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오붓하게 모여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60대 남매
술과 담배를 입에 대지 않았지만 엄청난 식탐을 자랑하던 아버지가
당뇨에 시달리더니 폐암으로 죽음을 맞이했다.
역시 아버지처럼 술과 담배를 하지 않았지만 대식가 기질을 유감없이 뽐내던 고모 둘도
각각 대장암과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다음 세대에서 큰 누나와 여자 동생만 제외한 3남매가 모두 암에 걸리고 말았다.
누나는 담배와 술을 손에 쥐어 본 적도 없을뿐더러 식단 관리까지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지만
간암을 피할 수 없었다.
남자 동생과 당사자는 이런 가족력을 보면서도 술과 담배를 즐기고,
엄청난 식욕을 드러낸 결과 당연한 듯 암 투병 환자가 되었다.
그럼 2대에 걸쳐 암 가족력이 있으면서
몸 움직이는 걸 극도로 회피하는 골초이자
아주 짜고 매운 음식을 안주 삼아 과도한 음주가 일상으로 자리 잡은 사람의
암 발병률은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ㅋ
술 고래였다던 내 할아버지와 담배를 좋아하던 할머니는 당뇨와 '중풍'으로 각각 돌아가셨고,
말술에 애연가였던 아버지는 당뇨, 뇌경색, 피부병에 오랫동안 고통을 겪다 몇 년 전에 세상을 떠났고,
술과 담배를 원수처럼 생각하는 고모와 어머니는 모두 당뇨와 고혈압, 심장병 환자다.
그리고 술은 마시지 않지만 담배와 군것질거리를 손에서 놓지 못하던
50대 초반인 내 동생도 10여 년 전부터 고혈압과 당뇨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가족력을 눈과 귀로 보고 들으며 자라서 그런지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뤄라'를 삶의 교훈처럼 받아들이고 있는 나지만
빵(떡), 면 음식, 과자, 음료수, 아이스크림, 배달 음식, 양념장, 국물 음식 등을 일절 먹지 않고
하루 3~4갑 피우던 담배를 20년 전에,
일주일에 서너 차례 이상 죽는 줄 모르고 퍼마시던 술을 15년 전에 각각 끊었다.
그런데 가벼운 마음으로 운동을 시작했다가 그만 심각한 중독에 빠져서
지금은 오히려 근육통으로 몸을 망치고 있다. ㅋ
그래도 다행히 각종 건강지수는 엄청나게 양호한 편이지만
내 몸에도 저런 가족력이 똬리 틀고 있을 게 분명하니까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언제든지 당뇨와 고혈압이 도사리고 있는
끔찍한 늪 속에서 허우적거릴 수 있기에 그저 불안하기만 하다.
첫댓글 우리 외가 식탐 오지고 친가 입짧은데 우린 반대임 외가는 건강한 장수집안이고 친가도 장수집안이긴한데 당뇨 고혈압 다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