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證言) - [36]
강정자 (姜禎資) - 말씀따라 모든 사연 뒤로하고
7. 참아버님과의 만남
1 다음 날, 이요한 목사님이 나를 참아버님께 소개시키고 싶다며 함께 가자고 했다. 그래서 기차를 타고 서울에 도착해 청파동 본부교회로 갔다. 참아버님께서는 안방에 앉아계셨다.
2 경배를 드리고 이요한 목사님이 참아버님께 대구에서 온 대학생이라고 나를 소개하자 “너는 어릴 적부터 꿈속에서 하나님이 길렀는데 왜 이제 왔느냐?”라고 하셨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어릴 적부터 알 수 없는 꿈을 자주 꿨던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3 초등학교 때 동네에서 골목길을 따라 쭉 올라가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우리 집이 있었다. 마을 어귀에서 올라가는 길이 꿈에서는 꽃길로 변해 그 꽃길을 따라 올라가자 한가운데 어떤 사람이 앉아있었다. 누군지는 알 수 없지만 내가 그 사람에게 절을 하면서 꿈을 깼었다.
4 나는 이 사실을 친구는 물론 가족에게까지 말하지 않았는데 그것을 참아버님이 아시고 말씀하신 것이었다. 그리고 내 손을 보시고는 “너는 글씨도 잘 쓰고, 그림도 잘 그리겠다.”라고 말씀하셨다.
5 평소에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소질이 있다는 말도 자주 듣곤 했는데 참아버님께서 손만 보고도 나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놀라웠다. 이요한 목사님에게 나를 잘 기르라는 당부가 있었고, 참아버님과의 짧은 만남이 끝났다.
6 참아버님을 만나 뵌 날부터 나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눈을 감고 있어도 참아버님이 보이고 뜨고 있어도 참아버님이 보였다. 언제 어디서든 참아버님이 눈앞에 나타났다.
7 한번은 길을 걷다가 갑자기 참아버님이 나타나 전신주와 부딪힌 일도 있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통일교회를 열심히 다녀야겠다고 다짐하고 본격적으로 통일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8 그런데 봉산동에 있는 교회를 가려면 전에 다니던 기성교회 앞을 지나쳐 가야만 했다.
9 열성적으로 기독교 신앙을 하던 내가 통일교회에 빠졌다는 소문이 퍼져 지나갈 때마다 신도들이 수군거리며 눈총을 주는데 얼굴이 따가울 정도였다. 그것은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었지만 통일교회를 다니려면 참고 견뎌야 했다.
10 대구교회에는 대학생이 나를 포함해 고작 세 명이었다. 대학생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내가 입교를 하자마자 학생지도 위원이 됐다.
11 그것이 나의 공직생활의 첫 시작이었다. 그때 지도했던 학생들은 이승대, 김성진, 김청자, 최현숙, 김옥기 등이다. 지금은 원로 식구가 되어 신앙 길을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