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전에,
관악산 단풍이 좋아서,
오늘은 사기막골에 왔습니다.
오는 방법은,
지하철 7호선 -> 2호선 -> 6호선을 타고,
불광까지 17Km 오는데 1시간...
다시,
콩나물 시루보다 2배 복잡한 버스를 타고,
9Km 가는데 1시간 30분...
내가,
10Km 마라톤을 해도,
45분이면 가는데,
단풍을 보려고,
고생 고생 개고생을... ㅠ.ㅠ
암튼,
집에서 여기까지,
27Km를 2시간 30분 걸려서 왔는데,
등산로에는 차들이 바글바글하고...
숨은벽 단풍이,
버스 시간을 늘려주고,
수 많은 차량들이,
산속으로 찾아오게 하는,
마법을 부려 놨네요.
등산로 입구를 지나서,
산길을 한참 올랐는데,
단풍은 고사하고,
길에 떨어진 낙엽 하나도 없네요.
등산로는,
가파를 뿐만 아니라,
계단이 많아서,
땀을 삐질 삐질 흘리면서,
열심히 올라 가는데...
오늘은,
어제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물도 든든히 챙겼습니다.
그래서,
땀으로 배출된 수분을,
충분하게 보충하면서 산으로...
등산로는,
길이 아니라,
비탈진 바위를 따라서,
험난하게 이어지고...
나무들은,
누런색을 띠고 있지만,
단풍과는 거리가 있는 모습이고...
오히려,
비탈진 곳에서,
어렵게 살고 있는 참나무들이,
산을 네발로 기어 오르는 나를 보고,
조금 한심하다는 표정인 듯...
산행을 시작하고,
한시간이 다가 오는데,
이녀석을 만난 것이,
유일한 단풍입니다.
물론,
누렇게 변해가는,
싸리나무, 상수리나무, 졸참나무,
그리고 일부 잡목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단풍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이녀석이 처음입니다.
관악산은,
단풍이 없으면,
이런저런 가을 꽃들이라도 있었는데,
여기는,
그마저도 없고...
목적지가,
멀리 조망이 되고...
가을 햇살이,
강하게 내리 쬐는,
산의 봉우리가 북한산 백운대이고,
좌측에 있는 봉우리가 인수봉입니다.
그리고,
두 개의 봉우리 사이로,
날카로운 능선이 있는데,
이곳을 숨은벽 능선이라 합니다.
오늘 목표는,
중간으로 이어진 무서운(??) 능선을 지나서,
단풍이를 만나러가는 중이고...
가파른 바위를 올랐고,
물 한모금 마시기 위하여,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보니...
푸른 하늘과,
조그만 뭉게구름이,
이것이 가을하늘이라고 하고...
이와 더불어,
커다란 소나무도,
가을이라고 맞장구를...
현재 위치는,
사기막골에서 능선을 올라서,
중간쯤 되는 곳이고...
바라보는 곳은,
파주 노고산 방향입니다.
숨은벽 능선이 시작되고,
중간쯤 올라서니,
드디어 단풍이 시작되고...
역시,
이곳 단풍은,
날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갈길은,
아직도 멀고도 힘들지만,
이정도 단풍이면,
힘든줄 모르고 오를 수 있을 듯...
걸어온 능선을,
잠시 돌아보니...
가을이라서,
하늘이 정말 푸르고 높네요.
아래 사진처럼,
산행을 시작하고,
한동안 푸른 나무 숲을 걸었고...
바위 암석 아래에 보이는 곳부터,
본격적인 단풍이 시작되고 있고...
지금부터는,
단풍이 시작하는 곳입니다.
가야될 정상도,
눈에 선명하게 들어오고...
좌측 인수봉은,
산행이 불가능하고,
우측은 오를 수 있지만,
오늘은,
단풍만 보는 것으로...
왜냐하면,
산행을 마무리 하고서,
뒷풀이를 해야 함으로... ㅎㅎ
암튼,
시진 중간에 있는,
날카로운 능선을 따라서,
단풍구경 갑니다.
좌우 모두가,
절벽인 등산로는,
발을 떼기가 어렵고...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암벽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능선을 따라서,
앞만 보고 오르면 무섭지는 않다는 점... ㅎㅎ
즉,
난간 쪽은 피하고,
소나무와 친한척하면서,
최대한 안쪽으로 걸어가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어제의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하여,
든든한 식사를 준비 했습니다.
평소 즐겨 먹지 않는,
사과도 3알 준비했고...
물도,
2리터 물병에 가득히...
반대편,
절벽이 잘 보이는,
따스한 양지쪽에,
홀로 쪼그리고 앉았습니다.
그리고,
사과부터,
우걱우걱...
주 메뉴는,
햄버거로...
홀로 산행은,
혼자 먹는 것이 쑥스러워,
가급적 안 먹으려 하는데...
불광역에서,
시내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햄버거 가계에서 맛있는 냄새가,
나를 유혹해서 하나 구입했습니다.
햄버거는,
산에서 간단하게 먹기에 편하고,
쓰레기도 많지 않아서 나쁘지 않네요.
최고의 단점은,
가방에 보관을 잘못하면,
햄버거의 모양이 짜구가 나서,
먹기 거북하다는 점... ㅎㅎ
보관하기 쉬우면,
종종 이용하고 싶은데,
그것이 너무 어렵네요. ㅎㅎ
굼주린 배를,
사과 3알과,
햄버거로 채웠고...
본격적인,
단풍 산행을 위하여,
길을 나서 봅니다.
올라온 길은,
바위 능선을 따라 올랐으며,
많은 사람들이,
가을을 만끽하고 있네요.
단풍 사이로,
암벽을 즐기는 사람들이,
개미처럼 산을 즐기고 있고...
저길 지나면,
쉽게 정상에 갈 수 있어서,
여러 사람이 즐기는 줄 알았는데...
저분들은,
정상에는 오르지도 않고,
저기에 하루 종일 붙어 있기만...
암벽을 즐기는 사람들이,
무슨 행동을 하든지,
나는 관심이 "1"도 없음으로,
단풍을 만나러 갑니다.
역시,
숨은벽 단풍은,
절대로 실망감을 주지 않고...
가을 햇살과 단풍이 만나니,
나뭇잎은 붉다 못해 선홍색으로 보이고...
이런 느낌이 있을 것 같아서,
콩나무시루와 같은 버스를 타고서,
힘들게 왔습니다. ㅎㅎ
계곡에는,
노란색 단풍이 자릴 잡았고...
참고로,
사기막골에서,
숨은벽 능선을 오르지 않고,
계곡을 따라 오르는 편한 길이 있습니다.
그러나,
계곡길은,
압벽과 주변을 볼 수 없다는 단점이...
그래서,
단풍이 목적이라면,
편안한 계곡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듯...
사진을,
아무렇게 찍어도,
이런 모습으로 보여지고...
지금 오르는 계곡은,
북쪽이라서,
햇살이 들지 않는 관계로,
단풍이 제 빛을 내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화려한 모습이고...
암튼,
가파른 경사를 오르는데,
사진찍느라 정신이 팔려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힘든줄도 몰랐습니다.
바위를 따라서,
길게 늘어선 단풍들은,
감탄이 절로 나오게 하고...
정상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는데...
평소에는,
네발로 기어 올라야 하는 구간을,
단풍 효과로 인하여,
짧게 느껴지네요.
암튼,
엄청 가파른 구간을,
즐기며 올라 갑니다.
같은 장소에서,
잠시 방향을 돌려보니,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고....
이런 곳에서는,
시원한 막걸리 한 병 먹어줘야 하는데...
조금 아쉽지만,
사람의 왕래도 많고,
공공의 질서도 지켜야 함으로,
물 한 모금으로 대신했습니다.
드디어,
정상이 가까워지니,
단풍잎들의 숫자가 급격히 줄어 들고...
그러나,
나뭇잎이 적게 붙어있어도,
단풍을 즐기기에는 충분하고...
드디어,
숨은벽 계곡을 올라서,
인수봉과 백운대 사이를 지나가려 합니다.
계곡의 정상(??)에 서서,
숨은벽 계곡을 오르는,
다른 산객을 바라보며,
잠시 숨을 고르고...
나무 계단은,
정상 부근 일부에만 있고,
나머지 구간은 대부분 돌계단입니다.
즉,
인공적인 느낌을 싫어 한다면,
가을 뿐만 아니라,
언제든 찾아와도,
정말 좋은 코스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경기도 파주를 지나고,
서울시 우이동으로 넘어가는데...
역시,
서울이라는 도심은,
뿌연 미세먼지가 먼저 반겨 주네요.
산 정상 부근에도,
단풍은 어딜 가고,
앙상한 나뭇가지만...
그래서,
사람이 많이 사는 곳일 수록,
자연과는 어울릴 수 없나 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미세먼지도 제일 먼저 생겨나고,
나무들도 일찍 마무리 되고,
더욱이 단풍은 흔적도 없으니...
도심은 그렇다 치고,
인수봉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웅장하게 자릴 잡았네요.
인수봉에도,
조그만 인간 개미들이,
줄을지어 오르고 있는데...
사진으로는,
모습이 보이질 않고...
그래서,
얼마나 많이 있는지,
잠시 들러 보기로...
이들은,
젊은 친구들로 구성된,
초보 클럽인 듯...
왜냐하면,
누군가의 열띤 강의와,
시범 조교의 멋진 등반 실력을,
마냥 신기하게 올려다 보고 있으니까.
아닐 수도 있지만,
햇살 좋은 가을에,
물들어가는 단풍을 보면서,
암벽에 도전한다는 것에,
무한 감동과 박수를 보냈고...
다들,
사고 없이,
멋진 암벽등반인(Rock Climber)이 되길...
인수봉을 지나,
북한산 산장 어귀에 다다르니,
단풍이 한창이네요.
아마도,
정상 부근은,
날이 추워서,
일찍 마무리 되었는지도...
암튼,
서울에 있는 북한산도,
단풍이 있을 뿐만 아니라,
결코 나쁘지도 않았습니다.
백운 산장은,
민간 소유에서,
국가 소유로 바뀌더니,
공사가 한창입니다.
과연 얼마나 멋진 모습으로,
우리 곁으로 돌아올지 기대해보고...
우이동에서,
여기까지 오는 산길도 좋고,
거리도 짧아서 인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사람들에게,
숨은벽을 자랑하고 싶었으나,
나 홀로 알고 있으려고,
조용히 입을 다물고 하산을... ㅎㅎ
사실,
알려주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 했으나,
물어보질 않아서,
그냥 내려 왔네요. ㅠ.ㅠ
예전에는,
이자리에 화장실이 있어서,
사진 찍기가 옹색했는데...
어떤 이유인지 몰라도,
깨긋하게 정리를 했네요.
엄청 커다란 바위산을,
조금 더 잘 볼 수 있어 좋기는 하지만,
이제는 야외에서 볼일을 봐야 할 듯... ㅎㅎ
화장실이야 어찌 되었든,
단풍과 함께,
인수봉이 웅장하게 보여지고...
산행은 거의 마무리 되었는데,
조금 부족해서,
영봉으로 내려가려고...
영봉에 도착하니,
산객 몇분이,
따사로운 햇살 아래서,
맛있는 식사와 간단한 음료도...
다음 약속이 없다면,
여기에 주저앉아서,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데...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사진만 한 장 남기고,
하산을 서둘렀습니다.
내려가면서,
도봉구, 노원구 방향을 보니,
맑은 하늘 아래에,
누런 미세먼지가...
이정도 수준이면,
절대 나쁜 편은 아니지만,
겨울이 되면서,
지난해처럼 심해질까 봐서,
걱정이 앞서고...
아니길 바라면서,
한숨 돌리고,
부지런히 하산을...
조그만 샘물은,
산객의 갈증을 덜어주기 위하여,
쉬어가라 합니다.
쉴수 없는 상황이라서,
바가지에 가득채운 물을,
한모금 마시고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후다닥 지나쳤습니다.
이렇게 서두른 이유는,
다음 약속 시간이 있는데,
시간이 빠듯해서,
친구들이 많이 기다릴까 봐서...
여기는 용덕사라는,
조그만 암자인데...
커다란 비위와,
바위에 새겨진 부처님,
그리고 햇살 품은 단풍들이,
너무 잘 어울려서,
사진으로 남겼네요.
시간만 있다면,
찬찬히 둘러보고,
소원이라도 빌었을 텐데...
영험한 곳을 지나면서,
새끼 멧돼지 두마리와 마주쳤는데,
이녀석들은 꿈에 나와야 하는데,
쓸데없이 대낮에 나타나고...
우이동 식당 골목에,
세시에 도착을 했는데...
약속 장소가 멀어서,
시간내에 도착 할지 의문이 들고...
그래서,
물도 안마시고,
바로 약속 장로로 이동을...
쪼맨한 동네 지하철 타고,
다시 커다란 기차를 타고,
서울역까지 왔습니다.
약속 장소는,
여기에서,
이런 버스를 타고,
한시간을 달려가야 하는데...
오고 있냐는 확인 전화가,
계속 걸려오니,
마음은 급한데 버스는 막히기만...
암튼,
산행을 마치고,
우이동에서 영통까지,
두시간 걸려서 이동을...
멀리에서 왔다고,
친구가 이런 극진한 대접을...
너무 미안하고,
너무 잘 먹었고...
미안한 마음은,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암튼,
1차 소고기,
2차 김치찌개,
3차는 방에서...
그리고,
다시 버스를 타고,
내려서 택시로 갈아타고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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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동안,
여러곳을 다녔지만...
저녁에 만난,
소중한 친구들은,
너무 고마웠고...
항상 함께하는,
소중한 사람이기에,
정말 좋은 시간을...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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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에구 다음주에 북한산 가려했는데 그땐 단풍이 지것네.숨은벽 단풍 꼭 보고싶었는디 .... 겁나 이뿌네~~~~~
이번 주말에 다녀와라...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