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탑 빙벽 6기 박민정입니다.
더탑 암벽 23기를 시작으로 봄,여름,가을 계속 산으로 다니다 겨울이 되니 농한기처럼 쉬는 시간도 필요할거 같았는데..
어찌하다보니 빙벽까지 한다. ㅎ!ㅎ!ㅎ! (쉬는건 주중에 하기로..ㅠㅠ)
근데 시작한 김에 연달아서 하니까.. 체력적으로는 걍 할만하고 연중 무릎에 멍이 가실날은 없지만
민구선배 말처럼 한살이라도 어렸을 때 하는게..ㅋㅋㅋ
첫 수업인 코등의 실내빙벽은 사람들이 많이 해서 그런지 빙벽이 벽이 아니라 계단처럼 길이
나있다. 그래서 바일을 찍을 곳도 많고 발을 디딜 곳도 많은데..근데 4~5미터 올라가는것도 힘들다.
발을 제대로 쓰지 못하니까 팔의 힘만으로 올라간다는게 무리한 일이고 팔의 펌핑과 함께 순간적으로
손에 힘이 빠져서 바일을 얼음벽에 꽂은체 손에서 놓치고 추락한다. 몇번 똑같이 그래서 유쌤한테
욕 많이 먹었다. 장비의 도움을 받아 안전하게 등반하기도 하지만 잘못 사용하거나 미숙하면
또 다른 위험요소를 내가 만드는 꼴이 되기도 한다. ( 그러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ㅠㅠ )
<코오롱 실내빙벽장> 보이시져? 계단?
3주차 원주 판대빙장
날씨 무지 춥다. 이상한 건 쌤과 선배님들은 왜 안추워 하시냐고... 아놔...
그래서 우리의 시련을 몰라 주신다. 공감대 형성이 어려운 시점이다.
나폴레옹의 원정이 꺽인 이유 중에 하나가 추위다. 그만큼 사람의 의지를 꺽을수 있는 대자연의
섭리를 우리는 완전 느끼는 중인거다. ( 좀 거창하네.. 하지만 이때 빙벽등반 하기 싫었음. )
여튼 경필선배님이랑 능무선배님이 텐트치고 불피우시고.. 애써 주셨다.. 그래도 발은 시렵다..ㅋㅋ
이날 판대빙장 오픈하는 날이었다. 오픈하는 날의 의미를 제대로 알게 됐다.
엄청난 낙빙이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된다. 커다란 얼음이 떨어지면서 빙벽에 부딪혀서 분쇄된 얼음
파편들이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진다. 얼음이 중간에 쪼개지는 소리,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 등
그 크기에 따라 다양한 소리가 계속 끝없이 이어지고 "낙빙" 고함소리도 종일 들린다.
구경하는데 와~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낙빙의 파괴적인 모습과 소리가 어울어져
시원하면서도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참고로 오픈한 날이라 등반/하강하면서 선등자나 등반자들이
일부러 고드름이나 얼음을 부셔서 위험을 제거하기 때문에 더 많은 낙빙이 생긴다.
너무 추워서 교육생 중 마지막으로 등반을 시작했다. 암벽을 하면 주로 발이 미끄러져서 추락하는데..
초보에게 빙벽등반은 손, 발 둘다 미끄러진다. 미끄러지면 무릎을 얼음에 제대로 박게 된다.
손으로 직접 얼음을 잡을수 없기 때문에 바일을 사용하는데 내 몸에 붙은 손을 사용하는 것보다 당연히
감각도 떨어지고 자유자재로 사용하기 어렵다. 처음에 바일로 얼음을 찍어서 올라가려고 했다. 했는데
그 바일이 얼음에서 미끄러져 자꾸 추락하니까.. 그래서 이미 만들어져 있는 얼음 홈에 바일 걸고 가고
발도 얼음을 가격해서 찍고 가야하는데 얼음을 딪고 갔더니.. ㅋㅋㅋ
멀리서 다 보셨는지.. 내려오니까.. 능무선배님, 경필선배님. 얼음을 왜 안찍냐.. 발이든 손이든..
저도 그러고 싶은데요.. 제가 찍은 바일과 발이 자꾸 미끄러지잔아요.. 아놔.. 내 손과 발을 다 못믿겠다..
얼음도 다양한 형태로 얼어 있는데.. 딱딱하게 직벽으로 얼은 곳은 발을 찍기는 좋은데 바일을 찍을때
가격이 정확히 안되니까 어렵고 고드름이 많은 곳은 손발 다 어디를 찍고 가야할지 난감하고
정말 딱 봐도 찍으면 부스러질거 같은 얼음은 걍 거기서 내려가고 싶다.
판대빙장는 춥고 낙빙이 인상적었다. 빙벽은 음.. 아직 재밌는지 모르겠다..
<원주 판대빙장>
4주차 화천 딴산빙장
예전에는 날씨에 관심도 없었는데.. 산에 다니기 시작하고는 주간에도 날씨를 계속 체크하는 버릇이 생겼다.
영상으로 오른다는 예보에 지난 교육보다 나을꺼라는 기대감으로 출발한다.
화천 딴산빙장은 낮 내내 양지에 있어서 따뜻했고 바람이 없어서 더 좋았다.
도착하니까 전날 먼저 출발하신 선배님들이 줄은 쫘~~악 깔아 놓으셨다. ㅎㅎㅎ
나는 중간쯤 있는 것 부터 시작했다. 나름 3주째라 그런가.. 걍 올라가는건 되는데.. 어려움은 많다.
여전히 팔의 힘으로 올라가고 발을 쓰지 못하면서 등반하니 올라가는 나도 좀 갑갑하다. 어디서든 X바디로 등반하니까
힘도 더 든다. 유쌤한테 N바디 배웠다. N바디가 힘을 덜 쓰고 균형으로 자세를 잡으며 올라가는 거라 그 자세로
올라갈수 있으면 더 좋다. 근데 배운대로, 바로 할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꺼다. N바디 배워서 써먹기 좋은 가장
오른쪽 파란자일에서 시도 했다. 깔린 줄 중에 얼음도 잘 얼어있고 직벽이면서 재밌는 코스이다.
나름 초반에 N바디 계속 시도 했으나 자세잡느라 힘쓰고 N바디의 좋은 점을 살려서 등반하기엔 아직 무리인듯 하다.
어느 순간 어색한 N바디 자세 버리고 익숙한 X바디로 올라갔다. 일단 올라는 가야 해서리..
깔린 줄이 나란히 붙어 있었지만 생긴 얼음이 다 제각각이라 등반할때 어디를 어떻게 찍고 가야할지 나름
생각하게 된다. 이제 눈앞의 얼음이 보이긴 하는데... 손과 발을 잘 찍는 문제는 생각만큼 따라주지 않는다.
계속하다 보면 잘 할수 있겠지.... 빙벽.. 좀 재밌는거 같다..
<화천-딴산빙장> 깔린 줄중 1개 빼고 다 더탑 줄...교육생에게 좋은건지.. 어쩐지... 모르겠고... ㅎㅎㅎ
<화천-딴산빙장> 가장 오른쪽 파란줄... 이건 나름 N바디 시도중... 사진 감사합니다.. 유쌤..
첫댓글 생생한 후기네,
마지막 사진 좀 멋있는데 ㅎ
어색한 N바디.. 옆에서 찍으신거라 별로 표시가 안나네요... 다행 ㅡㅡ;;
후기 너무 재밌어요! 그리고 다들 너무 잘하세요..
줄처 ㅡ 유석재는 안 밝혀도 될듯.
왜 춥다는지 도무지 알수가없네...
원래 교육생 때는 훨씬 춥고,덥고,무섭고,무겁고,배고파요. ^^
내년 이 맘 때 피교육생 신분으로 빙벽하다 후기 읽으면 지난 겨울이 그렇게 추웠었나 싶을지도... ㅎㅎ
내년에 부디 그렇게 되길.... 바라지만... 지금도 그랬으면 좋겠어요..ㅡㅡ;;
현장감 생도는 후기 잘 읽었어요....
부러우면 지는건데... 부럽다...
나도 내년에 꼭~ 해야겠다....
수고했습니다
빙벽은 야영을 동반해야 지대로 아닌가요?
야영하면서 즐기는 밤의 정겨움이 사라질것같은 아쉬움이....
선배님... 춥다니께요..ㅋㅋㅋ 야영에서 느낄수 있는 정겨움을 느낄수 없어 아쉽긴한데..
머.. 하다 보면 언젠간 야영.. 하지 않겠어요??ㅋㅋㅋ
무조건 동감~! 그맘이 내맘~ ㅎㅎ
재미있어 보여요.
역시 빙벽은 춥군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