 계몽시대 이전까지 한 세력이 크게 성장에서 좋은 일이 있던 적이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나폴레옹의 프랑스, 카이저의 독일, 다시 로마제국을 꿈꾸는 몽상가들이나 등장하죠.
근데 세력균형은 끊임없는 전쟁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비밀외교'와 함께 양차세계대전의 원흉으로 지목됩니다. 세력은 끊임없이 바뀌고 고로 편도 끊임없이 바뀌고.
그렇다면 현재의 절대강자인 미국은 뭐라고 할까요? 자기가 골목대장이라고 인정할까요? 절대 아니죠. 원래 현실은 어떤 공평한 이데올로기를 필요로합니다. 로마제국시절의 '팍스 로마나'나 중세의 '기독교 왕국', 중국 수천년의 '중화이데올로기'
현실은 전혀 관계가 없더가도 그 이상향은 있어야죠. 그래야 소속원들이 수긍하지 않겠습니까? 정치학자들은 크게 이상주의와 현실주의로 갈리는데, 현실주의자들은 언제나 국가는 싸울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현실을 봐라고 합니다. 지금은 미국만 골목대장이고 미국을 중심으로 다 돌아간다라고 주장합니다. 이것은 현재 한국인들의 생각과 매우 흡사합니다만 아주 큰 차이는 이걸 이야기하는 것이 미국학자들 그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사람들이다는 것이지요.
그들의 주장은 '미국만 골목대장인 것이 현실이다. 고로 미국 맘대로 하면 된다.' 아니면 최소한 미국이 알아서 하면 된다라는 것입니다.
이상주의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국제정치를 생각합니다. 전세계가 대등하고 평화로운 국제관계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 방법으론 보통 국제레짐이 이야기 되는데, 국제레짐은 대충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 국제적인 인권의식 등을 말합니다. 예를들어 이라크 교도소의 만행이 문제시된 것은 국제레짐의 영향이지요. 인권의식, 미디어, 국제법등이 미국 아가씨가 공화국 수비대 '곳휴'를 가지고 노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북한보고 핵포기하라고 할 때, 우리는 스스로 지금의 국제관계를 이상적이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습니다. '무기를 포기해라! 왜? 너가 무기없어도 넌 잘 살 수 있다'는 논리가 북핵포기에는 녹아들어 있는것이죠. 두서없이 이리저리 흘렀는데 현재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이상향은 국제레짐으로 이루어진 세계평화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현재 세계평화가 이루어지는 중이라 생각하시는지, 아니면 미국이 강한 힘으로 움켜쥔 그런 세계인지.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미국이 골목대장인 세계라고 생각하신다면 또 문제 미국이 짱인 것과 우리가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지는 별개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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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소국? 중진국? 강소국? (뭐 어떻든) 국민으로 미국에 붙을 것인지 아니면 어디 딴나라를 찾아보실 것인지? 아니면 가진 것 별로 없지만 화끈하게 살겠다는 식으로 자주외교라고 크게 외치시던지, 어떻게 하실런지요?
저요? 전..... 유 메이 세이 아임 드림머, 벗 아임 낫 디 온리원(모 팝송의 가사)... 이상주의자니 세계평화나 바랄렵니다.
첫댓글 강국에 붙는 것도 나쁜 건 없지만, 유연성과 현실의 파악이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미국을 보고 "혈맹" 이나 "형제국"이라고 칭하는 것은 미국이란 나라의 본질을 몰라서 하는 소리겠지요. 명나라의 신하국으로 행동하던 조선과 다를 바 없겠지요. 광해군도, 중립외교라기 보단 양다리를 걸쳤다는 게 더 옳은 말이겠지요...
적어도 미국은 중국처럼 굴지는 않습니다. 중국놈들...겪어보면 굉장히 무서운 자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