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풂
부산에서 5시간을 운전하여 오색에 도착하여 자는 둥 마는 둥 선잠을 자고 대청을 올라 원점으로 되돌아온 시간이 오후 1시였다. 웬만하면 잠시 휴식 후 부산으로 향할 요량이었는데 양구까지 네비를 찍으니 1시간 남짓이다. 이런 기회가 또 언제 오겠냐~~~ 복주머니가 부르니 나르샤를 택했다.
목적지인 양구를 얼마 두지 않은 지점인 인제를 지나는데 길이 낯익다. '어 이 길은 버들까치수염 부근인데?' 다시 네비의 목적지를 바꿨다. ㅎㅎㅎ 딱 5분 거리에 버들까치수염 자생지다. 이 촉은 어디서 오는 걸까ㅋㅋ? 지나는 길에 후다다닥 버들까치수염 자생지도 참견을 하고 양구의 목적지에 다다랐다.
어제는 차가 두 대나 들어갔다는데 바리케이트가 굳게 잠겨있다. 펜션의 관리실을 찾아 사정 이야기를 하니 쉽게 바리케이트를 열어 주었다. 고맙습니다를 연발하고 차를 임도로 몰았는데 2km 남짓만에 길이 없어진다. '어 이게 아닌데 어째 일이 술술 풀리더라니' 차를 다시 돌려 내려오니 나의 길찾기 비서인 아틀란 지도가 엉뚱한 곳으로 데려다주었다. 티맵을 켜고 다시 목적지에 다다르니 육중한 바리케이트가 임도를 가로막고 있다.
잠시 후에 차가 한대 내려오는 게 보였는데 ㅇㅇ청 직원이란다.
사정을 하여도 축지법 전수를 거부하였다. 어쩔 수 없이 걷기를 작정하고 50여 m를 걸어 오르는데 검은색 RV 차가 내려오는 게 보여서 손을 들어서 차를 세웠는데 인심 좋게 생기신 신사 두 분이 타고 있다. 마을 주민 분들이라는데 자초지종을 말하고 꼭 축지법을 전수해 주십사 부탁을 드렸드니 선뜻 전수를 해주셨다. 허허 얼마나 고마운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를 외쳤다.
설악산 탐사로 정말 지쳐 있었고 걸어서 오르려니 막막하였는데 멋쟁이 두분이서 베풂을 주셔서 축지법을 사용하여 몇 분 만에 목적지에 도착을 하였다. 복주머니란과 마주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몸은 쌩쌩해지고 흐리멍텅하던 눈은 초롱초롱 해졌다.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남에게 베풀고 산다는 건 선한 영역이다.
어릴 적 어머님이 밥을 지으실 때 쌀을 한 웅큼씩 들어서 작은 도가니에도 모으셨다. 우리 집도 넉넉한 편이 아니어서 보리와 쌀을 혼합하여 밥을 지었는데 쌀을 한 웅큼씩 따로 모으는 이유가 궁금했었는데 동네에 걸배이(거렁뱅이)들이 동냥을 오면 한 되빡은 됨직하게 쌀을 퍼서 주셨다. 이 작은 베풂을 보고 자란 나도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조금씩 매달 기부를 하고 내가 베풀 수 있으면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어머님의 베풂이 선한 영향력이 되어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나 보다.
올해는 그동안 보고 싶었던 야생화들의 좌표가 날아든다. 이 글을 빌려 마을주민으로 위장하여 축지법을 쓸 수 있도록 도움 주신 멋진 꽃쟁이 두 분께 감사드리며 예쁜 꽃 볼 수 있게 좌표를 보내 주시는 꽃친들께도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행복한 꽃길이 함께 하시길 마음을 모아 빈다.
첫댓글 히야~~~멋지옵니다.
야생에서 만나는 복주머니란 정말 아름답습니다.
오래도록 이자리에서 살아갔음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제주의 콩짜개란이 한촉도 남김없이 초토화 되었다는 군요ㅠ
대단하십니다 대단하세요 나두 설악길을 걸어보고 싶은데 이제 아껴쓰고싶은 부분을 생각하면 접어야 하거늘 이렇게 설악말만나오면설레게 되니 병이네요 굳건한체력 꽃사랑열정 대단한 집념 멋지십니다 줄겁게 봄니다 ㅎ
감사합니다
무릎이 신호를 보내오니 걱정입니다
나눔과 베품은 살아가면서 꼭 실천해야할 일입니다
대청봉 오르내리면 기운이 다 빠지는데 인제.양구까지 달리고 다시 부산까지 엄청난 체력과 열정입니다
덕분에 귀한 복주머니란을 즐감합니다
휴유증이 좀 길게 지속이 됩니다ㅋ
언제 또 이먼길을 달려서 보겠나 싶기도하고 어떤넘들이 도채해 갈 수도 있고해서 무리를 했습니다
복주머니도 복주머니지만
글 참 재미있게 풀어 씁니다.
숨 쉴틈도 없이 읽고 나서야 작품도 훌륭하는걸 알게 됐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05.23 18:09
재미나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 실력이 없어서 글로 커브를 할려니 힘듭니다ㅎ
@부산아저씨 네...형님!
정영술님 맞으세요^^
정말 대단한 체력과 열정에 산신령님이 길을 열어 주셨네요. 더더욱 귀한 모습을 덕분에 만나봅니다. 황홀합니다.
누군가 주변에서 한군데로 모아 놓은듯 보였지만 지금까지 본 최고의 모델이었습니다
귀한꽃을봅니다
수고를많이하셔서그런지
꽃이
더예뻐보입니다^^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복주머니란을 본지 까마득합니다.
힘든 발걸음의 결과물이 환합니다
부산 근교에도 한 두촉씩 있다고는 들었는데 기회가 되어서 달렸습니다
걸어가면서 보니 차들이 가끔씩 들어가더군요.
저는 걸어서 갔습니다.
그 주변 어딘가에도 복주머니란이 더 있다는데 시간이 있었으면 찾아보려고 했는데 늦은 시간에 와서 후다닥 보고 내려왔습니다.
복주머니란 즐감합니다.
부끄럽고 수고하셨습니다
저 위쪽으로 한참을 오르면 더 있다고 하던데 이것으로 만족하고 왔습니다
풍성한 군락의 복란이 아름다워요.
손타지 않고 오래 보존 되기를 바래봅니다.
잘 보존 되어야 할텐데 걱정이긴 합니다
복 받은 하루였네요~
복주머니란 점점 더 보기 어려운 현실인데요
그곳에서 손타지 않고 잘 살아주길 바래봅니다~~^^
그렇지요
복권을 샀다면 1등 당첨될 운수 좋은날 이었지요ㅎ
복 받은겁니다
꽃은 사람과ㅣ 인연이 되어야 만난다고 알고 있습니다
예 맞습니다
꽃에 빠져서 돌아 다닌지가 10년인데 좋은 인연들이 연결이 되어 많은 도움을 받고있습니다
풍성한 모습을 보는군요
뷰도 좋고 아주 풍성해서 좋았습니다
남쪽 끝 부산에서 멀리도 올라가서 풍성한 복주머니란을 담으셨군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대전이나 세종쯤으로 이사가고 싶습니다ㅎ
야생화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최고지요 공감 합니다
열정이 일구어낸 멋진 작품 입니다
좀 무리를 하였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