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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이야기 스크랩 <놈놈놈>캐릭터가 스토리를 죽였다
미뇽이*미영 추천 0 조회 51 08.07.18 13:21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놈놈놈> 포스터 갈무리

 

오랜만에 한국영화의 화려한 액션이 찾아왔다. 웅장한 스캐일과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 그리고 세 배우의 살아있는 케릭터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한국판 웨스턴무비의 부활 신호탄을 날렸다. 일단 내용만을 보면 재미있다.

 

만주벌판을 내달리는 카메라의 롱샷은 그 동안 폭력 아니면 멜로에 한정됐던 한국영화가 오랜만에 시원한 벌판으로 나가 해방된 듯 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에 충분하고, 달리는 열차 장면은 세 놈들의 만남이 심상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 영화 이전에 개봉했던 <원스어폰어타임>에서도 비슷한 시대적 배경을 토대로 제작됐었지만, 그 영화는 박용우의 연기변신에 실패하면서 흥행도 저조했다. 그러나 이번 <놈놈놈>은 일류급 남자배우 세 명의 캐릭터연기가 절정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탄탄한 캐릭터들이 영화를 이끈다. 그러나 그 비중이 너무 많아서..

 

송강호의 윤태구는 좀도둑이지만 상식이 통하고 융통성을 발휘한다. 이병헌의 박창이는 청부살인집단의 두목으로 눈빛과 칼솜씨가 상대를 압도하게 만들지만 단 한 사람에게만은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는 인간적인 악당이다. 그리고 정우성의 박도원은 현상금을 노리는 인간사냥꾼이지만 나름대로는 법의 집행자 노릇을 한다.

 

먹이사슬로 따지면 박도원<정우성>이 맨 위에서 좀도둑 윤태구<송강호>와 청부살인자 박창이<이병헌>를 쫓는 입장이고, 박창이는 윤태구에게 당했던 아픈 과거를 언젠가 갚아주기 위해 기회만 노리고 있고, 정작 두 놈들에게 쫓기는 신세인 윤태구는 아무 생각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충실할 뿐이다.

 

송강호를 위한 영화, 송강호가 살린 영화

 

이 영화의 매력은 단연 송강호의 어리버리한 캐릭터다. 그는 '넘버3' 나 '밀양' 등에서 보여주던 인간적이면서 조금은 모자란 듯한 모습의 절정을 보여준다. 나머지 두 놈들은 조금 무겁다. 그리고 인간적이지 않아서 부담스럽고, 거기에다 정우성은 그동안의 연기에 액션을 조금 더했고, 이병헌 또한 지금까지의 무게있는 연기에 조금 더 독해진 것 뿐이다.

 

엄밀하게 말해서 송강호의 오버액션이 이 영화의 큰 흐름이고, 그것들을 받쳐주는 나머지 배우들과 조연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그만큼 송강호는 지금까지 참았던 코믹액션의 진수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문제는 스토리의 부재다.  지도 한 장을 우연하게 손에 넣는 설정이나, 그 지도를 보물지도라고 생각해야하는 모든 사람들의 궁금증은 아무래도 이 영화를 이끄는 동인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미약한 면이 있다.

 

"뭔가 좀 빠진 것 같지 않아?"

 

이 영화의 주요한 배경이 되는 것은 독립운동이다. 1930년대 나라를 잃고 만주벌판에 터전을 닦고 살아가던 조선인들과 잃었던 조국을 되찾기 위한 독립투사들의 활동이 전제가 되고 있다. 그래서 일본 은행장으로부터 빼앗은 그 지도가 일본, 조선 모두에게는 매우 중요한 물건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지도의 겉포장을 ?어보고 난 뒤의 허무해지는 느낌을 받게한다. 그 과정은 말할 수 없이 재미있지만  순간순간의 재미에 노출된 관객들의 기대감을 만족시켜주는데는 소홀했다.

 

"결국 그거였나?"

2시간 20분의 긴 시간 내내 관객들은 기대한다. "뭔가 큰게 한 방 터지겠군".

그래서 그 지도의 존재가 궁금해지고,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긴장감이 더 긴장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끝까지 '세 놈'에게만 충실한다.  그것이 반전이라면 반전일까.

 

좀 더 비판하자면 이 영화는 제2의 '디워'같은 반응을 보일 것 같다. 흥행에 크게 성공할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있고, 개봉첫날부터 예매폭주로 이어지면서 한국인이면 누구나 좋아할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이 등장하는 올해 최고의 한국영화이기에 오직 "재미있어요" "너무 화려하고 속이 시원해요" 라는 반응만 보여야 할 것 같은 부담감 마저 갖게한다.

 

"스토리가 엉성하다", "뭐 화면은 화려한데 내용은 별로군" 이라고 누군가 한 마디 하면 왠지 "한국 최고의 세 배우가 저만한 액션을 보여주는데 뭔 딴소리냐"라는 핀잔을 각오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감지되기 때문이다.

 

수 천 발의 총성과 만주벌판을 내달리는 수 백필의 말들, 그리고 최고의 배우들이 보여주는 최고의 연기력에 푹 빠져서 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재미있는데, 끝난 후 나올때는 왠지 허전한 느낌을 받는 그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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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08.07.18 13:24

    첫댓글 정말 순간순간 폭소는 터지지만 왠지 모를 찝찝함이 있었는데 속 시원하게 풀어준 기사 같아서 스크랩 했네요 물론 저랑 생각이 다른분들도 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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