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비행 근복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강이봉

[백한진]

[수요 시론]청소년 비행 근복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강이봉 법무부 소년보호위원 전국연합회장

강원일보 2013.4.17.

최근들어 지속적으로 학교폭력이 발생하고 청소년들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결과까지 나타나면서 청소년비행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되었고 이러한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에 대한 전국민적 요구가 생겨나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학교의 존재와 청소년의 특성을 고려하면 어쩌면 학교폭력을 완전히 근절하기는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본다. 국가에서는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서 학교폭력이 사소한 폭력일지라도 누군가에게 큰상처로 남을 수 있기에 심각한 인식을 가지게 해주어야 한다.


2011년도 춘천법원 소년부에서 재판을 받았던 한 청소년이 있었다. 필자는 춘천법원으로부터 이 청소년의 국선변호인으로 선임되었다. 서류를 검토하고 춘천소년원에서 소년을 만나 그가 자라온 환경부터 가족이 소년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했고 학교관계 친구문제 등 전반적인 사항을 검토한 후 재판에 들어간다.


다행스럽게도 소년은 초범이였고 국가에서 관리하는 것보다 가정으로 돌아가 부모님의 보호를 받게하는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해서 재판부에 석방 의견을 냈다. 소년부 판사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기에 그 소년을 집으로 돌려보내게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걱정도 많았던게 사실이다. 집으로 돌려보낸 청소년 중 가정환경이 변하지 않아 다시 범죄를 지은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런 청소년들을 소년원에 보낼 수 없어 늘 고민이 크다. 청소년은 국가의 장래를 짊어질 미래의 자원으로 건전하게 육성하는것은 국력을 도모하는 길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청소년 범죄문제를 발생시키는 퇴폐향락주의, 도처에 들어선 게임방, 비디오방, 심지어 키스방까지 청소년의 탈선을 유혹하고 있다. 청소년 범죄 발생은 청소년 개개인의 문제에도 있지만 사회적인 구조적 문제도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장기적 제도와 기능을 통해 실효를 거둘 수 있는 청소년의 비행예방적 정책이 필요하다.


청소년 비행은 안을 들여다 보고 문제점이 도출되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과 예방을 국가적 차원에서 검토해야 한다. 필자가 국선변호인을 맡았던이 그 소년이 집으로 돌아간지 얼마되지 않아 또다시 법정에서 보게 되었다. 나는 멍한 기분이 들었다. 답답했다.


이 청소년에게는 무엇이 문제였을까. 가족은 비행을 유발시키는 주요 원인도 되지만 비행청소년의 사회적복귀를 지원해 줄 수 있는 환경 또한 된다. 다수의 비행청소년들에게는 돌아갈만한 가족체계가 부재하거나 온전한 기능을 하는 가족이 거의 없고 혹 있다해도 가족간에 폭력과 갈등이 난무하고 가정불화로 얼룩진채 아이들에게 상처만 주기 때문이다.


선택권과 생존능력이 없는 청소년들은 유기되고 가정의 희생양으로 학대를 당하는 경우도 많다. 이 청소년은 9호 처분을 받고 소년원에 수감되었다. 몇 개월이 지나고 소년원을 나왔다는 소식 들렸다. 필자는 소년의 집이 있는 동해로 갔다.


그 소년은 이제 정신차리고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을 가겠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로부터 1년이 조금 지났다. 그 소년이 전문대학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살아가면서 느끼는 보람이 이런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