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의 흥망성쇠는 그 나라를 경영하는 국가 지도자의 자질과 능력에 의해서 左之右之(좌지우지) 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신의 저서 “정치학” 앞부분에서 국가란 일종의 공동체이며 다른 공동체와 마찬가지로 공공의 선을 추구한다고 보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공공생활과 관련된 통치술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세입과 세출, 전쟁과 평화, 영토의
방위, 수입과 수출 그리고 입법의 다섯 가지 라고 보았다. 이를
현대 국가경영의 용어로 바꾸면 재정, 외교, 국방, 무역 그리고 헌법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나라를 다스리는데 경제 통치술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점은 양의 동서와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주목 할 필요가 있다. 공산주의
국가나 독재 국가에서도 국민의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경제 통치술이 대단히 중요한 수단이다. 인민들로부터 순종과 충성을 확보하려면 인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주며 불만의 도화선을 차단 할 만큼 지도자는 유능한 경제 통치술을 발휘해야 한다. 중국의 덩샤오핑과 싱가포의 리콴유는 성공한 사례에 속한다.
북한 김정은 국무 위원장이 소위 말하는 레드라인(red line)에
육박 할 정도로 최근 위험수위를 높이며 미사일을 연달아 쏘며 도발 행위를 자행하는 것도 이유가 있다. 자신의 경제적인 통치술의 무능으로 인하여 인민들의 불신과 불만을 사고
궁극적으로는 권력기반이 위협을 받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미국과 정상회담을 재촉하기 위한 몸부림이 아닌가 싶다.
잠시 공산주의 사회에서 일어난 경제통치술의 실패사례를 살펴보자.
구소련의 지도자 니키타 흐루쇼프 수상이 1959년 9월 미국을 방문 한 후 미국의 근대식 농업경영에 영감을 받아 새로운 농업 정책을 실시 할 것을 발표했다. 그는 자신이 발표한 농업정책이 성공하면
소련이 밀, 우유, 버터 생산에서 미국을 앞지를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소련의 지방관리들은 흐루쇼프 수상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발생할 정치적 후유증을 염려하여 농업생산을
무조건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소련의 농업기술은 원시적인 수준이었기 때문에 흐루쇼프의 육류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농민들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직 목표달성에만 집착했다.
농민들은 종자 소를 도살하고 심지어는 상점에서 고기를 사서 직접 생산한 고기인양 정부에 되 팔기도 했다. 종자 소를 도살한 까닭에 세월이 흐르면서
소 사육 두수가 줄어 들면서 육류가격이 인상되었다.
흐루쇼프 수상의 새로운 농업 정책이 시행되고 난 후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식료품비가 급등하면서 여기저기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당시 소련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22명이 사망하고 87명이 부상했으며, 116명의 시위자가 유죄판결을 받고 이 가운데 7명이 처형되었다. 2년뒤 식량부족에 시달리던 소련은 경제위기를
맞았고 그 결과 평화적인 쿠
그로부터 20여년후 고르바초프 역시 흐루쇼프의 뒤를 이어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개혁을 시도 했다. 그러나
그의 개혁 프로그람 역시 원하던 결과를 얻는데 실패했다. 그 실패가 고르바초프의 축출로 이어지고 소련 연방이 붕괴 되었다. 소련의 전직 고위관리들이 후에 내놓은 증언들은 레이건 미국 대통령의 대외적인 경제 통치술이 1980년대 말 지구상의 최대 공산국가인 소련의 붕괴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레이건 행정부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협력 하에 석유가격을 억제하고 소련-서유럽간
천연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을 저지하여 소련 경제에 타격을 주었다. 나아가 국제 금융시스템을 이용하려는 소련의 시도를 방해했다. 또한 서방의 첨단 기술이 소련으로 유입하지
못하도록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소위
스타워즈라는 전략뱡위구상을 통해 소련의 핵 위협에 대응했으며 적극적인 군비 확충으로 소련경제에 더욱 압박을 가중 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결의로 우방과 공조 하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가하는 대외 경제 통치 술은 전쟁의
정치적 위험을 피하고자 하는 자유주의 정치가들이 즐겨 이용하는 수단이다. 이 대외 경제 제재는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상대에게 submission 승을 거둘 수 있는 경제전쟁의 매우 유효한 수단이다.
문재인 대통령 2년 집권하의 경제통치 성적표는 낙제점이다. 고용,
투자, 수출, 생산, 민간소비 모두가 부진의 늪을 헤어 나지 못하고 있다. 최저 임금 인상 그리고 주 52 시간
근로시간단축은 정책의 선한 의지 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작용을 낳고 민간경제활동과경제성장의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경제가 중병에 걸려 신음하는데도 정부는 검증되지 않는 소득 주도 성장만을
경제통치술의 만병통치처방으로 고집하고 있다.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아 KBS와 대담을 했다. 문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추진한 고용과 민생 경제정책의 성과가 부진하고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경제 정책의 기조를 바꾸겠다는 언급이나 변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임기 3년차부터
새로운 출발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공산주의 국가나 독재국가를 막론하고 공동체를 풍요롭게 하는 경제 통치능력이 부족하면
자신의 권력 기반을 잠식하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물론 자유주의 국가도 예외는 아니다. 촛불시위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한 민국의 지도자가 될 기회의 창을 열어준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촛불시위로
태어난 정부가 아무리 至高至純(지고지순) 하다 해도 시장경제와
경제논리에 역행하는 포퓰리즘에 편승한 경제통치술로는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공동체의 경제 발전을 이루기 어렵다고 본다.
박근혜 전 정권에서 문재인 정부로 집권당과 지도자가 바뀐 상태에서도 “無能(무능)”이라는 단어의 정의는 국어사전에서 달라지지 않았다. 이세상의 원리가 무능한 집단이나 지도자는
유능을 자처하는 집단이나 지도자에게 도전을 받게 되어 있다.
춘추전국시대의 명의로 알려진 扁鵲(편작)은 여섯가지 병은 고칠 수 없다고 六不治(육뷸치)를 공언했다. 그 첫번째 고칠 수 없는 병(일불치)이 驕恣不論於理(교자불론어리)즉
교만해서 병이 난 원리를 따져 보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으니 집권 더불어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께서 扁鵲(편작)의 一不治(일불치) 를
다시한번 살펴 보았으면 한다. 사람의
건강이나 나라의 경제는 한번 기울어지면 회복 할 길이 없다. 경제통치술에 관심이 있는 국가지도자라면 鹽鐵論(염철론)에 나오는 扁鵲不能肉白骨(편작불능육백골-아무리 충신이라도 망한 나라를 회복 시킬 수 없다)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기억했으면 좋겠다.
어느 나라 어느 시대이든 인도적이고 자비로운 인물이 정치지도자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는 이의를 제기 할
사람이 없다. 그러나 특별한 시기에는
그러한 인물이 나라에 이롭지 않을 수 있다는 마키아벨리의 견해에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비로운
유형의 통치자는 성격적 결함으로 인하여 자신과 국가에 해로운 정치적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상황변화에 구애 받지 않고 북한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쌀을 지원을 하겠다는 인도주의적인 독트린(doctrine)을 밝힌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뚝심을 가지고 初志一貫(초지일관) 밀어 붙이는 북한에 대한 고도의 전략적 대외경제통치 술에
김을 빼는 모습으로 국제 사회에 비치지 않았으면 한다.
미국의 제 33대 대통령 해리 투르만은 루스벨트 대통령의 사망으로
부통령에서 대통령을 직을 승계하고 재선에 성공하였다.
검증되지 않은 트루먼대통령이 링컨 대통령 이후 가장 존경 받는 루스벨트를 대신하여 전쟁을 종식 시키고 전쟁 이후 국내외
다양한 도전에 맞서 국정을 잘 이끌었다. 트루만은
재선에 성공하여 루스벨트의 계승자가 아니라 그 자신이 자격을 갖춘 미국의 대통령으로 당당히 인정받게 되었다. 재임 중 한때 트루먼의 지지율이 23%까지
곤두박질 했던 적도 있었다. 헤리
트루먼 제33대 대통령(1945-1953)은 20세기 미국의 역대 대통령 19명 가운데 위대한 대통령으로 평가되는
4명 가운데 한 명에 포함된다. 역사가들은 트루먼을 시어도어 루스벨트,
우드로 윌슨, 프랭클린 루스벨트와 같은 반열에 올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임기 중 탄핵으로 촛불의 축하 세례를 받으며 대통령에 당선 되여 2년간 국정을 이끌어 왔다. 지난 2년간의 문대통령의 치적은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경제와
민생은 낙제점이나 북한과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한 부분은 아직 성과가 미흡하나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다. 사람의 몸도 영양을 고루 섭취해야 건강 하듯이 문재인 대통령도 남은 임기
동안 대북관계 개선뿐만 아니라 국정의 모든 분야에 골고루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국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국정의 여러 분야에서 훌륭한 과업을 이루기
바란다. 죄송하오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년간 쌓은 국정수행
성취도를 점수로 환산하면 Hall of Fame 보다 Hall of
Shame쪽에 더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보수 우파인 필자의 관점에서 평가해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남은 임기 동안 그 동안의 부진을 만회하여
역대 대통령가운데 국민의 뇌리에 기리 기억되는 영예로운 대통령의 반열에 오르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The great difference between the real
statesman and the pretender is, that the one sees into the future, while the
other regards only the present; the one lives by the day, and acts on
expedience; the other acts on enduring principles and for immortality. Edmund Burke (1729-1797), Irish statesman,
orator and political theorist and philosopher
진정한 국정 지도자와 아류(亞流)의
가장 큰 차이는 전자는 (혜안을 가지고) 미래를 통찰 하나
후자는 지금 이순간을 중요시한다. 아류는
편의주의적 처신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나 진정한 국정지도자는 불변의 원칙과 불후의 명성을 (남기기)위해 처신한다.
에더먼드 버크 (1729-1797) 아이랜드 출신의 영국 정치가, 연설가, 정치철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