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신의 아이들」‥ 두번째.
......
콰아앙!!!!!
...
.........
그다지 낯설지 않은 굉음에 카오스는 고개를 들었다.
커다란 소리는 자신의 주변을 둘러싸고 앉아있던
몇몇 신들이 새파랗게 질릴 정도로 굉장했다.
그리고 저쪽 멀리 커다랗게 놓여있던 두 문이 산산조각 난것을 목격했다.
"아아, 정말 저래서야 어디 문이 남아나겠어?"
"..그..그러게 말입니다."
"마법을 좀 더 강화해 보는게 어떤가."
"흐응, 그래도 소용없어."
카오스는 자욱한 먼지들 사이로 흐릿하게 보이는 누군가를 쳐다봤다.
거만한 목소리로 이쪽을 향해 말하는 존재를 바라봤다.
조금씩 뿌연 먼지가 가라앉자
모습을 드러내는 존재.
"메이피스!!! 여성체면 여성체답게, 좀 얌전하게 굴 수 없어?!"
"흥!!!!! 놀구있네, 정말!!!!!"
카오스의 말에 지지 않게다는 듯
버럭 소리를 지르며 홀 안으로 들어서는 메이피스.
아까전 문을 부수고 들어온 것 때문인지
뿌옇게 먼지가 붙어있는 옷을 탁탁 털며 태연하게 걸어 들어온다.
몇몇 신들은 아예 신경쓰고 싶지 않은 듯
고개를 숙이거나
그 자리에서 일어서는 신들도 보였다.
"너때문에 도대체 저 문을 몇 번이나 고쳐야 할지 의문이다."
"저번에 말했잖아. 아예 문을 없애버리라고."
"흥. 문은 그저 예의일 뿐이다."
"니가 예의 차리는것도 웃기다구."
"넌 별개 다 웃기는 군. 그나저나 명계에 갔던 일은?"
"니가 이걸 부탁했다고 하더군?"
그녀는 들고 있던 쿠션을 내려놓았다.
푹신한 쿠션 위에는 검은천이 무언가를 덮고 있었다.
그는 잠시 기쁜 표정으로 그걸 내려다보다가
그 위에 손을 올렸다.
그의 커다란 손은 검은천 밑에 있는 것을 다 가리지 못했다.
잠시 그걸 지켜보던 메이피스가 입을 열었다.
절대 곱게 말할 리가 없다.
"취미가 요상하더군?"
"..그런가?"
"확실히."
"그다지 이상할 것도 없는데-"
"아니. 우리는 만지지도 못하게 하면서."
"그거야 위험하니까."
"그건 너도 마찬가지 아냐?"
"아아, 그 무슨 섭섭한 소리를."
"그럼 아냐?"
"물론 아니지. 난 혼돈 그 자체."
"알아. 그래서 니가 그렇게 정신없는 거잖아."
"재밌나."
"아니, 별로."
"난 너는 물론이거니와 여기있는 이 녀석도 내가 만들어낸 존재."
그러면서 그는 검은천을 걷어냈다.
쿠션 위에는 아까 명계에서 받아온 영혼의 구슬이 있었다.
명계에 딱 하나만 존재하고 있는 검은색의 구슬.
검은 천보다 더욱더 깊고 깊은 어둠.
그 구슬은 마치 살아있기라도 하듯 그 안에서 무언가가
조금씩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잠시 그것을 지켜보던 카오스가 입을 열었다.
"내가 특별히 공들여 만든 아이지. 내가 직접 키울꺼야."
"..뭐어~?!"
"왜?"
"말도 안되!"
"말이 안될거까지야."
"니가 무슨 애를 키운다그래!"
"내가 애 키우면 안되?"
"야, 그런걸 다 떠나서 아이의 장래를 생각해서 그러면 안되지."
"아이의 장래?"
"솔직히 너같은 놈한테서 애가 뭘보고 배우겠니?"
그의 이마에 힘이 들어갔다.
그는 검은천을 다시 덮어 씌우고는 메이피스를 향해 말했다.
"너같이 과격하신 분보다는 나으니까, 그만 나가봐."
"내가 어딜봐서 과격하다ㄱ.."
"지금 안가면 너- 반역죄로 체포하겠어."
"뭐야?!"
"신들의 신인 내가 있는 이곳을 부수고 들어왔다는 죄목. 그것은 엄연한 반역."
".."
"그렇다면 적어도 곱게 죽이지는 않을꺼야, 그렇지?"
"비겁해. 쪼잔한놈."
"이제 알았어? 새삼 느낄 필요없잖아, 안그래?"
"응, 안그래."
"그럼 됐어. 잘가-"
"..이씨."
"참, 다음에 올때는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와주면 고맙겠어."
메이피스는 잠시 분하다는 듯이 그를 노려보다가
쿵쾅거리며 밖으로 나섰다.
주변에 있던 다른 신들이 서둘러 식은땀을 닦아냈다.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던 카오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후..어쩌다가 저런 돌연변이 같은걸 만들냈는지, 원..."
그는 한 손으로 이마를 꾸욱 눌렀다.
신인 자신이 두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신기함마저도 들 지경이다.
한껏 우울한 표정을 짓자
주변에서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며
나에겐 한없이 귀여워 보이는 신들이 다가왔다.
"아버지..괜찮으십니까?"
"카오스님, 괜찮으세요?"
여러명의 물음에 그냥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리고 테이블에 놓여있던 서류 뭉치를 집어 들었다.
"아까 어느 차원까지 했더라?"
.
.
.
.
"그래서 문까지 부수고 오셨단 말입니까?"
"응. 어때, 잘했지!"
대답대신 싸늘한 눈초리가 이어졌다.
나는 그의 반응에 인상을 찡그렸다.
"뭐야, 너 정도는 그냥 빈말이라도 칭찬해주면 안되?"
"제가 왜 그래야 합니까."
"넌 내 유일한 비서잖아."
"주군의 잘못을 잘못하지 않다고 하는게 신하의 도립니까?"
"그건 아니지만 그래도.."
"요즘 카오스님께서는 차원을 만들어 내시느라 피곤하신 상태입니다."
"걱정할 거 없어. 그자는 말그대로 신이니까."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흐응."
"예민하실 때 자극해봐야 좋을 거 없습니다."
"안그럼 심심한데."
"그렇다면 다른 상급신들을 도와드리는 건 어떻습니까."
"뭐야? 내가 왜 그런일을 해."
"후. 그럼 도대체 뭘 하고 싶다는 겁니까?"
냉정하게 물어오는 그의 표정은.
말 그대로 폭발하기 일보직전........
이럴때 괜히 그를 자극해서 안해도 되는 일을
굳이 만들어낼 필요느 없다.
"에이, 알겠어. 안그러면 될거아냐."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자꾸 카오스님을 거스르신다면 추방 당하실지도 모릅니다."
"추방?"
"그렇습니다."
"에이, 그가 날? 말도안되."
"말은 충분이 됩니다. 그러니 행동할 땐 생각하고 하십시오."
"그거 무슨 소리야!!"
"무슨 소리라니요?"
"그럼 내가 지금 생각없이 행동하고 있단 소리야?"
"잘 파악하셨습니다."
그의 대답에 나는 입을 닫았다.
잠시 그를 쳐다봤다.
나름대로 싸늘하고 냉정하게.라는 생각을 하고서.
표정이 그런대로 잘 만들어졌는지
그의 표정이 잠시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
그것도 잠시.
그는 예의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그래, 잊고 있었다.
그는 원래 그런 존재였다는 것을.
"그만 나가봐."
그가 고개를 들어 날 쳐다봤지만
난 더이상 대꾸해줄 기분이 아니어서 침실로 향했다.
우리들에게 잠은 필요없지만 휴식은 필요한 법.
다른 존재들처럼
깊이 잠이라도 자볼 요량으로 나는 침대에 누웠다.
....
그때까지 계속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던 천사 비서는 조용히 대답했다.
"감정적으로 일을 해결하는 것은 옳지 못하신 처사입니다."
벌떡.
탁.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그는 이미 문을 닫고 나간 후였다.
"아주 끝까지 지 잘났다고 발광을 하는구만?"
콰악!!!
그가 나간 닫힌 문에 쿠션을 던졌다.
있는 힘껏.
....
쿠션이 바닥으로 추락하는 것을 보고는.
나는 침대에 웅크리고 앉았다.
.......
....
신들이 존재하는 이곳에도 어둠은 존재한다.
어둠이 오려는지
창 밖으로 짙은 붉은색의 하늘이 유난히도 잔인해 보인다.
잠시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다 고개를 저었다.
흔들려선 안돼.
목표가 있잖아, 나에겐.
꼭 해보고 싶고
꼭 하고야 말 그런 목표가.
하지만 그래도....
무조건 내가 나쁘다고 한 너는 더 나빠.
적어도 너 정도라면..-
내 생각을
내 마음을
내 심정을...알아줄거라 생각했는데.
"악마같은 비서. 오크보다 바보같은 비서. 흥."
고개를 무릎 사이에 묻었다.
태어나고 얼마 안있어서 힘들게 세운 나의 목표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서.
.....
날 가만 내버려뒀으면 좋겠다.
이 이상 흔들리는 것은..내가 용납할 수 없다.
그러니까......
내가 목표까지 가는 그 날까지만.
그 때까지만....
.........
"그 때까지만 참고...내옆에 있어줘."
불쌍한..나의 천사야.....
....
..........
.......
방금전에 문을 닫고 나선 그의 얼굴이.
그의 목소리가.
그의 눈동자가.
그의 향기가........
왜 이렇게 짙도록 그리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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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판타지소설
[판타지]
●마왕님, 레이디를 부탁해요● #.35
#내게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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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0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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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하-메이피스;; 엄청나네요;.. ;ㅁ;
└ ㅇ.ㅇ엄청나다니요...?
아앗?! 무슨 계획을..?
└ 빨리빨리 써서 올릴께요> < 다음편이나 그 다음편쯤? 메이피스의 목표가 나올겁니다~!!^^.
메이피스의 계획이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