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가 몰아치는 날 12월의 3번째 일요일 아침이다.
영하 11도의 매서운 날씨지만 오늘이 아니면
이 한해 남은 날에는 나들이할 기회가 없어
임인년 한 해를 마무리한다는 생각으로 마지막 나들이길을 나섰다.
한강 아랫지역은 폭설로 내려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한강 이북을 물색하다가 철원으로 방향을 잡았다.
철원의 명소는 거의 다 다녀온 터라 새로운 것은 없지만
한 해를 마무리 한다는 심경으로 겨울 풍경을 담고 싶어
옛 다녀왔던 도피안사와 고석정으로 향했다.
도로는 눈이 녹았지만 며칠 전 내린 눈이 계속된 영하의 날씨 탓인지
도로변과 산에는 잔설이 쌓여 있었다.
인적이 뜸한 고요한 사찰과 얼어붙은 순담계곡은
겨울의 한파 속에 적막감마저 돌았다.
세종 강무정
고석정(孤石亭)은 철원읍 동송읍 장흥리 한탄강 변에 있는 정자이다.
세운 시기를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된 내용에 따르면
신라 진평왕(재위579∼632)과 고려 충숙왕(재위 1294∼1339)이
여기에서 머물렀다고 기록되어 있는바
이로 미루어 본다면 고려 때부터 있었던 정자로 추정할 수 있다.
그 외에도 고려 승(僧) 무외(無畏)의 <고석정기>와
김량경의 시 등에 이 고석정이 등장한다.
이설(異說)로는 조선 시대에 이르러서는
명종 때 의적 임꺽정(林巨正)이 이곳에 은거하였다고 하며,
뒤에 사람들이 이를 기리기 위하여 정자를 짓고 고석정이라 불렀다고도 한다.
옛적의 2층 정자는 한국전쟁 때 불타 버리고
지금의 정자는 1971년 12월 15일에 콘크리트로 새로 지은 것이라고 한다.
고석정은 현재 강원도기념물 제8호로 지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