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푸틴이 사라지면… 핵탄두 5889개 어디로
반란 이후, 핵 통제권 뜨거운 논란
유재인 기자
김나영 기자
입력 2023.07.01. 03:00
업데이트 2023.07.01. 07:36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각) 남부 캅카스 지역의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을 방문해 세르게이 멜리코프 공화국 정부 수장과 면담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푸틴 없는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달 24일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이 하루 만에 진압됐지만, 이를 계기로 ‘포스트 푸틴’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장기 독재 체제를 구축한 블라디미르 푸틴(71) 대통령은 반란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공식적인 후계자를 양성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푸틴이 어떤 계기로든 실각할 경우 권력 분쟁이 일어나면서 러시아가 혼돈으로 빠져들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만약 러시아 내 세력이 대립하며 실제 정변이 일어날 경우, 러시아에 있는 핵무기에 대한 통제가 풀리며 글로벌 위험으로 확산할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최근 “프리고진이 반란에 성공해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에 있고 핵무기 지휘권을 갖고 있다고 가정하면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라며 러시아 내 혼란 발생 시 핵 통제권 상실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푸틴이 축출되면 우리는 더 고약한 사람과 상대해야 할 수 있다”면서 “만약 푸틴이 계속 집권하면 러시아 국민은 (자유를) 잃는다. 하지만 푸틴이 패배하고 이후 혼란이 휘몰아치면 전 세계가 (안정을) 잃어버릴 것”이라고 했다. 타임지는 “단 하나의 러시아 핵탄두라도 테러 집단, 불량 국가 등 위험한 존재 손에 들어간다면 이는 미국 대통령에겐 악몽”이라고 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바그너그룹과 유사한 ‘용병’이 쿠데타에 성공할 경우 핵무기의 안정성 문제는 물론 핵 물질과 핵 기술의 제3국 이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러시아의 핵 통제력 상실은 (한반도와 일본 등) 주변국의 핵 보유 필요성을 자극하는 등 글로벌 안정에 심각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학자연맹(FAS)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핵탄두 총재고가 5889개로 미국(5244개)보다 645개 많다. 러시아 핵탄두 중 1674개는 실전 배치돼 있다.
이들 핵은 푸틴이라는 ‘단일 권력’에 의해 아슬아슬하게 통제되는 중이다. 그런데 ‘푸틴의 러시아’엔 2인자가 없기 때문에 푸틴이 갑자기 권력을 잃을 경우, 집권을 노리는 세력이 저마다 핵무기를 손에 넣으려 하면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헌법상 연임 제한 규정으로 2008~2012년 푸틴 대신 ‘허수아비’ 대통령직을 맡았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가 후계자로 점쳐지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부정 축재에 대한 비난 여론으로 총리직에서 한직인 안보회의 부의장으로 2020년 물러났다. 푸틴의 잠재적 후계자로는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국가안보회의 서기,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등 실로비키(정보 당국이나 군 출신 푸틴 측근들)가 거론된다. 하지만 이들 또한 푸틴의 대안이 되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제성훈 한국외대 노어과 교수는 “현재로서는 고만고만한 2인자들을 유일하게 조정하는 사람이 푸틴”이라며 “푸틴이 무너지면 모든 엘리트가 무너진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독재에 질린 러시아 국민들이 민주화 혁명을 일으킬 경우, 수감 중인 푸틴의 정적(政敵) 알렉세이 나발니 전 러시아진보당 대표가 차기 지도자로 거론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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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 만약 실각할 경우 기계적으로는 러시아 헌법에 따라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가 권한대행을 맡는다. 그는 실로비키가 아닌, 국세청장을 지낸 경제 관료 출신이다. 무기를 다루고 전투를 아는 실로비키를 통제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두진호 위원은 “이번 반란으로 푸틴 체제의 ‘내구성’이 약화됐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그간 억눌렸던 소수 민족의 분리주의 혹은 극단주의로 분출될 수 있다”며 “러시아 전체가 민족 단위의 개별 국가로 연쇄 붕괴하는 최악의 경우 유럽은 물론 전 세계가 치러야 할 비용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선 푸틴이 이 같은 ‘대혼란 시나리오’를 오히려 장기 집권의 명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舊)소련 붕괴 당시 극도의 혼돈을 경험했던 러시아 국민들이 ‘독재 없는 혼란’보다는 ‘혼란 없는 독재’를 선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태림 국립외교원 교수는 “러시아 국민 사이엔 (이번 반란 사태를) 큰 갈등 없이 수습해야 한다는 암묵적 동의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래픽=송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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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족오
2023.07.01 06:32:50
북의 핵탄두 30기는 언제 어떻게 보유하게 됐나 30기씩이나 실전 투입 배치하고 있는동안 우리는 뭘 하고 있었나 문제인정권 민주당정때만 해도 평화 전쟁억제 운운하며 핵탄두 생산하는거 그냥 못본체 하면서 허튼소리로 국민을 속이고 조롱한게 아닌가 하니 토작빠갱이 불순분자 간첩 운운하는게 과하지 않다는 생각 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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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itas
2023.07.01 06:59:26
푸틴이 실족해도 푸틴의 수족인 드미트리 메르데레프가 다시 러시아 대통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편한사람들
2023.07.01 06:07:31
푸틴이 없어진다고 러시아 핵탄두가 없어지리라 기대는 하지않는다.핵탄두 없애버리면 바로 우크라이나꼴이 될것 이기 때문이다.우크라이나도 독립시 1,000여개의 핵탄두를 미국과 러시아,독일,프랑스등에 침공않는다는 약속받고 폐기했는데 결국은 러시아에 크림반도 침공당해 뺏기고 본토 침공당하고 있지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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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안보 번영
2023.07.01 06:20:33
히로시마 원폭 크기가 15kt인데 핵폭탄 1개만 터져도 최악의 지옥처럼 변한다.~!! 1개가 터지면 반경 2~3km이내 잿더미로 지옥처럼 변하고 원폭투하 후 3000도~4000도의 뜨거운 열기로 잿더미가 되었다. 히로시마는 지옥처럼 잿더미로 평지로 변했다. 그 당시에 20만명이 즉사했다. 히로시마 원폭 크기가 15kt인데 현재는 핵폭탄이 80kt, 100kt 이상 지구멸망과 일류 멸망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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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킨토시
2023.07.01 06:48:39
북한이 핵탄두 30개를 가졌다는데...김대중, 문재인이 기여한바가 엄청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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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0
snrkanoeh
2023.07.01 07:14:50
깡패가 총을 들고 다니게 한 것이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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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통일반대
2023.07.01 07:39:30
벨라루스에 핵을 배치했다는데, 핵무장한 벨라루스에 IAEA가 제재를 해야 맞는거 아닌가? 핵확산금지 라는게 엿장수 가위같은 더러운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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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통치
2023.07.01 07:20:06
푸틴이 사라지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핵탄두가 어디로 흘러갈 지 알 수 없고 전세계는 바야흐르 핵무기에 위협에 노출되는 것이다!!! 푸틴을 빠는 종자들의 외침이 이 게시판에서도 세어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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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wcwleelee
2023.07.01 07:04:54
상상하기도 실타 우리도 반듯이 핵은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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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할머니
2023.07.01 07:52:54
핵탄두 보유국 순위에 북한이 버젓이 들어있는것이 놀랍다.공인된것인지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공인된것인지 알고싶다.우리와 가까운거리의 러시아 정세는 항상 외면할수없는 중대문제인데 영원한 독재와 통치는 있을수없으니 항상 대비하고 살아야 되는데 우린 핵이 없으니 어찌해야 하는지 그것이 큰과제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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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상사화
2023.07.01 07:45:57
현실에서는 일어 날 수 없다고 생각하는 핵전쟁과 공포가 정말 현실이 될 수 도 있다는 가설! 3차 세계 대전은 지구 멸망의 지름길이자 공멸하는 것! 그런 무지막지한 핵무기를 북한은 30개(?) 보유하고 있다니...., 더 이상 망설여서도 안 되고 미뤄서도 안된다. 자체 핵무장을 물밑에서 최대한 빨리 서둘러 관련 기술을 획득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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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삼이삼
2023.07.01 07:45:31
골고루 나눠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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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유공자
2023.07.01 07:44:57
지나고 보면 미개한 나라들은 자유 보다는 독재가 어울리고 사회 안전이 보장되는 경우가 있다. 리비아의 카다피가 독재 한다고 무너뜨리고 나니 나라가 분할되어 독재로 죽는 사람보다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그 좋은 지하수 개발해서 농업 국가가 될 수 있는데 허송세월하고 있다. 이라크 후세인 독재, 시리아 독재도 그대로 두었다면 지금 전쟁 보다는 더 적은 사람이 죽었을 것이다. 러시아도 스스로 고도의 자유민주국가가 되기 어려운 국가로 봐야 한다. 그런 나라가 분열되어 지금은 통제되고 있던 핵 무기들을 많은 사람들이 제각기 분점하는 사태가 오면 세계가 그 댓가를 더 크게 받아야 할 수 있다. 사회가 스스로 고도화 되도록 도와주어야지 강제로 변경한다는 것은 질서를 무너뜨려 결국 어느 기회주의자가 어느 사회의 깡패 처럼 권력을 쥐게 되고 더 나쁜 국가가 되는 수가 생긴다. 이는 아프리카 조그만 나라 안에서도, 북한 처럼 중간 나라도, 러시아 처럼 큰 나라도 똑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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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블랙홀
2023.07.01 07:43:34
핵탄두가 수류탄도 아니고 몇개 더 많은거는 큰 문제가 안된다고 보면 된다!강력한. 철권을 휘두른 지도자는 항명을 대하면 체면이(쪽팔려서)손상되어 속이 부글부글!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중병으로 사리지는게 역사에서 증명되었다.이걸 치유받기 위해 우호적인 국민들의 박수와 스킨십을 해보지만 이미 깍인 멘즈는 되돌릴수 없으니 불면과 울화 불안의 연속으로 약에 의존!힘든 나날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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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티29
2023.07.01 08:03:34
러시아의 동네 OOO들도 핵탄두 하나쯤은 보유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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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스박
2023.07.01 08:02:24
푸틴 붕괴시, 러시아 핵무기를 획득할 수 있도록 그 방안을 미리 세워놓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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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y
2023.07.01 07:53:59
뜬금없는 기사네? 가정도 가능한 걸 설정해라 멜 헛소리하고,지치지도 않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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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유공자
2023.07.01 07:49:07
어느 예언자가 푸틴은 조만간 실각하고 러시아에 푸틴 보다 더 극악한 자가 집권한다고 하던데 구관이 명관이라던 말이 진실이 되는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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