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nice Beach( 베니스비치)
LA에서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Pacific Coast Highway)를 타고 산타모니카(Santa Monica) 남쪽으로 가면 베니스 비치(Venice Beach)가 나온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 여 년 전 미국의 담배사업가이자 부유한 부동산 개발업자인 애벗 키니(Abbot Kinney)는 아름다운 이탈리아 베니스를 보면서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이탈리아 도시를 재현하고 싶어 했다.
모두가 무모하다고 여겼던 그 꿈을 사실로 이루기 위해 1905년에 베네치아풍의 광장과 운하가 있는 이 마을을 만들고 곤돌라까지 띄웠다. 미 서부 보헤미안들이 하나둘 모여들었고 그렇게 베니스 비치는 발전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하수 시설처리 등 몇 가지 문제점 등이 발생하면서 사유지였던 베니스 비치는 로스엔젤레스 시로 편입되었고 화려한 영광은 작은 흔적을 남긴 채 사그라들게 된다.
그러나 베니스 운하 역사 지구(Venice Canal Historic District)에 가면 지금도 당시에 만들어진 운하와 고풍스러운 주택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베니스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거리의 예술가들과 노점상들로 가득한 해변 산책로이다. 여기에 한 번 와 본 사람이라면 그 분위기를 평생 잊지 못한다.
시끄럽고 활기찬 스케이트 공원에서 묘기를 구경하거나 해변에서 매일같이 계속되는 거리 공연을 구경할 수 있다.
베니스 비치의 첫인상은 청춘, 에너지, 활력 이런 것들을 연상시키는 힘이 느껴진다. 또 아주 흥미로운 광경이 눈에 비친다.
야외에서 열심히 땀흘리며 근육을 키워나가는 사람들로 야외 헬스클럽은 북적인다. 이곳의 이름은 역시 풍경대로 머슬 비치로 불린다.
구경하다가 허기가 몰려오면 베니스 비치의 자랑인 퍼널(PNNEL)케익에다 시원한 레모네이드 한잔으로 배를 달랜다. 뭐 이곳에서 음식을 먹을 때 의자나 테이블은 필요 없다. 어디든 비는 곳이 있으면 앉으면 그만이다.
운하를 따라 지어진 다양한 건축물 감상, 젊음의 거리, 머슬 피치, 벼룩시장 등 지역의 생생한 모습을 체험하다 보면 베니스의 상인이 그 어딘가에 사는 것만 같다.
이태리 베니스 비치를 그대로 옮겨 놓자고 생각했던 그 화려함은 사라졌지만, 지금도 운하는 남아서 평온함을 지킨다. 그리고 베니스 비치는 사람들에게 여유라는 것이 무엇인지 말해준다.
이제 해가 저무는 풍경을 뒤로하고 베니스비치를 떠난다. 감미로운 운하, 그리고 무절제한 젊음의 분출구와 절제의 미를 갖춘 현대적 공간이 공존하는 베니스 비치, 때론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베니스비치로 향하는 발길이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미 서부 젊음의 문화와 함께 이탈리아 베니스의 흔적을 찾는 일로 하루를 보내다 보면 보는 것만큼 얻어지는 것이 많을 것이다.
San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