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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은 26일 오전 10시 청와대에서 연두기자회견을 갖고 "총선시민연대의 공천반대운동에 (청와대 배후조종) 음모설은 있을 수도 없고 있지도 않은 일"이라면서 공천반대운동의 "배후에는 국민이 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공천반대자 명단에 "김종필 총재가 끼여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하고 "김총재와의 공조는 계속 유지할 것이며 내각제 약속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공천반대자 명단에 낀 김상현, 권고갑 등 민주당 중진 의원들에 대한 공천여부는 "당사자들의 해명과 선거구민의 여론을 감안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연두기자회견은 김대통령의 모두연설(아래 전문 참조)로 시작됐다. 김대통령은 6분간의 모두연설을 통해 "현실 정치에서 국민들이 상심하는 것을 생각하면 정치에 관여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부끄럽고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이러한 사태가 계기가 돼 정치가 새로 태어나고 한층 개혁됨으로써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정치가 되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은 10시 6분부터 11시까지 이어졌다. 정치관련 질문은 두번째 질문부터 나와 다섯번째 질문까지 이어졌다.
- 총선 시민연대의 공천반대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민주당 중진인 김상현, 권노갑 씨 등도 포함돼 있는데 그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먼저 정치문제가 정치권에서 해결되지 못하고 시민단체, 그 배후에 있는 많은 국민의 괌심 속에 이뤄진 것에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 문제가 당면에서는 정치권의 자체해결능력 부족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볼 때에는 국민의 정치참여시대가 왔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여기서 발표된 명단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하고 (시민들의) 의사를 존중할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당으로서는 당사자의 해명도 듣고 선거구민의 여론도 들어 최종적으로 공천에 반영할 것이다. 공천반대자 명단에 오른 당 중진들에 대한 검토도 그에 준해서 할 것이다."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도 공천부적격자 명단에 포함되었다. 자민련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현욱 자민련 사무총장은 청와대와 민주당 인사가 시민단체와 연계돼 있다는 자료를 갖고 있다면서 공동정부 철수까지 거론하고 있다. 항간에서는 음모설이 있다.
"그게 소위 말하는 음모설인데, 이것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있을 수도 없고 있지도 않은 사실이다. 그 이상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
공천반대자 명단에 김종필 총재가 낀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김총재는 나를 지지해 50년만의 정권교체를 이룩해냈다. 총리로서도 잘했고 개혁입법을 만드는 데도 도왔기에 나는 그를 높이 평가한다. 그래서 그가 포함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공조문제는 앞으로 우리가 계속 노력해야 할 일이다. 김총재와의 회동문제는 시간의 여유를 갖고 할 것이다."
-새천년 민주당의 공천 기준과 현역의원 물갈이 폭은?
"개혁성, 의원의 경우에는 의정실적, 전문성, 당선가능성, 도덕성 이 다섯 가지가 심사기준일 것이다. 현역 의원 물갈이 폭은 지금 공천에 착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고 말하기 힘들다."
-새천년 민주당의 강령에 내각제가 빠져 있는데. 내각제 약속은 지킬 것인가.
"민주당 강령에서 내각제가 제외됐지만 민주당을 창당하면서 국민회의의 권리와 의무를 모두 승계했기 때문에 약속은 살아 있다. 만일 이번 총선에서 개헌의석이 되고 국민이 바란다면 내각제 약속을 지키도록 할 것이다."
다음은 모두발언 전문.
현실 정치에서 국민들이 상심하는 것을 생각하면 정치에 관여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부끄럽고 죄송하게 생각한다. 이러한 사태가 계기가 돼 정치가 새로 태어나고 한층 개혁됨으로써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정치가 되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우선 금년에는 반드시 정치 안정과 개혁을 이루겠다. 철저한 공정선거를 실시하고 여.야가 협력, 정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인권국가로서의 체제를 이룩하기 위해 많은 개혁입법을 추진, 자랑스러운 인권국가를 만들겠다. 국민의 뜻이 정치에 더 많이 반영할 수 있는 참여 민주주의가 더욱 발전해야 한다. 경제적으로는 지식정보화 시대라는 세계적 추세에 부응할 수 있는 경제적 개혁과 발전을 촉진, 21세기를 맞아 세계 일류국가로 발전하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생산적 복지를 철저히 이행, 중산층과 서민의 생활을 안정시킬 것이다. 10조원을 투입해 금년내에 국민 생활과 복지가 국제통화기금(IMF)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도록 노력하겠다.
임기안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위권의 복지체제를 이룩하겠다는 정부의 결심이다. 선거를 통해 지역감정과 지역 이기주의를 타파하겠다.
국민적 화합의 시대를 맞아 지역감정 타파없이는 남북관계의 발전과 세계화 시대에도 부응할 수 없다. 한반도 평화와 화해. 협력을 추진하겠다.
확고한 안보체제 아래 남북 평화공존과 평화교류 시대를 만들어 50년간의 냉전을 종식하겠다. 금년은 작년의 의미있는 변화, 즉 전쟁위협 감소. 교류 확대를 기반으로 더욱 본격적인 개선의 시대로 들어가길 바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