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소녀시대의 2집 앨범이 28일 발매됐다. 발매와 동시에 온라인 차트를 석권함은 물론 앨범은 선주문만 15만 장을 돌파했다. 이 정도 되면 첫 무대는 볼 필요도 없다. 2010년 상반기 역시 소녀시대의 파티가 될 것임이 확실하다.
아이돌 그룹의 앨범 발매 첫날이면 어김없이 일어나던 ‘앨범 대란’(물량 부족으로 CD가 동나는 일)은 이번에도 일어났는데, 첫날 앨범을 사지 않으면 진정한 팬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팬들은 CD를 사수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소녀시대는 재킷보다 음악’이라고 우기진 마시라. 팬들은 ‘북’ 형식으로 제작되어 사진과 엽서가 첨가된 두둑한 CD 재킷을 열어보며 기쁨의 분비물을 감추질 못했는데, 여기서 잠깐. 재킷 첫 장을 열어본 효연 팬들은 좋아서 흐르는 침보다 분노의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북 형식의 재킷을 제작한 소녀시대의 앨범은 CD가 재킷에 고정되어 있었는데 문제는 CD를 고정하기 위해 낸 구멍이 아주 교묘하게도 멤버 ‘효연’의 얼굴에 나 있었다는 것이다. 팬들에게 소장가치가 높은 ‘굿즈’를 제공해야만 앨범 판매율이 올라가는 아이돌 가수의 경우에는 이처럼 북 형식의 CD를 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 멤버의 얼굴이 완벽하게 가려지는 경우는 없다. 게다가 효연의 개인 팬들을 더욱 분노하게 하는 것은 평소 소녀시대 멤버 중에서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의 ‘푸쉬’가 유독 적었던 멤버가 효연이기 때문이다. 개별 활동 빈도도 낮고 그 때문인지 ‘솔직히 까놓고 말해’ 개인 팬이 가장 적은 효연의 얼굴을 그렇게 파놓았으니 팬들은 울분을 감출 수 없는 것이다.
이에 SM엔터테인먼트는 29일 공식 입장을 발표해 “재킷 공정 과정 중에 기술적인 실수로 가려졌다. 이미 발매된 것은 어쩔 수 없기 때문에 수정해서 정상적으로 발매하겠다. 팬들에게 미안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와 같은 SM 측의 공식 입장을 듣고도 효연의 개인 팬클럽과 갤러리 등에서는 “팬보다도 효연이 받았을 상처를 생각하면 눈물 난다” “몰랐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이렇게 논란이 일기 전에 교체했어야 했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실, 아이돌 그룹은 타 그룹과도 경쟁해야 하지만 그룹 내의 멤버별 신경전도 없을 수가 없다. 전 멤버의 인기가 고른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멤버가 아홉 명이나 되는 여성그룹 소녀시대는 불화설도 잦았고 개인 활동도 활발하다. 특히 아홉 명 전원이 방송에 출연할 때 자리 선정이나 개인 인터뷰 회수에 있어서까지 팬들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과거에는 인터뷰할 때마다 끝에 서 있던 서현의 얼굴이 방송 로고에 가려지는 웃지 못할 캡처도 떠돌았다. 당시 팬들은 막내 서현의 비운의 자리 선정을 ‘움짤’이나 패러디물로 만들어 오히려 즐거워했는데, 이번에는 소속사가 나서서 만든 ‘멤버 킬’에 웃고 넘어갈 수가 없는 것이다.
비록 수정된 앨범을 발매하겠다고 했지만, SM의 부주의로 도려내어진 효연의 얼굴에 팬들의 팬심 또한 도려내어졌다. 김송희 기자|사진제공 SM 엔터테인먼트 사진출처 인터넷포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