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전체적인 소감문을 올립니다.
다음엔 사진 중심으로......
실눈으로 들여다 본 같은 시대 다른 세상
-동유럽(체코,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오스트리아)을 다녀와서-
유럽을 간다는 것은 꿈에 그리던 일이다. 그것도 각 시군에서 한 명씩 선정되어 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다녀오는 국외연수는 공문이 올 때마다 꿈만 꾸었던 것인데 2012년을 화려하게 시작하는 큰 복을 받았다.
1월 6일(금)오후 3시 비행기로 프라하를 향해 출발하여 14일(토)에 돌아오는 일정으로 출발한 비행기에서는 유럽영화 2편을 먼저 보았고, 자연 다큐멘터리도 보았다. 동유럽 여행 책을 펴놓고 연수 일정표와 비교하며 연수지에 대한 정보와 지리를 익혔다. 연수출발 전 날까지 바쁜 관계로 연수지에 대한 사전정보를 충분히 익히지 못하여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비행기 안에서 유익한 시간을 보내게 된 것이다. 때때로 저마다 바쁜 학교생활을 보내고 연수에 참가한 선생님들과 이야기도 하면서 현지의 시차 적응을 위해 여러 가지로 시간을 보내니 드디어 프라하에 도착했다. 그 곳에서 버스를 타고 동쪽으로 이동하여 부르노라는 첫 숙박도시에 도착하니 밤 11시가 넘었다. 동유럽의 첫 날은 그렇게 해서 잠자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다음날부터 시작된 연수는 동유럽 5개국의 대표적인 도시와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과 초등학교와 유치원을 돌아보는 것이었다. 먼저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중세 도시 크라쿠프, 소금광산인 비엘리치카이었다. 슬로바키아로 넘어가면서 알프스 산맥의 일부인 자코파네의 비스케 탄트리와 포프라드 탄트리 지역을 거쳐서 바스카 비스트리차에서 쉬었다. 다음엔 헝가리의 부다폐스트로 이동하여 도나우강 주변의 중세 건물이 있는 중심지와 코다이 예술학교를 방문하였다. 오스트리아에서는 빈과 짤즈부르크를 대표적으로 보았고 다시 마지막으로 체코로 넘어가서 체스키 크룸로프와 프라하에서 유치원을 방문한 후 돌아왔다.
폴란드의 첫 번째 연수지인 아우슈비츠를 갔다. 히틀러 추종자들이 홀로코스트를 자행한 곳의 정문엔 ‘일하면 자유로워진다.’ 라고 쓰여 있었다. 그 곳에 끌려온 많은 사람들은 살기위해서 일했고 일하다 죽었다. 사람들에게서 빼앗은 생필품 등을 모아 놓은 곳, 영화에서나 보았던 숙소, 가스실과 화장터 등을 보는 내내 안내자가 우리일행에게 던지 화두인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었을까?”를 생각했다. 눈으로 현장을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 역사적 사실에 사상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다음 연수지인 크라쿠프를 향해 가는 내내 창밖의 아름다운 집들과 초록 풀들이 가득한 전원풍경을 보면서도, 첫 연수지가 무거운 마음을 주어서 인지 한동안 선생님들의 표정은 밝지가 않았었다.
크라쿠프는 폴란드 옛 왕국의 수도였다. 우리나라의 경주로 비유할 수 있는 곳으로 아름다운 건물들이 많은 역사적인 거리는 1978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되었단다. 어스름 어둠이 찾아오는 시각에 은은한 조명이 보여주는 시대를 넘어선 분위기 속의 광장과 거리를 삼삼오오 자유롭게 걸어본 시간은 짧았지만 경이로웠고, 아우슈비츠에서부터 가져온 무거운 마음을 조금은 가벼워지게 했다. 소금광산 비엘리치카에서는 암염으로 만든 갖가지 조각상들을 볼 수 있었고, 채굴에 관한 전시도 보았다. 성당도 만들어 놓았는데 천장의 크리스탈 소금으로 만든 샹들리에와 벽면에 있는 성경관련 조각들에 앞도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이후에 만난 성당들은 모두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슬로바키아는 가문비나무와 하얀 눈으로 기억되는 나라가 되는 일정으로 지나갔던 아쉬움은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서 보상받았다. 코다이 음악학교에서 보았던 자유로운 태도와 밝은 얼굴들의 학생들과 중세 도서관처럼 사방이 책으로 꽉 찬 도서관이 인상적이었다. 가족 모두를 특히 자식을 자기 인생 자체로 포함시켜 마음대로 기르는 우리나라 엄마들의 교육법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고, 유럽인이 자녀를 각각의 다른 개성의 존재로 보고 기르는 것은 배울 점이었다. 부다페스트의 화룡정점은 낮에 겔레르트 언덕에서 내려다보았던 도나우강 주변을 밤에 배를 타고 가면서 바라본 야경이었다. 우아한 백작부인이 화장을 곱게 한 얼굴같이 아름다운 중세 건축들을 왈츠곡인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을 들으며 바라보는 시간은 환상이었다.
다음으로 이어진 오스트리아 빈도 왈츠음악과 더불어 잘 보존된 조상들의 유산으로 일행들의 마음을 달뜨게 하였다. 옛 백작이 살았던 집에서의 음악회와 알프스의 빙하가 녹아 많은 호수를 만든 짤쯔부르크의 청정지역들이 오스트리아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는 ‘그루미 선데이’라는 홀로코스트 관련 마음 아픈 영화가 있고, 짤쯔부르크는 ‘사운드 오브 뮤직’이라는 홀로코스트 관련 영화지만 아름다운 풍경의 가족적이고 희망적인 영화가 있어서 더욱 그런가보다.
우리나라 안동 같이 강물이 휘돌아가는 곳에 생성된 체코의 중세도시인 체스키 크롬로프가 너무 아름다웠고, 프라하에서 본 좋은 시설에서의 해맑은 유치원 아이들은 체코의 미래였다. 높은 3층 교실도 아이들이 걸어 다니도록 하는 강한 교육이 있었다. 동유럽의 중세도시들은 공통점이 있다. 주홍색 지붕의 높은 건물들 그 사이의 바닥이 돌로 된 좁은 구불 길과 올망졸망 아기자기한 상점들, 고개가 절로 뒤로 꺾이도록 위용이 장엄하지만 섬세한 조각들과 멋진 창으로 구성된 아름다운 성당들, 유명한 음악가나 작가 화가들의 이야기가 지금도 살아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동유럽을 생각하면 흐린 연기처럼 가물거리는 지식이 전부였었다. 조상들의 문화유산과 자연환경을 소중히 지켜가는 동유럽 국가를 첫 방문한 이 번 연수를 통해 넓은 세상을 이제 겨우 실눈 정도로만 본 것 같다. 연수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다른 나라에 대해 눈을 더욱 크게 떠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학을 기다린다. 연수를 통해 보고 느낀 많은 것들을 학생들에게 빨리 이야기 해주고 싶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