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16일 배럴당 30달러 선이 무너지면서 러시아 루블화도 달러당 75루블로 뛰었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마저 90명대에 진입해 루블화 가치는 당분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달러당 80루블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16일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5월물 가격은 배럴당 12.7% 낮은 29.52달러까지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도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28.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배럴당 30달러 선이 무너진 것이다.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유가 하락의 영향은 모스크바 외환시장으로 번져 루블화 환율은 한때 달러당 75.25루블까지 올랐다. 이후 루블화는 달러당 74~75루블, 유로당 83~84루블 대를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의 주요 주가지수인 RTS 지수도 이날 전장보다 6.5% 이상 하락한 927.22까지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는 앞서 신종 코로나 팬데믹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15일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 인하했으나 러시아 금융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지난주 생산량을 대폭 늘리겠다고 선언, 국제유가 하락를 부추긴 것이 워유·가스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러시아에 타격을 안겨준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