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4일
크리스마스 카드 만들기
상철암과 철도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 쿡쿡방에 모였습니다.
그리고 색종이도 모였습니다.
가위도 있고
풀도 있는데
가위는 딱 두개고
풀은 딱 한개입니다.
모두 모여 입체카드,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각자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살려
카드를 예쁘게 꾸몄습니다.
어, 그런데
가위가 모자랍니다.
풀도 딱 한개밖에 없습니다.
광활 선생님 두명에
아이들은 다섯명 남짓 됩니다.
하는 수 없이 돌려쓰기로 했습니다.
앞사람이 가위를 다 쓸때까지
아이들은 참을성 있게
기다릴 줄 압니다.
풀을 써야 할 때
건너편에 있는 사람에게
부탁 할 줄 압니다.
부탁받으면 흔쾌히
거들어 줄 줄 압니다.
카드는 각자 만들었지만,
다같이 쿡쿡방에 모여있던 시간은,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었습니다.
바깥놀이 하기
카드를 만들고 밖에 나와보니
아이들 몇명이서 땅에다 선을 그리고
사방치기를 합니다.
한참 구경 잘 하다가
달려들어 '나도 할래! 나도 할래!' 했습니다.
아이들은 흔쾌히 허락합니다.
편을 다시 가르고
사방치기를 시작했습니다.
다른 편이 할 때는 방해를 하기도 하고
우리 편이 할 때는 눈감아 주기도 합니다.
상대편과 합의를 하기도 하고
조심스레(?) 시비도 겁니다.
종당에는 우리 팀이 이겼지만
이기고 진것에 상관 없이
아이들 얼굴은 즐거움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12월 25일
꼬마 산타들과 함께 상철암 방문
꼬마 산타들의 활동은
2시에 개시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아이들은 1시부터 와서
광활 선생님들을 기다렸습니다.
누구누구 왔는지 확인하고
역할분담도 다시 하고
찾아갈 집 순서도 정했습니다.
누구네 집부터 갈까?
그 다음은 누구네 집으로 가지?
내 물음에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술술 잘도 대답합니다.
아마도 몇집 건너 어디엔 누가 살고,
그 다음 집엔 누가 살고 있는지
모두 환히 꿰뚫고 있기 때문입니다.
해리선생님의 차를 타는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이들은 모두 11명.
광활선생님은 2명.
어떻게 타면 좋지?
우리 의논해보자.
의논한 끝에,
맨 뒷자리에는 네명이,
맨 앞자리에는 세명이,
중간에 있는 자리에는 세명이 먼저 앉고
그 다음 세명이 무릎에 앉기로 했습니다.
한결이는 무릎에 앉힌 진선이가
무거운지 계속 투덜댑니다.
진선이는 미안하고 민망한지
계속 산타 선물 보따리를 탓합니다.
그래도 차가 출발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한 한결이가
보기에 착하고 믿음직 합니다.
아이들은 자기 집에 갈 순서가 되면
설렘으로 가득한 표정으로
가장먼저 앞섭니다.
엄마에게 카드를 드리고
부끄러운지 도망치듯 현관을
나가는 아이,
엄마를 꼬옥 안아드려서
엄마를 감동시켜드리는 아이,
선물 보따리에서 선물꺼내는 일은
꼭 자기가 하고야 말겠다는 아이,
선물 보따리 드는 일은
절대로 다른 사람을 시킬 수 없다는 아이,
부모님께, 친구들에게
감정 표현하기 쉽지 않을텐데
아이들은 용기를 잘도 냅니다.
그 모습 보기에 참으로
부럽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합니다.
대균이와 재 넘는 길
상철암에서 도서관으로 돌아오는 길에
대균이를 만났습니다.
대균이는 요새
'캐논'을 연습중입니다.
그래서 한번 청해 들을 수 있을까
물어보았습니다.
대균이는 흔쾌히 그러겠다고 대답했습니다.
한술 더 떠 언제 하면 좋겠느냐고
저에게 묻습니다.
대균이의 기타소리가 참 기대됩니다.
이민규 선생님의 기타소리와 닮아있을까?
아니면 대균이만의 기타소리를 낼까?
도서관에서 정리를 마치고 나가려는데
대균이가 어디서 들었는지 저에게 말합니다.
'선생님, 저도 피아노로 치는 캐논 꼭 들려주세요.'
아, 너무 고맙습니다.
대균이가 저에게 피아노 연주를
청해주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언젠가 제가 대균이와 함께
피아노, 기타 합주를 할 수 있을까요.
대균이는 정말 잘 할 수 있을거예요.
카페 게시글
광산지역사회사업
기록
[기록] 2007.12.24.~25 크리스마스 지내기
이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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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2.26 09:2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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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진자하게 말하는 모습이 참 이뻐요. 아이들도 슬기의 진지한 모습을 보면서 성장 할 것야.