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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석독(厚味腊毒)
맛좋은 음식에는 심한 독이 있다는 뜻으로, 여기서 맛있는 음식이란 불법적으로 횡행하는 뇌물이나 뜻하지 않은 횡재를, 석독(腊毒)은 맹독(猛毒) 혹은 술을 이르는 말이다,
厚 : 두터울 후(厂/7)
味 : 맛 미(口/5)
腊 : 포 석(月/8)
毒 : 독 독(毋/5)
출전 : 국어(國語) 주어(周語) 하편(下篇)
고기를 두껍게 썰어 말린 육포는 맛이 좋지만 그 속에 독이 있다는 뜻이다.
남구만(南九萬)이 쓴 '숙부께 올림(上叔父)'은 숙부가 임지에서 술을 절제하지 못해 구설이 많다는 풍문을 듣고 조카가 올린 편지다.
편지에 이르기를, "저는 한때 조금만 쉬더라도 쌓여서 지체되는 일이 너무 많은데, 하물며 아침 저녁으로 쉴 새 없이 술을 마신다면 어찌 업무가 폐하여지고 정신이 흐트러지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공적인 일은 그래도 바깥일이라 절박하지 않다 해도 밖으로 마음 끓일 일이 많은데, 안으로 석독(腊毒)의 맛만 맞이한다면 두 가지가 서로 침해할 테니 무엇으로 스스로를 보전하시렵니까?
이 조카의 생각은 만약 술 마시는 것을 자제할 수 없다면 일찍 스스로 사직하셔야 합니다"고 하였다. 술잔을 들고 이 편지를 읽던 숙부는 정신이 번쩍 들었을 것이다.
글 속 석독(腊毒)의 석(腊)은 고기를 두껍게 썰어 말린 육포로 편포(便脯)라고도 한다. 두꺼워 씹는 맛이 좋지만, 잘 마르지 않아 속이 쉬 상한다. 별미지만 겉만 멀쩡하고 속이 상한 것은 맹독을 품어, 먹으면 식중독에 걸린다.
'국어(國語)' 주어 하(周語下)에서 "높은 지위는 사람을 엎어지게 만들고, 맛난 음식에는 석독이 들어 있다(高位寔疾顚, 厚味寔腊毒)"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권호문(權好文)은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知止不殆賦)'에서 "슬프다 벼슬아치들 갈 것도 잊고, 석독만 즐기니 어리석구나. 총애가 지나치면 끝내 저자에 버려지니, 상채(上蔡)에서 사냥개 끌고 뒤쫓기 어려우리"라 했다.
哀宦子之忘行, 嗜腊毒而蚩蚩.
寵濫而終棄東市, 上蔡之牽黃難追
이식(李植)이 동짓날을 맞아 지은 시 '견우(遣遇)'에서 "무늬 좋은 표범은 함정에 들고, 미인은 질투와 모함이 많네. 맛난 음식 석독이 가득 차 있고, 큰 거리에도 깎아지른 바위 있는 법"이라고 노래한 것도 같은 뜻이다.
文豹來罟穽, 佳冶多妬讒.
厚味實腊毒, 康莊或巉巖
'칠극(七克)'에서는 맛난 음식이 온갖 병을 부른다는 뜻으로 '후미백질(厚味百疾)'을 말하며 "먼저 먹은 음식이 소화되지 않았는데 또 밥을 더 먹으면 반드시 병이 생긴다(前食未化, 又加飡焉, 必生疾矣)"고 했다. 절제를 통해 몸과 정신을 길러야겠다.
◼ 삶은 자신감이다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당연히 부단한 노력을 하는 가운데 나온다. 그런데 아쉽게도 많은 사람들이 이를 간과시한다. 특히 먹는 것에서 몹시 욕심을 부린다. 맛있는 음식과 시도 때도 없이 먹는 습관...
이게 큰 병이다. 중년 이후의 우리들에게 있어서는 거의 유일한 취미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러니 자신감이라 하는 것이 고작 '내가 좀 돈에 여유가 있어서 이만하면 됐지'하는 자신감 아닌 못난 마음에 다름 아니다.
자신감이란 일종의 성취감이다. 의식주 해결을 넘어서는 바른 인간됨 내지 확고부동한 국가관, 반듯한 교육관 그리고 규칙적인 생활습관 등이다.
이것이 되면 나이가 들어서도 수양을 게을리하게 되지 않으며 학문을 등한시하지 않고 아울러 덕을 숭상하여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된다. 바로 제대로 된 자신감인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하급 집단일수록 그 속한 사람들의 행동이며 말투가 상식 이하이다. 틈만 있으면 스마트 폰으로 기껏 게임이나 하고 유흥이나 야동등에 올인한다. 그러면서 요구하는 것은 왜 그리도 많은지...
자격증 하나 없으면서 잘되기만을 바란다. 그러니 실력은 개판이요, 눈치만은 구만리여서 윗 사람에게 아부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하고, 아랫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호랑이다. 정말 바보 중에 상 바보다.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몸 관리도 잘한다. 당연히 음식 조절을 잘하니 살찔 이유도 없고 늘씬하다. 우선 외형적으로 멋지고 하니 상대에 대한 자신감이 넘쳐난다. 욕심이 없으니 누굴 딱히 부러워할 이유가 없다.그러니 자신감이 팽배할 수 밖에...
항간에 떠도는 말이 "우리 대한민국은 돼지 공화국이다"고 한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늘 자리가 비좁다. 더 극명한 것은 대중 목욕탕에 가보라. 거의가 배불뚝이에다 살은 뒤룩뒤룩 쪄 가지고 몸매는 완전 마름모꼴이다. 이런 돼지 공화국이다 보니 몸관리 하나만 잘해도 자신감은 넘쳐난다.
특히 여성들에게 있어 이건 정말 치욕적이다. 술을 즐기는 내 경우 돼지고기는 좋아해도 돼지 같은 여자는 좋아하지 않는다. 당연하지 아니한가.
그래서 난 여자를 만나더라도 옆구리 살찐 여자를 기피하고 가급적 늘씬한 여자를 선호하는 것이다. 더욱 더 자신감을 만끽하기 위해서이다. 거기에 심성까지 고우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지만 그야말로 별따기이리라.
요즘 게으름을 피우고 식생활 습관이 좀 흐트러져 허리살이 불었다. 172Cm에 몸무게 64Kg 허리 32인치에서 몇 킬로 더 늘었고 허리도 일인치 이상 불었다. 그러다 보니 엄청 불편하다. 상하의 모두 미디엄이 맞았는데 이게 자꾸 아우성이다. 다시 예전의 몸매로, 아니 그 이상으로 회귀하여야겠다.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를 이룬 진시황제는 책사 이사를 중용했는 데, 이 이사가 최초로 노자를 번역했다. 그런데 이 이사는 시황제가 죽고 환관 조고에게 비참하게 죽는다.
그 이후 중국은 유명한 초한전을 거쳐 한 왕조가 사백 오십년을 이어가다 촉(蜀), 오(吳), 위(魏) 이 세 나라로 분열되어 나관중의 삼국지가 나오게 되고 조조의 위나라가 통일 직전 사마 씨(사마 중달 가문으로 죽은 제갈 공명에게 쫓겨 도망가는 일화가 유명함)에게 왕권을 찬탈당한다.이 시대 죽림칠현이 등장하는 데 그 중 혜강이라는 사람이 유명하다.
이 혜강은 유비가 죽은 해에 태어나 한미한 집안 출신이나 중재주의(重才主義; 재능을 중시여기는 주의)에 힘입어 조조황실의 사위가 된다.
허나 사마씨 집안의 경계 대상이 되어 나이 사십에 거리에서 공개처형을 당하게 되나, 형장에서의 마지막 순간 얼굴빛 하나 흐뜨리지 않고 '광릉산'이라는 금곡(琴曲)을 연주할 정도로 천고(千古)에 걸쳐 재인호걸(才人豪傑)들의 탄식을 자아내게 한 정말 인물이었다.
이 죽림칠현(竹林七賢)들이 즐겨 읽고 몸소 실행해 간 것이 바로 노자(老子)다. 노자란 그런 인물이다. 여기 그 혜강이 쓴 글을 한줄 올려 본다. 지금으로 부터 1800여년 전에 쓰여진 고로 난해하기가 짝이 없다.
名行顯患滋(명행현환자)
명성이 드러나면 근심도 불어나고
位高世重禍基(위고세중화기)
지위 높고 권세 막중함이 화의 근원이라
美色伐性不疑(미색벌성불의)
미색이 본성 해침은 의심할 바 없으며
厚味腊毒難治(후미석독난치)
산해진미는 지독한 독이라 고치기 어려운데
如何貪人不思(여하탐인불사)
탐욕스런 자들은 어째서 생각지도 못하는가?
정말이지 유학자들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道에 근접한 글귀라 아니할 수 없다.
◼ 국어(國語) 第3卷 주어(周語) 하편(下篇)
21권으로 구성된 춘추시대의 국별(國別) 사서(史書)이며 '국어(國語)'라는 제목은 '각국의 역사 이야기'라는 뜻이다. 주어(周語) 3권, 노어(魯語) 2권, 제어(齊語) 1권, 진어(晋語) 9권, 정어(鄭語) 1권, 초어(楚語) 2권, 오어(吳語) 1권, 월어(越語) 2권으로 나누어져 각각 사담집(史談集)의 형태로 기술되어 있다.
각국사(各國史)이긴 하지만 동시대의 주요국을 모두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춘추시대 전사(全史)라고 할 수 있다. 옛부터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의 저자인 좌구명(左丘明)이 이 책의 저자로 알려져 있으나, 한 사람의 저술이 아닌 각국 사관(史官)의 기록을 한대(漢代)에 와서 편집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책에서 다루고있는 시기는 주(周) 목왕(穆王) 35년(BC 967)에서 정정왕(貞定王) 16년(BC 453)까지 515년간으로, 춘추(春秋)에 나와 있는 연대(BC 722~481)보다 훨씬 길다.
그러나 각 나라에 대한 정확한 기록인지는 의심이 가는 점이 많은데 제어(齊語)의 내용이 '관자(管子)'의 소광편(小匡篇)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오래된 주석으로는 삼국시대 오(吳)나라 위소(韋昭)의 것이 남아 있어 널리 쓰이고 있다.
單襄公論晉將有亂
선양공이 장차 진나라에 내란이 있을 것을 논하다.
柯陵之會, 單襄公見晉厲公, 視遠步高.
가릉(柯陵)의 회담에서, 선양공(單襄公)이 진(晉) 여공(厲公)을 보았더니, 눈길은 멀리하고 걸음은 높이 걷는 것이었다.
晉郤錡, 見其語犯; 郤犨見, 其語迂; 郤至見, 其語伐.
그리고 진(晉)나라 극기(郤錡)는 그 말씨가 거칠었으며, 극주(郤犨)를 보았더니 말씨가 엉뚱하였고, 극지(郤至)를 보았더니 자랑만 늘어 놓는 것이었다.
齊國佐見, 其語盡.
한편 제(齊)나라 국좌(國佐)는, 그 말이 거리낄 것 없이 다하는 유형이었다.
魯成公見, 言及晉難及郤犨之譖.
그리고 노(魯)나라 성공(成公)을 만났더니, 진나라가 노나라를 괴롭히는 일과 극주(郤犨)의 참언을 화제로 삼는 것이었다.
單子曰: 君何患焉. 晉將有亂, 其君與三郤其當之乎.
이에 선자가 노 성공에게 말하였다. "임금께서는 무엇을 걱정하십니까? 진(晉)나라에서는 장차 난이 일어날 것이고, 그 임금과 삼극(三郤)은 모두 그 난에 재난을 당할 것인데요!"
魯侯曰: 寡人懼不免於晉, 今君曰; 將有亂, 敢問天道乎. 抑人故也.
노 성공이 물었다. "과인은 진나라로부터 벗어나지 못함을 걱정하고 있는데, 지금 그대가 말하기를, '장차 난이 일어날 것이라'고 하시니, 감히 묻건대 하늘이 내리는 재앙입니까? 아니면 사람으로 인하여 일어나는 난입니까?"
對曰: 吾非瞽史焉知天道.
선자가 대답하였다. "제가 고(瞽)나 사(史)가 아닌데 어찌 천도를 알겠습니까?
吾見晉君之容, 而聽三郤之語矣, 殆必禍者也.
내가 진 여공의 용모를 보았고, 또 삼극(三郤)의 말을 들어 보았더니, 아마 틀림없이 재앙을 당할 것이라고 여긴 것입니다.
夫君子目以定體, 足以從之.
무릇 군자는 그 시선을 몸의 위치에 따라 안정되게 가져야 하고, 발은 그 시선을 따라야 합니다.
是以觀其容而知其心矣.
이로써 그 용모를 관찰해 보면 그의 마음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目以處義, 足以步目.
시선은 의(義)에 두어야 하고, 발은 시선에 맞추어야 합니다.
今晉侯視遠而足高.
지금 진 여공의 시선은 멀리 가고 발은 높이 들고 있습니다.
目不在體, 而足不步目, 其心必異矣.
시선은 몸에 맞지 않고, 발걸음은 시선을 따르지 못하고 있으니, 그 마음에는 틀림없이 평온하지 않은 것입니다.
目體不相從, 何以能久.
시선과 몸이 서로 따르지 않으니 어찌 장구하게 이어갈 수 있겠습니까?
夫合諸侯, 民之大事也.
무릇 제후들의 회합은 백성들에게는 큰 행사입니다.
於是乎觀存亡.
그를 통해 존망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故國將無咎, 其君在會, 步言視聽, 必皆無謫, 則可以知德矣.
그러므로 나라에 장차 허물이 없으려면, 그 임금이 회담에 임하였을 때, 걸음걸이와 언사 그리고 시선과 청취가, 반드시 모두 허물이 없어야 그를 통하여 그가 덕이 있는 자임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視遠, 日絕其義;
시선을 멀리 둔다는 것은, 날로 그 의가 멸절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며,
足高, 日棄其德;
발을 높이 든다는 것은, 날로 그 덕을 포기하고 있다는 것이며,
言爽, 日反其信;
말이 일관되지 않으면, 날로 그 믿음에 거꾸로 간다는 것이며,
聽淫, 日離其名.
음란한 것을 듣는다는 것은, 날로 그 명예에서 떠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夫目以處義, 足以踐德, 口以庇信, 耳以聽名者也, 故不可不愼也.
무릇 시선이 의(義)에 있고, 발이 덕을 실천해가며, 말이 믿음을 지켜내고, 귀는 명예로운 것을 듣고 있어야 하는 것이니 이 때문에 이상의 여러가지는 삼가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偏喪有咎, 旣喪則國從之.
한 쪽으로 치우치거나 좋은 태도를 상실하게 되면 허물이 생기는 것이니, 이미 상실하였다면 나라도 그에 따라 재앙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晉侯爽二, 吾是以云.
진의 여공은 이 두 가지가 모두 제멋대로이니, 제가 이러한 까닭으로 그렇게 말한 것입니다.
夫郤氏, 晉之寵人也.
무릇 극씨는, 진(晉)나라의 총애를 받는 이들입니다.
三卿而五大夫, 可以戒懼矣.
그 가문에는 세 명의 경(卿)과 다섯 명의 대부가 있으니 가히 스스로 경계하고 두려워해야 할 것입니다.
高位寔疾顚, 厚味寔腊毒.
지위가 높으면 엎어지기도 빠른 법이며, 훌륭한 맛은 심한 독이 될 수 있습니다.
今郤伯之語犯, 叔迂, 季伐;
지금 극백(郤伯: 극기)은 말이 거칠고, 둘째 극주는 화제가 엉뚱하며, 막내 극지는 자랑을 일삼고 있으니,
犯則陵人, 迂則誣人, 伐則掩人.
말이 거칠면 남을 능멸하게 되고, 화제가 엉뚱하면 남을 무고하게 되며, 자랑이 많으면 남의 선을 덮어 버리게 됩니다.
有是寵也, 而益之以三怨, 其誰能忍之.
이렇게 총애를 받는 신분에 세 가지 원한을 더한다고 한다면, 그 누가 그러한 것을 참아낼 수 있겠습니까?
雖齊國子亦將與焉.
제(齊)나라 국자(國子: 국좌)라고 할지라도 역시 함께 재앙을 당할 것입니다.
立於淫亂之國, 而好盡言, 以招人過, 怨之本也.
일탈되고 혼란한 나라에 벼슬을 하고 있으면서, 할 말 못할 말 다하기를 좋아하여, 남의 과실을 초래한다고 하면, 이것은 원망의 근본입니다.
唯善人能受盡言, 齊其有乎.
오직 선한 자만이 능히 그렇게 모든 말을 다 들어 줄 수가 있는데, 제나라에 그렇게 들어 줄 선한 사람이 있겠습니까?
吾聞之, 國德而鄰於不修, 必受其福.
네가 듣기로, 덕을 닦지 못한 나라가 이웃하고 있다면, 틀림없이 복을 받으리라고 하였습니다.
今君偪於晉, 而鄰於齊, 齊晉有禍, 可以取伯.
임금께서는 지금 진나라로부터 핍박을 받고 있으면서, 제나라를 이웃으로 하고 있으니, 진나라와 제나라가 재앙을 만나면, 가히 패자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無德之患, 何憂於晉.
덕이 없음을 걱정할 일이지, 어찌 진나라를 두고 근심을 하십니까?
且夫長翟之人利而不義, 其利淫矣, 流之若何.
게다가 장적(長翟)의 사람인 숙손교여(叔孫僑如)와 같은 사람들은 이익만 따지며 의로움이 없고, 일탈을 이익으로 여기고 있으니, 그를 멀리 추방하면 어떻겠습니까?"
魯侯歸, 乃逐叔孫僑如.
노 성공은 귀국하자, 이에 숙손교여(叔孫僑如)를 축출해 버렸다.
簡王十一年, 諸侯會于柯陵.
주(周) 간왕(簡王) 11년에, 제후들이 다시 가릉에 모여 회합을 가졌다.
十二年, 晉殺三郤.
주(周) 간왕(簡王) 12년에, 진나라가 삼극(三郤)을 죽여 버렸다.
十三年, 晉侯弒, 於翼東門葬, 以車一乘.
주(周) 간왕(簡王) 13년에, 진 여공이 시해당하여, 익성(翼城)의 동문에서 장례를 치렀는데, 겨우 수레 1승(乘)으로 예를 갖추었다.
齊人殺國武子.
제(齊)나라에서는 영공(靈公)이 국무자(國武子)를 죽였다.
(下略)
▶️ 厚(두터울 후)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민엄호(厂; 굴바위, 언덕)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후)로 이루어졌다. 산이 두텁게 겹쳐 있는 뜻이다. 또 흙을 쌓아 올리거나 제사 음식을 수북히 담는다는 뜻에서 융숭한 마음이라는 뜻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厚자는 '두텁다'나 '후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厚자는 厂(기슭 엄)자와 曰(가로 왈)자, 子(아들 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曰자와 子자는 단순한 모양자이기 때문에 뜻은 전달하진 않는다. 厚자의 갑골문을 보면 기슭 아래로 절구통 하나가 놓여있었다. 이것은 돌을 깎아 만든 절구통이다. 돌을 깎아 만든 절구통이니 두께가 상당했을 것이다. 그래서 厚자는 절구통의 두께가 매우 두껍다는 의미에서 '두텁다'나 '후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厚(후)는 ①두텁다, 후하다 ②두터이 하다 ③두껍다 ④짙다 ⑤진(津)하다, 맛있다 ⑥지극하다 ⑦정성스레 대하다 ⑧친하다, 친밀하다 ⑨우대하다 ⑩많다, 많아지다 ⑪크다 ⑫무겁다 ⑬늘리다, 증가시키다 ⑭낫다, 훌륭하다 ⑮두께, 두꺼운 정도 ⑯부(富) ⑰두터이, 매우, 많이, 크게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엷을 박(薄)이다. 용례로는 살림을 안정시키거나 넉넉하도록 하는 일을 후생(厚生), 후하게 대접함 또는 그러한 대접을 후대(厚待), 두터운 심덕이나 덕행을 후덕(厚德), 두텁게 생각해 주는 마음을 후의(厚意), 후한 값을 후가(厚價), 두꺼움과 얇음 또는 많고 넉넉함과 적고 모자람을 후박(厚薄), 후한 이익을 후리(厚利), 두터운 배려를 후려(厚慮), 많은 녹봉을 후록(厚祿), 진한 맛이나 훌륭한 음식을 후미(厚味), 두터운 정의를 후의(厚誼), 넉넉한 급료를 후료(厚料), 두터운 정의에 의하여 용서됨을 후면(厚免), 남의 슬픈 일이나 기쁜 일에 인사의 뜻으로 물건을 많이 부조함을 후문(厚問), 태도가 점잖고 마음씨가 너그러움을 중후(重厚), 빛깔이 진하거나 짙음을 농후(濃厚), 양순하고 인정이 두터움을 순후(淳厚), 인정이 두터움 또는 친절하고 정중함을 돈후(敦厚), 충직하고 순후함을 충후(忠厚), 너그럽고 후함을 관후(寬厚), 부지런하고 온후함을 근후(勤厚), 성품이 온화하고 후덕함을 온후(溫厚), 성실하고 인정이 두터움을 독후(篤厚), 참으로 두터움을 단후(單厚), 얼음의 두께를 빙후(氷厚), 어질고 후덕함을 인후(仁厚), 얼굴이 두껍고 부끄러움이 없다라는 뜻으로 뻔뻔스러워 부끄러워할 줄 모름을 후안무치(厚顔無恥), 부드럽고 온화하며 성실한 인품이나 시를 짓는 데 기묘하기 보다 마음에서 우러난 정취가 있음을 두고 이르는 말을 온유돈후(溫柔敦厚), 성격이 온화하고 착실함을 일컫는 말을 온후독실(溫厚篤實), 사랑과 미움과 후함과 박함을 일컫는 말을 애증후박(愛憎厚薄), 덕행이 두텁고 점잖은 사람을 일컫는 말을 후덕군자(厚德君子), 사람과 사귀는 데 선물이나 음식 대접은 다소 박하더라도 정만은 두터워야 함을 이르는 말을 물박정후(物薄情厚) 등에 쓰인다.
▶️ 味(맛 미, 광택 매)는 ❶형성문자로 苿(미)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未(미)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나타내는 未(미)는 나무 끝의 가느다란 작은 가지, 잘고 희미하다의 뜻이다. 나무 끝에 여는 과일도 각각 조금씩 다른 데가 있고 미묘한 맛이 난다. 그래서 未(미)를 맛이란 뜻으로 썼으나 나중에 未(미)의 다른 쓰임과 구별(區別)하여 먹는 것에 관계(關係)가 있음을 분명히 하기 위하여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를 붙여서 味(미)라 쓴다. ❷회의문자로 味자는 '맛'이나 '기분', '의미'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味자는 口(입 구)자와 未(아닐 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未자는 '아직~하지 못하다'라는 뜻을 가지고는 있지만, 본래는 나무 끝의 가느다란 가지를 뜻하던 글자였다. 음식의 맛을 느끼거나 구별하는 데는 세밀한 감각이 필요하다. 그래서 가느다란 나뭇가지를 강조한 未자는 맛의 미세한 차이를 느낀다는 의미를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味(미, 매)는 ①맛 ②기분(氣分) ③취향(趣向) ④뜻, 의의(意義) ⑤육진의 하나 ⑥오랑캐의 음악(音樂) ⑦맛보다 ⑧맛들이다, 그리고 ⓐ광택(光澤), 윤(매) ⓑ빛깔(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맛을 느끼는 감각을 미각(味覺), 내용을 충분히 음미하면서 읽는 일을 미독(味讀), 양념으로 쓰는 재료를 미료(味料), 어떤 맛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 또는 그러한 사람을 미맹(味盲), 말이나 글이 지니는 뜻이나 내용 또 그 의도나 동기나 이유 따위를 의미(意味), 어떠한 사물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감정을 흥미(興味), 마음에 끌려 일정한 방향으로 쏠리는 흥미를 취미(趣味), 음식을 대하거나 맛을 보았을 때 느끼게 되는 먹고 싶은 충동을 구미(口味), 시나 노래를 읊어 그 맛을 봄 또는 사물의 의미를 새겨 궁구함을 음미(吟味), 맛이나 재미가 취미가 의미가 없음을 무미(無味), 유달리 좋은 맛으로 늘 먹는 것과는 다르게 만든 좋은 음식을 별미(別味), 음식에 다른 식료품이나 양념을 더 넣어 맛이 나게 함을 가미(加味), 음식의 맛을 고르게 맞춤을 조미(調味), 음식의 썩 좋은 맛 또는 그런 음식을 진미(珍味), 맛 보기 위하여 조금 먹어봄을 상미(嘗味), 음식의 고상한 맛 또는 사람의 됨됨이가 멋들어지고 아름다움을 풍미(風味), 산과 바다의 산물을 다 갖추어 아주 잘 차린 진귀한 음식이란 뜻으로 온갖 귀한 재료로 만든 맛이나 좋은 음식을 일컫는 말을 산해진미(山海珍味), 살진 고기와 좋은 곡식으로 만든 맛있는 음식을 일컫는 말을 고량진미(膏粱珍味), 말이나 글의 뜻이 매우 깊음을 일컫는 말을 의미심장(意味深長), 하는 말이 재미없다는 뜻으로 독서를 하지 않는 사람의 말은 맛없음을 이르는 말을 어언무미(語言無味), 근심이나 걱정 따위로 음식 맛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식불감미(食不甘味), 재미나 취미가 없고 메마름을 이르는 말을 무미건조(無味乾燥), 흥미를 잃어 가는 모양을 이르는 말을 흥미삭연(興味索然) 등에 쓰인다.
▶️ 腊(포 석, 섣달 랍/납, 납향 랍/납)은 형성문자로 臘(랍)의 간체자(簡體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육달월(月=肉; 살, 몸)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昔(석)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腊(석, 랍/납)은 ①포(脯), 포육(脯肉: 얇게 저미어서 양념을 하여 말린 고기) ②주름, 주름살 ③매우, 몹시 ④햇볕에 쬐어 말리다 ⑤심하다(甚--: 정도가 지나치다) ⑥오래다, 그리고 ⓐ섣달(랍) ⓑ납향(臘享: 납일(臘日)에 지내는 제사)(랍) ⓒ쌍날로 된 칼(랍) ⓓ(승려가 득도한 이후의) 햇수(랍) ⓔ소금에 절여서 말린 것(랍)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종이나 책 따위의 사이에 눌러서 말린 식물의 잎사귀나 나뭇가지 따위의 표본을 석엽(腊葉), 맛좋은 음식에는 심한 독이 있다는 말을 후미석독(厚味腊毒) 등에 쓰인다.
▶️ 毒(독 독, 거북 대)은 ❶회의문자로 산모(母)에게 약초(풀을 나타내는 艸에서 한 글자만 쓴 자)를 너무 많이 먹이면 몸에 나쁘다는 데서 독(毒)을 뜻한다. 사람을 해치는 풀의 뜻으로 해독이나 고통을 이른다. ❷회의문자로 毒자는 '독'이나 '해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毒자는 艸(풀 초)자와 母(어머니 모)자가 결합한 것이다. 아이에게 젖을 물려야 하는 산모는 늘 먹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그러니 毒자는 '어미(母)가 먹으면 안 되는 풀(艸)'이라는 뜻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毒자는 母자가 아닌 毋(말 무)자와 艹자가 결합한 것이다. 毋자가 '~하지 마라'를 뜻하고 있으니 毒자는 '풀(艹)을 먹지 말아라(毋)'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즉, '먹으면 안 되는 풀'이라는 뜻이다. 毒자는 폰트에 따라 母자나 毋자가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정확하게는 毋자가 쓰여야 한다. 그래서 毒(독, 대)은 (1)건강(健康)을 해롭게 하거나 생명(生命)을 위태(危殆)롭게 하는 성분(成分) (2)해독(害毒) (3)독약(毒藥) (4)독살(毒殺) (5)독기(毒氣) 등의 뜻으로 ①독(毒), 해독(害毒), 해악(害惡) ②비참(悲慘)하고 참혹(慘酷)한 방법(方法) ③해치다, 죽이다 ④유독(有毒)하게 하다 ⑤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⑥괴로워하다, 괴롭히다 ⑦미워하다 ⑧원망하다 ⑨한탄하다, 개탄하다 ⑩거칠다, 난폭하다 ⑪다스리다, 부리다 ⑫병을 고치다 ⑬기르다, 키우다 그리고 ⓐ거북(거북목의 동물 총칭)(대)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해롭거나 나쁜 요소를 독소(毒素), 매우 지독한 감기를 독감(毒感), 독기가 있는 성분을 독성(毒性), 독주나 독약이 든 술잔을 독배(毒杯), 악독하게 혀를 놀려 남을 해치는 말을 독설(毒舌), 독성이 있는 물질이나 약물을 독물(毒物), 원망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독념(毒念), 독약을 먹여 죽임을 독살(毒殺), 남을 살해하려는 짓을 독수(毒手), 독약이 든 잔이나 그릇을 독배(毒盃), 매우 독한 술이나 독약을 탄 술을 독주(毒酒), 독이 있는 풀을 독초(毒草), 독이 있는 벌레를 독충(毒蟲), 한여름의 지독한 더위를 독염(毒炎), 마음이 바른 사람에게 해독을 끼침을 독정(毒正), 더할 나위 없이 독함을 지독(至毒), 독을 푸는 일을 해독(解毒), 몹시 까다롭고 심악스러움을 혹독(酷毒), 약물이나 열 등으로 병원균을 죽이거나 힘을 못 쓰게 하는 일을 소독(消毒), 독성이 있는 물질을 먹거나 들이마시거나 접촉하여 목숨이 위험하게 되거나 병적 증상을 나타내는 것을 중독(中毒), 독기가 있음을 유독(有毒), 미생물 따위의 독성을 약하게 함을 감독(減毒), 심한 독기를 맹독(猛毒), 독약을 먹음을 음독(飮毒), 좋고 바른 것을 망치거나 언짢게 하여 손해를 끼치는 것을 해독(害毒), 독이 있는 나무의 열매도 독이 있다는 뜻으로 고문이나 불법 도청 등 위법한 방법으로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를 이르는 말을 독수독과(毒樹毒果), 독을 없애는 데 다른 독을 쓴다는 뜻으로 악인을 물리치는 데 다른 악인으로써 함을 이르는 말을 이독제독(以毒制毒), 독으로써 독을 친다는 뜻으로 악을 누르는데 다른 악을 이용함을 이르는 말을 이독공독(以毒攻毒), 붉은 입과 독한 혀라는 뜻으로 심한 욕설을 이르는 말을 적구독설(赤口毒舌), 해도 없고 독도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해무독(無害無毒)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