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민유라와 겜린’의 경기는 도중에 민유라 선수의 어깨끈이 풀어져 화제였다. 경기를 중계하던 해설자는 입이 마르는 듯 목소리가 다급했지만, 막상 선수자신은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고 한다. 웃는 얼굴이 천진난만한 선수는 부끄럼이나 긴장이 느껴지지 않아 어린아이를 보는 듯했다. 한국무용을 연상시키는 동작으로 안무를 추었을 때는 ‘홀로 아리랑’을 따라 부르며 가슴이 뭉클하기도 했었다. 음악이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고난도 동작 ‘스트레이트라인 리프트’를 멋지게 해 냈을 때 관중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바닥에 앉아 한 손을 들어 올리는 아름다운 자세로 연기를 마쳤을 때는 가슴이 벅차올라 힘껏 박수를 쳤다. 특이한 한복을 입고 빙판 위를 나르던 민유라 선수는 감동 이상이었고, 그녀는 분명 한국인이었다. 재미 교포인 그녀의 아리랑과 태극기를 향한 마음은 어느 한국인 못지않았다. 아름다운 한국인 민유라 그녀의 앞날이 승승장구하기를 진심으로 빌었다.
동계올림픽은 막을 내렸다. 88년 하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룬 저력이 있다고는 해도 30년 만에 치러야 할 동계올림픽이었다. 솔직히 걱정이 많았다. 경기장은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치안은 괜찮을지, 안전문제는 어떨지, 장소를 가리지 않는 테러에는 어떤 대비가 되어 있는지,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이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큰 일 앞에서 우리민족만큼 저력을 보이는 국가도 없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92개국에서 참가한 15개 경기종목에 참가 선수는 2,925명이라고 했다. 성공리에 끝난 올림픽은 개막식과 폐막식도 세계적인 화제였다. 이제 무사히 축제가 끝나고 그만큼 우리나라의 위상은 한 단계 뛰어 올랐다는 생각에 어깨가 으쓱해진다. 올림픽이 국민을 하나로 만드는 세계적인 축제임을 다시 되새겨본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내고자 수고하신 모든 임원들과 자원 봉사자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아름다운 경기, 좋은 경기를 보여준 우리나라 선수들에게는 뜨거운 박수와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 그대들이 있어서 올림픽 기간 동안 행복했었다는 말과 함께.
(2018. 3.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