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지회 2023년 11월6일 중식당 래향에서 장기봉사 다원(茶園)을 해방시켜
sd16 성지회(城志會) 2023년11월 월례모임이 6일 자주 이용하는 오금역 동편 골목 중식당 <래향>에서 있었다.
한 결 같이 정답기만 한 모임이라 새삼 매월의 후기를 써 남기기가 그래서 한 참을 쉬었던 것인데, 이번에 참 오랜만의 모임후기를 쓰게 된 건, 이날 성지회 모임이 비중 큰 역사성을 띄기 때문이다.
1991년 발족된 성지회는 다채롭고 즐거우면서 다난하기도 한 여정을 겪으며 회원들이 번갈아 돌아가며 회장 직을 맡아왔는데, 1990년대 말 새 회원으로 혜성같이 등장한 현찬이가 2012년부터는 종신 회장직 봉사를 선언했고, 그로부터 올해 2023년까지 12년이 흘러왔다.
강산도 변하는 10년 넘는 세월이니 회원들이 건강을 잃었다 회복하거나 형편들이 원만치 못해 고난을 겪기도 하고, 최소한의 소임을 다 못해 성지회를 스스로 떠나기도 하는 등 수많은 일들이 성지회 내에서도 일어났었다.
그러나 더 이상의 잡음 없이 모이기만 하면 즐거운 성지회는 회원들 모두가 8망의 세월에 이르기까지, 동고동락 속에 한없는 위안을 기쁨을 가져다주는 생활의 활력소 그 자체였다. 저마다의 호(號)도 가지며 원숙한 노년으로 한 걸음씩 익어가며 여생을 보람 있게 누려 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바로 그렇게 성지회 모임을 물 흐르듯 평온 속에 이어오게 한 리더가 다원(茶園) 한현찬이다. 일상에서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지만 없으면 큰일 나는 존재인 공기처럼 성지회 친구들에게 봉사해온 성인(聖人)이었다.
그런데 올해 초부터 올해까지만 회장을 하고 그만 두고 쉬겠다는 충격적인 선언을 내놓았다. 아니!? 이 나이에 누가 새삼스럽게 다시 다음 회장을? 영예롭게 초심대로 종신봉사 하셔야 하지 않으시냐? 하고 푸념들을 했지만.
돌아보니 너무나도 고생을 하셨다. 나이가 들어가며 기억력과 체력이 한계지경에 이르기는 친구들 모다 마찬가지일 것. 더 노화되기 전에 그 짐들을 서로 나눌 때가 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 같은 다원의 숭고한 희생봉사에 대해 감지덕지 할 일일 터인데 , 일부 회원들은 언감생심 회장의 의견에 반기를 들며 성가시게도 하였으니.
그만하면 고마운 마음으로 송덕비나 세웠으면 될 일이라, 다원 회장의 사의 표명에 마냥 딴지를 걸 수도 없는 일이다.
그 같은 친구들의 상식적인 원려 속에 다원 회장 퇴임 길이 이날 모임에서 합의되었고, 내년부터 성씨 <가-나-다> 순으로 1년씩의 윤번회장을 맡기로 했으며, 그런 방침에서 대붕 경식이가 맡기로 했다. 이어 일고 명수 도담 상배 대원 진관의 순서로, 김해인지 안동인지 경주인지 모르겠지만. 김씨 정권이 들어서 한참 가게 될 판이다.
<오봉선인> 인품의 차(茶)향기 그윽한 다원(茶園) 현찬이의 부드럽고 윤리적인 치세의 막이 내리고, 벼락번개처럼 휘몰아치는 카리스마 넘칠 대붕의 성품이 풍미되는 독재치세로 갈 소지가 다분해, 앞길이 만만치 않게 훤해 보인다.^^
이런 역사적인 날 마침 술도 안하는 도인(道人) 도담(道潭) 상배께서 귀하디귀한 명주한 병을 가져와 풀어놨으니~. 들어보셨는지 마셔보셨는지 몰라~! 노봉방(露蜂房)!”
말벌의 벌집을 뜻하는 노봉방과 말벌의 성충과 유충까지를 통째로 재료로 해서 빚어낸 상품(上品)의 술이다.
그 명주를 돌아가며 나눈 일배(一杯)씩에, 붙박이 회장을 보내는 서운한 마음을, 친구의 오랜 노고에 대한 위로와 찬양을, 회장 직의 짐을 나누자는 배려의 우정을, 새 체제에 대한 기대를 담아 마셨다.
현재 회원 열 명으로 모두 돌아가며 한 해씩 맡아야 하니, 앞으로 10년은 무조건 건강해야 한다. 그리 될 것이니 헤어지는 발걸음이 가볍다. 다원(茶園)! 수고하셨고 내내 고맙네! 대붕(大鵬)! 내년 1년 (하는 거 봐서 더 늘여주기도 하겠네만) 수고하시되 좀 살살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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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담! 이리 좋은 노봉방주로 분위기 띄워줘 고맙소이다. 친구들이 반색한다 1 2 3
명주이니 약주 안 하시는 친구들도 몽땅! 위하여! 4
대붕! 자~ 내 성지회장 자리 받으시오!↔ 어~그래 ? 글쎄~! 5
음~ 그래~~ 그간 수고했네! 내 기꺼이 받음세!↔ 받아줘 고맙네! 상생(相生)의 축배를 6
급한 회사일 보는 신입 성열 말고는 모두 모인 성지회 친구들! 새로운 윤번제 회장운영체제의 원활한 항해를 위해 그저 건강들 하소서 ! 8
도담! ↔ 왜? ↔ 아니~노봉방도 고맙지만. 성지회의 앞날에 기(氣)좀 팍팍 넣어주이소!↔↔ . 맞아!! 9
가을꽃도 아름답다. 추색(秋色)짙어가는 우리도 아직은 꽃이다!! 10
다원(茶園) 현찬이 친구! 12년간 고마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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