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디스플레이가 삼성코닝정밀소재(이하 삼성 코닝)의 지분을 통째로 미국 코닝에 넘기고, 대신 총 23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코닝 본사 주식을 대량 매입하는 포괄적 사업 협력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여러 각도로 관심이 쏟아진다. 일단 관련 소식이 알려진 후 삼성 관련주들의 주식은 이틀째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 코닝이 워낙 알짜 기업이다 보니 삼성의 연간 순이익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앞서기 때문이다. 삼성 코닝에 입사하는 신입사원들이 '멘붕'에 빠졌다는 보도도 눈에 띈다. 삼성 코닝 측에서는 고용은 승계될 것이라고 황급히 밝혔지만, 삼성이란 간판이 사라지게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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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자 한겨레 2면. |
한 발 더 나아간 관심도 있다. 삼성 코닝의 지분이 넘어가게 되며, 삼성과 중앙일보 일가 사이에 남아있는 주식 소유 차원의 유일한 연결 고리가 끊어지게 된다는 점이다.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은 개인 주주로는 유일하게 삼성 코닝의 주식을 7.35% 소유하고 있다. 홍 회장의 삼성 코닝 주식 소유는 단순한 지분 관계를 넘어서 삼성과 중앙일보 간의 유일한 소유 관계 동맹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이제, 삼성과 중앙일보 사이에는 정신적 자회사라는 정서적 유대, 혹은 '범 삼성가'라는 심리적 구분 밖에 남지 않게 됐다.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언론계에선 홍 회장의 삼성코닝 지분이야말로 삼성이 중앙일보를 지원하는 실질적 통로였다고 보고 있다. 예컨대, 종편이 출범하기 직전인 지난 2011년 5월 홍 회장은 삼성코닝을 통해 2천 4백억 원대의 배당금을 받았다. 그 해년 도에 이건희 회장이 받았던 배당금이 1천 3백억 원이었단 점을 감안하면 천문학적인 액수였다. 이후 홍 회장은 "종편 준비금의 30%인 1천5백억 원을 사재에서 출연 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중앙일보 종편은 종편 4사 가운데 가장 많은 자본금을 갖추며 아직까지 가장 두둑한 '실탄'을 쏘고 있는 중이다. 언론계에는 이 돈이 홍 회장의 두둑한 배당금에서 오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JTBC가 종편사 가운데 압도적인 적자폭을 기록하고도 여전히 가장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이며 그나마 볼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자본의 우위 때문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채널A의 한 관계자는 "우리도 JTBC처럼 다양한 포맷의 프로그램을 하고 싶지만, 문제는 돈"이라고 노골적으로 하소연할 정도다. 종편 4사 가운데 유일하게 드라마까지 갖춰 종편 채널의 면모를 갖고 있는 JTBC의 배후에는 '삼성 자본'의 영향력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 코닝은 말하자면, 크게 돈벌이할 것이 없는 중앙일보라고 하는 밑 빠진 독에 삼성이 합법적으로 물을 들이 붓는 창구였던 셈이다. 신문이 사양 산업화되면서 매해 수백억의 적자를 보고 있던 상황에서도 중앙일보가 업계를 선도하며 신문 판형을 바꾸기 위해 윤전기를 교체하는 등의 공격적인 투자를 해왔던 것도, 수익 전망이 불투명한 종편에 천문학적인 액수를 쉽게 밀어 넣은 것도 삼성 코닝의 배당금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베팅'이었다. (참고로 '선대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종편 출범 직전인 지난 2010년, 삼성코닝은 국내 주식 배당 역사상 가장 많은 배당을 실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홍 회장 입장에서 삼성코닝은 가만히 있어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셈인데, 이 지분이 '말소'되는 것은 모종의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이재용 후계구도의 안정화를 위해 외삼촌인 홍 회장을 삼성 그룹에서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까지 보이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코닝은 매출이 3조가 넘고 영업이익만 1조 6700억 원에 달하는 회사로 이 가운데 삼성전자가 42.6%의 배당을 받는 회사인데 이를 왜 굳이 지금 파는지 시장 논리로는 납득이 잘 가질 않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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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코닝이 사상 최대의 배당 잔치로 '최후의 만찬'을 열 것이라는 24일자 이투데이 기사. |
하지만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전혀 다른 지점도 보인다. 삼성코닝은 어찌되었건 매해 영업 이익이 줄고 있었다. 홍 회장의 배당금 역시 2011년 2,464억 원을 정점으로 2012년 1,300억 원, 2013년에는 975억 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코닝을 수익의 '피크'가 지나간 기업이라고 대체적으로 평가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지분 매각으로 홍 회장은 주식 소유 지분을 통해 약 1,700억 원을 확보하고, 6조원에 달하는 미처리잉여금 배당을 통해 최대 4,0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될 것이란 것이 경제지들의 분석이다. 벌써부터 '최후의 만찬'이란 수식어까지 붙어 있다. 홍 회장은 순식간에 최대 6,0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 돈은 어디로 가게 될까? 앞서 말했듯 홍 회장은 삼성코닝이 최다 배당 잔치를 벌였을 때, JTBC에 천문학적인 사재를 출연했다. 그 돈을 바탕으로 JTBC는 종편 4사 가운데 비교적 안정적인 입지를 확보했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있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1~2군데는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4사가 모두 생존할 시장 환경이 못 된다는 것이 지난 2년의 경험이고, 종편 퇴출론자들의 일관된 논리다.
종편이 적자를 면하는데 까지는 앞으로 최소한 3년은 더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인식이다. JTBC를 기준으로 하면, 매해 1천 억 원 가까운 순손실을 3년 더 견뎌야 한단 결론이다. 이 논리에서도 '4사가 모두 버틸 순 없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어떤 종편사의 경우 자본잠식이 이미 위기 수준에 도달해 '증자'를 하거나 '매각'을 해야 한다는 소문까지 공공연히 떠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홍 회장이 천문학적인 현금을 손에 쥐게 되는 상황은 예사롭지 않다. 일각에서는 얼마 전 JTBC가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비판한 것을 이번 사건과 '음모'적으로 엮기도 한다. 하지만 단언컨대, 지나친 비약이다. 물론, 이건희 회장 입장에서 JTBC의 삼성 비판은 그것도 노조 문제를 건드린 것은 엄청나게 불쾌한 일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 삼성과 중앙일보의 오랜 동맹 관계가 흔들린다는 것은 상황을 너무 낭만적으로 이해하는 것밖엔 안 된다.
오히려 그보다는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종편 '제2기'가 시작되는 상황에서 홍석현 회장이 또 다시 수천억 원의 현금을 갖게 됐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회장이 수천억 원의 사재를 출연해 방송을 하는 회사와 시장에서 '강탈적 영업'을 해 생존을 도모해야 하는 회사가 경쟁하면 어디가 이길지는 자명한 일이 아닐까? 가뜩이나 입지가 취약한 TV조선과 채널A 는 이제 날개를 단 경쟁자와 달리기 시합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7835
첫댓글 삼성코닝이란 회사가 흔하디 흔한 모래로 돈을 버는 회사 아닌가요?
중앙일보 회장 홍석현은
2005년 세계신문협회회장직을 사임하고 바로 주미대사로 임명되죠.
유대의 인맥과 매우 밀접할 수 밖에 없는 자리가 세계신문협회회장이죠.
최근 JTBC의 변화는 큰 틀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죠.
미유대에서 홍석현에게 아마도
'원 코리아"에 대한 언질을 지속적으로 확신시켰을 것으로 봅니다.
이는 반통일 수구아성을 이루는 보수언론을 붕괴시키는
가장 부드러우면서 손쉬운 방법이죠.
공감합니다. 나아가 수구진영 분열의 첨병 역할까지 할 듯.. 의도하든 의도치 않았든.. 저절로..^^
나팔수가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