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1. 이사 갈 집 고르기
리모델링을 하고 최소 5년은 살 거라 생각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생각보다 빨리 이사를 준비하게 되었어요. 저는 집에 살면서 다음 집은 이랬으면 좋겠다 하는 부분들을 메모해두는 편이에요. 갑자기 이사를 하거나 무작정 집을 보러 가면 놓치는 부분들이 생길 수 있거든요. 제가 적어둔 메모들은 다음과 같아요.
1. 중층 이상의 아파트
2. 해가 잘 드는 집(식물을 아주 잔뜩 키우거든요)
3. 거실이 넓은 집
4. 베란다 뷰가 예쁜 집
5. 조용한 동네
그리고 운명처럼 지금의 집을 만나 이사를 준비하게 되었어요.
Step2. 내 취향의 집 구상하기
이사 갈 집이 정해졌다면 이제 집을 어떻게 만들어볼지 구상을 해야 해요. 우선 저희 집은 방 3개, 화장실 2개 구조의 타워형 아파트에요.
각 방의 용도, 확장 여부, 인테리어 콘셉트를 미리 생각해두면 아주 좋답니다. 해외 인테리어 자료는 핀터레스트에서, 국내 인테리어 자료는 오늘의집 자료를 많이 찾아봤어요. 해외 인테리어 자료는 한국의 아파트에는 시공이 불가한 것들이 있어 국내 자료도 함께 찾아보시는 것이 좋아요.
인테리어 콘셉트를 정할 때는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정리를 해보시는 것이 좋아요. 저는 원형보다는 사각, 유광보다는 무광을 좋아하고, 내추럴하고 빈티지한 느낌, 어두운 월넛 컬러를 원했어요.
또 집에 넣고 싶은 대표 컬러를 정해두면 타일이나 벽지, 바닥을 고르기도 편하고 가구, 소품 구입 시에도 용이 하답니다. 저희 집의 대표 컬러는 위 다섯 가지입니다. 그 밖에도 수전, 욕조, 주방 형태 등을 미리 고민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Step3. 업체 선정하기
저는 두 번의 공사 모두 전문 업체와 함께 턴키로 공사를 진행했어요. 턴키로 진행하는 것이 금액 부분에서는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일정 조율이나 공사의 깔끔함, 스트레스가 덜하다는 부분에서 전 포기할 수 없더라고요. 저는 두 번의 공사 모두 'BK디자인'과 함께 했습니다. (꼼꼼하게 취향 맞춰 진행해 주시는 백실장님 최고!)
업체 선정 시 고려했던 점
1. 대화가 통하는 곳
2. 현재의 유행보다는 내가 원하는 것을 실현시켜 줄 수 있는 곳
3. 현장에서 거리가 멀지 않은 곳
4. 연락이 잘 되는 곳
처음 진행했던 리모델링에서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두 번째도 고민 없이 진행했어요. 인테리어 업체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분들도 많으신데 저는 복받은 선택이였어요.
Step4. 디자인 미팅
제가 진행했던 업체 기준으로 3-5회 정도 디자인 미팅을 진행하고 시안을 확정하게 됩니다. 이때 3D 모델링 된 이미지로 집의 상세 형태를 알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마지막으로 나온 시안과 현재의 집이 99% 정도 동일합니다. 3D 시안으로 디자인을 확정하고 진행하기 때문에 공사를 하면서 추가로 들어가는 금액이나 바뀌는 부분을 최소로 할 수 있어요.
이렇게 이미지로 제공을 해주시는데 정말 지금의 집과 아주 유사해요.
Step5. 공사 진행하기
공사 들어가기 바로 전 태초의 집. 저희 집은 분양 후 수리를 한 번도 하지 않은 체리 몰딩의 집이었어요. 아파트의 경우 엘리베이터 사용료, 공사 동의, 베란다 확장 공사 신고 등 여러 가지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았는데, 턴키로 하면 업체에서 다 해결해 주세요.
철거가 시작되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요. 뷰가 너무 시원해서 창없이 이대로 살고 싶었을 정도ㅎ
공사는 철거 > 샷시 > 목공 > 도배 > 욕실 > 가구 > 마루 순으로 진행되고, 저희 집의 시공 기간은 한 달이었어요. 공사 중간중간 가서 보는 재미도 쏠쏠. 체리 몰딩 떼어내고 확장만 해도 아주 행복하더라고요. 하루하루 완성되어 갈 수록 너무 설레었지요.
Before & After
우리의 새로운 집 [Ecruhome]
집이 완성되어 가면서 집에 이름을 지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주택에는 이름을 많이 지어주시는데 아파트도 그래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저희 집은 '에크뤼홈'입니다. 프랑스어로 표백하지 않은 천연의 색을 의미하는데 천연의 색을 가진 집에 저희 부부의 색을 칠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집 구경을 해볼게요.
거실
거실은 베란다 두 개를 확장했어요. 확장한 베란다 한쪽은 평상 형태로 만들었어요. 천장은 등 대신 실링팬을 달고 평마감을 했어요. 전체 등은 매립등으로 해서 깔끔하게 마무리!
주방과 거실이 이어지는 부분에 식탁을 두었어요. 식탁은 오투가구 제품으로 확장이 되는 형태라 손님이 오면 펴서 사용할 수 있어요.
식탁 위 벽면에는 디지털 액자를 설치해서 다양한 그림을 볼 수 있답니다. 이번 집에도 거실에는 TV 대신 빔을 설치했어요. TV보다 크고 거실은 깔끔하고 아주 좋아요. (빔은 엘지 제품인데 지금은 단종되었어요. 하지만 새로 나온 좋은 제품들도 많답니다!)
제가 좋아하는 공간, 마루. 마루에는 작은 상을 두고 차도 마시고 술도 한잔하고요. 끝 쪽으로 보이는 작은 창에는 덧창을 시공해서 감성을 더해줬어요. 마루는 사람도 고양이도 손님들도 모두 좋아하는 공간이에요.
그리고 창문에 있는 우드블라인드! 업체에서 달아주신 끈 손잡이는 너무 못생겨서 크리스마스 오너먼트를 대신 달아줬어요.
반대편 벽면에는 매립장을 설치해서 화분도 넣어두고 책이나 소품도 수납합니다. 여닫이문 안쪽에는 약, 리모컨 등등이 수납되어 있어요.
그리고 마루와 거실이 이어지는 부분에는 봉을 설치해서 행잉 화분들을 걸어두었어요. 화분은 걸고 싶고 벽에 구멍을 뚫기는 싫어서 설치했는데 아주 만족합니다.
나무 덧창과 식물들이 아주 감성 감성해요.
마루에서 보는 거실 벽면입니다. 위에 썼던 것처럼 TV가 없어서 깔끔한 거실이 되었어요. 오른쪽에 보이는 안방 문은 이따 보여드릴 중문과 같은 슬라이딩 문으로 제작했는데요, 공간 활용도도 좋고 인테리어 효과도 있어 만족스러워요.
벽이 약간 허전해 보여서 지금은 벤치를 두었답니다. 고양이들이 아주 좋아합니다ㅎ
겨울에 촬영한 사진이라 창밖이 삭막해 보이지만 지금은 아주 푸르른 산이 되었어요. 창밖으로 보이는 산 덕분에 매일매일 여행 온 기분이에요.
첫째냥 귀여운 달래찌-3-
거실과 안방 베란다가 이어지는 벽면에도 나무 덧창을 만들어줬어요. 원래는 베란다가 연결되어 있는 부분이었는데 거실 베란다를 확장하며 가벽을 세웠고 그 벽이 어색하지 않게 창을 만들어주었어요. 이번 집은 시스템에어컨을 못해서 조금 아쉬워요. 다음 집에는 꼭 시스템에어컨을 하고 싶어요ㅎ
주방에서 보는 거실 뷰입니다 :) 주방 요리 테이블에서 거실이 시원하게 보여서 쿠킹 스튜디오 같은 느낌도 들어요. 실제로 손님들이 놀러 오면 요리 테이블 앞에 도란도란 서서 이야기를 나누며 요리를 해요. 저는 공간들이 명확하게 분리되는 것보다는 물 흐르듯 연결되는 것이 좋더라고요.
주방
자연스럽게 주방으로 넘어가 볼까요? 공사 전에는 ㄷ자 형태였던 주방을 대면형 주방으로 바꿔줬어요. 주방과 거실이 시원하게 트여 집이 더 넓어 보이는 효과! 엘리카 후드를 달아서 더 시원해 보이는것 같아요. 후드지만 조명 같아 보이죠?
시원한 느낌을 주기 위해 싱크대 상부장은 설치하지 않았고요. 선반을 달아 컵을 수납하고 있어요. 부족한 수납은 요리 테이블을 활용하고 있어요. 아일랜드장 형태의 요리 테이블 앞뒤 모두 수납장이라 아주 넉넉하답니다.
이전 집에서는 스텐싱크볼을 사용했어서 이번엔 화이트로 골라봤어요. 화이트라 관리가 어려울 것 같아 조금 걱정이었는데, 생각보다 관리가 쉽고 좋더라고요. 스텐싱크볼보다 스크래치가 안 보여서 굉장히 만족합니다. 6개월 차가 되니 얼룩이 약간 생겼지만 사용감이야 어쩔 수 없는 거니까요.
인덕션은 삼성 비스포크 화이트 제품을 쓰고 있어요. 마찬가지로 화이트지만 관리하기 편하고 화력도 아주 좋아요.
홈 카페
원래 다용도실이었던 공간을 확장해서 홈 카페존으로 만들었어요. 수납장 위에 커피 머신과 에어프라이어, 전기 주전자를 놓고 사용합니다. 오른쪽 수납장은 위쪽은 수납장이고 아래엔 고양이 화장실을 만들어줬어요. 문으로 왔다 갔다하는 고양이가 아주 귀여워요.
침실
침실은 최대한 단정하고 심플하게 하려고 했어요. 온집 안이 맥시멈이지만 침실만은 최대한 심플하게 유지하려고 해요ㅎ 침실에는 침대와 협탁, 조명과 작은 소품들만 들어가 있어요.
침실은 침대 뒤쪽 벽이 흰색이면 가구가 뜨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전체적으로 무게감을 잡아주기 위해 침대 뒤쪽에 우드 패널을 설치했어요. 바닥, 화장실 문, 가구들이 뜨지 않고 조화롭게 배치된 것 같아요.
안방 문 뒤쪽으로 화장대가 있었는데 제거하고 이불을 넣을 수 있는 수납장을 만들었어요.
안방 화장실 문은 상단에 유리창을 내어 안에 사람이 있는지 불이 꺼졌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이전 집에서도 유리창을 만들었었는데 활용도가 좋아 이번 집에도 만들었어요. 이번 집에서는 덧창들처럼 십자틀도 만들었어요
작업실
이번 집은 방 하나를 작업실 겸 취미방으로 만들었어요. 컴퓨터 작업도 하고 재봉틀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여러 가지를 하는 방이에요.
분리된 방의 기능보다는 다른 곳과 이어지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싶어서 과감하게 문을 떼고 문틀만 시공했어요. 문틀은 다른 문들과 같은 컬러를 사용해서 통일감을 줬어요.
작업실에는 각족 가구들과 컴퓨터 책상 식물들로 채워져 있어요. 피규어와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한자리 차지하고 있고, 컴퓨터 책상 주변의 벽은 사진 엽서들로 벽 꾸미기를 해두었어요.
레일에는 액자도 걸고 소품도 걸고 행잉 플랜트도 걸어두어요.
오전부터 오후까지 하루 종일 채광이 좋은 작업실이에요.
창문 쪽에서 바라본 작업실은 이런 모습이에요.
햇살 맛집! 해가 잘 드는 공간에 레이스 커튼을 설치하면 아주 감성적인 그림자가 만들어져요.
허전한 벽이 있다면 히메 몬스테라처럼 벽을 타고 자라는 식물을 키워도 좋고, 패브릭 포스터를 붙여도 좋아요. 패브릭 포스터는 압정으로도 손쉽게 달 수 있답니다.
안방 욕실
안방 화장실은 편안함을 강조하는 초록! 바닥과 벽면 절반은 짙은 초록색 타일 시공, 벽면 위쪽은 미색 타일로 시공했어요. 욕조는 조적 욕조를 하고 싶었지만 작은 타일을 포기하지 못해서 일반 욕조로 시공을 했어요. 조적 욕조는 시공상 큰 타일로 해야 하더라고요.
조적 욕조는 못 했지만 대신 너무 하고 싶었던 매립 수전을 시공했어요. 너무 깔끔하고 진짜 예뻐요.
매립 수전이 주는 깔끔함과 고급스러움이 진짜 호텔 욕실 같은 느낌을 만들어줘요.
선반 대신에 조적으로 선반을 만들어 깔끔한 욕실을 만들었어요.
깔끔하고 모던하면서도 빈티지한 화장실이에요.
공용 욕실
안방 화장실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거실 화장실이에요. 거실 화장실은 열정적인 레드 컬러! 안방과 컬러만 다른 타일을 시공해서 통일감을 줬어요. 거실 화장실은 샤워기와 조적 파티션이 포인트에요.
절반 정도 조적 파티션을 만들고 나머지 부분은 유리로 시공되어 있어요. 개방감과 깔끔함 모두 겟:) 작은 타일에 조적으로 이것저것 요청드려서 작업이 굉장히 까다로웠다고 해요ㅎ 그래도 작업을 잘 해주셔서 너무 예쁘고 깔끔해요.
거실 화장실도 매립수전 설치!
마찬가지로 조적 선반을 만들어 깔끔해요.
넘 귀여운 매립수전이에요. 온수와 냉수를 따로 틀어야 해서 사용하긴 약간 불편하지만ㅎ 너무 예뻐요.
어디에도 없는 우리 집만의 화장실인 것 같아 아주 만족스러워요.
거실 화장실도 안방 화장실과 동일한 문으로 시공했어요.
복도
복도 끝 욕실과 옷방 사이의 벽에는 아주 작은 창고가 있어요. 공사 전에는 장식장이 있는 곳이었는데, 팬트리처럼 선반을 만들어 수납공간을 만들었어요. 청소기도 넣고 청소용품, 휴지 등등을 수납해요. 문 대신 면 커튼을 달아 사용하기 아주 편리해요. 귀엽기도 하고요.
현관
현관의 컬러는 3가지 녹색, 월넛, 화이트입니다. 현관 바닥은 무게감을 주는 짙은 녹색의 타일을 사용했어요.
화이트 무광으로 수납장을 만들고 오른쪽 장은 절반 사이즈로 해서 답답해 보이지 않게 했어요. 요새 신발장에 간접등을 많이 설치하시는데 저는 간접등은 좋아하지 않아서 전체 직접등으로만 시공했어요. 중문은 안방 문처럼 슬라이딩으로 시공해서 공간 활용을 높였어요.
중문을 열면 보이는 벽면에는 여행 사진을 걸어두었어요. 지난번 집과 마찬가지로 에크뤼홈도 곳곳에 레일이 설치되었어요.
카메라를 좋아하는 고양이..ㅎ 둘째냥 봄동이에요.
수납장 위에는 반원형의 거울을 달아줬어요. 아침에 필요한 물품들도 놓고 필수품 마스크도 놓았어요. 수납장 아래 공간에는 실내화를 수납하고 있어요.
짧은 복도 중문을 열고 들어서면 보이는 모습입니다. 화이트 벽면에 문과 문틀을 우드로 하여 포인트를 주었어요.
마치며
거실, 주방, 작업방, 침실, 화장실까지 저희 집의 대부분 공간을 소개해봤어요. (사진은 아가 때부터 사진을 많이 찍어줬더니 카메라 프레임에 들어가는 걸 너무 좋아하는 봄동이ㅎ)
두 번째 집들이라니 왠지 새롭고 정보를 더 드려야 할 것 같아서 제가 인테리어 준비했던 과정을 정리해 봤는데 도움이 되셨을지 모르겠어요.
첫 번째 집들이와 마찬가지로 저희 부부의 공간이 예쁜 집을 꿈꾸시는 모든 분에게 좋은 자료가 되길 바랍니다. 모두 행복한 곳에서 행복한 꿈꾸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