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스포츠 : 홍순국 ] 허구연 해설위원은 1984년부터 미국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를 접하면서 30년간 미국 야구를 공부하고, 직접 경험하면서 선수들을 보는 눈과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바탕으로 현재는 MBC sports+에서 야구전문 해설위원으로 대중들과 함께하고 있다.
추신수,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경기들을 해설하고,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등 그들에 대해서 많은 정보들을 알고 있다.
올 시즌 추신수, 류현진은 어떻게 시즌을 보냈는지 허구연 해설위원의 시각에서 야구 팬 들에게 전달해드리기 위해 순스포츠는 10월 9일 용산구 용문동 허구연 해설위원의 사무실에서 장작 1시간 30분이 넘는 인터뷰를 통해 추신수, 류현진에 대한 이야기와 에피소드들을 들어 보았다. 2부로 나누어 진행된 인터뷰 영상을 통해 허구연 해설위원이 생각하는 추신수, 류현진에 대해서 알아보자.
-LA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기 위해 필요한 포지션이 있다면?
제가 보기에는 일단 구원이 강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선수들을 가지고는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바에즈 등의 젊은 선수들을 키우면서 부족한 포지션의 다른 선수들을 어떻게 보강해야할지 잘 생각해야 된다. 라미레즈는 현재 떠날지 안 떠날지 잘 모르겠지만, 떠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되는데, 다저스가 처음에는 돈을 적게 쓰려고 수비 위주의 선수를 데려오고, 하다가 안 되면 트레이드를 할 것 같다. 이렇게 두 포지션만 잘 해결된다면 다저스가 내년에는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다저스의 팀 컬러를 단기전에도 강한 승부를 할 수 있도록 페넌트레이스 때부터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현재 디트로이트, 워싱턴의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떨어지고 있다. 페넌트레이스 때 홈런을 치면서 승리하는 것과 포스트시즌처럼 단기전인 월드시리즈 우승하는 것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다저스가 단기전에도 강하고 시즌에도 강하게 팀을 꾸려야 한다.
-추신수 선수의 가장 큰 장점이 있다면?
제가 84년도에 브루클린 다저스에 1달 있다가, 그 이후에 매년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가면서 많은 분들과 얘기를 나눴어요. 다저스 관계자들, 다른 구단 관계자들을 만나면 많은 얘기를 해줍니다. 근데 만나서 추신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그분들이 대부분 그냥 ‘좋다’가 아니라 ‘Excellent’라고 말하더라고요. 특히 추신수는 자신에게 주어진 것도 잘하지만 다른 것에서도 잘한다. 추신수가 아시아 선수이긴 하지만 팀에서 리더 역할을 하잖아요. 이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예요. 어디에 가도 야구만 잘하는 선수는 많지만, 추신수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 선수는 드물다. 작년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관계자들이 추신수의 ‘모범생’적인 모습으로 인해 더 좋은 평가를 내려서 좋은 계약을 제시하지 않았나 싶다. 야구에서 투수들은 시작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성공확률이 높지만, 그에 비해 외야수는 성공확률이 높지가 않다. 메이저리그에서 외야수로 성공하려면 3할 30홈런 100타점을 치거나 3할에 빠른 발을 가져서 넓은 수비 범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현재 아시아 출신 외야에서는 마쓰이, 이치로, 추신수 밖에 없을 정도로 메이저리그에서 외야수로 살아남기 힘든데, 추신수의 가치가 높기 때문에 좋은 선수로 남고 있지 않나 싶다.
-류현진 선수의 가장 큰 장점이 있다면?
류현진은 건들건들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도, 야구를 하는 모습을 보면 야구에 대한 욕심도 많고, 자기관리도 상당히 잘한다. 제가 많은 선수들을 접해봤지만, 류현진처럼 성격이 나이에 비해서 유들유들하고 어디에 갖다 놓아도 다 적응을 할 수 있는 선수는 없었다. 어떤 게임이던지 마운드에서 떨지 않는 게 류현진의 가장 큰 장점이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큰 게임도 많이 긴장하지 않고 잘 소화하고,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은 타고났다고 생각한다. 제가 본 투수들 중에서 류현진처럼 그렇게 큰 게임을 포커페이스로 흔들림 없이 던질 수 있는 선수는 정말로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선수들과 잘 어울리는 것이 중요한데, 잘 어울리고 있는 것 같아서 좋다.
-마지막으로 추신수 선수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
추신수는 모범생이다. 사회생활에서 어긋난 행동을 하거나, 팀에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 잘 알고 있는 선수이다. 그리고 받는 만큼 의무를 다해야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러나 추신수가 이런 면에서는 조금 자유스러워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부담을 느끼지 않고, 야구를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추신수는 모든 것을 잘하는 선수인데 세월이 지나면 야구는 데이터가 남게 된다. 추신수가 내년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서 데이터적인 부분에서 기록을 하나 만들어줬으면 하는 저의 바람이 있다.
-마지막으로 류현진 선수에 한 마디 해주신다면?
2년 동안 미국에서 생활을 하면서 영어 실력도 많이 늘었겠지만, 정말로 영어를 통역 없이 편하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을 늘려야 한다. 지금 류현진은 주로 유리베, 푸이그, 라미레즈와 친하게 지내고 있다. 하지만 영어 실력을 키워서 커쇼와 그레인키와 많은 얘기를 하면 좋은데 말이 아직 잘 안 통하니깐 빨리 영어 실력을 키웠으면 좋겠다. 지금은 야수들과는 친하지만, 현재 다저스의 투수인 허니 컷 투수코치, 커쇼, 그레인키와 친해져서 더 많은 얘기를 나누면 좋겠다. 그런 좋은 투수들과 깊은 얘기를 하면 야구 인생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영어를 배우게 되면 기술적인 면에서도, 정신적인 면에서도, 야구 인생에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류현진이 만약에 지도자가 된다면 이런 경험들은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