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 재미있게 보진 못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호평을 했던데,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본인 연출팀에 있었던 초보감독을 위한 립서비스 정도로 이해했습니다.
순수 공포영화인줄 알고 보러 갔으나 실제로는 공포로 시작해서 스릴러로 진행하고 오컬트로 방점을 찍는 묘한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떡밥도 상당히 많이 뿌리고 나름대로 잘 회수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어느 쪽으로 생각해도 말이 되는 열린 결말을 이끌어내기도 하고요. 이렇게 이야기 하면 되게 좋은 영화 같지만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마치 수천번쯤 퇴고를 한 원고처럼 모든게 잘 짜여져있을지는 모르지만, 과감한 매력 끌고나가는 힘, 이런 부분들은 모두 거세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빈틈없이 잘 짜여진 천재들의 시나리오를 쓰고 싶은 범인이 노력과 시간을 갈아넣어서 쓴 각본 같았습니다. 가장 마음이 아픈건 감독의 비장의 한수였을 열린결말을 보고 나오면서도, 이에 대해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고 논쟁을 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생기지 않는다는거죠.
그나마 좋게 보자면 초보감독이니깐. 더 세련되게 가다듬을 수 있으면 보다 좋은 작품을 낼 여지는 있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잘 짜여진 시나리오의 중요성은 알고 있다는 이야기이니깐요.
점프 스퀘어라고 할만한 갑툭튀 놀래키는 장면은 거의 없습니다. 그냥 긴장을 고조시키고 조이는 정도. 잔인한 장면, 비위가 상하는 장면은 조금 있습니다. 야한장면은 전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왜 정유미, 이선균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영화가 일반적인 공포영화가 아니다보니 배우들의 연기력이 제법 필요했고 어느정도 연기력이 검증된 배우가 필요하다는건 알겠습니다. 그래도 이제 막 첫애를 가진 신혼부부 역으로 40세 정유미씨랑 48세 이선균씨 조합은 좀... 무리가 있지 않나요. 아마도 시나리오 작성 과정에선 캐스팅 까진 알 수 없었을꺼고 캐스팅 확정되고 어느정도는 수정을 봤겠지만, 젊고 상큼한 신혼부부의 언행이 가끔 묻어나오는데, 아 이건 좀.
ppt 설명씬은 뭐랄까 좀 신선했습니다. 한두시간에 어지간한 사건 시작부터 끝까지 다 찍어야 되는 영화에서는 설명충이 등장하는 경우가 워낙에 많습니다. 특히 군사작전, 회사 보고 같은 형태를 빌려서 ppt 하는거야 새로울것 없는 장면이죠. 그런데 부부 사이에 ppt를 등장시켜서 다 설명해 버리다니ㅋㅋㅋ 거슬렸다기 보다는 전 그냥 재미있었습니다ㅋ 아 이 영화 은근히 웃긴 장면이 좀 있습니다.
* 덤, 극장매너
영화 시작하고 늦게 들어오시는 몇몇 분들이 핸드폰을 키고 그 화면 불빛으로 어두운 극장을 더듬더듬 올라오시더라고요.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극장은 스마트폰 이전 시기부터 애초에 어두운 곳이라 불빛 없이도 자리를 찾아 갈 수 있게 배려가 다 되어있습니다. 저처럼 아재들은 예전 스마트폰 없을때부터 극장을 드나들었기 때문에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젊은 분들은 그 사실을 잘 모를수도 있겠죠. 게다가 요즘은 워낙에 빛이 필요하면 폰부터 꺼내는게 자연스러운 행동이라 그럴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극장 제일 앞줄부터 폰화면을 앞으로 내밀고 올라오면 그냥 그 극장에 모든 관람객들은 그 눈뽕을 고스란히 맞아야 한다는게 괴로울 뿐이죠.
그런 팀이 두어팀 지나갔고 그런가보다 하고 다시 영화에 집중하려는데, 또 하나의 지각 팀이 들어왔고 전 웃음을 터뜨릴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번엔 그냥 스마트폰 손전등을 켜고 이리저리 비춰가면서 자기 자리 찾으시더라고요ㅋㅋ 희미한 스마트폰 화면 불빛에 기대어 자리를 찾는 분들이 얼마나 양호한 케이스인지를 바로 알 수 있게 해주는, 아주 배려 넘치는 분들이였습니다.
일부러 의식하면서 챙기는건 전혀 아닌데, 어째 극장갈때마다 핸드폰 빌런들을 항상 만나는거 같습니다ㅋ
첫댓글 친구 또는 연인이랑 극장에서 나오면서 영화에 대해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고 논쟁하는게 진짜 재밌는데요…….
극장개진상들때문에 가기가싫네요
어제 오펜하이머보러갔었는데요 술처먹고 들어온 50대처럼보이는 아저씨두명이서 영화보면서도 시끄럽게 얘기하더라고요
진짜 싸워야되나 싶을정도로요
기분좋게 영화보러가서 기분이왜나빠야되는지
그나저나 저도 잠봤는데요 나쁘지는 않았어요
님글엔 다동의합니다
손전등 ㅋㅋㅋ 어질어질 하네요
저는 괜찮게 봤습니다.
한 칸 넘어 타격감 좋은 분이 계셔서 더 쫄깃하게 봤네요 ㅎㅎ
불쾌한 부분도 없었고 며칠이 지나도 자꾸 떠오르는 장면들도 많았습니다. 이선균, 정유미의 나이대는 전혀 생각안했는데 두 배우의 이미지와 캐미가 영화를 이끌어가는 힘이었다고 생각하고 영화의 빈틈을 두 배우의 연기가 메워준 면도 있어보였습니다. 강아지 후추의 연기도 감탄했어요^^
시나리오는 3고만에 탈고했다는데 너무 말끔하지 않은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워낙에 선택한 영화는 좋게 보는 편이고 요런 쪽의 장르로는 경험치가 짧아서 그런거일수도 있습니다^^;
영화관 빌런들 만나기 싫어서 가급적 인적이 드문 위치 영화관에 사람 없는 시간대에 보러 갑니다
뭔가 양산형 천재시나리오 공감합니다..그런느낌
그냥 저냥 괜찮게 볼만 했는데 다시 곱씹어보면 연기도 별로였고 영화 내용도 별로 였습니다. 특히 결말 부분은 개인적으론 정말 별로...
개인적으로는 재밌게 봤어요 개인적으로 공포나 오컬트적인 성향을 안좋아하는데 깔끔한 맛이라 무난했고 왠만한 한국영화보다는 확실히 낫다고 생각했고 최고라곤 할 수 없지만 괜찮은 맛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