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아, 높이 날아라!
내 인생의 딸과 같은 존재들,
자기 날개는 부러졌다고 믿었던 소녀들에게.
너희에게 품은 나의 희망은
그냥 나는 것이 아니라 높이 날아오르는 것이란다.
(오프라 윈프리)
- 브루스 D. 페리, 오프라 윈프리의
《당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요》 중에서 -
* 젊을수록 때로 무서운 착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멀쩡한데 자기 날개가 부러졌다고 지레 짐작하는 것, 그리고 그냥
날기도 어려운데 높이 날아오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날개가 있어도 처음부터
높이 날 수는 없습니다.
날개 근육을 키우며 점차 고도를 높이면 어느 날 푸른 창공을 높이 나는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바라보게 됩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https://www.youtube.com/watch?v=AQaZfLK5ix8
한결 싱그런 이파리
우중충한 하늘도 좋다
그래 이젠 간혹 이런 비 내려 주렴
창문을 여니 아침공기가 상쾌하다
마당 잔디도 푸른 빛 난다
비 내리니 모든게 한숨 돌린 듯
바싹 마른 대지에 생명의 물
참 고마운 비 내렸다
동물 챙기러
솔이 녀석 내가 가니 낑낑
안아주고 톡톡 두드려 주니 좋아라한다
동물도 따뜻한 손길을 좋아한다
육추기 안 새끼 거위와 기러기는 둘이 딱 붙어 있다
크면은 종이 달라 같이 놀지 않을건데 어리니까 함께 한다
어제 저녁 떠다 준 물을 다 마셔 버렸다
두 마리인데도 물을 꽤나 마신다
물을 좋아하는 녀석들이라 그런 것 같다
물을 다시 떠 주고 모이도 주었다
며칠만 더 키우다가 닭장 기러기 새끼들 있는 곳에 넣어 주어야겠다
마당가 오골계들에게 모이주는데
어? 작은 오골계 한마리가 보이질 않는다
여기저기 살펴보니
아뿔사
오골계가 철망사이에 죽어 있다
머리와 몸통 반은 없어졌다
이런
간밤 오골계들이 꼬꼬댁 거리더니 족제비가 습격했었나 보다
여기저기 다 살펴보아도 들어 올 만한 구멍 없는데 어디로 들어 와 오골계를 죽여
가지고 나가지 못하니 철망과 찰망사이에 넣고 밖에서 뜯어 먹었을까?
오골계가 살아서 스스로 철망과 철망사이로 들어갈 수 없었을텐데...
묘하고 묘하도다
이제는 안심이다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참으로 이상하다
왜 족제비는 백봉오골계만 노리는 걸까?
백봉오골계가 가장 맛있는 닭이란걸 아는 걸까?
다른 닭이 있는데도 유독 백봉오골계만 골라 죽이고 그걸 먹는다
조사장도 70마리 넘는 백봉오골계중에서 며칠 사이 6마리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어떻게 해야 족제비로부터 백봉오골계를 지켜 낼 수 있을까?
이제 백봉오골계가 5마리 남았다
저걸로 수를 늘일 수나 있을까?
닭장에 내려가니 여긴 이상 없다
뻥이가 지켜주기 때문인 것같다
물과 모이를 주고 뻥이를 데려다 마당에 묶어 두었다
고추밭에 가보니 고랑에 물은 고이지 않았는데 어느 정도 해갈은 된것같다
고추가 바람에 쓰러진게 있다
고추줄을 한번 더 쳐 주어야겠다
집사람도 내려와 참깨 밭을 살펴보더니 아직 나오지 않는 참깨구멍에 참깨씨를 심겠단다
고추줄을 가져와 줄을 쳤다
쓰러진 고추는 양말 목끈으로 고정시켜 주었다
8두둑을 다 치고 나니 시간이 꽤나 걸린다
집사람은 그 사이 참깨 구멍 빈 곳에 참깨씨를 심는다
아산형님이 죽순이 있는지 보려고 올라왔는데 하나도 없다며 고추밭에 들렀다
우리 고추는 참 잘 되었다고
아산형님 고추는 형편 없단다
가뭄에 2/3가 죽어 버렸단다
현재까진 우리 고추가 괜찮은 것같다
고추열매도 열댓개씩 달려있고 꽃도 계속 피고 있다
지금 상태로만 커준다면 올 수확이 괜찮을 건데 장마때 역병 탄저병 칼라병등이 몰려 오면 결과를 예측 할 수가 없다
그런 병들이 들면 붉어지기 전에 모두 낙엽신세
작년수준만 유지해도 좋겠다고 기대해 본다
아산형님에게 점심이나 같이 하자고
아짐이 병원계시니 혼자 식사하느라 힘드시겠다
내가 식사라도 한번 대접해 드려야겠다
괜찮다며 다음에 하자고 사양하지만
점심 무렵 전화하겠다고 했다
집사람이 참깨씨를 심고 있기에 옥수수에 요소를 좀 주면 좋을 것같아
요소와 엔케이를 섞어 가지고 왔다
옥수수와 옥수수 사이를 호미로 긁고 비료 한주먹 넣은 뒤 흙으로 덮어 주었다
저번에도 한번 주었지만 워낙 가물어 옥수수가 자라질 않는다
비와서 땅이 축축하니까 이때 요소를 찔러 주면 좋을 것같다
100여개 넘게 옥수수모 심었으니 올 여름엔 옥수수 좀 따 먹겠다
집에 올라오니 어느새 열시가 넘었다
곧 점심 먹게 되겠다
에라 오늘 아침 식사는 생략
마당가 닭장을 다시 한번 살펴 보았다
오늘은 마당가 닭장 수선을 또 해야겠다
어떻게든 족제비가 들어 올 수 없도록 손을 봐야겠다
이리저리 보고 또 보아도 들어 올 구멍 없는데...
밖에 둘러 처 놓은 비닐을 차라리 안쪽에 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안에다 비닐을 쳐 놓으면 혹 들어오더라도 빠져나가기 어려울 것같다
비닐은 미끄러우니까 어느 틈으로 들어왔다 하더라도 다시 위로 나가기 어려울것같다
이렇게해서도 안된다면 아예 양철을 가져다 막아야하지 않을까?
밖에 처진 비닐을 걷어와 안쪽으로 고정
비닐 일부는 땅에 묻었다
땅에 묻으면 땅밑으로 뚫기도 어렵지 않을까?
아직 끝내지 못했는데 어느새 점심 시간
아산형님에게 전화
극구 사양하지만 지금 내려 간다고
집사람이 아짐에게 병문안 가지 못하니 봉투라도 하잔다
아짐이 입원한 병원은 위문 가려면 사전에 보건소에 가서 코로나 검사 받고 4차 예방 접종한 뒤 확인증을 제시해야 가능하단다
검사도 3일이 지나면 다시 받아야한단다
아이구 그렇게까지
다음에 퇴원하시면 뵈어야겠다며 형님이 병원 가실 때 뭐라도 사다 드리게 하는게 좋겠다고
좋은 생각이다
아산형님과 인정가든에 가서 보신탕 한그릇
인정가든 사장이 사 놓은 마늘이 굵고 참 좋다
한접에 3만원을 주었단다
집사람이 참 싸게 샀다며 종자용으로 샀으면 하니까 자기가 산 가격으로 한망 가져 가란다
아산형님도 보시고 매우 싸단다
요즘 한접에 보통 5만원이라고
마늘 종자용으로 한망 샀다
보신탕에 막걸리까지 겉들이니 배가 만땅
집사람이 위문 못가서 미안하다며 아짐 맛있는 거 사다 드리라며 봉투를 드린다
안 받으시려는 것을 서로 품앗이라며 억지로
그래 아픔은 서로 다독거리며 살아가는 것이 삶의 희망이 되는 것 아닐까
형님이 저녁 무렵 우렁안주로 술한잔 하잔다
그렇게 하자고
늘어지게 낮잠 한숨
오전내 일한데다 막걸리 한잔 들어가니 잠만 펄펄
마당가 병아리장을 다시 손보았다
그렇게 막아도 어디로 들어 오는 걸까?
cctv라도 설치해 찾아봐야 할까?
일단 밖에 쳐 놓은 비닐을 떼어서 안쪽으로 쳤다
그럼 안에 뚫고 들어 와도 닭을 가지고 나가기 어려울 것 같다
내 나름 취약한 곳을 막는다 막았지만 과연 효과가 있을지
내가 족제비 본능을 도저히 따를 수 없는 것 같다
어떻게 닭장의 약점을 찾아 내는지
녀석이 매일 밤 주변을 돌아보는 것 같다
야생의 끈질긴 본능일까?
지들은 생존에 대해 목숨 걸고 난 키우는데 재미거니 찾아내는 능력이 다른 것 같다
오직 난 내 나름의 최선을 다할 뿐
그 이상 더 잘하길 욕심내지 말자
마당가 병아리장을 나름 정리해 놓고 사 온 사료를 닭장으로
하우스 안 기러기와 병아리가 모이를 다 먹어 치웠다
새 모이를 가져다 듬뿍
꽤 컸다
너흰 산짐승에게 희생당하지 말고 그대로 잘 커주길 바란다
강돌이 먹이통도 가득 채웠다
강돌이를 마당가 병아리장으로 옮길까?
혹 그러면 족제비가 오지 않을 수도
좀 생각해 보아야겠다
토끼에겐 칡을 뜯어다 주었다
토끼는 소 사료도 주지만 주로 칡잎을 많이 준다
풀을 주면 더 좋아하는 것같다
아산형님 전화
술한잔 하게 내려 오라고
닭장 손보는게 힘들었는지 얼른 내키질 않아 다음에 하자고
형님이 날 위해 우렁탕 끓여 놓았단다
우렁탕이라니 솔곳한 생각
요즘은 우렁된장국이 제격
그럼 바로 내려 가겠다고
차바퀴에서 소리가 난다
어? 왜
형님 집 앞에 주차하고 살펴보니 뒷바퀴가 갈아 앉아 있다
저런 타이어에 구멍이 났나 보다
집사람이 보험사에 연락하니 바로 출동하겠단다
간단한 고장은 보험사에 연락해 무료로 몇 번 이용할 수 있단다
형님이 우렁과 하지감자 넣어 맛있게 끓여 놓았다
간이 딱 맞다
여기에 막걸리 한잔
이 놈의 막걸리는 왜 이리 술술 잘 들어가는지
서비스센터에서 왔다고 전화
나가 보니 차 바퀴를 살펴보며 공기압을 체크하고 있다
바람 빠진 뒷바퀴에 공기를 넣고 자키로 들어 올려 바퀴에 비눗물을 뿌린 뒤 살펴 본다
바퀴에 뽀글뽀글 바람 새는 곳이 있다
그 자리에 못이 박혀 있다며 뺀 뒤 생고무를 집어 넣어 구멍을 때운다
어허 왜 못이 박혔지
요즘은 비포장 도로가 없어 이런 일이 없는데...
내가 알지 못한 곳에서 박혔는가 보다
아산형님 바퀴도 이상하단다
자동센서에 공기압이 이상으로 뜬다고
이왕 온 김에 봐달라고하니
그럼 보험사에 연락하란다
고장 신고를 해야 봐 줄 수 있다고
그래 그 말이 맞다
우리가 돈내는 것 아니니 신고한 뒤 봐주라는게 맞지
집사람이 전화해 바로 처리해 준다
아산형님 바퀴는 빵구난 게 아니라 바퀴 공기압이 모두 다르다고
네바퀴 공기압을 맞추어 주면서 그대로 타 보란다
만약 그래도 자동센서에 불이 들어 온다면 서비스센터에 가 보라고
차 고친지 한달도 안되었는데 왜 공기압이 다르지
참 이상하다
다시 막걸리 한잔
이런저런 이야기하며 두병이나 마셨다
오버했다
왜 이리 절제를 못하는지
내가 생각해도 이상하다
크게 힘든 일 한것도 없건만 노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구름 가득
은은한 안개도 일어나고
님이여!
오늘도 반가운 비소식
이 비 내려준다면 밭작물은 한숨 돌릴 수 있겠네요
님의 가슴에도 촉촉이 단비 내려
더불어 함께하며 즐겁고 희망찬 하루 만들어 가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