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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분 / 한글자막 / 미성년자 관람불가>
전 세계를 사로잡은 스타일의 쇼크, 흥분과 열정의 걸작
장기공연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성공적으로 영화화, 선댄스를 비롯한 전 세계 영화제에서 각종 상을 휩쓴 화제작
여자보다 예쁘고 노래도 잘하는 가수 '헤드윅'과 그의 밴드 '앵그리 인치'가 보여주는 풍부한 상상력, 재기발랄한 위트, 감동적이고 유쾌한 코믹 록 뮤지컬
뮤지컬 원작은 물론 영화 각본, 감독, 여장남자인 주인공 '헤드윅' 역할까지 도맡아 세계를 놀라게 한 만능 엔터테이너 존 카메론 미첼의 천재적인 두뇌와 뛰어난 감각
대담한 컨셉, 인상적 비주얼, 독특하고 열정적인 춤과 노래, 감동의 스토리... 신나는 록 뮤지컬의 진수.
=== 줄거리 ===
남아있는 것은 1인치뿐인 록 스타 헤드윅과 앵그리 인치에 관한 이야기
동 베를린에서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한셀은 미군 라디오 방송에 심취하면서 데이빗 보위, 루 리드, 이기 팝 등의 음악에 열광하는 소년이다. 좁은 아파트에서 그의 유일한 즐거움은 엄마를 피해 오븐 속에서 미국의 락 음악을 듣는 것.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미국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찾아 온다. 바로 미군 병사가 그에게 여자가 되는 조건으로 결혼을 제의한 것...
이에 그는 성 전환 수술을 받기로 하지만, 싸구려 수술의 실패로 인해 그에게는 여자의 가슴 대신 1인치의 살덩어리만이 남게 된다. 몇 년 후, 캔사스 트레일러에 사는 헤드윅은 <미녀 삼총사>의 주인공 파라 포셋의 가발을 쓰고, 록 밴드인 '앵그리 인치'를 조직하여 변두리 바를 전전하며 노래를 부르며 생활한다. 그러던 중 16세 소년 토미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토미는 그녀를 배신하고 그녀가 만든 곡들을 훔쳐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하는데...
[헤드윅]의 탄생은 1994년 LA에서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 옆 좌석에 나란히 앉게 된 두 남자의 우연한 만남에서 비롯되었다. 존 카메론 미첼은 옆 자리 청년이 파스빈더의 책을 읽고 있는 것을 보고 ‘영화에 관심이 있느냐’고 물었다. 스티븐 트래스크라는 이름의 그 남자는 영화에 대한 관심뿐만 아니라 삶의 많은 부분에서 카메론 미첼과 통하는 점이 많았다.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그들이 둘 다 창작에 재능이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밴드 ‘Cheater’의 리더로 베이스를 연주하면서 작사와 작곡까지 하던 뮤지션 스티븐 트래스크는 당시 뉴욕의 유명한 드랙퀸 클럽 ‘스퀴즈 박스’에서 연주를 하면서 음악감독 일을 하고 있었다.
일찌감치 스스로의 성정체성을 인정한 동성애자였지만 미국 게이 커뮤니티의 분위기를 달가워하지 않았고, 그 문화에 익숙하지 않았던 미첼은 스퀴즈 클럽에서 처음으로 드랙퀸 쇼를 보았다. 화려한 여장을 하고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처럼 게이 아이콘이 된 팝 디바의 노래를 립싱크하면서 과장된 무대를 보여주는 것이 전형적인 드랙퀸쇼였지만, 스퀴즈 박스는 퍼포머가 자신의 육성으로 노래를 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당시 뉴욕의 젊은 아티스트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었다. 그러한 시점에 존 카메론 미첼은 드랙퀸으로 분장한 한 명의 배우가 직접 노래를 하면서 스탠드업 코미디를 보여주고 드라마도 가미하는 공연을 구상하게 된다.
트래스크는 타고난 이야기꾼이자 뛰어난 배우인 미첼이 해준 온갖 이야기 중에서도 철학자 아리스토파네스가 [향연]에서 설파했던 인류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에 매료되었다. 그 주장에 따르면 인류는 원래 두 개의 머리와 네 개의 팔, 그리고 네 개의 다리를 가진 완전한 존재였는데, 각각 남자와 여자, 남자와 남자, 그리고 여자와 여자 세 부류로 이루어져 있었다. 하지만 이 최초의 인간들은 스스로의 완전함으로 인해 교만해졌고, 그에 분노한 신이 번개를 내리쳐 그들을 둘로 쪼개 누어버린 것이 지금 우리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애초에 남자와 여자가 붙어있는 한 몸이었다가 갈라진 인간들은 이성애자가 되고, 남자와 남자였거나 여자와 여자로 한 몸이었던 인간들은 동성애자가 되었다는 것이 다양한 성정체성이 존재하는 데 대한 고대 그리스인의 그럴듯한 설명이다.
반으로 갈라진 불완전 존재로서 원래 자신의 일부였던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 떠도는 인간의 숙명을 노래로 만들어달라는 미첼의 부탁을 받고 트래스크가 곡을 쓰고 가사를 붙인 것이 [헤드윅]의 메인 테마곡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랑의 기원 Origin of Love’이다. 이어서 토미와 헤드윅이 반복해서 부르는 ‘Wicked Little Town'이 완성되었고, 기존의 곡들을 가사만 바꾸어 부르는 식으로 부족한 곡수를 채우는 과정을 지나 점차 오리지널 넘버의 비중을 높여나갔다. 1994년 7월29일 밤 뉴욕 소호의 스퀴즈 박스에서 처음 무대에 올려진 [헤드윅]이 제대로 된 공연의 형태를 갖추게 되자 이 작품의 열렬한 지지자가 된 초기 투자자 8명이 2만 9천 달러를 모았다. 일단 [헤드윅]을 위한 전용공연장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고, 그 극장이 일반적인 공연장과는 완전히 달라야 한다는 데도 뜻이 통했다.
그들이 선택한 곳은 한 때 ‘정육점 구역’으로 불렸고 밤이 되면 매춘부들을 흔히 볼 수 있는 허드슨 강 인근의 호텔 리버뷰의 폐쇄된 볼룸이었다. 여기저기서 얻어온 벽지와 의자로 극장이 꾸며졌고 타이타닉 침몰 사건의 생존자들이 묵었다는 호텔의 실제 역사는 대본에 반영이 되었다. 밤이 되면 을씨년스러운 밤바람과 미심쩍은 여인들이 다가오는 쾌적하지 않은 지역의 분위기는 [헤드윅]을 보러오는 관객들에게 자신들이 앞으로 경험하게 될 작품이 결코 평범하지 않을 것이라는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하는 데 제격이었다.
1998년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에 막을 연 [헤드윅]의 오프 브로드웨이 초연은 대성공을 거두었고, 헤드윅이 작품 속에서 자신의 록 히어로로 언급한 데이비드 보위가 관객의 한 사람으로 극장을 찾는 드라마 같은 순간도 있었다. 뮤지컬 [헤드윅]의 열렬한 팬을 자처한 인물 중에는 마돈나와 로지 오도넬이 포함되어 있다.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록 매거진인 롤링 스톤지가 이 작품을 가리켜 ‘그 길고 보잘 것 없는 록뮤지컬의 역사 속에서 진정한 록을 선보이는 첫 번째 뮤지컬’이라고 찬사를 보낸 배경에는 브로드웨이와는 일면식도 없었던 스티븐 트래스크가 만든 음악과, 뮤지컬 문법에 익숙했지만 그 이전에 ‘로큰롤 베이비’로 자라왔고 글램록의 정신을 누구보다 잘 이해했던 존 카메론 미첼의 만남이 있었다.
헤드윅을 이루는 조각들
사실 존 카메론 미첼이 처음 주인공으로 생각했던 것은 미군 장성의 아들로 정션시티에 살면서 동성애 성향과 독실한 가톨릭 신앙, 글램록의 매혹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토니 노시스였다. 베를린 주둔 미군 사령관인 아버지와 독실한 가톨릭교도인 어머니의 아들로 태어나 독일인 보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랐고 친구 없는 기숙학교 생활을 견디는 탈출구로 글램록에 빠져들었던 그 자신이 반영된 캐릭터였다. 하지만 드랙퀸쇼의 주인공이 여성이어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스티븐 트래스크가 상기시키면서, 이야기는 방향을 틀게 된다.
헤드윅의 모델이 된 또 한 사람의 인물은 존 카메론 미첼의 어린 동생을 돌봐주었던 잉가라는 이름의 독일여성이었다. 트레일러에 살고 있는 그녀에게 놀러가는 것을 좋아했던 미첼은 잉가가 매일같이 낯선 사람들과 데이트를 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후일 그것이 매매춘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미군 병사 루터에게 버림받은 후 트레일러에 살면서 낮에는 스펙 장군의 어린 아들을 보살피고, 밤에는 몸을 팔았던 헤드윅의 생계유지방편이나 한국인 이혼녀들로 이루어진 그녀의 밴드메이트들은 미군 기지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독일인과 한국인 여성들에 대한 미첼의 기억이 반영된 것이다.
헤드윅이 격렬한 흥분상태에서 부르는 곡 중 하나인 ‘Exquisite corps’의 가사에는 스스로를 ‘여기저기서 기워다 붙인 콜라쥬’에 비유하는 절규가 들어가 있다. 극중에서 헤드윅이 겪은 육체적이고 정신적인 수난과 혼란을 말하는 것이지만 ‘헤드윅’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존 카메론 미첼과 스티븐 트래스크가 살아오면서 경험한 일들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콜라쥬’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존 카메론 미첼이 [헤드윅]을 일컬어 브로드웨이 식으로 정형화된 공산품이 아니라 마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작은 선물이라고 표현하는 근거는 이 작품이 그 자신을 비롯한 실재하는 인간의 고통과 두려움, 그리고 정화를 담아냈기 때문일 것이다.
극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헤드윅이 가발과 여자옷을 벗어던지고 브래지어 속 토마토까지 터뜨려버리는 장면은 실제로 미첼이 지켜보았던 드랙퀸쇼의 돌발상황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었다. 그의 스승이기도 했던 노련한 드랙퀸 미스트리스 포마이카는 공연 중 실수로 가발이 벗겨지자, 드랙퀸에게 가발이 없다면 알몸이 낫다는 듯 드레스를 모두 벗어던지고 속옷만 입은 채 노래를 했는데 그 모습이 미첼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마지막 순간 헤드윅이 드랙퀸의 무기이자 전투복과도 같은 가발과 드레스를 벗고 무장해제의 상태가 되어 약한 모습을 드러낸 채. 사회로부터 거부당하고 사랑받지 못하는 자의 상징 같은 토마토를 뭉개버리는 것은 소수자의 슬픔을 부수어 버리는 것과 같은 행위”라고 말했다.
[헤드윅]은 약 2시간 가량의 러닝타임을 거의 배우 혼자서 이끌어가는 모노드라마이다. 헤드윅을 연기하는 배우는 이 정체불명 여인의 지난 삶을 회고하면서 그 기구한 인생을 뒤흔든 중요한 사람들, 즉 어머니, 첫 남편 루터, 첫사랑 토미 노시스까지 모두 연기한다. 무대에서 그의 연기를 받아줄 다른 배역으로 현재의 남편인 이츠학, 그리고 앵그리 인치 밴드의 다른 멤버들이 있지만 사실상 극의 대부분을 헤드윅이 혼자 이끌어 나간다. 성공한 뮤지컬로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형식인데, 시작부터 끝까지 헤드윅의 콘서트로 설정되어 있는 작품이므로 관객들은 본인이 인지하든 그렇지 못하든 ‘타이타닉 생존자들이 묵었던 낡은 호텔 리버뷰의 지하 극장에서 실패한 동독 출신 록커 헤드윅의 공연을 보는 사람들’이라는 역할을 맡게 된다.
헤드윅은 관객들에게 말장난을 걸고 그들을 조롱하거나 심술을 부리기도 한다. 그는 공연 내내 쉴 새 없이 떠들어댄다. 그리스 철학, 전후 냉전시대 절대 권력과 개인의 관계, 70년대 게이 록커들의 음악, 섹스와 젠더, 기독교의 기본교리, 예술가의 창조성, 급기야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과 구원까지.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들끓고 있어서 그 모든 것을 한 번에 다 이해하는 것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이지만 이러한 요소는 컬트 뮤지컬이 되기에 상당히 좋은 조건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관객들을 이해시키는 것은 헤드윅의 격렬한 에너지와 깊고 진실한 감정이라는 사실이다. 헤드윅이 자신의 지난 삶들로 인한 모든 흉터와 고통과 두려움을 위악적인 과장이나 치장 없이 고스란히 타인 앞에 드러내는 마지막 순간 관객들이 체험하는 카타르시스는 다른 곳에서 쉽게 체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공연 내역
1998년 2월 14일 제인스트릿 시어터 초연
수상 내역
1998년 외부 비평가협회 최우수 오프 브로드웨이 뮤지컬상
창작자
대본 : 존 카메론 미첼
헤드윅 역의 오리지널 캐스트이기도 하다. 브로드웨이 배우로 다수의 작품에 출연한 후 가장 브로드웨이 적이지 않은 뮤지컬로 국제적인 유명세를 얻게 되었다. 뮤지컬 [헤드윅]을 직접 영화화하여 선댄스 영화제에서 관객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다. 두 번째 작품 [숏버스]는 도발적인 내용으로 한국에서 제한상영판정을 받아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2010년에 니콜 키드만 주연의 영화 [래빗 홀]을 연출했다.
작곡‧작사 : 스티븐 트래스크
앵그리 인치 밴드의 일원이자 음악감독인 슈크슈프 역으로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헤드윅]의 작곡가로서 드라마 데스크 어워드와 그래미 어워드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드림걸], [세비지스] 등의 영화음악에 참여했다.
캐릭터 소개
헤드윅
남자인지 여자인지, 독일인인지 미국인인지,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 단정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존재. 자유를 위해 남성성을 포기하려 했지만 싸구려 성전환 수술이 실패한 후 성난 1인치의 살덩이가 남은 이도 저도 아닌 몸으로 자기 존재의 이유를 찾아서 떠돌고 있다.
이츠학
인종청소가 한창이던 세르비아에서 미국으로 빠져나온 유태인 드랙퀸 스타. 헤드윅이 미국행을 돕는 대신 내건 계약조건 때문에 여장을 포기하고 남자로서 살아간다. 극중 여장을 포기한 트랜스섹슈얼 성향의 남자이지만 고음역대가 가능한 여자배우가 연기한다.
토미
본명은 토미 스펙이지만 헤드윅이 지어준 이름인 토미 노시스로 활동하고 있다. 1집 앨범으로 대성공을 거두고 록스타가 되지만 두 번째 앨범은 그저 그런 성적을 기록했다. 미군 장성의 아들이자 독실한 크리스천이기도 하다. 헤드윅에게 진짜 영혼의 짝을 찾았다는 확신을 심어준 순간 그를 배신한다.
루터
한셀에게 성전환 수술을 받으면 미국으로 데려가 주겠다고 제안한 미군. 하지만 결혼을 하고 미국으로 돌아온 후 얼마 되지 않아 헤드윅을 버린다.
시놉시스
록스타 토미 노시스가 마약에 취해 장애아동들이 탄 스쿨버스를 들이받는 교통사고가 일어났던 날, 그와 함께 있었던 수수께끼 여인 헤드윅. 토미의 히트곡들이 모조리 자신의 노래를 훔친 것이라고 주장하는 그녀는 사건 이후 토미 노시스가 진행하는 ‘속죄의 투어’가 열리는 대형 스타디움 바로 옆에서 자신의 밴드 앵그리 인치와 함께 초라한 투어를 이어가고 있다.
헤드윅은 불법 체류자들로 이루어진 앵그리 인치 밴드 위에 폭군처럼 군림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자신의 ‘남편’인 이츠학에게 유독 잔혹하다. 유고 슬라비아 최고의 드랙퀸 스타였던 이츠학은 미국으로 오는 조건으로 평생 여장을 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하고 헤드윅의 동반자로 살아가고 있다. 헤드윅은 대형 스타디움에서 토미가 하는 코멘트에 일일이 예민하게 반응하다가, 그 록스타가 사실은 자신의 재능을 훔친 사기꾼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기이한 사연을 관객들에게 고백한다.
미군과 동베를린 여성 헤드비히 슈미츠 사이에서 태어난 소년 한셀은 어린 아들의 몸에 손을 대는 고약한 아버지가 집에서 쫓겨난 후, 냉정한 어머니와 단 둘이서 숨 막히는 침묵 속에서 성장한다. 고독한 소년에게 유일한 탈출구는 미군방송에서 틀어주는 ‘게이 록커’들의 아름다운 음악이었다. 데이비드 보위와 이기 팝이 부르는 노래의 주선율을 감히 따라 부르지도 못하고 백코러스만 할 만큼 그들을 숭배했던 한셀은 대학에서 ‘괴테 철학이 로큰롤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이라는 주제로 쓴 논문 때문에 퇴학을 당하고, 막연하게 베를린 장벽 너머 맥도날드와 로큰롤이 있는 자유의 세계를 꿈꾼다. 그런 그에게 달콤한 미국산 젤리와 초콜렛으로 무장한 미군 루터가 유혹의 손길을 뻗어온다. 그는 한셀에게 청혼을 하면서 합법적인 부부가 되어 함께 미국으로 가려면 성전환 수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자유에는 희생이 따르는 법’이라는 어머니의 조언에 따라, 한셀은 여자로 다시 태어난 후 어머니의 여권을 가지고 미국으로 떠나 새 삶을 찾기로 결심한다. 불행히도 성전환 수술은 실패로 끝나지만, 헤드윅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된 한셀은 남자도 여자도 아닌 어정쩡한 몸으로 루터와 함께 미국으로 떠난다.
꿈에도 바라던 자유의 땅으로 왔지만 루터는 곧 무책임하게 헤드윅을 떠나버리고, 헤드윅은 미군부대 안에서 매춘이나 보모 일을 하면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한다. 그 와중에도 비슷한 처지인 미군과 이혼한 한국인 여성들과 밴드를 조직하고 식당에서 노래를 하면서 음악에 대한 꿈을 붙들고 있던 헤드윅에게 결정적인 인물이 나타난다. 파트타임 보모로 일하던 스펙 장군의 별난 아들 토미와의 인연이 시작된 것이다. 헤드윅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록스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지만, 별다른 재능은 없는 토미를 위해 록에 대한 모든 지식과 기술을 전수하고 ‘지혜’를 뜻하는 노시스라는 이름까지 지어준다. 헤드윅은 토미가 자신이 찾던 영혼의 반쪽이라는 확신을 하게 되지만 바로 그 순간, 헤드윅에게 남은 남성의 흔적을 인지한 토미는 겁에 질려 달아난다.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순간을 회고하며 헤드윅이 깊은 절망에 몸부림 치고, 바로 그때 스타디움에서는 헤드윅이 그토록 기다려왔던 토미의 메시지가 들려온다. 그는 자신에게 헤드윅이 어떤 존재였는지, 자신이 왜 그런 짓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고백하고 그녀에게 용서를 빈다. 토미의 노래를 통해서 헤드윅은 반쪽이 떨어져나간 불완전한 존재인 채로 수없이 찢겨지고 다시 꿰맨 스스로를 받아들이게 된다. 그는 이츠학에게 자신의 가발을 건네면서 자유를 허락하고, 의상까지 모두 벗어던진 채로 홀로 극장을 떠난다.
=== 미디어 리뷰 === <2002년 7월 21일 / Daum 영화평론가 유쾌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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