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쿵쿵...통통...이러한 우리 몸속에서 나는 소리를 비롯해서 움직일 때 나는 소리, 사람의 목소리 등등을 음악의 한 부분으로 볼 때 음악은 어디에서도 우리와 함께 한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소리를 듣고 자라면서 각종 소리에 반응하고 표현한다. 그리고 사람들의 특성에 따라 좋아하는 소리나 음악의 종류도 다양하다. 음악치료는 음악을 치료의 매개물로 하여 내담자의 바람직한 행동변화와 성장을 도모하여 자아를 실현하고, 음악의 요소인 리듬의 힘을 활용하여 마음의 질서를 찾게 도와줄 수 있다. 이러한 음악적 경험을 통하여 만족감, 안식, 감수성 등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빠하고 나하고’, ‘과수원 길’을 좋아하는 한 자폐아동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이 아이는 치료실에 들어오면 항상 벽을 두드리며 돌아다니고, 양손을 돌리거나 침을 뱉고 바닥에 누워 응얼거리는 행동을 보이곤 하였다. 이 아이는 ‘아빠하고 나하고’와 ‘과수원길’을 좋아하는데, 이 노래는 2년 동안 유아원을 다니면서 내내 녹음기 옆에서 하루 종일 들은 노래였다고 하였다. 이 아이가 처음 연구소를 방문했을 때에는 여러 종류의 타악기를 늘어놓고 어떤 악기에 반응하는지 알아보았다. ‘아빠하고 나하고’를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악기 오리엔테이션을 하는데 윈드벨을 잠깐 소리 내어 보고는 “아”하는 소리를 내었다. 이 때 아동의 소리에 맞추어 같이 ‘아빠하고 나하고’ 멜로디에 소리를 같이 내주면서 치료사는 아이와 마주 앉아 눈맞춤과 신체 접촉을 시도하였다. 잠시 후 이 아이는 치료사가 자기 소리에 반응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소리를 길게 혹은 짧게 하는 등 여러 형태의 소리를 내었다. 치료사도 같이 따라하면서 윈드벨을 만지자 아이는 슬그머니 윈드벨 앞쪽으로 와서 악기를 만지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치료사와 교감이 형성되자 그 아이가 좋아하는 노래의 느낌을 여러 방식으로 바꾸어 주었다. 예를 들어 장조를 단조로 바꾸고 템포도 느리게 하였다가 빠르게 바꾸는 등 각종 변화를 주어 치료사와의 음악적 대화를 시도하였다. 아이의 반응은 다양했다. 평소와는 다르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과 동시에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을 나타내어 얼굴을 찡그렸다 웃었다 하면서 치료실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이러한 배회 행동을 줄이고자 한번은 원래 조인 장조와 또 한번은 다른 조로 느리게 연주하여 불안감을 점차 낮추도록 하였다.. 이 아동의 또 하나 부정적인 행동은 침 뱉기였는데, 그때마다 리드혼(나팔 종류)이나 하모니카를 입에 대어 줌으로써 그런 행동을 억제시켰다. 동시에 소리를 내어보게 함으로써 호흡조절을 연습시켜 발성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또한 좋아하는 곡에 가사를 바꿔 불러주어서 일상생활에 필요한 말들을 익히게 하고, 악기와의 접촉을 통해서 치료사와의 상호관계를 점차 발전 시켰다. 치료 횟수의 증가에 따라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다음에 또 와요” 등의 말을 하는 등 언어의 표현이 호전되었고 간단한 대화가 가능해지기 시작하였다.
이 아동은 8개월이 지난 지금 유치원에서 또래와의 대인관계가 눈에 띄게 향상되어졌다. 행동조절도 현저히 좋아져서 말의 수나 내용이 늘어가면서 좋아하는 악기나 노래들이 폭 넓게 늘어나고 있으며, 새로운 음악적 경험에 호기심을 나타내는 단계로까지 호전되었다. 음악치료에서 보여지는 음악의 힘은 위에서 든 사례에서 보듯 부정적인 행동으로부터의 탈피 및 변화 즉 자신감, 사회성, 대인관계, 운동력, 학습력, 정서발달 등에 영향을 주며, 음악적 경험과 음악 요소들의 여러 관계를 통하여 역동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음악치료의 효과는 개개인마다 각기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악기와의 탐색을 통해 자기 느낌을 표현하거나, 노래를 통해 인지 향상을 도모할 수 있고, 음악 역할 놀이를 통해 사회성을 제고시키는 등 각기 다른 치료 기법이 적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