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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행복한 삶을 더불어 꿈꾸기 위해 새들생명울배움터 연구소는 2017년 상반기 정기세미나 ‘오래된 미래-대안을 살다’를 시작한다. 오랫동안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사이의 분열을 치유하고, 공생적 문화가 유지될 수 있는 사회를 재건하고자 노력해 온 잡지, ≪녹색평론≫을 함께 읽으며, 주변의 환경을 가꾸고, 생명을 돌아보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삶의 방법을 고민하는 자리다. ≪녹색평론≫에 실린 글(누리집에 공개된 글과 공개되지 않았으나 녹색평론사의 동의를 구한 글)을 기본으로 하여 아홉 개의 분과-경제성장과 민주주의, 금융자본주의와 자립경제, 전쟁과 평화, 환경과 에너지, 환경 생태, 안전한 먹거리, 농업과 식량주권, 교육, 문화와 이데올로기-로 나뉘며, 모든 참가자들이 스스로 분과를 선택하고, 해당 주제에 대해 책임지고 먼저 공부한 후, 다른 참가자들에게 발표하는 형식으로 2017년 4월 7일부터 6월 30일까지 총 12회 진행된다.
하늘 끝까지 뻗은 회색빌딩 숲
이것이 우리가 원한 전부인가
그 누구가 미래를 약속하는가
이젠 느껴야하네 더 늦기 전에
그 언젠가 아이들이 자라서
밤하늘을 바라 볼 때에 하늘가득
반짝이는 별들을 두 눈 속에 담게 해주오
그 언젠가 아이들이 자라서
밤하늘을 바라 볼 때에 하늘가득
반짝이는 별들을 두 눈 속에 담게 해주오
2017년 5월 19일 금요일 저녁 7시 30분, 새들생명울배움터 연구소에서 故신해철의 노래 ‘더 늦기 전에’가 흘러나왔다. 2017년 상반기 세미나 ‘오래된 미래-대안을 살다’ 그 여섯 번째, ‘환경 생태’ 시간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였다. 무분별한 개발과 토건 공사로 자연과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 오늘의 현실 속에서, 이 땅을 살아갈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미래를 선물하고 싶은 간절함이 노랫말에 묻어 나왔다.
세미나는 새만금 간척사업, 천성산 터널 공사, 4대 강 사업 등 국가에서 진행한 토건사업의 경과를 살펴보고, 우리 지역에서 실천했던 안양천 살리기 사업의 대안 사례를 확인한 후, 시야를 넓혀 지구의 환경문제를 알아가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누가 주인인가
새만금 간척사업은 김제, 만경 방조제를 기점으로 서해안의 일부를 육지로 간척하는 사업이다. 그 크기가 축구장 37만개 정도를 합친 것과 같다고 하니 실로 방대한 규모이다. 1986년부터 사업에 대한 이야기가 되었다가 1987년 대통령 선거에서 모든 대선 후보가 이 사업을 공약으로 내세울 정도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경제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었다. 정부 부처 간,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간에도 각기 주장하는 것이 달랐다. 새만금 갯벌 생명평화연대의 저항도 있었다. 그리하여 1991년 11월 1호 방조제가 착공되어 공사가 시작되었으나 2006년 최종 물막이 공사를 만료시킨 후로도 2017년 현재까지 사업은 30%를 밑도는 정도의 진척률만 보일 뿐 난항을 겪고 있다.
당시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것, 호남, 그 중에서 특히 전북이 소외 받고 있다는 정서가 컸던 것, 정치인들이 이러한 정서를 이용해 개발에 대한 환상을 심어준 것도 난항에 영향을 주었다.
첫 번째 발표자였던 새들생명울배움터 경당(이하 ‘배움터 경당’) 교사, 조우영 선생님은 두 가지 물음을 청중에게 던졌다. 하나는 우리나라 GDP의 20%를 토건 경제가 차지하고 있고, 건설 기업들이 여전히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 토건 중심의 경제가 우리를 정말 행복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었다. 새만금 토론회 때 패널 중 한 분이, 도서관 건물 짓느라 정작 책 살 예산이 부족한 현실을 빗대어 표현했다고 한다. 같은 의미로 정부에 사용한 예산의 내역을 볼 때에도 이 점을 고려하여 살펴보아야 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복지비로 얼마를 썼다고 했을 때, 그 안에는 토건과 관련된 비중이 높아 실제 혜택이 돌아간 비중은 낮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토건 공사 전, 지역의 경제성을 분석할 때,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는데 그 지역에 거주하지 않는 이를 전문가라 볼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었다.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어느 한 편에 속해서 그 쪽을 지지하는 논리를 만들어 내는 지식인들의 모습을 봐 왔기 때문이다. 그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그 지역을 오래도록 살아온 거주민이라는 거다. 예를 들어 천성산 터널 공사 때 정작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지율스님이 보호하려 했던 도롱뇽은 그곳에 없다고 했다. 개발을 하기 전에, 경제성을 따지기 전에 그 땅에 살고 있는 이들, 그 땅에서 자연과 함께 숨 쉬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는 것이 먼저이지 않을까.
새만금 주변은 지금 병들어 있다. 수질은 심각하게 오염되었고, 갯벌도 썩어 악취를 풍기며, 석탄재 폐기물까지 끌어들여 매립토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성도 없어서 민자 유치를 해야 하는데 기업들이 들어오지 않고 있고, 어업을 하는 지역 주민들은 주민들대로 오염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다. 조우영 선생님은 이런 상황과 함께, 그곳에 실제 거주하는 주민들이 새만금 간척사업을 반대해도 그곳에 거주하지 않으면서 땅 값이 올라 이득 볼 생각을 하는 땅 주인들이 찬성하면, 사업이 계속 진행되는 현실도 직시해야함을 이야기했다. 더불어 성주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사드 배치를 강력 규탄하면서도 이번 대선에서 대다수의 주민들이 홍준표 후보를 선택한 것 또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고 했다.
원고 도롱뇽, 서식지를 잃다
‘도롱뇽 소송 사건’으로 알려진 천성산 관통 터널(원효터널) 공사는 대구와 부산을 잇는 KTX철도를 놓기 위해 산에 터널을 뚫었던 공사였다. 90년대부터 계획되었던 이 공사가 논란이 된 것은 2001년 천성산 화엄늪, 정족산 무제치늪 등 보존 가치가 높은 습지들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그 주변 사찰에서 문제제기하면서부터다. 천성산 내원사의 지율스님은 이 일로 네 차례 단식을 하는 등 반대 운동을 벌였고, 특히 두 번째 단식 중일 때에는 ‘도롱뇽 소송 사건’-도롱뇽이 원고가 되어 천성산 터널 공사의 부당함을 알린 일-을 통해 17만 명의 사람들이 반대 서명에 동참하기도 했다. 당시 도롱뇽이라는 작은 생명에 대한 감수성이 있었던 것. 그러나 이러한 반대의 움직임에도 결국 터널은 뚫렸고 KTX열차는 지금도 천성산을 통과하고 있다.
조우영 선생님은 권력을 지향하는 이들이 어떤 형태로 생명을 파괴해 가는지 보자고 했다. 중대한 문제를 다 같이 모여 함께 이야기하지 못했던 점, 개발에 앞서 공청회를 열지만 그 자체가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사업하겠다는 통보에 불과한 점, 또 불리한 내용은 감추어 정보가 투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의논이 되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모든 것을 열어놓고 투명하게 공개하여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지 않고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을 획득하고자 하는 이기심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다고 했다.
4대강, 흘러야 산다
4대강 사업의 배경과 진행 과정, 완공 후 드러난 문제들에 대해 새들연구소 정길후 회원의 발표가 이어졌다.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가 한국형 녹색 뉴딜을 내세워 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을 22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추진한 대하천 정비사업으로 16개의 보를 건설하고 수변을 따라 체육시설, 산책로, 자전거 길을 만드는 것을 큰 골자로 했다. 2007년 대운하 사업으로 시작하려 했으나 악화된 여론 탓에 명칭만 바꾸어 2009년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가 2011년 완공되었다.
4대강 사업이 착공되기 전부터 이미 많은 전문가들과 환경 단체에서는 사업의 위험과 문제들을 지적했고, 공사가 진행 중일 때에도 많은 사람들이 사업을 중단시키고자 노력했다. 이를 모두 무시하고 무참하게 강바닥은 파헤친 결과 수질이 심각하게 악화되었고, 녹조 현상으로 인해 강에 서식하는 생명체들이 떼죽음 당하고 있다. 대신 큰빗이끼벌레라는 새로운 생물체가 창궐했으며 시궁창에서나 볼 수 있는 실지렁이, 깔따구 등이 강에서 서식하고 있다.
정길후 회원은 이명박 정권의 4대강 반대 촛불 집회가 탄핵 정국까지 이어져왔음을 이야기하며 이번의 정권 교체가 새 시대로의 출발이 될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지는 자세로 새 시대를 살아갈 것을 당부했다.
5월 22일, 세미나 다음 주에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사업 전면 재조사, 수문 상시 개방 지시’ 소식과 함께 했던 것은 우연이었을까. 대통령 한 사람의 노력으로 새 시대를 열 수는 없다. 우리 모두가 각자에게 주어진 책임을 온전히 감당하는 삶, 법과 정의를 바로 세우고 소외되고 고통 받는 생명이 없도록 더불어 함께하는 삶을 살 때에야 비로소 새 시대는 열릴 것이다.
안양천 살리기 운동
배움터 경당의 김규성 학생은, ‘안양천 살리기 사업’을 통해 발 딛고 있는 삶의 터전에서 일어난 문제에서 자신의 몫을 책임졌던 경험을 나눴다.
1970년 급속한 산업화로 대규모 공단이 조성되면서 안양천은 공단에서 나오는 공장폐수와 생활하수로 점점 오염되었다. 곳곳에 생활 쓰레기, 건축 폐기물들도 버려졌고 2003년에는 안양천 어류의 중금속 농도가 납 기준치의 4배가 넘었다. 안양천이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기까지는 시민들의 노력이 있었다.
1999년 안양천 유역 21개 단체가 모여 ‘안양천 살리기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안양천 살리기 네트워크는 안양천 전체 유역 조사하고 유역 수질·환경지도를 제작 배포했다. 토론회, 환경탐사활동, 워크숍, 심포지엄, 생태교육, 환경교육을 열어 시민 간의 교류와 소통을 원활하게 이어가는 한편, 안양천 감시활동과 정책제안도 놓치지 않았다. 이런 노력의 결과 안양천의 수질은 개선되었고 하천 생태계는 되살아났다.
김규성 학생은 최근 안양천 수질이 조금 악화되었는데, 지금의 안양천이 깨끗해졌다고 해서 하천의 소중함을 잊어버리게 된다면 언제든 하천은 다시 더러워질 수 있다고 말하며 언제나 이 점을 기억하고 안양천을 깨끗하게 보존해야 함을 강조했다.
환경 재앙, 어떻게 살 것인가
배움터 경당의 양하늘 학생은 전 세계적으로 개개인의 삶을 위협하는 대표적 환경 문제 세 가지-오존층 파괴, 온난화, 사막화를 설명했다.
오존층은 해로운 자외선을 흡수하여 지구 생명체를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프레온 가스(CFC)로 인해 파괴되어 왔다. 프레온 가스가 성층권으로 올라가 자외선에 의해 분리되어 염소 원자를 내놓게 되고 이 염소 원자가 오존과 반응하면서 오존을 산소화 시켜 오존층이 파괴되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몬트리올 의정서’를 체결해 오존층 파괴 물질의 생산과 사용을 규제함으로써 프레온 가스 사용량은 줄게 되었고 점차 회복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프레온 가스의 대체물질로 등장한 HCFC, HFC 등이 온실가스를 발생시킴으로써 온난화의 주범이 되었다.
온난화는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 천연 자원의 고갈, 이산화탄소, 메탄(온실가스)과 같은 공해에 의한 환경오염으로 인해 지구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세계 각국은 온난화를 막기 위해 ‘교토의정서’를 체결하여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미국, 러시아, 일본, 캐나다 등 전세계 탄소 배출량의 절반 이상의 책임을 져야 할 주요 국가들이 불참함으로 인해 암울한 현실에 처해있다.
<국가에게는 국제협약을 맺는 등의 국가의 몫이 있고, 우리에게는 우리의 몫이 있다며 발표 중 위 그림을 보여주었다.>
사막화는 과도한 방목, 삼림벌채, 부적절한 농지개간 등으로 인해 땅이 황폐화되는 것을 말한다. 삼림벌채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숲이 사라져갈수록 지구의 온난화는 더 심각해진다. 사막화가 온난화에도 영향을 끼치지만 동식물 멸종에도 영향을 끼친다. 중국과 북한의 사막화 문제를 중심으로 살펴보며 사막화가 우리에게도 다가올 일이라는 것과 남북관계가 회복되어 북한이 사막화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일 또한 시급한 일임을 알게 되었다.
양하늘 학생은 발표를 마치며, 우리가 깨어서, 자국의 이익 때문에 교토의정서 협약을 탈퇴해 좋은 길로 나아가려 했던 전 세계적인 걸음을 더디게 만든, 미국, 일본과 같은 비겁한 국가에 압박을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이 조금 편리해지려는 욕심과 이기심은 자연이 그에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 말했다.
생명이 먼저다
발표를 마친 후에는 분과별 토론 시간을 가졌다. 세 가지 주제 - 1)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생태적인 사람은 누구인지, 그 사람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2) 자신이 생각할 때 가장 심각한 환경 생태위기, 문제는 무엇인지, 그 위기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해결방법은 자신이 어떤 방법을 실천해야할지에 초점을 맞추어) 3) 자신이 속한 분과의 주제와 관련해서 생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로 각 분과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나눈 내용을 토대로 구호를 만들어 발표하고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쟁과 평화 분과 구호 - “생명이 먼저다”
전쟁과 평화 분과는 분과별 토론 시간에 환경, 생태에 대한 고려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전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처럼 전쟁이 일어나지 않아도 군시설 자체가 환경, 생태를 고려하지 않고 있음도 이야기했다. 전쟁이 나지 않도록 국가 간 평화를 구축하고, 군시설, 군비를 축소하는 것이 환경, 생태를 보존하는 지름길이라 생각했다. 주변의 가장 생태적인 사람으로는 일상생활에서 전기를 아끼는 우리 아빠, 안양천 살리기나 녹색가게 등 환경 운동에 참여했던 우리 엄마, 멀리서 농사를 짓고 있는 외삼촌, 또 함께 사는 친구를 꼽았다.
교육 분과 구호 - “우리가 싼 똥은 우리가 치운다. 다같이!”
교육 분과는 지금 당장 보이는 이익을 위해 만들어 놓은 4대강이 계속해서 많은 유지 보수 비용을 요하고 있고, 이것뿐 아니라 지구 온난화나 지구 환경의 생태적인 문제가 이후 다음 세대들에게 이어져 그들이 떠안아야 하는 문제가 되기 때문에 안일하게 있으면 안되겠다는 마음으로 구호를 만들었다. 주변의 생태적인 인물로는 엄마, 검소하게 사는 친구를 꼽았다. 검소한 삶이 환경을 생각하는 삶과 이어진다 생각했다고 했다. 교육이라는 주제와 접목시켜 분열되고 파편화된 관계성, 신뢰할 만한 어른과의 관계성이 없는 아이들이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했다. 이를 위해 우리가 연결된 존재로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관계 안에 있다는 것을 각자의 자리에서 만나는 아이들에게 잘 알려주어야 함을 강조했다.
문화와 이데올로기 분과 구호 - “냄새를 냄새답게, 사람냄새 가득한 세상”
문화와 이데올로기 분과는 어떠한 문화를 바꿀 것인가 고민하다가 사람냄새가 나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샴푸로 통일된 냄새, 섬유유연제로 통일된 냄새. 획일화된 냄새에 길들여지고 인공적인 향에 길들여진 지금의 문화에서 탈피하여 조금 덜 씻더라도 사람냄새가 나는 문화를 만들어가자고 했다. 샴푸를 사용하지 않는다거나 합성세제 덜 사용하는 것을 대안으로 생각했다. 그 사람만의 독특한 향을 인정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나눴다. 환경 생태의 구체적인 실천으로 비닐 대신 장바구니를 이용하는 것, 요즘 만들어지는 옷의 성분이 세탁되었을 때 빠져나와 물을 오염시키는 미세 플라스틱인데, 이러한 옷 대신 천연 소재의 옷을 사는 것, 옷을 좀 덜 빠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환경과 에너지 분과 구호 “나무를 심어요. 숲길 함께 걸어가도록”(‘숲속을 걸어요’ 가락)
환경과 에너지 분과는 미세먼지, 온난화, 오존층 파괴 문제와도 연결된 사막화 문제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나눴고 그 대안으로 나무를 심는 것을 이야기했다. 나무를 심으면 이산화탄소도 정화되어 온난화를 방지할 수 있다고 했다. 사막에서 어떤 한 분이 일생을 나무를 심는데 전념했는데 실제 사막이 숲을 이루었다는 이야기도 나눴다. 휴지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우유팩(우유팩 작은 사이즈 10개가 모이면 휴지 한 롤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분리수거를 잘 하는 것과 나무를 심는 것을 대안으로 생각했다. 또 나무를 심을 때에는 주변의 환경을 잘 고려하여 심어야 한다고 했다.
금융자본주의와 자립경제 분과 구호 “천(天), 지(地), 인(人) 우리는 하나”
금융자본주의와 자립경제 분과는 하늘과 땅과 사람은 하나임을 생각했다. 우리는 원래 하나인데, 자본이 서로를 쪼개고, 갈라놓고, 파편화시킨 후 이를 또 상품화시켰다. 동물을 우리에 가두어 두고 돈벌이 수단을 삼는 것, 본디 수확 후 얻을 수 있었던 종자를 불임종자로 만들어 사고파는 것, 반려동물을 사고파는 것 등 생명에 자본주의를 적용하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제기 하는 것과 이를 못하게 하도록 돕는 방법을 생각했다.
안전한 먹거리 분과 구호 “먹기 싫은 음식이 지구를 구한다!”
안전한 먹거리 분과는 먹기 좋은 음식은 몸에도 좋지 않고, 음식산업과 연결되어 있으며 이것들이 대부분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인 경우가 많음을 이야기했다. 가장 생태적인 사람으로는 채식하는 사람들, 새들연구소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회원들(‘마을 농부’), 일상에서 작은 실천들을 해나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을 꼽았다. 또 가장 관심 있는 환경 생태문제로 육식과 음식물쓰레기를 생각했다. 음식산업 자체가 환경 생태에 미치는 악영향이 약 25~30% 차지하고, 그 중 육식과 음식물쓰레기 문제가 약 50%를 차지한다고 했을 때, 우리가 고기 한 번 먹지 않기로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생각할 수 있어야한다고 했다. 음식물쓰레기를 남기지 않기 위한 노력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자연을 생각하고 생명과 조화롭게 사는 것을 생각하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답을 찾는 과정, 사유하는 과정, 내 습관과 싸워가는 과정이 중요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실천의 영역들을 늘려가고 다양한 교육들과 배움들이 중요하겠다고 나눴다.
농업과 식량주권 분과 구호 “심자, 틔우자, 지금”
농업과 식량주권 분과는 가장 생태적인 사람으로, 분과에서 함께하고 있는 배움터 경당의 김지호 학생을 꼽으며 그를 발표자로 소개했다. 김지호 학생은 자신을 가장 생태적으로 ‘살았었던’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전기 아끼는 것은 물론이고, 세수하고 샤워하고 남은 물을 받아서 변기 물을 내리고, EM제를 이용해서 설거지를 하고, EM제와 식초를 이용해 세탁기를 돌리는 등의 실천을 초등학생, 중학생 시절 했었다고 했다. 농업과 식량주권 분과는 농업의 씨앗이 생태, 환경, 문화, 교육, 경제, 평화에 조화롭게 퍼져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구호를 하며 퍼져나가는 동작을 취했다. 실천 방안으로는 미세먼지도 없애주고 기온도 낮춰주는 수염 틴란드시아를 키우는 것, 휴지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것, 일회용품 사용 줄이고 생협에 일회용품 포장을 줄일 것을 건의해보는 것, 텃밭을 늘려 가까운 곳에서 공해를 일으키지 않고 식량을 조달하도록 하는 것등을 나눴다.
환경 생태 분과 구호 “외면말고, 사랑하라 사랑하라 사랑하라!”
환경 생태 분과는 사막화 발표를 준비하면서 북한에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굉장히 놀랐었던 것을 이야기하며 북한의 문제가 우리와 상관없는 것이 아님을 이야기했다. 내 옆에 있는 것을 그냥 지나칠 수 있는데, 무심결에 지나치는 그 마음이 지금의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이 북한을 도울 수 있는 여건이 되는데 사실 그 길이 그 동안 막혀있었고, 이제 정권이 바뀌면서 그 길이 열리는 것이 아닐까 기대하게 된다고 했다. 우리 옆에 있는 문제를 우리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외면하지 말고 서로 사랑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구호를 준비했다.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분과 구호 “진부해? 식상해~ 진부한 게 이긴다! 닥치고, 해! 주세요.”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분과는 경제성장을 멈출 수 없기 때문에 시민에게 대안을 강구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시민들이 대안을 실천한다고 해결될까라는 의문을 가졌다. 문재인 정권이 시작되고, 쌓아둔 과제들이 일사천리로 해결되는 것을 보면서 허망감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깨어있는 촛불시민들의 누적된 힘이 있었음을 깨닫고 생각을 달리하게 됐다. 일상에서의 작은 실천 하나하나가 진부하다 할 수 없고, 진부하다 할지라도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는 것이다. 삶에서 만나가는 과제들을 그냥 넘기지 않고 닥치고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신명나는 대안살이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분과에서 함께 활동 중인 새들생명울배움터 대표 최봉실 선생님은 민주주의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 소수 의견 존중 이 두 원칙을 이야기합니다. ‘다수결의 원칙’은 보다 많은 사람들 의견을 모으는 것을 중요시 하는 것이고, ‘소수 의견 존중’은 단 한 사람의 의견이라도 소홀히 여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모두를 중요하게 여기고, 더 나아가서는 모두가 주인이 된다는 것, 모두 각성하고 깨어있는 시민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민주주의입니다. 작년 촛불정국 전까지는 다수결의 원칙, ‘개인이 중요하다’ 생각하는, 제한된 민주주의였다면, 촛불정국을 거치면서 민주주의는 각성한 개개인들이 한 마음이 되어서 선한 것을 실천해나가는 데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러면서 세미나 참석자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이번을 기점으로 자신이 실천할 것을 인터넷 카페에 올려 공유하고, 또 그것을 보고, 그 내용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합세하여 신명나는 놀이를 만들어가는 것. 현재 배움터 경당 인터넷 다음 카페에서 ‘신명나는 대안살이’라는 이름으로 진행 중이다.
더 늦기 전에
삶의 자리로 돌아와 이 날의 배움들을 되새기다가 ‘금융자본주의와 자립경제’ 읽기 자료(녹색평론 65호)에서 읽었던 일본의 문학비평가, 가라타니 고진이 남긴 말이 떠올랐다.
“칸트는 ‘타자를 수단으로서뿐만 아니라 목적으로서 대하라’고 말했는데 이 경우 타자란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의 인간입니다. 온난화나 환경오염의 피해를 받는 것은 그들입니다. 즉, 우리는 그들, 타자를 완전히 수단으로만 대하고 있는 셈입니다. 제3세계의 타자라면 항의하겠지요. 그러나 그들은 아무런 불만도 말하지 않습니다. 아직 존재하지도 않으니까요. 그러나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해서 타자를 무시해서는 안되겠지요.”
지금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의 아이들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감수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기이다. 이 중요한 시기에 우리는 '오래된 미래-대안을 살다' 세미나를 함께 공부하고 있다. 앞으로 여섯 번의 시간이 남았다. 남은 시간 더욱 깊고 넓게 사유하며 즐겁게 대안을 실천해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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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환경 단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서 새만금에 대한 문제를 풀어주기를 요구하는 기사를 보았는데, 모두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꼼꼼한 후기 감사합니다. 발제 준비를 하면서 내가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감수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했습니다. 나의 삶이 어떤 존재의 희생 위에 기반하는지를 알아가고, 아는만큼 실천해 갈 수 있어야겠습니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우리가 싸워야 하는 싸움은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입니다. 힘내서 나의 부족함을 메꿔가는 훈련을 더 해가며 이 싸움에서 승리하고 싶습니다.
새만금, 4대강, 환경 재앙에 대해 들으면서 이 큰 일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는데, 안양천이 살아난 이야기와 분과별 토론과 발표를 들으며 우리가 할 일이 많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힘이 났었어요. 함께 대안살이를 실천하며 좀 더 편하게 지내려는 욕심과 이기심을 떨치고 작고 약한 생명들의 아픔에 함께하길 바라게 됩니다. 작은 실천이지만 마음만큼은 지구를 살린다는 큰 마음을 품고 함께 대안을 실천해 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