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인어공주
본론에 들어가기 앞서서 옛날 이야기 하나 하려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600년전, 1436년에, 조선의 5대임금 문종의 딸, 경혜공주가 태어났다. 그녀는 왕의 친누나였고, 왕은 그녀와 그녀의 남편의 결혼생활을 위해 관직이 있는 양반들이 사는 동네의 민가 30채를 허물고 집을 지어줬다가 사헌부에서 관련 일을 상소한 적도 있었다. 파격적인 대우였기 때문이다. 아버지인 문종이 일찍 죽고, 동생인 조선의 6대왕 단종은 그녀를 많이 따랐다. 그녀의 숙부인 조선의 7대왕 세조가 왕위를 차지하기위해 반란을 일으켰을 때에도, 단종과 그녀는 함께 있었다.
그 뒤로 그녀의 삶은 나락으로 떨어진다. 남편은 처남인 단종의 복위를 도와 반란을 일으키려 했다는 죄목으로 사지를 찢어죽이는 거열형을 당했고 당시 임신중이던 그녀는 승려가 되었는지 관노가 되었는지 불분명하다. 그녀는 굉장히 오랜기간을 과부로 살았고 자식은 1남1녀를 두었지만 아들이 결혼하는 것도 보지못한채 사망했다.
이런 경혜공주의 역할에, 한국영화에서 몽골출신 배우를 캐스팅한다면 어떨까? 그리고 "우리 제작진은 한국에사는 소수민족과 다문화를 존중합니다. 그렇기에 이렇게 과감한 캐스팅을 했습니다!" 몽골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려는 태도가 느껴지는가?
인어공주는 덴마크의 전래동화니까, 실존인물을 가져와서 비교하는건 잘못된 지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면 흥부와 놀부에 베트남 배우 형제가 캐스팅 되어서 조선시대 기와집에서 한복을 입고는 한국말을 쓰는 영화를 촬영한다고 하자. 그리고 제작진이 저런말을 했다고 하자. 그게 베트남 사람의 문화를 존중하기 때문에 한 일일까? 베트남 사람들을 존중한다는데 느껴지는가?
그럼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노국대장공주에 몽골배우를 캐스팅하는것, 조선시대 관리 박연에 네덜란드 출신 백인을 캐스팅 하는것, 가야의 허왕후의 역할에 인도배우를 캐스팅 하는것, 백제의 흑치상지 역할에 필리핀사람과 한국인 혼혈을 캐스팅하는것, 그리고 제작진이 위와 같은 말을 했다고 하자. 존중이 느껴지는가?
소설쓰기가 취미라 잘 쓰고 싶어서.. 이것저것 글이란 글은 쓰는중인데, 이건 완성을 못했지만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싶습니다.
주제는
"인어공주의 인어공주가 한국인이라면, 그건 한국인을 존중하는 것인가?"
저는 한국인은 한국인의 문화와 전통이 있는데, 타국의 전래동화에 억지로 한국인을 집어넣는건 그 문화의 하위문화로 만드는거라고 생각해서 오히려 차별이라고 봅니다. 한국인을 등장시키고 싶었다면, 다른 방법이 얼마든지 있을테니까요.
@아야나 그렇군요. 그렇다면 주제와 제목의 인어공주를 1989년 디즈니 에니메이션의 인어공주로 수정하겠습니다. 하지만 흑인캐스팅은 문제가 아니지만 문제가 맞다는게 주장입니다. 님아야나 님처럼 해석을하면 흑인캐스팅이 문제라는 사람들은 전부 인종차별주의자에 네오나치지만, 저처럼 제반사항을 모두 검토한뒤에 이런 상황에서라면 흑인캐스팅이 문제가 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트롤러인가요? b의 결과 b가 문제라는게 아니라 a와 c와 d의 결과로 b가 문제라는 주장은 완전히 다릅니다;;
b만보면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나 a와 c와 d의 결과로 b가 문제가 된겁니다. 그걸 이해를 못하시니 제목을 변경하겠지만, 흑인 캐스팅한건 문제가 맞습니다.
@중국역사상제일성실한황제만력제 "하지만 흑인캐스팅은 문제가 아니지만 문제가 맞다는 게 주장입니다."
본인이 방금 쓰신 문장 자체가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진 않겠죠?
그리고 아까 답글에서 흑인캐스팅은 문제가 아니고 "제가 이런글을 올리는건 캐스팅이 일부 확정되었는데, 다른 주연들이 모두 백인이라 그렇습니다." 라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럼 제목이 이렇게 돼야죠.
<왜 주연만 흑인인가?>
@아야나 아니요;; 당연히 문장이 말이되죠;; 흑인캐스팅은 문제라거요. 흑인을 캐스팅헸다는거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서 흑인캐수팅이 문제가 되는 상황이 되었다니까요. 인어공주의 주연은 마녀 왕자 인어공주기에 님이 말씀하신 제목은 어룰리지 않습니다.
@김세수 백조의 호수 엔딩이 어느 방향인가는 주로 이념에 의해 차이가 나곤 했습니다.
@young026 222
인어공주역에 흑인을 넣지 말자는건 흑인을 비하하거나 차별하는것이 아니라 인어공주 고유의 캐릭터를 헤치지 말자는건데... 역시 소수자들은 기본적으로 피해의식이 박혀있는듯 하네요
라이언킹의 원전은 햄릿인데 사자로 나왔으니, 덴마크 왕자 고유의 캐릭터를 해쳤군요? 라이언킹 때부터 디즈니를 성토했으면 이런 일이 안 일어났을 텐데 만시지탄입니다.
@아야나 라이언킹은 햄릿을 모티브로 하여 인간들의 세상을 사자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동물의 왕국으로 재탄생 시킨 작품이고, 지금 논란의 인어공주는 인어공주 그 자체를 영화화 하면서 원작을 헤치는것인데 같은 맥락인가요??
디즈니 인어공주도 안데르센 인어공주 그 자체를 그대로 영화화하는 거 아니거든요. 안데르센 동화에 바닷가재가 노래하는 장면 나옵니까?
소수자들이 기본적으로 피해의식이 박혀있다는 말씀을 하시다니요..
http://m.cafe.daum.net/Europa/3Q5x/96919?svc=cafeapp
제가 장문의 댓글을 달았던 기억이 나네요. 21세기는 문화제국주의가 완성 단계에 접어든 헤게모니의 시대라서, 소수자를 적극 참여시키는 것 또한 제국주의의 일환이기도 한 것이 사실이죠. 하지만 문화산업 역시 '산업'이기에 제1세계의 감성에도 맞아야 합니다.
안데르센의 덴마크는 다행히도 제1세계 소속이고, 그래서 다른 조치 없이 다문화 요소를 바로 끼얹어도 자국민들의 감성에 반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위쳐의 폴란드는 제2세계이고, 한국은 제1세계와 제3세계의 점이지대에 가깝기 때문에, 일단 민족문화로서의 대우는 해주고 넘어가야 한다는 게 제 짧은 의견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중국역사상제일성실한황제만력제 동의합니다. 지금 읽어보았는데 제 1세계 클리셰의 틀 속에서 제 3세계 다문화요소를 끌어오는 것이 소수자들을 배려하는 것인지 그들을 이용하는 것인지. 이 부분에 초점이 맞추어져 논의가 더 진행되었으면 좋았을 듯 싶네요. 블랙팬서나 라이온킹 또는 주피토아처럼 민족 내지 종족의 1차고유성에 기반한 정서를 본격적으로 조성해내지 않으면(물론 문화제국주의의 연장선이겠지만요)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족을 자본주의에 의한 허구적으로 고안된 개념이라고 보는 입장만을 수용했을 때 인어공주의 장에서 인어공주만이 흑인으로서 등장하는 것.
민족주의가 그 자체로 베타성을 띄거나 또는 민족주의가 다문화 다민족 간
@후허헝 이해 협동을 위한 최소단위로 이해하느냐에 따라도 글쓴이님이 제시해주신 토론거리에 대해 입장의 차이가 있겠네요.
개인적으로는 허무맹랑하고 순진한 생각이지맘 기만적인 동시에 다문화를 수용함에 있어 다소 어색하고 불편할 수 있는 것은 그 자체가 과도기적이고 딛고 나아가는 과정일 수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물론 다문화라는 개념이 선험적으로 "언젠가 올 것이다"를 전제하는 오류가 있네요. 이 과정이 다문화를 위한 과정이 될 수도 있지만 다문화가 아닌 문화제국주의 내지 상업화에 의한 왜곡으로도 번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는 당장 정할 수는 없으니 결과물을 본 뒤 89년 작품 등 이전의 작품들과 비교해보는 것
@후허헝 저는 재밌었는데 영화 나오면 보시고 생각이 바뀌신 지점에 대해서 다시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후허헝 이미 결과물이 나오기 전부터, '결과물이 이렇게 나온다면'이라는 전제를 놓고 우려될 수 있는 점을 사전에 논의하는 것도 숙의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기실, 결과물이 아직 안나왔다는 이유로 "디즈니가 알아서 잘해주겠지 왜 기업 기를 죽이고 그래요?!"가 된다면 그것 또한 기업 이익에 굴복하는 것에 불과하고 말이죠. 사전 논의가 진행된 뒤에 결과물을 보고 재판단을 한다면 더 깊이있는 평론을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계속)
@인생의별빛 뮤지컬 해밀턴 얘기를 다시 한 번 꺼내게 되는데요, 해밀턴은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와 유사하게, 고리타분한 위인전을 현대적 감성에 맞게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재해석은 과감해야 합니다. 본문의 글쓴이가 '우려'한 것처럼, 줄거리의 큰 줄기에는 변함이 없이 배우만 갈아끼운다면 소수자에 대한 모욕이겠죠. 해밀턴처럼 줄거리 전개를 현대적으로 만드는 동시에, '이렇게 재해석된 스토리는 소수자만이 잘 소화해낼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아래에서 소수자 배우를 활용한다면 최고의 선택이 될 겁니다.
PC를 강조하는 운동가들 중 적지 않은 숫자가 제1세계 감수성에만 매몰되어 있다는 점이 우려스러울 따름입니다.
@인생의별빛 감사합니다. 저 또한 신중을 기해 '방기'하자는 맥락은 아니었고 쟁점을 정리해서 잘 대비해보자는 의미였습니다. 뮤지컬 해밀턴은 본 적이 없는데 궁금해지네요!
@후허헝 '신중하자'는 의견은 환영할만하지만, 그게 '삼가자'는 말과 혼용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다른 댓글도 여기에 이미 올라와있고 말이죠. 후허헝 님에 대한 말은 아니었습니다 :D
@후허헝 기만적이고 다소 어색하더라도, 그렇네요. 모든건 처음이 있으니까요. 제가 너무 꽉막힌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어요. 완벽하게 소수자 문화에 맞는 작품을 만들기도 힘든데다가, 만들었다가 망해버리면 먹고살 걱정도 있으니까요. 과도기적 작품은 반드시 필요하죠.
@중국역사상제일성실한황제만력제 아뇨. 그렇기는 합니다만 별빛님이나 중국님이나 말하신 방점들 모두 놓쳐서는 안 되는 포인트가 있네요. 지속해서 경계하고 동시에 좀 넉넉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흑인도 예쁜 애들 있을건데 굳이 얼굴도 심해어인 부류 데려온걸 보면...ㅋ
인어공주도 어쨋든 어류이긴한데 회처먹으면 무슨맛이지 덴마크가 원산지면 차가운바다에서 사는거니까 연어맛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