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와 제조사가 일부 제품의 보조금을 올리고 출고가를 낮춘 가운데, 소비자들은 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지난 23일 삼성·LG 등 제조사는 일부 제품의 출고가를 인하했고, 같은날 SK텔레콤은 갤럭시노트4 등 주요 기종의 보조금 한도를 높였다. 이어 24일 KT와 LG유플러스도 주요 기종 보조금 한도를 상향 조정했다. 이번 보조금 인상으로 출시된 지 2개월도 되지 않은 갤럭시노트4의 보조금이 기존보다 2배 가까이 올랐다.
▲ 선유도역 모습
한차례 보조금 변화를 겪은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에 대한 소비자들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28일 선유도역 일대의 시민 10여 명을 무작위로 인터뷰했다.
소비자들, 단통법 잘 모르면서 '부정적' 의견
선유도역 근처의 다양한 업종을 가진 소비자 11명을 인터뷰해 본 결과, 단통법 보조금 변화는 물론이고 단통법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고 답한 소비자들은 거의 없었다. 들어본 적은 있으나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겠다고 답한 소비자들이 절반을 넘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단통법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좋지 않은 법이라고 알고 있었다. 단통법 및 후속대책에 대해 추가적인 설명을 들은 11명 중 3명을 제외하고는 "통신사만을 위한 법", "내수시장을 위협하는 법", "휴대폰이 비싸진 법" 등이라고 대답했다.
단통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한 소비자는 "휴대폰이 자주 바뀌는 게 아니니까, 휴대폰을 바꿔야하는 시기가 아닌 이상 평소에는 휴대폰을 잘 찾아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오락가락 단통법에 오히려 '호갱'된 소비자
인터뷰에 응한 11명의 소비자 가운데 초등학생 아들을 둔 한 주부는 최근 보조금이 크게 변동해 합법적 '호갱'이 된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 지난 23일, 24일 공시된 보조금, 62요금제 기준 (자료=각사 홈페이지)
그는 지난 6일 아들의 생일을 맞아 휴대폰을 구입했다. 하지만 지난 23일, 24일 양일간 제조사 및 이통사가 출고가를 인하하고 보조금을 확대해 이 주부가 구입한 제품은 며칠만에 몇만원 저렴해졌다.
그는 단통법에 대해 "가격이 내려가기 전에 산 사람들은 보상받을 방법도 없고, 먼저 산 게 억울하다"며 "무슨 보조금이 열흘 사이에 바뀌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조금에 소비자들이 적응할 시간도 필요한데 3개월 정도는 유지해야 하는거 아니냐"며 토로했다.
단통법 얘기하기엔 아직 시기상조?
질문에 답변한 11명 중 한 소비자는 단통법에 대해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겠다며 중도적인 입장을 보였다.
판매하는 입장이냐 구매하는 입장이냐에 따라 단통법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테고, 새로운 단통법으로 인해 최근 이통사 및 제조사의 지원금 정책이 변한 것처럼 세부 정책들이 변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은 보조금이 오르고 출고가도 내려서 단통법이 시행되던 10월 초보단 상대적으로 나아졌지만, 이도 언제 바뀔 지 모른다"며 "앞으로 상황을 더 기다려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단통법 시행 후 이통사들은 모델별로 보조금 공시 후 7일이 지나야 새로운 보조금을 공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