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대 몇?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400m 계주를 보고 있었다. 한국이 약한 종목이라 다른 나라 선수들끼리 경주를 벌여 재미는 없었다. 엄마는 거실을 이리저리 청소하고 계셨고 누나는 컴퓨터를 하고 있었는데, 잠시 후 누나가 방에서 "무슨 경기를 해?" 하고 물었다. 그러자 엄마가 청소를 하시다가 "마라톤인가 벼…" 하고 대답하셨다.
엄마의 대답에 속으로만 웃고 있던 나는 누나의 다음 한마디에 그만 뒤집어지고 말았다. "몇 대 몇이야?"
건방진 세탁기
오랜만에 백수로서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가사일에 전념하기로 결심했슴다. 청소하고 설거지를 하고, 마지막으로 세탁기를 돌리기로 했슴다.
그런데 세탁기 전원을 켜는 순간 삐삑거리면서 나불대는 것임다. 순간 저는 화가 나서 세탁을 그만두어야 했슴다.
백수라고 세탁기마저 나를 무시하다니…. 오늘은 참 열받는군요. 그 세탁기에 나온 말은 이랬슴다. "뚜껑 열림… 뚜껑 열림…"
호랑이와 무장공비
어느 산골에서 있었던 일이다. 세상 빛을 본 지 한 달째 되는 새끼 호랑이는 산 속 어디를 가도 모두 자기를 두려워해 괜히 우쭐해졌다. 어느 날, 새끼 호랑이는 '좋아. 내가 진짜로 용맹하고 멋있는 호랑인지 알아봐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됐다.
누군가에게 100번 물어서 자기가 호랑이가 아니라고 얘기하면 자살하겠다고 말이다.
자신만만하게 걸어가다가 토끼·늑대·여우·말 등에게 물어보니 한결같이 "호랑이님입니다"라고 했다. 이렇게 99번째까지 모두 호랑이라고 답해 주어서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이제 마지막 한번. 어디 누가 없을까 하고 헤매던 중 무장공비가 땅 속에 숨어 있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공비한테 가서 "아저씨, 내가 뭘로 보여요?" 하니까,
공비가 "×! × ×××. ××××"라고 했다. 그 바람에 호랑이는 죽고 말았다. 공비가 뭐라고 했을까? "야! 이 개새끼야. 비키라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