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스타 워즈' 시리즈의 '레아 공주', 미국 배우 캐리 피셔(60)가 12월 27일 오전 8시 55분
(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세상을 떠났다. 피셔는 지난 23일 런던에서 LA로 가는
비행기에서 심장마비 증세를 보인 뒤 중환자실에 입원해 4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1957년 부모인 Eddie Fisher와 Debbie Reynolds와 함께
피셔의 아버지는 '애니 타임' 등을 부른 50년대 팝 아이돌 가수 에디 피셔, 어머니는 '사랑은
비를 타고' (1952)에서 진 켈리의 상대역이었던 스타 여배우 데비 레이놀즈다. 하지만 그녀가
태어난 지 3년 뒤 아버지 에디는 이혼하고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재혼했다.

1978년 영화 '스타 워즈' 촬영 당시 해리슨 포드와 캐리 피셔
캐리 피셔는 1975년 영화 '샴푸'를 통해 할리우드에 데뷔했고 1977년 '스타 워즈' 시리즈 첫 편
출연 뒤 하룻밤 새 수퍼스타가 됐다. 레아 공주는 광선총을 쏘고 직접 우주선을 모는 당시로는
보기 드문 능동적 여성 캐릭터였다. 금속 소재 비키니 차림 등 과감한 노출도 화제를 모았다.
캐리 피셔는 지난해 '스타 워즈 : 깨어난 포스'에도 출연했고, 지난 여름에는 '스타 워즈
에피소드8' 촬영도 마쳐 이 작품이 피셔의 유작이 될 전망이다.
또한 '사이먼 앤드 가펑클' 멤버 폴 사이먼과의 짧은 결혼 등 사생활도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1983년 폴 사이먼(Paul F. Simon)과 결혼한 캐리 피셔
작가로도 활동했는데 그녀가 쓴 자전적 소설은 메릴 스트리프이 주연한 영화 '헐리웃 스토리
(Postcards from the edge ·1990)' 로 만들어졌고 다른 작가의 시나리오를 다듬는 스크린 닥터
(screen doctor)로도 이름났다. 열렬한 여성주의자이기도 했다.
한편 그의 모친인 영화배우 데비 레이놀즈도 사망했다. 딸 캐리 피셔의 사망 다음 날이다.
12월 28일(현지시각) 로스엔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께 로스엔젤레스 콜드워터
캐년 1700번지에 구급차가 도착했는데 데비 레이놀즈가 호흡 곤란을 호소해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고 한다. 향년 84세.
모친 데비 레이놀즈와 딸 캐리 피셔
로스앤젤레스 소방당국 마거릿 스튜어트 대변인은 "사생활 보호법에 따라 환자의 신원이나
증상을 특정할 수 없다"면서 "심각한 상태에 처한 여성이 세다스 시나이 메디컬센터로 옮겨
졌다"고만 밝혔다.
다수의 매체들은 데비 레이놀즈가 딸 캐리 피셔의 장례 절차를 논의하다 뇌졸증에 빠진 것으로
전했다.

2016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11회 아메리칸 코메디상 시상식에서 캐리 피셔가
평생공로상을 수상한 그녀의 어머니이자 배우인 데비 레이놀즈와 포즈를 취한 모습.
/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