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유달산, 신안 섬티아고 순례 그리고 퍼플섬 여행기
<2024. 5. 10~5. 12>
경목산악회 장거리 산행팀의 금년도 두번째 행사는 2박3일 일정의 목포와 신안행이다. 산행팀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걷기팀이다. 80대 할배들에겐 228m의 유달산도 몹씨 힘든 코스이다. 유달산 등산을 빼면 섬기행이라 참 매력있는 스케쥴이다. 우리 부부는 신안의 "12사도 순례길과 퍼플섬"에 구미가 당겨 오랫만에 합류하였다. 마감후 참가 일행을 확인하니 모두 10명(남6, 여4)이다. 먼 옛날 경북중학교 입학 후 한반으로 이웃에서 매일 같이 등교하던 친구(안택수 전의원)도 처음으로 동참하여 너무나 반가웠다.
아침 8시20분발 용산역발 목포행 KTX를 타기 위해 이회장이 미리 차표를 준비해 주었다. 8시까지 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시간이 되니 전원이 다 모였다. 모두 밝은 표정이다. 마치 멀리 학창시절의 수학여행이라도 가는 기분이다. 무거운 배낭에서 주섬주섬 뭐를 꺼낸다. 각자 준비해온 간식거리를 미리 나누어주고 배낭 무게를 줄이려 하지만 받는 것도 많아 결국 도루묵이다. 아름다운 정경이 아닐까?
유달산 일등바위 등산 용산을 출발한 지 2시간 반만에 목포역에 도착했다. 출구로 나가며 '호남선 종착역'이라는 화단 위의 표지석이 시선을 끈다. 이른 점심을 미리 예약한 미항식당에서 먹고 짐을 맡긴채, 세팀으로 나뉘어 택시를 타고 유달산 입구 노적봉 앞에서 하차했다, 작년에 대학 동기생들과 함께 왔던 기억이 새롭게 떠오른다. 길건너 유달산 공원으로 오른다. 목포 개항 110주년 기념으로 세운 儒達山精氣라는 명필의 표지석 앞에서 단체사진도 남긴다. 충무공 이순신장군상 앞에서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목례로 예의를 갖춘다. 공원에서 내려다 보이는 목포의 시내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인구 22만의 목포시가 이렇게도 큰 도시인가 싶다. 조금 더 오르니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 노래비가 서 있고 테이프에서 노래가 구슬프게 흘러나온다. 모두 열심히도 사진찍기에 몰두한다. 단체사진 찍기가 어렵지만 모두 협조를 잘한다. 유달산 중턱에 자리한 최고의 전망대인 유선각은 많은 시인묵객들이 풍류를 즐긴 곳이라 하여 무정 정만조 선생이 누각 이름을 儒仙閣이라 지었다고 전해진다. 현판에 해공 신익희 선생의 명필이 있어 눈길을 끈다. 우리는 바위산 유달산 정상을 향해 오르고 있다. 소위 유달산 일등바위가 바로 정상이고 해발 228M이다. 예전 산악회 따라 유달산을 아주 쉽게 오른 기억이 나는데 어찌 이토록 힘이 드는지 나이 탓으로만 돌리기엔 반성할 점이 많다. 그러나 어찌 생각하면 나이 팔심 넘은 노인이 이만큼 오른 것도 장하다고 스스로 자위해 본다. 첫날부터 바위산 계단길을 오르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내도 이렇게 어려운 산행인 줄 몰랐다며~스틱에 의지해 힘겹게 오른다. 무심코 지났는데 머리 위로 큼직한 바위가 내려다 본다. '얼굴바위'이란다. 다시 보니 사람의 큰 얼굴 같다.
호남선 종착역 목포 유달산 공원에서 '유달산정기' 표지석 유달산 힘든 등산길 / 얼굴바위 유달산 정상(228M) 유선각/ 해공 신익회 글씨
한국 최장 길이의 목포해양케이블카 하산은 케이블카를 타도록 되어 있어서 이 때부터 케이블 타는 곳을 찾기 시작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케이블카 탑승장이 꼭대기에 있을 턱이 없다. 머리 위로 케이블카가 지나가긴 하지만 -- 물어 물어 하산을 거의 다 하여 마침내 목포해양케이블카 북항승강장 매표소에 도착했다. 목포해양케이블카는 목포시내 북항스테이션을 출발하여 유달산 정상부에서 ㄱ자로 꺽여, 해상을 지나 반달섬 고하도에 이르는 길이 3.23k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관광케이블카이다. 5명씩 왕복 케이블카를 탄 일행은 고하도 스테이션에서 내려 해변가에 설치된 나무계단 데크길을 걷기로 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다 본 해안선 데크 산책로는 너무나 아름다워 꼭 한번 걸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고하도 전망대로 가기 위해서는 150개의 150세 힐링건강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계단에 숫자가 새겨져 있어 숫자를 세면서 가니 신기하게도 별 힘들이지 않고 올랐다. 높이 솟은 특이한 디자인의 고하전망대는 13척의 판옥선 모형을 격자형으로 쌓아올려 만든 독특한 건축물이다. 전망대에서 엘리베이터로 내려가 나무계단길에 들어선다 우리팀의 대장 이 회장은 데크길과 숲속길을 왕복으로 걷자고 했으나 숲길은 힘들 것이란 예상 때문에 반대가 심하여 데크길로 용머리 포토죤 지점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코스로 바꾸었다. 예상대로 해변 데크길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어 단체로 걷는 일행이 굉장히 많다. 이순신 포토죤을 지나 용머리 포토죤까지 근 930m의 거리다. 목포대교가 바다를 가로 질러 멋지게 서 있다. 용머리에서 보는 목포대교는 또하나의 절경이다. 샷다 소리가 요란하다.
해안 데크길 산책을 마치고 다시 고하도 승강장에서 북평스테이션 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돌아왔다, 아마도 해안길 데크코스로는 고하도 코스가 으뜸이 아닐까 싶다. 이날 저녁은 점심을 먹었던 미항횟집에서 가졌다. 오랫만에 싱싱한 회파티다. 숙소는 갓바위 인근 에이치애비뉴 호텔이다. 배도 부르니 걸어서 가자는 얘기가 있었지만 결국 택시로 갔는데 멀기도 하지만 깜깜한 밤중에 찾아가려면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았다. 택시 기사말로는 작년까지는 모텔이었는데 개보수하여 호텔로 바뀌었다고--그래서 기사도 네비 도움으로 겨우 찾아갔다. 하루의 일정이 끝났다. 이 호텔에서 2박을 한다니 편하게 되었다.
목포 해상케이블카 150세 힐링건강계단을 걸어오르다 13척의 판옥선 모형을 쌓아올린 고하전망대 용머리포토죤으로 가는길/ 목포대교가 멋있다. 고하도 해상데크길은 선망의 산책로이다. 첫날 점심과 저녁 회식을 한 미항횟집
2일차 섬티아고 순례의 날 오늘은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에 펼져저 있는 12사도순례코스를 걷는 날이다. 배를 타기 위해 송공여객선 터미널로 갔다. 기점도란 이름이 궁금해서 한자를 찾아보니 奇點島 즉 기이하게 생긴 점모양의 섬이란 뜻이다. 12사도순례길은 유명한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힌트를 얻어 신안군에서 섬티아고 순례길을 조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대기점도,소기점도,소악도,진섬,딴섬으로 이어지는 12km의 길 위에 국내외 작가 10명이 만든 12개의 작은 예배당이 이어진다. 이 예배댱은 예수의 12제자의 이름을 각각 붙여져 있는데 코스를 도는 순례객들에게 신앙심과 함께 흥미를 북돋아 전코스를 차례대로 순례토록 하는 마력을 발휘한다. 배는 도중에 소악도, 소기점도를 지나서 대기점도에 하선하여 대기점도에 첫 베드로의집(건강의집, 작가 김윤환)에서 출발하게 되는데 산토리니풍의 둥글고 푸른지붕의 이미지와 흰벽이 인상적이다. 시작점을 알리는 작은 종이 있어 종을 한번 울리며 순례를 시작한다. 이어 안드레아의집(생각하는집, 작가 이원석), 야고보의집(그리움의집, 작가 김강), 요한의집(생명평화의집, 작가 박영균), 필립의집(행복의집, 작가 장미셀 후비오 등3인) 5개소를 둘러보고 노돗길을 통해 소기점도로 건너간다.
여섯번째의 바르톨로메오의집(감사의집, 작가 장미셀.알록)은 호수 위의 교회로 물 위에 꽃송이처럼 보인다. 일곱번째 토마스의집(인연의집,작가 김강), 이어 마태오의집(기쁨의집, 작가 김윤환)도 구경했다, 아홉번째의 작은야고보의집(소원의집, 작가 장미셀 등 3인)은 프로방스 풍의 아름다운 오두막을 연상시킨다. 열번째 유다타대오의집(칭찬의집, 작가 손민아)까지 답사를 마쳤다. 시간이 부족해 11번째 시몬의집(사랑의집, 작가 김영민), 12번째 가롯유다의집(지혜의집, 작가 손민아)은 생략했다. 오후에 비 예보가 있었으나 순례를 도는 시간에는 흐린 날씨에 바람도 불어 걷기에 좋은 여건이었다. 일곱번째 토마의집으로 가는 길은 야산을 넘는 산길이어서 어제 유달산 등산에 이어 또 한번의 고난의 순례길로 각인되었다. 순례길에 한번쯤은 고난이 있어야 한다고 모두 스스로 받아들이는 자세이다. 어제와 오늘 무릎보호대에 스틱까지 갖추었으니 준비는 만점인 셈이다.
소악항에서 송공여객터미널로 귀항했다. 배시간을 놓치면 큰 낭패를 맞기에 미리 배 출항 시간 전에 와서 기다렸다. 비 예보도 있고 하여 목포로 귀항 후 가기로 한 갓바위 관광은 내일로 미루고 이른 저녁을 먹기로 했다. 여행은 눈으로 즐기는 시각관광 뿐만 아니라 맛기행도 즐거운 여행의 한 수단이다. 목포에 왔으니 해물이 주 메뉴일 수밖에 없다. 어제는 회 전문식당에서 그리고 오늘 저녁은 낙지 전문집(신안뻘낙지식당)으로 택했다. 낙지 탕탕이 그리고 세발산낙지를 술안주로 삼고 연포탕과 갈낙탕으로 배불리니 이만하면 맛기행이 틀림없다. 내일 낮에는 갈치구이집에 예약되어 있다고--식사후 비가 많이 내리고 택시는 잡히지 않아 시간이 늦어졌지만 우산을 펴지 않은채 다행히 호텔로 돌아왔다.
대기점도로 가는 여객선 탑승장 천사대교는 사진 한장에다 넣을 수가 없다. 첫번째 베드로의 집(건강의집) 두번째 앙드레아의 집(생각하는집) 세째 야고보의 집(그리움의집) 네번째 요한의 집(생명평화의집) 다섯째 필립의 집(행복의집) 여섯째 집은 호수 안에 있다. 바르텔로메오의 집(감사의집) 일곱번째 토마스의 집(인연의집) 여덟번째 마태오의 집(기쁨의집) 송엽국이 예쁘게 피어 있다. 소악교회가 너무 예쁘다. 아홉번째 작은야고보의 집(소원의집) 열번째 유다타대오의 집(칭찬의집)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낙지 회식/ 낙지 탕탕이와 산낙지 연포탕 갈낙탕
3일차 퍼플섬 관광 어제밤에 많은 비가 내렸지만 아침엔 활짝 개어 퍼플섬 여행에 날씨가 큰 부조를 하였다. 어제와 오늘 아침 조식은 호텔 식당에서 가져 시간이 많이 절약되고 식사 내용도 좋았다. 한식과 양식 골고루 갖추어져 있고 음료수도 다양했다. 아침 8시반에 타고갈 차량이 도착했다. 오늘은 배가 아니라 천사대교를 건넌다. 압해도를 지나니 눈앞에 천사대교가 보인다. 천사대교(千四大橋)를 지나면서 시간을 재보니 대략 8분(시속60km)이 걸려 통과하는데 다리 길이가 장장 7,224m로 압해읍의 압해도와 암태면의 암태도를 연결하는 연도교(連島橋)이다. 천사라는 이름은 신안군의 섬이 1004개라서 붙여진 이름이다, 국내 최초로 사장교와 현수교를 동시에 배치한 교량으로 자은도 팔금도 안좌도까지 도로가 이어져 총 연장은 10.8km이다. 2019년 4월4일에 개통된 자동차 전용도로이다.
암태면을 지나서 팔금면으로 들어서니 온통 황금색 일색이다. 황금사철나무, 유채꽃, 금계국, 구지뽕 등 황금색 꽃과 나무를 볼 수 있어 신기하였다. 마침 오늘 퍼플섬인 반월도와 박지도 관광을 가는데 보라색 일색인 퍼플섬에 앞서 팔금면의 황금색을 미리 보게 되니 이 지방들이 차원이 높은 컬러에 의한 관광마케팅을 하는구나 싶다.
퍼플섬의 입구 안좌면 두리선착장에 도착했다. 퍼플교는 물론 보라색이고 카트도 점포 지붕도 카페의 종업원 유니폼도 보라색 일색이다. 퍼플섬으로 입장하는데는 입장료가 5천원이다. 그런데 모자, 셔츠, 배낭, 목수건, 등산화 어느 것이라도 하나가 보라색이면 무료입장이란다. 10명 전원이 무료입장 하였다. 좀 심하다 싶다. 지방 수입도 좀 늘려주는 게 당연한데--
두 섬 중 반월도를 먼저 걷기로 하였다. 반월도는 섬 모양이 반달 모양으로 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안좌면 두리선착장에서 문브릿지를 통해 반월도에 들어선다. 반달 모양의 조형물 표지석이 반긴다. 기념사진 찍기가 바쁘다 섬둘레길은 포장이 잘 되어 있고 1004섬을 알리는 벤치 구조물이나 세련된 돌의자에서 쉬기도 한다,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길은 그야말로 힐링길이다. 보호수로 지정된 팽나무와 느티나무 고목들이 당숲을 이루고 있다. 인동장씨의 큰 묘역을 지난다. 반월도는 인동장씨의 집성촌이라고 한다. 바닷물이 빠진 갯벌에 보라색 둥근 가두리가 있어 궁금했다. 낙지산란장이란다. 섬 한바퀴를 걸어서 돌았다. 5.7km를 90분 정도 걸렸다. 박지도로 건너가야 한다. 반월도(반월면)와 박지도(박지면)는 퍼플교로 연결되어 있다. 박지도로 연결되는 보라색 예쁜 퍼플교가 쭉 뻗어있다. 길이가 915m나 된다. 건너는 길이가 워낙 길어서 쉬어가라고 눈요기 글이나 모형들이 시선을 끈다,
박지도는 섬 모양이 박 모양이라 바기섬. 배기섬이라 불리다가 박지도로 변했다. 바가지 표주박 모양의 표지석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겼다. 박지도는 둘레길이 4.2km로 걸으면 한시간 거리이다. 반월도를 걸었기 때문에 박지도는 카트를 타기로 했다. 카트는 두종류가 있었다. 일행이 같이 탈 수 있는 14인용카트는 전문기사가 운전하는데 5만원이다. 한대 뿐이라 기다려야 한단다. 작은 카트는 6인용인데 운전을 직접해야 한다. 두대를 빌려 출발했다. 포장된 길 1/3에는 길안내의 보라빛 칼러가 도색되어 운전하기가 쉽다. 도중에 보라색 꽃이 만개한 라벤다 정원 앞에서 하차하여 사진도 찍고 꽃 감상도 한다. 가다 보니 오동나무에도 보라색 꽃이 만개해 있다. 처음보는 오동나무꽃이 신기하기만 하다. 제한시간 30분 안에 모두 도착했다. 안좌면 두리선착장으로 가는 퍼플1교(547m)를 건넜다. 여기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했다. 높은 언덕에 카페를 겸한 큰 식당이 보인다. 낙지전복해물비빔밥으로 메뉴를 통일했다. 배도 고프지만 맛이 그만이다. 관광지라 바가지 요금을 걱정했는데 가격도 적당하고 특히 음료값은 싸서 좋았다. 아메리카노 한잔에 3천원이니--친절한 주민들의 단결된 상도덕에 감동을 느꼈다. 우리의 차가 여기까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퍼플선 반월도와 박지도 안좌도 보라색으로 무료입장 통과
안좌도 두리선착장에서 문브릿지를 건너서 반월도로 들어간다. 가옥 지붕도 보라색이다 동네 보호수가 있는 당숲 낙지 산란장 반월도 카페 반월도와 박지도간의 퍼플교 잠시 휴식
박지도 /바가지 모양의 조형조각 꽃도 화분도 바닥도 다리도 온통 보라색이다 반달 모양의 조형물 보라색 꽃이 피기 시작하는 라벤다 밭 박지도 카트길에서 보라색 오동나무꽃이 만개해 있다. 해물비빔밥 식당 안좌도 두리선착장 카페에서 내려다 보이는 경치
목포 갓바위와 남농미술관 오늘의 주 관광행사인 퍼플섬 여행을 마치고 천사대교를 건너 목포 시내로 왔다. 먼저 간 곳은 목포 시내 용해동 평화광장 근처에 있는 풍화혈(風化穴) 갓바위이다. 마치 삿갓을 쓴 사람 모양이라서 갓바위라 부른다.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영산강 하구에 위치해 풍화작용과 해식작용의 결과로 형성된 것이다. 바다위로 설치된 데크길은 갓바위를 감상하기에 편했다.
이어 남농기념관으로 향했다. 남농기념관은 한국 남종파의 거장이자 운림산방 3대주인 남농(南農) 허건(許楗) 선생이 1985년 5월 선대의 유물 보존과 한국남화의 전통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건립한 미술관이다. 조선조말 한국 남화의 대가인 소치(小痴) 허련(許鍊)의 친 손자이자 유명화가인 미산(米山) 허형(許瀅)의 넷째 아들로 진도에서 태어났다, 이곳 미술관에는소치 허련, 미산 허형, 남농 허건 임인 허림(林人 許林) 등 3대의 작품을 중심으로 조선조의 유명화가를 비롯, 현대의 중견 중진작가의 작품 30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추사의 산해숭심(山海崇心) 일중 김충현 선생의 南農記念館 그리고 초의선사 의순(意恂)의 유불수휴(弗有雖休) 글씨도 시선을 끌었다. 소치 허련선생이 나이 팔십에 농묵으로 그렸다는 목숨 수(壽)에 매화꽃을 그린 '매수문자도(梅壽文字圖)'는 단연 시선을 끄는 대작이었다.
지난해 진도에서 본 운림산방(雲林山房)에 비해 초라하고 허술한 관리에 좀 안타까운 느낌이었다.
목포 갓바위
남농기념관 추사 글씨 山海崇深 一中 글씨 南農記念館 초의선사 意恂 글씨 弗有雖休 소치 허련선생 팔십에 그린 梅壽文字圖
귀가 소감 여행 스케쥴이 끝나간다. 유명한 맛집 갈치구이집에서 마지막 저녁식사를 마치고 목포역에서 18시48분발 용산행 KTX를 탔다. 특실이라 넓고 좀 편한 것 같다. 바쁜 일정에 몸은 비록 피곤했지만 눈을 감아도 잠은 오지 않는다. 짧았지만 2박3일의 여정을 순서대로 머리속에 그려본다. 작년 2월 신안 임자도 여행까지 겹쳐 신안 바다와 여러 섬들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주마등처럼 펼쳐진다. 서해안이나 남해안 여러 섬기행을 많이 했지만 역시 신안은 섬도 많고 다리를 많이 놓아 교통도 편리해졌다. 그리고 먹거리도 좋아서 섬기행의 진수를 즐길 수 있다. 여행은 즐길 수 있는 사람 만이 즐긴다. 여행을 좋아하는 집사람과 친구들이 함께 하니 즐거움이 더 커진다. 물론 건강은 기본적인 조건이다. 하루가 다르게 피로도가 높아지지만 그래도 아직은 길 나서기가 즐겁고 가슴이 뛰니 분명 나는 복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상경길 기차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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