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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장 : 생 이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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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님께서…오셨습니다. "
" 영의정이 이 곳을 어찌 알고-, "
" 틀림없습니다. "
말을 마친 수희는 길이 난 곳으로 다시 또 달렸다. 혁이 뒤에서 잡고, 또 잡았지만 자신을 잡는 혁의 손을 참으로 매섭게 뿌리치며 앞만보고 그 길을 따라 내려갔다. 얼마나 그렇게 달리고 또 달렸을까, 크게 난 길가로 군사들의 행렬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죄인을 압송할 때 쓰는 곳에…누군가가…앉아있었다.
" 형님…! "
그 소리에, 그 모습에 수희는 힘없이 바닥으로 쓰러지듯 주저 앉았다. 혁은 그 모습을 챙겨줄 겨를도 없이 군사들의 행렬을 보느라 넋을 놓고 있을 뿐이었다. 군사들의 행렬, 그 앞에는 영의정의 위풍당당한 뒷모습이 보였다.
바닥에 쓰러져있던 수희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그 행렬을 따라가기라도 하겠다는듯 뛰어가려했다. 이번에는 혁 또한 수희를 놓치지 않고 뒤에서 껴안듯 붙잡았다.
" 놓으십쇼!!저리 보낼 순 없습니다!! "
" 그대가 간다고 달라지는건 없습니다! "
" 놓아주십쇼!!! "
발악이라도 하듯 수희는 있는 힘을 다해 혁의 품 안에서 발버둥을 쳤다. 그러나 혁은 수희를 감싸 안은 두 팔에 힘을주며 놓아주지 않았다. 수한을 압송한 군사들의 행렬이 두 사람에게서 점차 멀어져만 갔고, 그럴수록 수희는 더 크게 발악하며 울부짖었다.
" 약조하리다! 내 궐로 돌아가 형님을 구명해드겠습니다!! "
" ……. "
" 그러니 제발,제발! "
혁의 소리침에 수희는 바닥으로 다시금 주저 앉았다. 그리곤, 목이 쉬어라 소리치며 수한이 끌려간 길을 보고 통곡을 하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혁은 끌려가던 형님의 모습을 떠올리며 가슴아파하였다.
" 제발…제…발, 그 분과 함께 있도록 도와주세요. "
수희는 자신의 뒤에 있던 혁을 바라보며,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 일단은…돌아가 형님부터 살립시다. "
" ……. "
" 그대가 나를 따라 집으로 돌아간다면, 형님을 구명해드리겠다고 약조하리다. "
" ……. "
" 일국의 세자가 하는 약조를 못 믿겠습니까? "
이런 말 조차도 들리지 않았지만, 수희는 흩어지는 정신들을 힘겹게 잡으며 혁의 말을 믿어보기 위해 갖은 애를 썼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온 몸에서 빠져나간 힘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 괜찮습니까? 일어날-, "
" …살려주세요. 제발…살려…주세요……. "
" 그러겠다고 약조하지 않았습니까. "
" …살려주세요…. "
" 형님께 그대를 집으로 돌려보내겠다고 약조했으니, 그 약조를 먼저 지켜야겠습니다. "
수희는 두 눈을 감으며, 자신을 지키고자 또 다시 희생을 감행한 수한을 떠올렸다. 이번에는 그 동안 가지고 있던 희망마저도 산산히 부서져버리는것 같았다. 정말, 정말로 수한을, 하나 뿐인 정인을 잃을 것만 같았다.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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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정이 군사를 대동하고 나섰다는 소식에 궐은 시끌벅적해졌고, 언제 누구의 입으로 전해져온건지 수한 대군이 영의정에 손에 압송되어 궐로 돌아오고 있다는 소문까지 파다하게 퍼져있었다.
" 주,주상전하. "
" …나가 보거라. "
" 송구하옵나이다. "
내시는 왕에게 말을 전하고 뒷걸음질을 치며 대전을 나갔다. 홀로 남은 왕은 결국 일어난 일에 대해 자책하고, 말을 잃어버렸다. 앞으로 수한에게 어떤 처벌이 내려질지 그것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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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궁전에서 서책을 읽던 중전은 엄 상궁이 전하는 급작스러운 소식에 하마터면 혼절을 할 뻔 하였다. 조종 신료들은 득달같이 편전으로 모여서 수한에 대한 처결을 내놓고 있었고, 왕은 아직 아무런 어명도 내리지 않는 상태라고 하였다. 엄 상궁이 찬 물을 떠와 중전에게 건네자 중전은 그 물을 단숨에 마셨다.
" 마마, 의원을 모셔올까요? "
" 되었다. 대군에게 가봐야…겠구나. "
" ……. "
자리에서 일어난 중전은 처소를 나와 밖으로 나가던 발길을 멈춰서고, 넋이 나간 얼굴로 엄상궁을 보았다.
" 대군의 처소로 가야하는것이냐, "
" 예? "
" 의금부로 가야하는것이냐……. "
" 송구하오나, 의,의금부로 가셔야할듯 싶사옵니다. "
의금부라니, 수한을 의금부에서 만나게 될 줄이라곤 생각치도 못했었다.
" …의금부로…가자. "
" 예, 마마. "
중전이 먼저 앞장서서 의금부로 향했고, 그 뒤로 상궁과 나인들이 길게 줄을 지어 중전의 뒤를 따라 의금부로 향하였다. 중전은 떨리는 손을 당의 속에 숨기며, 이를 악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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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과 함께 말을 타고 집으로 돌아온 수희는 대문이 굳게 닫힌 곳에서 말에 내려 혁과 마주하고 서있었다. 수희의 두 눈은 넋을 잃은 채 눈물만을 가득 머금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수희가 걱정이 된 혁은 궐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가만히 서서 바라만 보고있었다.
" 괜찮습니까? "
" ……. "
" 수희 낭자. "
" 제게 해주신 약조를…믿고 기다릴 것입니다. "
그 말에 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수희의 초점도 혁에게로 온전히 맞춰지게 되었다.
" 돌아가보겠습니다. "
" 예……. "
수희는 혁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마치고, 돌아서서 굳게 닫혀있던 대문을 열며 안으로 들어갔다. 수희가 온전히 집으로 들어가는것을 확인한 혁은 그제야 말에 오르며, 궐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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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오랜만에 자신의 처소에 당도한 수희는 말없이 정원을 건너 처소 앞에 섰다. 그 앞에서 수희를 하루가 멀다하고 기다리던 달래는 자신의 두 손으로 눈을 비비며, 수희가 돌아온 것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였다.
" 아이고, 아가씨!!! "
수희에게로 달려온 달래는 자신의 윗전인것도 까맣게 잊고, 달려오더니 수희를 꽉 껴안았다.
" 쇤네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릅니다. "
" ……. "
" 흑, 아가씨. "
달래가 한참동안 푸념을 늘어 놓아도 아무 말없이 그자리에 서 있던 수희를 이상하게 생각한 달래가 조심히 불러 보았다. 그러나 여전히 아무 말없이 달래만 쳐다볼 뿐이었다.
" 들어가 쉬고 싶구나. "
" 아,아,아가씨. "
말을 마친 수희는 달래를 두고, 자신의 처소로 들어가버렸다. 멀뚱히 서서 그 모습을 보던 달래는 '참!' 하며 정원을 건너가 안채에 있는 마님에게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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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소로 들어온 수희는 무거운 걸음으로 자신의 자리로 가 힘없는 몸을 자리에 앉혔다. 눈 앞에는 군사들에게 잡혀가던 수한의 모습만이 아른거려 숨조차도 제대로 쉬어지질 않았다. 그리고, 그 사람을, 목숨도 아깝지 않은 정인을 자신의 아버지가 잡아갔다는 사실도 수희를 힘겹게 만들었다.
곧, 수희의 어머니와 달래가 급하게 처소로 들었다.
" 아가! "
수희는 자신을 보고 뛰쳐 들어오는 어머니를 쳐다보았다. 자신 걱정에 얼굴이 많이도 야위고, 늙어은것 같았다.
" 미련한 것아! 그리 좋아하는 이랑 도망을 갔으면 잡히지 말았어야지! "
" …송구합니다. "
" 그동안 많이 고단하였을테니, 그만 쉬거라. "
어머니는 고이는 눈물을 한 손으로 훔쳐내며, 수희의 두 뺨을 어루만져주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힘없이 앉아있던 수희가 손을 뻗어 어머니의 손을 잡았다.
" 그 분을 헤치지 말아달라고 어머니께서 말씀 좀 해주세요. "
" ……. "
" 이제는 그 분 없이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아니 살지 않을 것입니다. "
" 수희야. "
수희의 말에 어머니가 놀라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수희는 두 손으로 어머니의 손을 더 꽉 잡으며 눈물로써 호소를 했다.
" 부부의 연을 맺고자 약조를 했습니다. "
" ……. "
" 마음만은 이미 대군마마께서 제 지아비이십니다. "
" ……. "
" 그러니, 어머니, 소녀에게서 그 분을 빼앗아가지 말아주세요. "
매달려 부탁하고, 무릎을 꿇고 부탁한들 이제는 어떠한 것도 되돌릴 수 없음을 수희또한 알고 있었다. 그것을 알기에 누구든 붙잡고 애원할 수 밖에 없었다. 설령 애원할 사람이 왕이라 할지라도-,
" 설마하니…주상전하께오서 해치시기야하겠느냐. "
" ……. "
" 마음 조리지 말고, 기다려보자꾸나. "
" …어머니……. "
" 네가 이리 다칠것을 알았더라면, 진즉에 세자빈 간택도 그만뒀어야했는데…미안하구나. "
수희는 어머니의 품으로 들어가 기대었다.
" 어른들의 사리사욕으로 네가 너무도 힘겹게 되었으니, 어찌해야하느냐. "
" 살려주세요,부디…살려주세요. "
그렇게 수희는 살려달라는 말만은 수십번은 더 어머니의 품에서 외치고 외쳤다. 눈물이 메마를 때까지, 제 풀에 제가 지쳐 쓰러질 때까지 외치고, 외쳤다.
중전은 의금부를 지키는 군사들을 제치고, 수한이 있을 옥사로 들어갔다. 어둡고, 습기가 가득한 곳에 중전의 발길이 닿을 때마다, 옷깃이 닿을 때마다 죄인들중 중전을 알아본 이들은 고개를 숙이며 예를 갖추는 이들도 있었다. 이 어둡고, 습기가 가득한 곳을 가로 질러 그 끝에 다다르자…….
" 대군!……. "
그 말과 함께 중전은 옥사의 기둥을 잡으며 바닥에 앉았다. 조선의 국모로써 지켜야할 체통은 자식 앞에 무너지고 말았다.
" …어마…마마. "
수한은 죄인이 되어 지푸라기가 깔려있는 바닥에 힘없이 앉아있었다. 중전을 본 수한이 자리에서 일어나 주저 앉아버린 중전의 곁으로 다가가 옥사 사이로 손을 내밀었다.
" 이런 곳까지 오시게 만들어 송구하옵니다. "
" 네…꼴이 이게…무엇이란 말이냐. "
" …송구하옵니다. "
" 어디 다친 곳은 없느냐? "
중전이 다가가 수한의 손을 잡으며, 나머지 한 손으로는 수한의 얼굴을 어루만져 보았다.
" 없사옵니다. "
" 그리 떠났으면 잡히지 말고, 잘 살았어야지!……. "
" ……. "
중전은 수한에게 역정을 내고는 있었지만 얼굴에서는 이미 눈물이 한강이 되어 흘러 넘치고 있었다. 수한은 그 모습에 송구하여 아무 말도 못하고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 그 아이는 어디있느냐. "
" …없사옵니다. "
" 어찌하여! 대군과 함께 있지 않았느냐! "
" 소자와 함께 있지 않았사옵니다. "
수한의 말에 중전은 이제야 모든 상황이 파악이 되고 있었다. 수한은, 이 미련한 대군은 수희를 살리고자 홀로 돌아온 것이었다. 중전의 얼굴이 천천히 일그러져갔다.
" 당장에 잡아 드릴것이다. "
" 어마마마! "
" 영의정의 눈에서도 피눈물이 흐르게 할 것이다! 내 가만두지 않을 것이야! "
" 아니되옵니다! "
" 대군만 이리 만들진 않을것이다. "
중전이 수한의 손을 놓고 자리에서 일어나려하는데, 수한이 다시금 중전의 손을 잡으며-,
" 제 목숨과 바꾼 여인이옵니다! "
" …뭐라? "
" 소자의 목숨보다도 귀한 여인이옵니다. 다치게 만들고 싶지 않사옵니다. "
" 대군! "
" 부디, 소자를 두 번 죽이지 말아주시옵소서. "
" 어찌, 어찌…어미 앞에서 목숨을 버렸다는 얘기를 할 수 있느냐!…어찌……. "
" 소자의 불효를…용서치 말아주시옵소서……. "
중전의 피눈물 앞에 수한또한 고개를 숙인채 눈물을 흘렸다.
" 네가 잡혔으니, 너를 처결하고 세자빈 책봉식을 할 것이다. 그래도 되겠느냐? "
" ……. "
" 전하께오서 이런 사실을 모르시니, 혼례를 서두르실거란 말이다! "
" 이미…각오하고…있사옵니다. "
세상에나, 어떻게해야 이렇게 미련한 말을,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중전은 수한의 얼굴과 대답을 보고는 이미 마음을 굳게 먹은것을 알았고, 더 이상 어떠한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이미 수희, 그 아이를 살리고자 자신의 명줄을 내던진 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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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한이를 의금부에 가두고, 왕을 만나 자신이 보고, 다녀온 곳을 상세히 보고하고 퇴궐을 한 영의정의 얼굴은 기쁨의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영의정은 안채로 들지 않고, 수희의 처소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하였다. 다른 때와 다르게 주인을 받아서 불빛이 환한 방을 보자니 영의정의 마음또한 편해지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차마, 들어가 수희의 얼굴을 볼 용기는 나지 않았다. 또, 어떠한 원망섞힌 소리를 들을지, 그 소리에 자신을 또 얼마나 모진 소리를 할지 알 수 없었기에, 뒷짐을 지고 밝게 빛나는 수희의 처소를 바라보던 영의정은 낮은 한숨을 내쉬며 돌아섰다.
안채로 들자, 부인이 기다렸다는듯 자리에서 일어나 영의정을 맞이했다.
" 대군마마를 어찌하실 것입니까. "
" 전하께오서 곧 처결을 내리실 것이오. "
" 살리셔야하옵니다. "
부인의 말에 관복을 벗던 영의정이 돌아서서 부인을 마주했다.
" 대감의 하나뿐인 여식이 자결을 하는것을 보고싶지 않으시다면 살려주셔야합니다. "
" 수희가 그리 말했소? "
" 대군께서 죽는다면 살아가지 않을것이라 했습니다. "
" 흐음. "
" 내 자식이 좋다하질 않습니까. 대감. "
자신을 또다시 외면하며 다른 곳에 시선을 둔 영의정의 그 시선을 따라 선 부인이 애원하듯 말했다. 그러나 영의정은 헛기침만을 할 뿐 다른 말은 내놓지 않았다.
" 기어이 수희가 죽어나가는 것을 봐야 정신을 차리시겠습니까? "
" 부인! "
" 말라 비틀어, 죽고 말 것입니다! "'
" ……. "
" 수희가 죽는다면, 소첩 또한 살아갈 희망이 더는 없습니다. "
" ……. "
그리고 이 말만을 남기고 안채는 나가버렸다.
" 대군을 살려주시든, 수희와 소첩이 죽는것을 보시든 알아서 하십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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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해가 질 때까지도 편전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신료들의 소식에 어쩔 수 없이 무거운 옥체를 일으켜 편전으로 찾아가 한 마디를 남기고 사라졌다. '날이 밝으면 대군을 심문할 것입니다.' 신료들이 무어라 반박할 틈도 주지 않고 밖으로 나온 왕은 척박한 밤하늘을 바라고다가 짙은 한숨을 내쉬었다.
별 한 점도, 그 크게 빛나던 달의 모습도 어디에도 찾을 수 없었다. 푹푹 찌던 여름이 가고, 어느새 가을이 오고있는지라 밤 공기가 제법 싸늘하게까지 느껴졌다.
" 의금부로 갈 것이다. "
" 예, 전하. "
잠시 후,
어둠던 의금부 옥사 안에 횃불들이 들어서고, 그 앞을 지키던 군사들도 모두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 뜻인즉, 왕이 당도하여 의금부에 들어서고 있다는 말이었다. 그것을 모르는 수한은 한 쪽 벽에 기대어 수희를 그렸다, 지웠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중전과 마찬가지로 안으로 들던 왕은 내시가 왕이 온 것을 알리려하자 손을 들어 제지시켰다. 모두를 밖에 세우고, 왕만이 안으로 들어섰다. 그 끝에 다다르자 중전이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 수한이 보였다. 왕은 미간을 찌푸리며 인상을 쓰다가, 이 마음이 과연 역모에 대한 분노인가, 자식을 걱정하는 마음인가를 생각해보았다.
" …아바마마!……. "
수한이 왕을 발견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소리쳤다. 왕은 옥사의 앞으로 조금 더 가까이, 수한에게로 다가왔다. 두 부자 사이에 있지 말아야할 것이 가로막고 서 있었다.
" 네게 대군의 무모함이 어디까지인지 뵈주려했느냐. "
" ……. "
" 대체!대체…이 무슨…꼴이란 말이냐. "
왕의 걱정어린 말에 수한은 고개를 죄인처럼 숙였다.
" 한 나라의 왕이기 이전에, 나는 너의 아버지이니라. "
" ……. "
" 너의 말을 믿어줄 것이다. "
그 말에 수한이 숙였던 고개를 들며, 눈물이 그윽한 두 눈으로 왕을 쳐다보았다. 자신때문에 며칠 동안 얼마나 많은 신료들에게 휩싸여 괴로운 시간을 보냈을까, 물밀듯 치고 들어오는 상소문은 또 얼마나 많았을까,
"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든 못난 소자를 이리도 믿어주시니, 그저 송구하고 또 송구할 뿐이옵니다.
허나, 일을 이렇게 만든 소자는 더는 아바마마의 믿음과 신뢰를 받을 자격이 없사옵니다. 더는,
소자를 지키고자 신료들에게 등을 돌리지 말아주시옵소서. "
" 대군. "
" 소자의 행실이 바르지 못하여 생긴 일이옵니다. 왕실의 권위와 체통을 바닥까지 떨어뜨려 놓았으니
그 죄는 피하지 않고, 받겠사옵니다. "
" 네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 "
" 역모…아바마마께오서 이것에 마땅한 처결을 내리신다하여도 모두 받들 것이옵니다. "
" 사약이라도 받겠다는것이냐? "
수한의 양 쪽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황공하게도 왕의 얼굴에도 눈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 그렇게하여 왕실에 평안이 찾아오고, 아바마마께 지은 죄를 씻을 수 있다면, "
" ……. "
" 기꺼이 사약을 받을 것이옵니다. "
이미 죽음을 받아들이기로 한 수한은 평온한 미소를 애써 지었고, 왕은 그 얼굴을 가슴 아프게 쳐다보고 있었다. 자신이 수한과 이러한 대화를 나누게 될 줄이라곤 꿈에도 생각치 못했었다.
" 아바마마. "
" ……. "
" 소자를, 이제 그만 내려 놓으시옵소서. "
* * *
안녕하세요~
33편은 1월1일날 올리고 싶어서 무척이나 애를 썼답니다.헤
2012년에는 귀한 인연들도 많이 만나시고, 바라시는 일들 꼭
이루시길 바랄게요, 모두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ㅇ_ㅇ
참, 결말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요~ 제가 지금 생각해 놓은 결말이
두 개가 있습니다. 그 둘중에 하나로 곧 선택해서 완결까지 안전히
달려가겠습니다.^^^^*
이번편은, 수희와 수한이 자신들의 자리로 각각 돌아오네요.흠
수희 어머니는 영의정에게 대군을 죽일시 이렇게 하겠다며 협박을
하는데, 과연 영의정에게 먹힐까요?
수한또한 부모님을 만나지만 중전에게 수희를 지키고자하는 자신의
마음을 확고히 드러내는데, 세상에나, 왕에게 못할 말을 하고마네요.
자신을 내려 놓으라니, 과연 왕의 선택은?
다음편에도 기대해주세요 ~
지난번편에 댓글 달아주신분들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가 완결까지 달려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준답니당. 히히히히히
업뎃쪽지 = 왕자의 여자
첫댓글 왕자의 여자. 완결은해피로.........갠적인바람이었어요ㅠㅠ왕이수한이를안내려놓으면좋겠어요ㅠㅠ무조건수한이랑수희둘다살아야해요!!!!!!!!그래야해피죠..ㅠㅠㅊㅊ
-안녕하세요! 완결은 내일까지 결정해서 내용을 그쪽으로 흐르게할 예정이랍니다. 완결은 꼭 읽구 가세용^^
왕자의 여자 / 설마.. 진짜로 수한이가 사약을 받을까요? 그렇게 해피엔딩이기를 원했는데!!
-안녕하세요~ 음, 글쎼요. 어찌될지는 다음편을 보셔야할 것 같아요! 과연......헤피일지 ㅠㅠ
왕자의 여자, 일찍왔어요~ 히힛^^ 영의정이 미우니 중전 말이 옳은 것 같고 수한이 생각하니 수희가 불쌍하고..ㅠ 할튼 새해복 마니 받으세요^^
-안녕하세요~ 와우 점점 일찍 오시네요~이러다 일등하시겠어용 수한과 수희 혁 누구 한 사람 행복해보이는 사람이 없어서 걱정이네요, 쿠키님두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수한아그러지마 ㅠㅠ...
만약 수한이 다 내려놓고 사약을 받게 된다면
수희가 나서서 밝히든지 아님
영의정이 원하는대루 세자비가 되는조건으로
수한을 살릴거같애요..
넘 식상한가?ㅋㅋ
암튼 작가님 좋은글 감사해요^^
담편날마다기다힐께요
-안녕하세요~ 밝힌다, 밝히는것은 일단 비밀이구요ㅋㅋ 다음편 보시면 앞으로의 방향을 조금 아실 수 있으실것 같아요~ 좋은글이라는 칭찬을 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ㅠㅠ감사합니다. 다음편은 좀 더 빨리 찾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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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ㅠㅠ 저의 소망이기는하지만......일단은..모르겠어요 ㅠㅠㅠ
왕자의 여자/ 안되요 안되요ㅜㅜ 제발 수희와 수한이가 서로 사랑하게 해주세요ㅜㅜ
-안녕하세요! 그쵸 두 사람의 사랑이 이렇게 슂게 끝나려하다니....ㅠㅠ속상하네요 ㅠㅠㅠㅠ
왕자의 여자//수한이 사약을 먹나요...?!아...ㅠㅠ제발 모두 잘 살아가게 해주세요~~
-안녕하세용 사약을 먹는지 안먹는지는 계속 지켜보시면 아실것같아용~
ㅠㅠ 수한이 넘 불쌍해요... 다 포기한듯한 모습이 맘아파요...
제발 해피였으면...ㅠㅠ
-안녕하세요~ 수한이가 정말 수희를 위해 모든걸 내려놓은것 같네요.. 후아 ㅠㅠ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안녕하세요, 네네 새해복 많이 받겠습니다. 님두 많이 받으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안녕하세요, 잘보구가셧다니 다행이네요~ 다음편에 배용
왕자의여자/ 수한이가 잘못되는건아니겠죠ㅠㅠㅠㅠ 너무마음이 아프네요.
두사람의 사랑이 꼭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ㅠㅠㅠ
-안녕하세요! 글쎄요, 이제 왕의 어명만이 남겨졌는데, 저또한 마음이 아프네요. 두 사람의 사랑이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왕자의여자, 악!!!진짜애절한사랑이에요ㅠ마음이너무아프네요 수한이죽으면수희도따라자결한다고하니 영의정의마음이조금이나마 바꼈으면ㅠㅠ도망갔으면잡히질말지!!!!!ㅠㅠ잘읽고갑니다!
-안녕하세요, 와우 저렇게 사랑하는데 정말, 저또한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그렇죠 수희에게 수한이 없는 세상은 의미가 없는 삶이되어버렸죠. 과연 어찌 처결될지 다음편을 지켜봐주세요~^^
수한이 아무 죄가 없다는것이 밝혀지고 영의정이 처벌 받았으면 좋겠어요!!!꼭!!! 솔직 최근 몇편은 정말 답답하네요...영의정 완전 짜증나요!!!!!!!!!! 그래도 중전이 딸래미 죽인다고 해서 좀 기대했는데....수한이 뭐라하건 일단 수희도 궁으로 잡아들여서 둘이 같이 있으면서 왕도 사실알고 둘을 멀리 보내줬음 좋겠네요...영의정은 꼭 처벌해주세요!!! 왕실을 능멸하고 왕자를 죽이려고 하고 참....혁이도 좀..사실 많이 꼴보기 싫으네요! 영의정한테 휘둘리지말고 세자답게 강하게 나갔어야지ㅜㅜ 아이코 너무 몰입해서 읽다보니 대흥분이었네요;;;;; 항상 잘 보고 있답니다~~새해복 많이받으시고 담편 기다리고 있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