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익은 열매가 되기 위하여
끝없이 펼쳐진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도로 옆 숲속의 싱그러운 초록으로 단장한 아름다운 나무들이 눈길을 끈다. 봄에는 하양, 분홍의 탐스러운 꽃들을 피워내더니, 여름이 올라치면 어느새 파란 잎들을 피워낸다.
나무들은 계절의 순환을 어찌 그리 잘 알고 따르는지, 그리고 얼마나 자신의 할 일을 묵묵히 기쁨으로 해 내는지,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들을 새삼 부끄럽게 만든다. 그리고 우리가 우리에게 주어진 자리에 대해서 얼마나 감사하지 못하며 살고 있는지를, 그리고 우리가 처해 있는 환경에 대해 얼마나 자주 불평하며 살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성경의 마지막 책인 요한 계시록 14장 1~5절에는 이 세상 역사의 마지막 시점에 나타날 십사만 사천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그들은 이마에 살아계신 “하나님의 인” 을 받은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마에 하나님의 인을 받은 이 사람들의 특징과 성격에 대해서 계시록 14장 4절, 5절에는 이렇게 써 있다. “이 사람들은... 어린 양이 어디로 인도하든지 따라가는 자며... 처음 익은 열매로 하나님과 어린 양에게 속한 자들이니 그 입에 거짓말이 없고 흠이 없는 자들이더라 .”
하나님의 인
“하나님의 인” 은 하나님의 성품이며, 하나님의 인을 받는다는 것은 우리의 생애에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내는 것을 가리킨다. 그런데 보면 하나님의 인을 앞이마에 받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앞이마인가? 그것은 의지와 이성이 자리잡고 있는 인간의 뇌의 전두엽 부분에서 하나님과의 교통이 이루어지며, 성령의 역사하심 또한 이 곳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매 순간 인간은 자유의지를 사용하여 성령의 음성과 하나님 편을 선택하므로, 사단과 어두운 생각과 죄의 유혹을 이길 수 있으며, 전두엽에서 이루어지는 성령의 역사에 협력하는 그리스도인들은 승리의 생활을 살 수 있다.
우리는 마지막에 하나님의 품성을 생애에 이루어 “하나님의 인” 을 받고, 세상에 하나님을 증거할 증인들이 될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혹자는 물을 것이다. 죄 많은 인간들이 어떻게 하나님의 성품을 그대로 닮고, 어떻게 하나님의 성품을 생애에 드러낼 수 있느냐고... 우리는 할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능력으로 우리로 그것을 이루게 하시기에 능하시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의 생활에서 아주 작은 단계인, 아주 쉽고 단순한 일부터 시작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십사만 사천인의 특성들
십사만 사천인의 특성들 중에는 “어린 양이 어디로 인도하든지 따라가는” 것과 “그 입에 흠이 없는” 특성이 있다. 그것은 무슨 뜻일까? 우리 그리스도인 생애에 있어서 우연히 일어나는 일이란 없다. 하나님께 자신을 바친 사람은 하나님께서 준비해 놓으시지 않은 환경이나 처지에 빠지는 일이 결코 없다. 그리스도인의 생애에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목적이 있다. 그것이 슬픈 일이든, 고통스러운 일이든, 어려운 일이든, 즐거운 일이든, 아니, 그것이 인간의 지혜로 이해할 수 없는 신비하고 너무 이상한 일일지라도... 그리고 그것이 아무리 괴로운 환경이거나 견디기 힘든 상황일지라도,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유익을 위하여 준비하시고 허락하신 환경들이다. 그러므로 “어린 양이 어디로 인도하든지 따라가는”, 그리고 “그 입에 흠이 없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이 어떻든지, 하나님께서 있으라고 하신 장소가 어떻든지, 그리고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든지, 또 어떤 일이 닥치든지, 불평하지 않고 그것을 받아들이며 자신의 삶을 그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은, 어린 양 되신 예수께서 우리의 성격과 성정을 너무 잘 아시기 때문에, 또 어떤 경험들을 통과해야 깨달음을 얻고 자신과 마음을 비우게 되며, 정결하게 되어 하나님의 성품을 닮을 줄을 아시기 때문에 그런 환경과 일들을 우리에게 허락하셨다는 것을 믿고 기쁨으로 예수님을 따라가는 사람들이다. 입으로 불평하지 않고 감사한 마음으로 따라가는... 이것이 바로 십사만 사천인이 가지는 특성인 “어린 양이 어디로 인도하든지 따라 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상황을 받아들이며
한 신비주의의 종교가가 그의 제자들과 함께 여행을 하고 있었다. 어두운 밤이 되어 어떤 마을로 갔지만 사람들은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곳은 그들과 다른 종교를 가진 마을이었기 때문이었다. 가진 것도 없고 배고프고 사람들로부터 거절당한 그들은 비를 피할 처마밑조차도 제공받지 못했다. 밤은 춥고 배고파 지친 그들은 마을 밖의 나무 아래 앉았다. 그의 제자들은 몹시 슬프고 의기소침한 상태에서 일종의 분노까지 느끼면서 그의 스승 곁에 앉아 있었다. 그때였다. 그 스승은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하나님! 당신은 정말로 훌륭하십니다. 당신은 언제나 나에게 필요한 것을 주십니다.” 그 기도를 들은 한 제자가 말했다. “스승님! 지금 스승님께서는 너무 지나친 말씀을 하셨습니다. 우리는 지금 배고프고 지치고 입을 옷도 없으며 추운 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리를 가려줄 처마조차 없습니다. 그런데 스승님께서는 무엇에 대해서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고 있는 것입니까?”
스승은 말했다. “그렇다. 하나님은 내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지 주신다. 오늘밤 내게는 추위와 배고픔이 필요했다. 오늘밤 나는 사람들로부터 거부당할 필요가 있었다. 오늘밤 나는 위험에 처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내게 왜 이러한 것을 주시겠는가? 내게 필요함으로 주시는 것이 틀림없다. 이 모든 상황은 하나님께서 그토록 훌륭하게,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고 계시다는 증거이다. 나의 신은 실로 훌륭하시다!”
우리의 삶에 닥치는 어떤 상황이라도 그것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면 그것은 축복이 된다. 삶을 그냥 그렇게 받아들여 보라! 어떤 일이 일어나든지, 어떤 환경이 주어지든지... 왜냐하면 그것은 하나님께서 허락해주신 선물이므로...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자기가 생각한 공식이나 바램대로 되지 않을 때 불평하며 불행해 한다. 그리고 그런 사고방식은 대단한 갈등과 좌절을 생산해 낸다. 그러나 나의 인생은 꼭 그래야 된다는 공식이 세상에 어디 있는가? 자신이 기대한 대로 자기의 삶이 꼭 그런 삶이 되어야 한다는 법이 세상에 어디 있는가? 하나님이 마련하신 길과 방법이 자신의 욕망과 기호에 딱맞게 일치되어야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감사할 수 있는 걸까?
자신의 삶의 길과 방식에 대해 감사하지 못하고 불평하고 불만족해 하는 사람은 내내 불행한 삶을 살 것이다. 자신의 인생 여행길을 한숨과 후회로 장식하는 사람은 내내 후회스럽고 슬픈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자기의 마음에 꼭 드는 어떤 형태의 삶이 오기까지는... 그런데 가장 불행한 것은 그런 사람은 자신의 맘에 드는 삶이 오기까지는 한번도 자신의 삶을 진정으로 살아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세월만 놓치고 한탄만 할 뿐, 그 사람은 삶을 한번도 자기의 것으로 가지지 못한다.
지금 이 순간을 충실하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 각 개인들을 너무 잘 아시므로 우리들에게 맞춤형의 삶을 주셨다. 그런 삶을 통과해야만이 우리가 오는 세상에서 하나님과 조화를 이루어 잘 살 수 있게 훈련될 것을 아시고... 당신은 습관적으로 늘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가? 좀 더 잘되는 어떤 무엇이 오기를?... 더 좋은 삶이 오면, 더 마음에 드는 삶이 오면 그 때에 하나님께 감사하며, 그 때에 그 삶에 충실하겠다고?... 지금은 마음에 들지 않는 이 삶을 슬퍼하고 한탄하며?...지금 이 순간을, 지금 현재의 시간을 바로 적이 아닌 벗으로 받아들이라! 지금 나에게 주어진 삶을 사랑하라! 현재의 순간에 감사하면서 지금 충만한 삶을 사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믿음과 사랑을 가진 사람이며, 그런 삶이 이어질 때 그 삶은 아름답고 풍요한 삶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에 나타나는 감사의 마음과 성품, 그리고 삶에 대한 사랑은 그들이 바로 하나님의 성품을 닮았다는 것을 증거하는 것이다.
지금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섭리의 길에 만족하지 못하고 불평하는 사람들은 미래에도 불평할 것이다. 지금 행복하지 못한 그리스도인들은 하늘에서도 행복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 슬퍼하기만 하는 사람들의 삶은 미래에도 슬프고 우울할 것이다. 지금 주어진 상황과 환경에 감사하자! 비록 지금 주어진 삶이 숨가쁘도록 힘들고 고통스러울지라도, 그런 고통 중에서도 마음에 끊임없는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므로 항구적인 평화를 느끼며 사는 사람들이 어린 양이 어디로 인도하든지 따라가는 십사만 사천인의 경험을 하는 것이다.
“오늘”을 살자! 오늘의 “지금”, 그리고 오늘의 “이 순간”에 주어진 삶을 받아들이며 감사하는 사람은 “처음 익은 열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나타나기를 고대하시는 처음 익은 열매인 십사만 사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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