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사내 내가 스물 갓 넘어 만났던 사내 몰골만 겨우 사람꼴 갖춰 밤 어두운 길에서 만났더라면 지레 도망질이라도 쳤을 터이지만 눈매만은
미친 듯 타오르는 유월 숲속 같아 내라도 턱하니 피기침 늑막에 차오르는 물 거두어주고 싶었네
산가시내 되어 독오른 뱀을 잡고
백정집 칼잽이 되어 개를 잡아
청솔가지 분질러 진국으로만 고아다가 후후 불며 먹이고 싶었네
저 미친 듯 타오르는 눈빛을 재워 선한 물같이 맛깔데인 잎차같이
눕히고 싶었네 끝내 일어서게 하고 싶었네
그 사내 내가 스물 갓 넘어 만났던 사내
내 할미 어미가 대처에서 돌아온 지친 남정들 머리맡 지킬 때
허벅살 선지피라도 다투어 먹인 것처럼
어디 내 사내뿐이랴
----- 허수경의 폐병장이 내 사내에서 ------
지금은 파키스탄인가 그쪽 어디에선가 고고발굴작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키도작고 앳띤 내나이 쯤 되는 아가씨랍니다. 87년도 쯤 썼다니 믿어집니까 20대초반에...이런시가.... 김지하씨가 우리나라 현대 문학에서 제일 사랑한다는 여자랍니다.
카페 게시글
시와 시조
娟堂님께..얼마전에이혼했다가다시결혼한아나운사출신허수경과는관련없는정말이쁜진주출신여인
람취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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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5.28 12:46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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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람취당님 허수경씨 시를 소개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라는게 꼭 아름다운 언어로만 된게 시는 아닌것 같군요.그래요 시가 별건가요 느낌으로 와닿으면 다 시가 되겠지요 전 시에 대해 잘모르지만요
무서우리 만치 뜨거운 사랑의 감정을 실었군요. 문장 하나하나가 날선 칼날처럼 사람의 감정을 붙드는군요. 김지하씨의 평이 맞는것 같군요. 좋은시 잘 읽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